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거창 서출동류 물길 둘레길
산행일 : 2021년 8월01일 일요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서정미
어떻게 : 월성마을~신수교~분설담~월성마을
(서출동류 개념도)
(트랭글 웹에 기록된 실제 동선과 시간)
코로나와 더위가 쌍으로 괴롭히는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날엔 마땅히 갈 만한 곳도 없는데 오늘은 곳에 따라 폭우가 내릴거란
일기예보가 있어 그냥 맘편히 더위나 식히며 걷다가 비가 오면 맞아도 좋을 둘레길을 찾았다.
서쪽에서 발원해 동쪽으로 흐른다 하여
서출동류 물길 트래킹이란 이름의 둘레길은 황점마을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월봉산에서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자락을 싹둑 잘라먹은 남령재를 넘어서자
서출동류 둘레길을 시작하는 황점마을 주변엔 밀려든 피서객의 차량으로 혼잡하다.
오늘은 어짜피 갔던길 그냥 되돌아 오는 코스라 우린 이곳보다 상대적으로
아주 한적하고 여유로운 주차공간이 확보된 월성마을까지 더 내려가 발걸음을 시작했다.
월성마을회관 주차장에서 조금 더 내려가 다리를 건너면 월성마을에서 운영하는 월성숲 야영장이다.
야영장은 척~ 보아도 편의 시설이라곤 화장실 뿐...
그런데...
가격을 물어보니 텐트 한동에 거금 삼만냥이다.
헐~!
월성숲 야영장을 지나 본격적으로 시작된
둘레길은 월성계곡의 물길을 따라 걸어 내려가면 되는데
짧은 장마끝에 이어진 가뭄에
농작물이 다 타들어가던 뙤약볕의 밭을 지나자
처음과 끝 모두 우거진 숲속 오솔길이 계곡을 끼고 길게 이어진다.
여긴 걷다가 마음만 내키면 바로 계곡에 들어갈 수 있어 좋은데
우린 여유로운 걸음을 걷다
되돌아 올때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며 놀다 오기로 했다.
여긴 진짜로 둘레길 다운 편안한 산책길이다.
계곡을 끼고 있어 그런지 더위도 느낄 수 없어 쾌적한데
얼러려~!
여긴 이게 뭐꼬~?
넓직한 둘레길 옆으로 차량들이 주차돼 있고
계곡 아래엔 평상들이 쫘악~ 나열해 있어 유원지 느낌이 팍~ 드는데
헐~!
둘레길 한곳에 떠억하니 건식된 안내문이 기막히다.
여긴 개인 사유의 캠핑장이니 둘레길 이용자는 캠핑장
애용자에게 지장 없도록 정숙한 마음으로 둘레길을 이용하란다.
이건 한마디로 주객전도....
땅은 지들 땅일진 몰라도 월성계곡은 엄연히 국가 하천이다.
국가 하천에 지들 맘대로 평상을 설치해 불법 영업도 모자라 조용히
지나가면 너그럽게 주겠다는 문구를 보니 은근 배지가 꼴리고 심성 사나워 진다.
사실 하천의 오염은 저 불법 평상들이다.
그러니 전국의 모든 계곡 주변의 불법 평상들은 하루빨리 철거해야 마땅하다.
서출동류 물길 둘레길은 한적해서 좋다.
휴일임에도 이길을 걷는 사람들은 아주 소수의 사람뿐....
반면에 계곡엔 피서 인파로 붐빈다.
간혹가다 마주치게 되면
오염(?)된 인간 취급이나 받는 사람이 없어 더 좋았던 둘레길을 걷던 우린
문득 느낀 시장끼에 계곡으로 내려섰다.
그런후...
갖은게 시간뿐이라 계곡에 발을 담군채
간식타임을 갖으며 휴식을 취했는데
흐~!
그냥 퍼질러 놀고 싶어진 우린 엉덩이가 그대로 그곳에 눌러 붙었다.
그래도 어쩌랴~!
오후엔 시간당 50mm의 폭우가 쏟아질거라 했으니
아직 하늘이 쾌청할때 좀 더 걸어야 좋을것 같아 우린 자리를 정리했다.
어느덧...
우린 징검다리를 건너 신수교로 올라선 후
수승대로 향한 도로옆 노견을 좀 더 걸어 내려가
분설담을 확인후 왔던 걸음을 그대로 되돌렸다.
되돌아 걷다보니 트래킹 안내문이 내 시선을 잡는다.
이 도로는 수승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여름 뙤약볕만 아님 서출동류 코스를 이어 길게 걸을 수 있는 둘레길이다.
왔던길을 그대로 걷다 보니
머리에 붉은 수건을 질끈 동여멘 여성분을 만났는데 둘레길을 관리하는 분이다.
둘러보면 일부 행락객들 중 질 떨어지는 인간들이 제법 있다.
저 여성분은 그런 사람들의 행동을 제지하고 있었다.
귀로엔 처음보다 더 많이 몰려든
개인사유 캠핑장으로 몰려든 차량들이 둘레길을 가득 채우고 있다.
우린 이곳 애용자에게 불편함 없이 그들이 원했던 정숙한(?) 마음으로 그곳을 통과한 얼마후....
사람들이 없는 한가로운 계곡에 숨어들어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맛나게 드셔준 후
나는 바위에 누워
시시각각 그 모습이 변해가던 구름을 바라보다 스르르 잠이 들었고....
울 마눌님은 여고 동창생 정미씨랑 뭔 할말이 그렇게 많던지
종일 수다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흐미~!
우린 한곳에서 한시간을 훌쩍 넘겨 버렸다.
그렇게 자연과 하나가 된 힐링의
시간을 보내던 우린 또 자리를 정리후 월성숲을 지나
월성마을에 도착후 황점마을로 향했는데
어휴~!
등로가 월성계곡과 이별후 땡볕의 도로를 향한다.
불과 몇십미터 걸었을까 ?
계곡의 숲길과 도로는 천당과 지옥이다.
순간 마눌님이 그런다.
아이씨~!
나 안갈랴~!
까이거...
여긴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이다.
그런데...
그건 아주 탁월한 선택였다.
오늘 만큼은 기상청 예보는 구라청이 아녔다.
월성마을 주차장에 도착해 집으로 향하자 마자 무섭도록 소낙비가 쏟아진다.
햐~!
참 절묘하게 우린 마눌님 덕분에 소낙비를 피했다.
(동영상으로 보는 서출동류 물길 트래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