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설악산
산행일 : 9월 24 ~ 25. 무박 2일
누구와 : 너른숲님.강건너 덕배님.별땅이님.재넘이님. 산찾사.
산행코스 : 용대리~백담계곡~수렴동 대피소~옥녀봉~1봉-9봉~봉정암~청봉골
~곡담계곡~수렴동 계곡~백담사~용대리
(산행 개념도)
그리운 사모의 정을 어쩔수 없어 따가운 뭇시선을 무시한
나의 결행를 뒤집으려
온갖 시련이 앞을 막아서나 사모하는 그리움이 넘처 숫검정이 된 나의 가슴은
육신의 고통도 인내하게 한다.
한 인간을 구성하는 세포가 100조 개인데 1년 만에 전부 교체가
된다 한다.
1초에 300만 개의 세포가 탄생하며 동시에 300만 개의 세포가 죽어간다는
얘기다.
결국 인간이란 100조 개의 세포로 영원히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뜻이다.
따지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있으면서도 없고 없으면서도 있는
몸뚱아리일뿐
그깟 아픔이 뭔 대수일까 마는.....
한의원에서 정형외과로 그리고 경락마사지까지 받고 나서도 호전됨이
없어
그냥 고통을 즐기자는 맘으로 머나먼 여정에 들어선다.
한계령과 갈리는 민예단지에서 야식으로 재충전후 용대리 백담사 주차장에
주차후
백담계곡을 낀 시멘트 포장도로 걸어 오른다.
살얼음 같은 도심을 벗어나
청정계곡을 들어서자 서늘한 바람이 온몸 속속들이 들어와 어루 만지고
애무하니
그간 고통에 찌든 육신과 머나면 여정에 지친 심신에 많은 위로가
된다.
백담사로 향하는 호젓한 산행.....
컴컴한 하늘엔 구름사이로 반쯤 이즈러진 반달이 넘
정겹다.
하늘에는
달이 없고 땅에는 바람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소리가 없고 나는 마음이 없습니다.
우주는
주검인가요.
인생은
참인가요.
한
가닥은 눈썹에 걸치고,
한
가닥은 작은 별에 걸쳤던
님
생각의 금실은 살살살 걷힙니다.
한
손에는 황금의 칼은 들고 한 손으로 천국의 꽃을 꺽던
환상의
여왕도 그림자를 감추었습니다.
아아,
님 생각의 금실과 환상의 여왕이 두손을 마주잡고,
눈물
속에서 정사(情死)한 줄이야 누가 알아요.
우주는
주검인가요.
인생은
눈물인가요.
인생이
눈물이라면
죽음은
사랑인가요.
한 용운님의 고적한 밤이란 시다.
백담사로 향하는 고적한 밤을 뚜벅뚜벅 걸으며 그곳을 거처간
한 용운님과 정 반대의 삶을 살다 타인에 의해 백담사를 거처간 삐까 번쩍
빛나리의
그 양반을 비교해 보며 인생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백담사를 지나 흰 물줄기를 바라보며 한밤의 휴식과 함께 먹는 간식은
달콤함이다.
진행한 시간을 보니 넘 이르다.
영시암에서 아예 물보충을 하고 캄캄한 수렴동 대피소를 들어서며
그리운 님을 향하는 길목의 철조망을 넘어선다.
옥녀봉을 향하는 가파른 오름도 님을 향한 열정을 누를순 없다.
오히려 고통이 기쁨이 될수가 있슴을...
옥녀봉 정상을 앞둔 평평한 바위에서 날이 밝은후 진행하기로 한다.
코펠에 물을 붓고 누룽지를 끓여낸 구수한 맛에 너도 나도 숫가락이 바쁘게
오간다.
그러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애 걱정과 고민에 잠긴 숲님은
마음이 무거운지 시름에 잠기고....(아래사진 처럼)
내가 알고 있는 숲님의 명랑소녀 막내딸은 이번일을 계기로 더 한층
성숙한
마음으로 반듯하게 자라줄것을 믿는다. 다만 그 과정이
고통스러울뿐.....
그러나 모든일엔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게 세상의 이치요 도리임을 알고는
있으나
바라보는 아빠의 마음을 같은 세대의 자식을 기르는 입장에선 함께
안쓰러울뿐
어찌 달리 해볼수가 없어 그저 나도 숲님을 안타까이 바라볼수
밖에......
구수한 누룽지로 든든히 속을 채우고 자리를 정리하자
무수한 불빛들이 꼬리를 물고 올러온다.
선두의 무리에게 물어보니 40명의 단체안내 등반객이란다.
개구멍 바위를 통과하려면 많은 지체가 예상됨에 서둘러 자리를 털고
그네들을 앞질러 옥녀봉에 올랐다.
옥녀봉에서 잠시 쉬는 사이 서서히 어둠이 걷히며
백담계곡에 운무가 넘실대는 장관을 연출한다.
한참을 선경에 취해 바라보다 뒤에서 웅성대는 단체 등반객의 소리에
옥녀봉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그리운 님의 속살을 파고든다.
도상거리 5 km의 긴 암릉이 시작됨에 처음 이곳을 찾은 숲님 덕배님
넘이님
설악의 눈부신 속살에 때때로 정신을 놓다가도 곳곳에 도사린 장미의 가시처럼
앙칼진 님의 토라짐에 긴장한듯 눈빛엔 두려움과
경이로움으로 빛나고...
첫 번째의 관문 뜀바위를
과감하게 뛰어 건너편 바위를 잡고 올라서서 후미대장 땅이님까지 올라서는
모습들을 보니 하나 같이 상기되어 있다.
겨우 1m의 폭으로 벌어진 틈새 아래는 공포감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기에...
뜀바위를 조금 진행하면 비석이 서있는 바위가
버틴다...
예전기억에 이곳을 오른 기억에 다시 올라보니 건너편 내림길엔 완죤 세상을
하직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의 낭떨어지다....
나홀로 아침 아기 햇살에 모습을 드러내는 설악 곳곳을 감상후 내려선후 왼쪽의
우회길로 길을 잡아 선등을 한다.
비석이 있는 바위를 얼마 지나지 않아 대략 5m 의 직벽 바위가 턱하니
버티나
이곳 저곳의 홀드를 잡고 올라선후 후미대원들에게 손을 내밀어
잡아올린다.
예전 사무소 산악회원들과의 산행땐 초행의 아줌씨들을 위해 곳곳에 슬링을
걸어두고 맨 후미에서 회수하며 산행을 했었는데 능력있는
산우들과의
산행은 그럴 필요성이 없어 자일은 베낭안에 잠들고 그대신 모두들 비경의
하나라도 더
훔처오려는 열정으로 디카에 쓸어담느랴 정신이 없다보니
산행속도는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나한봉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공룡능선 자락의 아래에 자리잡은 오세암의
풍광이
가는내내 조망되고 오세암 앞의 커단 암릉의 망경대와 흰
물줄기를 길게 내리는
오세폭포를 발아래에 두고 걷는길은 내가 신선이 된듯한
느낌이다.
그렇게 암릉을 오르고 내리며 고도를 높이던 등로가 두번째로 맞는 이곳
통과 의례인 개구멍
바위에서 잠시 멈칫 발길을 잡아챈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여 볼트에 카리비너를 채결하고 슬링을 연결후
베낭을
받아 모두 올려놓은후 한명씩 통과시키는데....
모두들 처음 상상했던 만큼의 공포감을 느낄수 없슴이 원통한지 ?
통과후의 소감들이 하나같이 에이 !!! 별거 아니구만....이다.
에궁 !!! 괜시리 힘들게 슬링을
깔았구만....
베낭메고 빡빡 기어 통과를 시켜볼걸 하는 후회가 드는
순간이다.
개구멍 이후 4봉쪽의 오버행 내리막 구간에 힘을 요하는 등로외엔
7봉까지는
내설악의 진수를 맘껏 감상하며 걸을수 있는 구간으로 우리의 혼을 빼앗을
만큼
아름다운 파노라마의 선경에 모두들 눈이 놀라고 가슴을 뛰게 만드는 풍광이
연이어 우리를
맞는다.
사진으로....
7봉까지 오름과 내림이 심하지만 구곡담쪽으로 향한 우회로를 외면한채 능선의
날등만을 고집하며 오르는데는 힘든 만큼의 아름다움이 보장된 암릉이 있어서다.
7봉을 지나면 좁고 긴 암릉으로 오르는데 밑을 내려다 보면 까마득한 낭떨어지로
구곡담을 향해 내려오는 청봉골과 쌍폭골이 만나 이뤄지는 쌍용폭포의 암반계류를
따라 흐르는 물줄기가 길게 내려 흐르는 모습이 발아래에 펼처진다.
용아의 진면목을 볼수 있는 백미의 이구간을 통과하면서 금지된 님과의 통정으로
난 가슴이 뛰고 정신이 몽롱한 오르가즘의 느낌을 받았는데...
함께 걷는 산우들의 산행 감정표현들은 모두들 색다르다.
먼저 재넘이님은 한의사다운 표현인지 ? 전립선이 찌릿찌릿 하단다.
그러다 혹 염분을 함유한 그 무엇을(?) 지리지는 않았을까 의심스럽고...
그저 바라만 봐도 순딩이의 전형인 맏형 너른숲님은 시골 출신답게 대평리의
개장산으로 청솔가지 나무를 해다 지고 날으던 솜씨로 살곰살곰 걷는것 같으면서도
정말 편안하게 암릉을 오르내리는 내내 어이~ 좋타 !!!!만 내 뱉으면서도
내가 앞서가며 보도 못한 그 귀한 노루궁뎅이 버섯은 잘도 찾아 챙겨넣으며
아 ! 뭐하는겨~~ 이런것두 못보고~~
핀잔을 날리는 너른숲님의 미소띤 얼굴엔
산행초반 귀여운 막내딸로 생긴 시름을 용아가 날려버림이 틀림없어 보인다.
오늘만큼은 산행의 위험성을 고려한 주님을 멀리하라 하여
상당한 고통을 줄것으로 생각했던 덕배님은 과묵한 성격만큼 표현은 없으나
그 큰눈의 눈꼬리가 내려지며 벌어질것 같지 않던 한일자의 입이 헤 벌어진걸 보면
분명 무언가를 느낌이 분명하다.
마지막 후미에서 연신 디카를 눌러대던 땅이님은 8봉을 향하는 마지막 내림길에서
오늘 산행을 두고두고 회상하게 만들 에피소드를 만들며 금지된님과의 만남으로
인한 호된 신고식을 치루는데...
디카를 갈무리한후 나서야 함에도 위험스런 암릉이 아닌 평폄한 등로로 인한
방심에 넘어저 굴렀다는디....
코피가 터지고 얼굴에 가벼운 상처만 보여 대수롭지 않게 여겨 마지막 9봉아래
직벽구간을 진행하던중 본인이 견디기에 넘 고통스러웠가 ?
재넘이님께 살펴달라하여 콧구멍에서 대략 4cm의 나뭇가지를 빼내게 하여
우리 모두를 놀라 자빠지고 기절하게 만들어 버린다.
콧구멍을 뚫어 아예 용아에 메어놓고 영원히 살고픈 별땅이의 님을 향한
사랑은
아무리 용아가 아름다운들 해도 너무한 사랑표현이 아닐찌 ????
그래서 우린 그를 별땅이 아닌 곰땅이라 불렀다.
난 영섭이 아닌 곰섭으로 부르련다 앞으론.ㅋㅋㅋㅋㅋㅋ
9봉을 향한 급경사를 힘겹게 오르면 용아의 등반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최대의
위험구간인 직벽구간이다.
박아놓은 볼트는 녹이 슬어 있고 그나마 예전에 메어있던 낡은 로프도 보이지
않으나 중간쯤 굵은 동아줄이 메어 있어 다행이다.
가저간 슬링을 깔아 주려다 모두들 그만한 산행능력은 있으리라는 믿음과 신뢰가
있기에 내가 먼저 내려선 다음 마지막으로 내려서는 덕배님의 뒤를 다시 올라가
발 디딜곳과 크랙사이의 손잡을곳을 일러주며 금지된 님과의 짜릿한 사랑과
정을
나눔으로 인한 뿌듯한 가슴을 함께 안고 직벽구간을 내려선다.
그리곤...
아쉬움의 여운이 짙게 남아있는
그러면서 다시금 그리움이 솟구치는 애절함을 안고
뒤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긴다.
아 !!!!!
그리운 내님이여~
언제 다시 볼거나.....
부처님의 뇌 사리를 봉안한 사리탑에서 불심이 깊은 너른숲님 정성이 담긴 큰절이 올려지고 지난 산행때 봉헌을 못한
죄책감이 남았다더니 두둑히 시퍼런 배춧님도
등장하고 이어서 덕배님 무슨 절절한 소망이 있기에 저리도 공손한 절을 올리는지?
함께 내려선 봉정암엔 사람들로 득실득실...
따뜻한 미역국과 흰쌀밥에 오이지는 왜그리 맛이 좋은지
배고픔에 욕심껏 퍼담아 온 산우님들 나중엔 내것좀 먹어달라며 이리 퍼주고
저리 퍼주고 못먹겠다 먹어라 하면서 말끔 비운 점심은 그야말로 성찬이다.
(신성한 사리탑을 아래에 두고 남정네들이 뭔
짓거리여~ 징그럽게시리..)
봉정암은 신라선덕여왕 12년에 자장율사가 입당하여 부처님 사리를 얻어와
오층탑을 세워 사리를 봉안하고 절을 창건했으며 신라 애장왕때 조사 봉정이
이곳에서 수도를 했기 때문에 봉정암이란 이름을 얻었다 한다.
봉정암은 전국 사찰중 제일 높은곳에 위치한곳으로 모두들 알고 있는데 아마도
기돗발이 잘 받는 유명한 곳이라 그렇게 알고들 있으나 사실은 그보다
훨씬더높은곳에 위치한 지리산의 묘향대가 있다.
(봉정암 해발:1244 M....지리산 묘향대 : 해발 1485 M)
봉정암에서 맛난 점심을 공양받고 휴식을 취한후
힘들어 죽겠다는 깔딱고개를 내려서며 무수히 많은 불자들이 끝없이
올라서는데 그 대열은 백담사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니 오늘 전국의 불자들은
모두들 봉정암으로 향하는것인지 ?
모두들 경상도 사투리의 말씨들로 보아 불심은 모도 갱상도로 모였나 보다.
그래서인가 ?
백담사~영시암~오세암~봉정암의 사찰순례 산행을 기획하면 경상도에선
관광회사 떼돈 번단다.
끝청과 중청에서 내려온 청봉골이 쌍폭골에서 내려온 계곡과 만나 쌍용폭포의
장관을 빚으며 이어 용아폭포 용손폭포를 만들고 백운동 계곡과 만나서는
만수폭포를 만들더니 가야동 계곡과 만난 수렴동 계곡은 백담사까지 계곡을
끼고
순탄하고 편안한 등로가 이어진다.
올라서는 수많은 등산인과 사찰순례 불자로 인해 더딘 산행은 어쩌다보니
이산가족이 되고 영시암에서 다시 만난 우리 일행은 마지막 버스시간을 맞추려
부지런한 발놀림 끝에 백담사에 닿으니 오늘의 산행이 비로서 끝이 난다.
산행의 뒷풀이 장소로 묵호항을 가려니 넘 멀고
대포항보단 외옹치항이 훨 좋다란 의견일치를 보메 이동을 하는데
코를 뚫린 곰땅이가 곰마냥 힘든줄 모르고 대신 운전을 해줘 미시령을 어떻게
넘어왔는지 잠깐 잠든덕에 머리가 개운하다.
처음 얼마간 산에서 못한 알바를 외옹치항을 향한 길목에서 대신한후
싱싱한 회와 쐬주에 정들이 오가니 시간은 화살같이 흐르는데....
낼 아침 일찍 철도공사 동호회 대항 마라톤에 나가야 할 나만 바쁘다.
적당한 시점에서 내가 판을 거두니 모두들 아무말 없이 응해 주니 고맙고
미안스러울뿐이다.
양양을 지나며 한계령으로 향하는 44번 도로로 초반 잘못들어 잠시 시간을 잡아
먹힌후 내처 달리니 피곤이 몰려 휴게소에 들려 5~10분쯤 토막잠을 잔후 일어나니
보급대장으로 책임을 준 덕배님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건넨다.
덕배님의 확실한 영양공급덕에
무사히 대전으로 귀환하며 비로소 또 한페이지의 아름다운 추억을
남긴다.
윗그림의 싱싱한 회를 보니 회가 동하니 으짠다나~~
저 사진 찍은님이 책임지소~
디카 밧테리가 다되어 분명 내가 찍은건 아니고 어느님의 그림을 그냥 훔처오고 보니
에궁 !!!!
생각이 간절해지넹~
산에서 건강을 ...산찾사 이
용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