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계룡산

산행일 : 2018년 7월04일 수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어떻게 : 학림사~지석골~배티재~남매탑~삼불봉~관음봉~동학사~학림사

 

 

7월이 시작되자 마자

장마전선이 어김없이 몰려오고 있다.

비의 여신이란 이름의 태풍7호 쁘라삐룬은 내가 쉬는날만 골라 비를 뿌린다.

나에겐 참 얄미운 장맛비다.

그런데...

전날밤까지 내리던 비가 아침이 되자

얼러려~?

반짝반짝 햇살이 내리쬔다.

마눌이 베란다 거실창을 열어 제키며 호들갑을 떤다.

 

"하늘이 넘 이뻐요~!"

"어디 가까운데라도 가요."

 

그래서 나선길....

박정자를 지나 학림사로 방향을 튼다.

그리고 시작된 걸음이 자연사 박물관을 향했다.

 

 

 

언제 와 봤던가 ?

정말 오랫만에 찾아든 지석골이다.

 

 

 

학림사 입구를 지나자

 

 

 

지석골에서 흘려 내린 계곡물이 참 맑고 깨끗하다.

지난밤 내린 비에 수량도 제법 많다.

 

 

 

 

학림사를 지나 숲속에 든다.

 

 

 

얼마후 매표소를 지나며 시작된 걸음은

장군봉에서 연결된 능선을 만나기까지 울창한 숲속길이다.

그런데....

습도가 장난이 아니다.

천천히 걷는 걸음인데도 온몸은 후줄근하게 젖었다.

마침 부지런한 노년의 산객이 내려오다 우리 부부를 보더니 그런다.

 

"오늘은 식수가 많이 필요한 날씹니다~"

 

 

 

 

설렁 설렁 걷던 걸음이 배티재에 이른다.

그곳엔 여려 사람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 무리중에 한 여성이 내 눈길을 잡았다.

처음엔 세상에 참 닮은 사람도 많구나 했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하다.

상대편 여인도 나를 힐끗 처다보다 곧 되돌아 서는가 싶더니

가던 걸음을 멈추며 나를 또렷이 처다본다.

서로 눈이 마주친 순간 우린 손가락으로 상대편을 가르키며 파안대소를 했다.

초록잎새가 반가워 어쩔줄 모른다.

ㅋㅋㅋ

 

 

 

안 중례님...

역시 산꾼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녀도 아침에 먹구름을 뚫고 나온 햇살을 본 순간

무작정 베낭에 간식과 물만 넣어 계룡산을 찾아 왔단다.

 

 

 

쉬엄쉬엄 함께 걷기로 했다.

오늘 같은날은 하루종일 산중에 있어도 좋은날이다.

우린 남매탑에 도착해선 간식을 나눠먹은 후엔

상원암에 들려 식수를 보충해 삼불봉을 향한 오름질을 시작했다.

 

 

 

금잔디 고개 갈림길....

진향방향 반대편엔 넓직한 데크가 있어 올라가 또 다리쉼을 한다.

 

 

 

삼불봉을 향한다.

맑고 투명하던 하늘이 점차 구름이 몰려든다.

따거운 햇살을 가려줘 그것도 나름 괜찮다.

 

 

 

숱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그중에서도 당연한 화제는 얼마전 내가 다녀온 캐나다 로키다.

안중례님은 관광 버전으로 예전에 이미 다녀왔단다.

트래킹으로 못 간 아쉬움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우린 옛날 함께 갔던 네팔의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트래킹때로 이야기가 옮겨갔다.

그때의 추억은 아마도 죽을때까지 잊지 못 할 거다.

어디든 여행은 사람이 제일 중요하단걸 그때 우린 다함께 느꼈다.

그때 그 산우들을 우린 잊지 못 한다.

 

 

 

국내 산행을 함께 오랫동안 이어온 산우들도

함께 길게 여행을 하게 되면 전혀 몰랐던 그들의 숨겨진 본성을 들어낸다.

가려지고 은페되어 몰랐던 민낮을 보게 될때의 당혹감이란 ?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그 사람을 가장 잘 알 수 있는건 그래서 함께 길게 여행을 하면 된다.

 

 

 

여행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기본이 돼야 한다.

그런데 그게 참 쉽지 않다.

아울러...

항상 말을 조심해야 한다.

言格(언격)은 人格(인격)이다.

말의 격이 곧 그사람의 격을 결정한다.

이번 로키 트래킹은 크게 모난 사람도 없고 튀게 행동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이상하게 서로 겉도는 듯 화합하지 못한건 일부

산우들의 언행이 차지한 비중이 아주 큰 것 같았다.

함부로 생각없이 내뱉던 말에 상처입고 아파하던 산우들...

그 바람에 물과 기름처럼 겉돌던 그룹간 불협화음이 진행자를 곤혹스럽게 했다.

 

 

 

그래 그런지 오늘따라

셩현들의 가르침이 가슴에 와 닿은다.

 

一言九鼎 (일언구정) 말 한마디가 가마솥 9개 무게는 되어야 하고

一諾千金 (일락천금) 한번 한 약속은 천금보다 더 귀중하다.

 

 

 

가진게 힘뿐이 산찾사라

체력으로 해결하라면 자신 있는데

인간관계를 조화롭게 조율하는데 정말 미흡하다.

이문제가 내겐 영원한 숙제다.

지식은 마음에 담는거고 지혜란 뿜어 내는거라 했다.

나에겐 얕은 지식뿐이라 무식한건 당연한데 지혜마저 모자라니

어쩜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딘장~!!!

 

 

 

산중을 거닐며 안중례님도

그간 마음깊이 뭍어 두었던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진중하며 이해심이 깊은 그녀라 감내 할 수 있었던 사연들이다.

어쩜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입장만 헤아리는지 ?

ㅋㅋㅋ

 

 

 

두여인...

참 잘 어울린다.

자주 만나 이런 산행으로 정을 나누면 좋겠다.

 

 

 

습도가 높아 그런가 ?

한낮이 되자 여기기기 능선 골짜기엔 운무가 피어 오른다.

순식간에 덮였다 사라지다를 반복하는 운무의 향연을 오랫만에 본다.

멋지다...

 

 

 

 

 

 

느릿느릿 걷던 걸음이 자연성능에 이른다.

그사이 몰려든 짙은 운무가 관음봉을 삼켰다.

 

 

 

이제부터가 계룡산에서 제일 아름다운 구간인데

아쉽지만 운무에 뭍힌 능선을 따라 우린 관음봉까지 걸었다.

 

 

 

 

 

 

 

 

 

 

 

 

 

 

짙은 운무를 뚫고 올라선 관음봉...

기념사진을 남긴후 습기를 잔뜩 머금은 바람이나

그래도 시원하게 느껴지던 관음봉아래 데크에서 맛나게 점심 식사를 끝낸 우린

 

 

 

동학사로 향한 가파른 계단을 걸어내려

 

 

 

 

길게 떨어지는 은선폭포를 경유하여

 

 

 

 

동학사에 다가갈 쯤....

까잇거...

갖은게 시간뿐이라 탁족의 여유로움을 즐겼다.

 

오우~!!!

시원해.

 

 

 

 

 

 

 

산행을 끝낸 후....

안중례님이 이끄는대로 못 이긴척 따라 들어선 음식점에서

 

 

 

도토리 무침과

 

 

 

푸짐한 해물파전을 앞에놓고

헤여짐이 서운한 우린 맛좋은 음식을 아껴가며 먹었다.

그런후엔 또 한참이나 식탁에 앉아 정담을 나누며 끈끈한 정을 나누었다.

우리 부부에겐 아주 소중한 인연이신 안중례님이라 그런지

산중에서의 뜻밖에 만남이 더 반가웠다.

덕분에 우리 부부는 다른 어느날 보다 더한  행복을 누렸다.


 

 

함께 하신 안중례님께 깊은 감사 드립니다

산찾사.이용호

 

(동영상으로 보는 계룡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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