언제 : 2007년 9월 08일 토요일 맑음

누구랑 : 너른숲.황금사과.산찾사.초록잎새

이동경로 : 대전~홍포 전망대~바람의 언덕~신선대 전망대~저구항

             -소매물도~저구항~통영회시장~남망산 공원~대전

 

 

     (거제도 관광지도)


연일 지긋지긋하게 내리던 얄밉던 비가

더위를 몰고 멀찌감치 물러간 주말 토요일 이른아침

달리는 차장으로 스며드는 바람은 소슬하니 아주 기분좋은 느낌으로 살갖을 감싼다.

 

빠진것 없이 챙겨 나온것 같은데

웬지 서운함이 들땐 어김없이 뭔가 빠뜨린게 있다.

오늘은 초록잎새가 따가운 햇쌀을 가려줄 썬그라스를 놓고 오는 바람에

차를 돌려 집에 다녀오는 통에 약속시간에 10여분 늦었다.

선비마을을 들어서자

바지런한 숲님 부부 길가에 미리 나와 나의 애마를 향해 손을 흔든다.

 

통영을 향하는 고속도로...

추석명절을 앞둔 시기라 그런지 차량이 평소보다 많다.

아마도 고향 선산을 향한 행렬이리라...

 

오늘 나의 애마는

확실한 길잡이를 고용했다.

숲님의 32기가 다용도 네비게이션를 나의 애마에 장착 했는데

애들 학습용으로 더 많이 사용되던 네비게이션 작동 미숙으로 목적지를 향한

지름길을 놓치고 돌아가는 바람에 처음 계획한 예정이 다소 틀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학동 몽돌해수욕장~바람의 언덕~신선대~홍포 전망대 경유~저구 여객선 터미널~ 소매물도 여정이

애초의 이동 계획인데 길을 잘못들어 여차해수욕장을 지나 홍포를 먼저 향했다.

 

여차마을을 지난 포장도로는

망산을 향한 오름길로 향하자 마자 비포장도로다.

울퉁불퉁한 길에다 간혹 빗물에 패인 비포장도로를 조심스레 오르자

이내 여차 해수욕장과 다도해의 섬들이 한눈에 내려다 뵈는 드라이브길이 내내 이어진다.

비포장 오름의 끝엔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차에 내려 잠시 먼길 달려온 고단함을 달래며 파란 하늘빛을 담고 있는 바다들 내려다 본다.


      (홍포 전망대에서 바라본 여차 몽돌해수욕장 전경)


      (전망대에서 바라본 소 병태도)


      (전망대에서 숲님 부부)

 


       (전망대 전경)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 


홍포 전망대를 내려 저구항에 들린다.

저구 선착장은 주말임에도 왠일인지 한산하다.

매표소 아가씨에게 오후 13:30 여객선은 확실히 운행하는가를 확인후

바람의 언덕을 찾아 떠난다.

 

바람의 언덕은 도장포 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도장포로 들어서자 널찍한 주차장엔 차량들이 거의 만차다.

이곳 도장포 마을의 유람선 선착장에선 외도를 가는 부정기 유람선이 운행하고 있어

일찍 서둔다면 당일 외도까지 다녀올수가 있을것 같다.

 

도장포 마을 뒷편의 언덕을 오르니

사방팔방 거침없는 조망이 펼처진 언덕이 자리하고 있다.

바람의 언덕을 향한 계단을 올라 서는데 내리쬐는 햇쌀이 따갑다.

그러나

몇주째 구질구질하게 내리던 비로 인해 햇쌀이 그리�나 ?

한점 그늘 하나 없는 바람의 언덕을 산책하는 동안 고통속의 햇살이 그리 밉다는 생각이 안든다.
 

     (바람의 언덕에서 내려다 본 도장포 마을 전경)

 

     (바람의 언덕을 향한 계단길)

 

 

       (바람의 언덕 전경)

 

 

바람의 언덕을 둘러본후

좀더 위로 올라서자 정자가 세워진 둔덕을 넘어

산책길은 숲으로 향한다.

 

숲은 온통 동백숲이다.

일찍 길 떠나온 뒤라 속이 허하다.

동백숲 그늘에 자리를 펴고 두 부부 마주보고 앉아 맛나게 도시락으로 배를 불린다.

 

점심을 먹은후

일행을 남겨두고 나홀로 숲속 오솔길을 바삐 올라선다.

오솔길 끝엔 전망대 구실을 하는 정자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정자에 올라보니 도장포 마을 건너 신선대와 바다를 넘어 홍포 앞바다의 올망졸망 소병태도가 한눈에 들어선다.

 

 


 

바람의 언덕을 떠나 신선대를 향한다.

도장포 마을을 올라서자 마자 이정표엔 0.3 km 신선대란 이정표가 보인다.

그곳을 향한 길 초입을 몰라 올라서다 보니 신선대 전망대가 나온다.

신선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니

신선대를 향한 계단길이 도로를 향해 길게 이어진게 보인다.

적당한 곳에 차량을 주차후 걸어 내려가야 하는걸 차량으로 갈 생각을 했으니 당연 못찾을수 밖에....

 

한여름 못지 않는 뜨거운 햇살에 굴복 당하고

소매물도를 향한 뱃시각에 그다지 여유로움이 없어

우린 신선대 산책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신선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신선대 전경)


       (신선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풍경) 


저구항 여객선 터미널에 들어선다.

뱃시각이 다 되어 도착하니 한산했던 선착장이 활기차다.

금방 어디서 몰려왔는지 많은 차량과 인파가 승선을 기다리느랴 북적댄다.

 

    (우리가 타고 갈 여객선) 


왕복으로 표를 끊어 여객선에 승선한다.

드뎌 소매물도를 향한다.

짧게 고동을 몇번 울리며 출발한 여객선이 힘차게 물살을 가르자

이내 저구항은 점으로 변하며 대신 망망대해의 다도해 섬들이 연이어 우리 곁을 스친다.

저구항을 떠난지 35분만에 소매물도에 도착한다.


     (소매물도를 향한 항해중 풍광들...) 

 

 
 

소매물도 선착장에 도착하여
언덕을 향해 다닥다닥 들어선 옹색한 섬마을 허름한 집들 사이사이
돌담을 끼고 올라서는 소롯길을 따라 언덕을 올라서니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뵈는
손바닥 만한 분지엔 이미 폐교가 된 초등학교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초등학교 건물을 지나자
소매물도 가는길과 망태봉으로 올라서는 갈림길을 가르키는 이정표가 있다.
소매물도를 출항하는 뱃시각이 16:00 정각임에 소매물도 등대까지 다녀오려면
그다지 여유로움이 없어 망태봉을 우회하는 소매물도로 직행한다.
 
       (소매물도 가는길)
 
 
 
 
 

소매물도 등대를 향한 길은
망태봉을 내려서는 가파른 내림길이다.
내림길 내내 쿠쿠다스 CF 로 널리 그 이름을 알린 풍광이 내내 한폭의 그림처럼 다가선다.
 
모세의 기적처럼
바닷길이 열리는 시각이 오늘은 11:00 ~15:30 이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이 한몸이 되는 시각이 우리가 도착했을땐 이미 다 된 듯
물길이 들어차기 시작한다.
 
   (등대섬 가는 바닷길)

서둘러 바닷길 몽돌 자갈밭을 건너
등대섬으로 올라서자 원목계단이 길게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등대로 안내한다.
밀물이 들어차기기전 다녀와야 되는 조급증에 서둘러 계단을 오른다.
 
등대의 전망대에 도착하자
땀방울에 벌써 온몸이 흥건하다.
나의 베낭에 들어있던  800리터 두병의 식수는
4명의 갈증을 풍족히 풀기도 전 동이나고 얼음만 달그락 거린다.
 
그러나
타는 목마름 마저도
한눈에 내려다 뵈는 이국적인 아름다운 풍광에 잠시 그 괴롬을 잊게 만든다.
 
좀더 머물어
한가롭게 거닐며 아름다운 풍광과 정취에 젖어 보고픈 마음은
귀로의 뱃시각을 떠올린 순간 또다시 조급증이 일어 발길을 바삐 돌려 세워야 했다. 

     (쿠쿠다스 CF 로 그 이름을 날린 등대섬 가는길)
 
 
 
 
 
 
 

 
아쉬움에 등대섬을 내려
소매물도를 건너는 바닷길에 도착하자
이제껏 한몸이던 소매물도와 등대섬이 두 몸으로 갈리기 시작한다.
 
  
     (합처지는 바닷길에 두 몸으로 갈리는 섬)


        (뒤돌아 본 등대의 풍광)

 
갈때는 고이 보내 주던 바닷길이
올때는 내 마음을 잡아둔 풍경마냥 내 발목도 잡는다.
그러나
아쉽고 원통해도 가야만 하는길....
 
등산화를 벗고 맨말로 건너는 황금사과님에 비해
어떻하든 요령껏 넘겨보려 썰물때 순간 이동을 시도한 너른숲님 끝내
순식간에 들이차기 시작하는 밀물에 그만 퐁~당.....하고 만다.
 
 
 
 

 
등대섬을 무사히 빠저나와
또다시 가파른 오름을 오른다.
귀로엔 못 가본 정상 망태봉을 들렸다.
망태봉 정상엔 이정표를 겸한 정상비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고
정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엔 폐가 한채가 흉물스럽게 자리를 차지 하고 있다.
 
 
 
 
 
 
여객선 터미널 도착전
조그만 산장의 가게에서 시원한 아이스 크림과 맥주로 갈증을 달래고
과일과 떡으로 열량을 보충하여 더위와 바쁜 일정에 허덕인 신체에 새로운 힘을 충전시킨후
소매물도를 떠나는 여객선에 몸을 맡긴다.
 
 
   (소매물도 여객선 터미널)

 
10 여분 늦게 출항한 여객선은
예정시간보다 역시 10분 늦게 저구항에 도착후
꾸역꾸역 승객들을 토해 놓는다.
 
귀로엔
학동의 몽돌 해수욕장에 들렸다.
우리나라 자연의 아름다운 소리 1위에 선정됐다는
학동의 몽돌 해수욕장은 파도에 한번 쓸린때 마다 몽돌의 굴러가는 소리가
소문처럼 아름답게 들린다.
 
해수욕장엔 많은 젊은 연인들이
다정히 거닐며 눈부신 청춘을 불태우고 있고
그 한켠엔 중년의 아줌씨 아자씨 일행들이 한데 모여
가는 세월의 허망함을 채우려는 듯 삼겹살에 쇠주를 들입다 부어라 마셔라 놀고들 있어 대조가 된다.
 
 
   (학동 몽돌 해수욕장 전경) 

 
귀로엔
길안내 네비게이션이 충실히 그 역활을 해낸다.
가라는 대로 가니 한결 쉽고 빠른길 통영의 회시장으로
나의 애마를 인도한다.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 활어 몇마리 잡아
회를 뜨고 충무김밥과 쇠주를 사 가지고 통영의 남망산 공원을 올랐다.

 
  (통영 회시장)
 

 
통영 시가지가 내려다 뵈는
남망산 공원 잔디밭에 둘러 앉아
신선한 회와 소주,충무깁밥,그리고 과일로 저녁 만찬이 호화롭다.
 
실컨 배를 불리고 취기가 오르자
너른숲님 가기 싫은가 보다.
벌러덩 누워 콧노래 흥얼흥얼 기분 만땅이다.
한낮의 열기에 데워진 평평한 돌판에 누우니 선선한 저녁나절 기온에 비해
따땃한 등판의 감촉이 너무나 좋다.

 
     (남망산 공원에서의 호화로운 만찬)

 
이미 해는 저서 어두운데
보금자리 찾아가는 길은 멀고도 멀다.
 
피곤했나 도란도란 말벗이 되어주던 너른숲님도 잠들고
뒤에 앉은 여인네의 두런두런 말소리도 끊어질쯤 산청의 휴게소가 다가온다.
 
잠깐 들렸다 갈까 하다
이제 막 잠들은 피붙이 같은 내 삶의 영원한 벗
동반자들의 달콤한 수면을 위해 덕유산 휴게소까지 내처 달리기로 한다.
 
따끈따끈한 새 정보로 그득 채워진
앗�부리 최신식 네비게이션 과속 단속 예보만을 믿고
오랜만에 140 k/h 이상의 속도로 밟아 보는데 한번의 용틀림을 시작으로
나의 애마 투산이는 나의 바램 대로 기운찬 힘을 쏟아낸 끝에 덕유산 휴게소에 도착한다.
 
잠깐의 휴식은 보약이다.
피로와 졸음이 사라진 뒤의 운전은 난폭에서 평온을 찾는다.
 
이내 나의 애마는
불빛 휘황찬란한 대전의 도심에 들어서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꽉 채운 일정은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며 오늘의 여정을 접는다.
 
함께 하여 하루종일
우리부부에게 즐거움을 주신 
너른숲님 부부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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