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설악산 신선대
산행일 : 2019년 8월04일(일)~05일(월)
누구랑 : 초록잎새랑
어떻게 : 외옹치항 둘레길~속초등대 전망대~화암사~신선대(1박)
(트랭글에 그려진 외옹치항 둘레길 실제동선)
다음날....
연수원 퇴실 11시에 맞춰 짐을 정리후
처남은 대전으로 동서는 다른 여행지로 우린 우리대로
각자의 여정에 따라 뿔뿔이 흩어지기전 단체 가족사진을 남겼다.
오늘 우린 백패킹 모드다.
산행지는 아주 짧게 오를 수 있는 화암사 신선대라 시간이 남아돈다.
그러니 어디서든 시간을 채워야 한다.
그래서 들린곳이 외옹치항.
그냥 네비에 외옹치항을 입력하고 찾아들면
무료 주차장으로 안내하며 주차장 끝에서 좌측으로 가던가
직진하여 곧바로 해안 둘레길로 걷던가 마음이 닿은대로 걸어주심 된다.
우린 좌측의 원목데크 계단을 밟고 올라섰다.
그길 초입은 대숲 터널이라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다.
대숲 터널을 벗어나자
롯데 리조트 앞으로 데크길이 이어지며 동해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그길은 그러나 곧 내리막길로 이어지며
외옹치항 주차장에서 이어진 해안 둘레길과 만나게 된다.
둘레길은 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지다
또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이 또한 발길따라
마음이 닿는대로 걷다 되돌아올때 안 걸었던 그길로 되돌아 오면 된다.
우린 갈림길에서 곧장
해안을 따라 직진하여 외옹치항 해수욕장까지 걸었다.
둘레길은 해수욕장에서 끝이다.
되돌아 가는길....
해수욕장에서 이번엔 리조트로 향한 언덕길을 택했다.
언덕길은 리조트 건물 앞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더니 바닷가 해안 둘레길로 도로 내려선다.
오늘도 날씨가 무쟈게 덥다.
핸폰에 빽빽 비상음이 울려 열어보니
행정 안전처의 폭염경보와 함께 외출자제를 권고한 문자가 와 있다.
아닌게 아니라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아주 짧게 걸었는데 벌써 상의는 땀으로 흠뻑 젖었고
걷는 발걸음엔 히마리가 없다.
뜨거운 햇살에 노출된 해안 둘레길이 곤혹스럽다.
다행히 간간히 불어오는 해풍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우린 왔던길을 그대로 되돌아 걷다가
방금전 내려왔던 리조트를 향한 갈림길을
외면한채 곧장 직진하여 외옹치항 주차장에서 둘레길을 끝냈다.
외옹치항 둘레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산책하기엔 참 좋은 곳이다.
다만...
한여름엔 뙤약볕에 힘들 수도 있으니
햇살을 가릴 수 있는 양산을 준비 하면 좋을 듯 하다.
외옹치항 둘레길을 끝내고 나자
배꼽시계 알람이 울려 퍼진다.
다음 행선지로 향한 우린 역시 무료로 개방한
속초등대 주차장에 차를 주차후 인근의 음식점을 찾아 들었다.
참고로...
관광지로 유명한 영금정 주차장은 유료다.
그러니 속초등대 주차장에 주차후 두곳을 함께 관광 하는게 좋다.
영금정과 등대 전망대 주위의 식당은 죄다 대게를 판매한다.
가격은 대게 한마리가 우리 서민은 처다보지 못 할 정도로 비싸다.
겨우 찾아든 식당.
나는 아직 먹어보지 못한 곰치국을 먹고 싶었는데
마눌님은 전날 酒님의 은총에서 벗어나지 못해 그런가 시원한걸 원한다.
해장엔 곰치국이 좋다며 은근 회유해도 듣질 않는다.
딘장~!
곰치국은 1인분 2만원으로 다소 비싸다.
그런데 문제는 1인분은 판매하지 않겠다니 누군가는 양보해야 한다.
할 수 있나 ?
나이들어 힘없는 내가 양보 해야쥐~
우린 1인분에 1만5천냥의 물회를 시켜 점심식사를 끝냈다.
맛~!
가성비라고 해야 하나 ?
그저 그랬다.
물회는 예전 마눌님과 호미곶 둘레길을 걷다
우연히 들린 그집이 맛과 양 그리고 서비스로 나온 부침개까지 최고였다.
식사를 끝낸 우린 속초등대 전망대로 향했다.
예전 해파랑길 일부를 걷기위해 왔을땐 개방시간을 넘겨
우린 영금정만 둘러보고 되돌아 가야 했었다.
오늘은 그때 그 아쉬움과 서운함을 풀기위한 걸음이다.
전망대를 향한 입구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저긴 그냥 갈 수 없어 걸음을 멈춘 나는 마음이 마냥
1004인 울 마눌님에게 날개를 달아 주었다.
얼마후...
빙그레 돌아 나가는 계단을 타고
전망대에 올라서자 속초시내가 발아래 펼쳐진다.
그런데....
희뿌연 농무로 인해 시야가 좋지 않다.
소문에 의하면 이곳 전망대에선 설악의 속살까지 보인다 던데...
가까이 영금정이 내려다 보인다.
"우리 내려 가면 저곳도 갈까 ?"
"이 더위에 ?"
마눌님이 바로 튕긴다.
사실은 나도 그냥 한번 해 본 소리였다.
얼마후...
속초등대 반대편 데크길을 따라 내려선 우린
해안길을 따라서 주차장에 도착한 후엔 곧바로 화암사로 향했다.
(트랭글에 그려진 신선대의 실제 행로)
정말 오랫만에 들린 화암사는
일단 무인시설 유료 주차장 시스템부터 달라져 있는데
들어갈때 카드를 삽입하자 3천냥이 결재되며 차단기가 열린다.
무사히 안착한 화암사 주차장에서 박베낭을 메고 신선대를 향하던 우린
수암바위에 잠시 들렸다.
예전같음 먼저 달겨 들었을 암봉을 앞에 두고 초록잎새가 꼬리를 내린다.
나홀로 수암바위에 올라 섰지만
흐미~!
수암바위 정상에선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아주 가까이 울산바위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농무가 심하다.
다행히 이곳 수암바위에선 시원한 바람이 불어준다.
우린 지금 갖은게 시간뿐이라 일찍 올라서야 할일도 없어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겼다.
수암바위을 등진 이후....
우린 또다시 시루떡 바위에서 한세월을 보냈다.
오늘 걸어야 할 거리라 해야
주차장에서 겨우 2키로 남짓의 짧은 거리인데
흐미~!
너무 힘들다.
선인재에 도착할때까지
난 상의를 몇번이나 벗어 땀을 쥐어 짠는지 모른다.
이 많은 수분이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
그만큼 오늘은 습도가 높은 날이다.
선인재에서 오늘 머물 박지로 향한길....
암릉엔 간간히 바람이 불어준다.
박베낭을 내려놓고 바람에 땀이 마를때까지 쉬었다가
얼마후 박지에 도착하자
그곳엔 이미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백패커 부부가 있었다.
우리와 연배가 비슷한 부부는 인천에서 오셨단다.
아직은 해가 중천인 한나절....
온통 운무에 가린 신선대는 마땅한 볼거리가 없다.
일단 타는 갈증도 달래며 시간도 죽일겸
시원한 캔맥주 하나를 따 단숨에 들이키고 바위에 벌러덩 누웠다.
그런데...
어느순간 옴짝달싹
요지부동의 운무가 요동치기 시작했는데
상봉과 신선봉 정상을 내준 운무가
눈부신 미모를 간직한 울산댁을
휘감았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희롱 하자
인근에 있던 근엄하신 달마대사가 울산댁의 나신에
홀라당 반해 체신머리 없이 삐죽 고개를 내밀어 훔처보는
모습이 가히 가관이 아닐 수 없다.
햐~!!!!
선경이 따로 없다.
순간 행복이 쓰나미로 밀려든다.
바로 이 맛이 이렇게 더운날 올라온 보람이고 보답이다.
어느덧 저녁무렵....
찾아오는 산객들도 없어 그대로 칠성급 호텔을 구축후
우리가 식사를 하는 동안
저멀리 상봉너머엔
어느새 붉은빛으로 물들어 간다.
이날 저녁 노을은 그냥저냥 그렇게 쓸쓸함을 남긴채 넘어간 이후....
저 아래 세속엔 불빛들이 늘어만 간다.
아름답다.
뭐라 표현해야 할지 ?
별이 무수히 흐르던 그날밤...
우리 부부는 한정없이 암릉을 배회하며
잠마저 잊은채 신선놀음으로 한밤을 지세웠다.
(영상으로 보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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