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함백산
산행일 : 2019년 8월5일(월)~6일(화)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신선대~화암사 & 안반데기 관광 & 만항재~함백산 왕복
이른새벽...
분주한 발자욱 소리에 잠이 깻다.
참 부지런도 하시지.
예술사진을 찍는 작가신가 보다.
혹여나 우리 텐트가 방해가 되진 않았을지 ?
조심스레 나가보니 적당한 자리를 잡아 새벽일출을 담고 있다.
살포시 떠오른 아기햇님은 짙은 구름과 숨박꼭질중....
얼마후...
그분은 좋은하루 되시란 인사를 남기며 떠나셨다.
햇살이 본격적으로 내리쬐면 이곳은 금방 더워질테니 우리도 철수를 서둔다.
간단하게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후
짐을 꾸려 하산을 시작한 우린
상봉을 향한 등로를 따르다
진행방향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화암사에 도착했다.
얼마후...
마눌님이 대웅전을 찾아
삼배를 올리는 동안 나의 시선이
대웅전 옆 고목나무 수준의 보리수에 고정된다.
그 아래엔 석가모니 고행불상이 안치돼 있다.
그간 종교와는 무관한 삶을 살던 우리 부부가 요즘 불교에 관심이 많다.
이미 마눌님은 신자가 되었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부처님께 삼배만 올려도
마음이 편안해 진다니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솔직히 개인적인 생각엔 그 어떤 종교보다 불교가 철학적으론 한 수 위라고 나는 생각한다.
부모님은 물론 친형제 가족이라도 믿지 않음 지옥에 빠져 고통 받더라도
저혼자 믿어 천당 가겠다는 종교보다 지옥에 빠진 수많은 중생들을
다 구제하지 못하면 극락세계가 무슨 소용이냐란 철학을 가진 불교가
나는 훨씬 더 위대해 보인다.
그런데...
그렇거나 말거나 솔직히 아직까진
나는 내 삶을 종교에 위탁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얼마후 우린 화암사를 떠났다.
원래 오늘 우리의 계획은 방태산 백패킹이다.
그런데...
전날 아주 짧은 코스의 신선대를 오르면서도
높은 습도와 더위에 질려버린 초록잎새가 도저히
체력적으로 힘겨워 방태산은 못 가겠다 하여 코스를 급 수정했다.
그렇다면 ?
그래~!
차량으로 쉽게 올라갈 수 있는 함백산 정상이다.
그곳으로 향한길...
이른 아침부터 함백산을 가봐야 마땅히 할일도 없다.
그래서 우린 가는길에 아직 미답인 안반데기에 들렸다.
안반데기...
그렇게 큰 기대 없이 찾아든 곳인데
오우~!!!
멋지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이국적인 풍광에 우린 반해 버렸다.
참 잘왔다.
이정도면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 찾아와도 좋겠다.
다만 아쉬운건...
이런 멋진 풍광을 담아야 할 디카가 맛이 가는 바람에
핸폰으로 모든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던게 내내 서운함으로 남았다.
안반데기 산책을 끝낸 이후.....
한산한 국도를 이용해 산산첩첩 예전의
탄광촌을 찾아가는 드라이브를 즐기며 여유를 부리던 우린
마침 때가 되어 찾아든 음식점에서 황태구이 정식을 시켜 맛나게 식사를 끝냈다.
솔직히...
속초시내의 만오천냥 짜리 물회보다
만삼천냥 짜리 이곳의 황태구이가 훨~ 푸짐하고 맛도 좋았으며 저렴했다.
쥔장은 또 어찌나 친절한지 ?
우린 백패킹에 쓸 3리터짜리 물주머니의 식수를 여기서 채웠다.
(함백산 실제 이동 동선)
식사를 끝낸후 도착한 만항재....
정상 가까이 차로 가자는 내 말에 마눌님이 그런다.
그래도 기본은 걸어 줘야죵~!
헐~!!!
그래서 우린 마눌님의 원대로 이곳부터 걸어 올랐다.
마눌님이나 나나 이곳은
야생화가 지천인 계절과 한겨울에 찾았던 곳이라 익숙한 등로다.
천천히 걸어도 시간이 너무 남아돈다.
그러니...
이렇게 쉬기 좋은 평상을 만나면
무조건 디립따 누워 자연과 한몸이 되는 시간을 갖으며
갖은 해찰을 떨던 우린 드디어 창옥봉을 넘긴다.
그러다...
한차레 빡신 오름질을 하던중.
이런~!
제대로 퍼붓던 소낙비까지 만난 끝에 우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엔 운무가 가득하다.
당연히 도무지 뭐 뵈는게 없다.
바람은 또 어찌나 사납던지 ?
솔직히 함백산이 국립공원에 편입된지도 모른채 찾아든 우린
박지로 점 찍어둔 헬기장에서 혹시 단속 나올지 모를 국공이 두려워
마냥 기다리다 저녁이 다 되면 텐트를 치기로 했다.
그런데...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고 일단 지금 당장 춥다.
그때 마침 이곳 인근으로 백패킹을 온 산우들이 만항재 아래에
자릴 잡았단 소식을 알려왔다.
우린 한동안 고민하다 그쪽과 함류키로 결정후 임도를 따라 걸어 내려왔다.
되돌아 내려선 만항재에서
차를 몰아 운탄고도길을 따라 내려서다 산우들을 만났다.
다들 환대하며 맞아 주시니 순간의 선택은 훌륭했다.
이곳엔 먹거리가 지천으로 널렸다.
뜻밖에 함평의 백사님도 뵐 수 있었는데
그분은 새우 한박스는 물론 직접 농사지은 옥수수 고구마와
요즘엔 흔하지 않은 노지 참외까지 챙겨와 먹보 산찾의 입을 즐겁게 해 주셨다.
흐미~!
역시 천고지가 넘는 고원이라 기온이 다르다.
춥다.
저녁밥을 짖는 밥솥에 손을 쬐는게 절대 연출이 아니다.
ㅋㅋㅋ
어느덧....
고원에서 맞이한 저녁 노을을 보낸 후
무수히 흐르던 별빛마냥
산우들의 정으로 아름다운 추억을 아로세긴 밤을 보낸 후...
다음날 우리 부부는 산우들과 이별후 무사히 귀가를 했다.
이날....
집에 도착하여 짐을 정리하다 문득 하늘을 보니
오우~!
요즘 보기힘든 무지개가 떳다.
3박4일...
계획대로 실행되진 않았지만
무심히 처다본 하늘에 걸린 무지개처럼
정겹고 아름다운 산우들 덕택에 3박4일의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었슴에 이글을 빌어 감사를 드린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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