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일차 : 2018년 1월18일(목)  

- 08:00  출루 시야프루(2250M)

- 10:55~12:20  묵하르카(Mu-kharka 2950m)에서 중식

- 14:25~15:05  촐랑파피(3584m)

- 16:45  라우레비나 야크(3910m)

 

 

  (고사인쿤드 실제이동 동선 = 노란색 실선)

 

 

전날 아주 잘먹고 잘 주무신 덕에 다들 일찍 일어났다.

살그머니 에개해 형님의 방문을 열어보니 체르고리 정상 등정의

피로를 말끔하게 떨처 버린듯 이쁘게 단장하고 벌써 떠날 채비중이다.

 

 

 

오늘도 변함없는 6.7.8 패턴대로 정각 8시 출발이다.

우리는 출루 시아브루의 롯지를 떠나 산골 마을의 골목길을 걸어 올랐다.

 

 

 

산골마을 꼭대기엔 초르텐이 세워진 사원이 보인다.

사원입구 민가의 벼름박엔 아주 커다랗게 영문표기로 GOSAINKLIND라

써놓고 화살표로 방향 표시까지  해놓아 고사인쿤드 가는길을 가르키고 있다.

 

 

 

초르텐이 있던 사원에서

조금만 더 오르면 촐랑파티와 신곰파로 길이 또 갈린다.

처음 우리 패키지 일정은 신곰파로 가서 다음날 고사인 쿤드까지 가게 돼 있다.

아마 일정대로 햇다면 ?

다들 힘들어 초죽임이 됐을게 뻔하다.

다음날 신곰파에서 고사인 쿤드까지 가려면

이미 고산에 적응된 몸이라 해도 하룻만에 1030m를 올리는 장거리 산행은 무리다.

 

 

 

어느새 발걸음이

출루 시아프루의 산골 마을을 멀찌감치 밀어내고

 

 

 

설산이 보이기 시작한

산 중턱에 이르러 휴식을 취하는 사이

 

 

 

우리의 한식 요리사팀이 추월을 시작한다.

 

 

 

다시 시작된 걸음....

진행방향 좌측으로 설산이 보인다.

랑탕2봉이다.

금숙님이 그런다.

"일정내내 저놈의 랑탕 2봉에서 벗어나지 못 하네 그랴~!"

ㅋㅋㅋ

그러고 보니 뛰어봣자 우리는 이곳에선 부처님 손바닥이다.

 

 

 

오늘도 나와 정여사님은 맨 후미...

 

 

 

은근과 끈기의 대명사 금숙님은

그저 남 쉴때도 뚜벅 뚜벅 앞선 사람들을 꾸준히 잘 따라간다.

힘들어도 힘든 내색 한번 안하고 찡찡대는 법이 없으니

난 그저 그거 하나 만으로도 정여사님이 이쁘다.

 

 

 

그렇게 여유로운 걸음으로 도착한 곳....

 

 

 

Mu-kharka(2950m)의 롯지다.

도착한 시간이 오전 10:55.

좀 이른 시간인데 한식 요리사들이 식사 준비를 할 수 있는 곳이

이곳 뿐이라니 우린 이곳에서 마냥 퍼저 놀면서 식사가 준비되길 기다렸다.

 

 

 

(롯지의 여주인과 아들)

 

 

 (롯지 주변의 풍광...정면에 보이는 설산은 가네스 히말)

 

 

  (묵카르카의 현지인과 설산)

 

 

점심 식사를 끝내고

어느정도 소화가 되길 기다렸다 다시 또 출발을 했다.

코스를 변경하니 여유가 있어 참 좋다.

 

 

 

 

힘겨운 오름질....

쉴만한 곳이면 어김없이 우린 다리쉼을 햇다.

도중에 만난 초르텐에서 휴식후 다시 시작된 숲속길은

 

 

 

 

그간 보이던 네팔의 국화 랄리구라스를 대신한 울울창창 침엽수림 가득한 숲속이다.

 

 

 

다들 힘들게 가파른 오름질을 이어간다.

그러다...

하늘을 가린 침엽수림의 숲속을 벗어나게 된 순간 이정표가 우릴 맞아준다.

이정표엔 이곳이 3550m 촐랑파티 그리고

출루 시아프로 4:30에 반대편 라우레비나는 1시간 거리로 표기해 놓았다.

점심식사후 휴식 포함해서 놀며 쉬며 걷던걸 생각하면 대략 맞는것 같다.

그렇다면 ?

오우~!

오늘 숙소로 예정된 라우레비나는 1시간 거리이니 이미 다 온 거나 만찬가지다.

 

 

 

 

올라선 촐랑파티....

롯지엔 사람하나 볼 수 없는 터~엉빈 건물이다.

랄리구라스가 필땐 트래커들로 발 디딜틈이 없는곳이

비수기는 이렇다 하니 그 한가로움이 오히려 나는 더 좋은것 같다.

우린 또 이곳에서 한세월을 보내며 시간을 보냈다.

이젠 뭐~!

한시간만 걸으면 되니 굳이 서둘 이유도 없다.

처음 예정대로 고사인 쿤드의 롯지까지 가야 했다면 ?

ㅋㅋㅋ

아마 똥줄타게 걸어야 했을거다.

 

 

 

너무 쉬었나 ?

포터들을 먼저 보내기 위해 더 길게 쉬어 가자던

메인 가이드 마누의 요청에 좋아라 하던 산우들이 이젠 실증을 낸다.

다들 슬그머니 베낭을 메고 가이드를 물끄럼히 처다본다.

그런 산우들을 대신해 내가 발걸음을 재촉했다.

 

"땀 식어 춥다"

"마누야~!"

"그만 가자~!"

 

 

 

라우레비나 야크로 향한 오름길....

천상의 하늘길이다.

다들 걷다가 되돌아 보고 걷다가 되돌아 보길 반복한다.

 

 

 

 

 

 

 

 

지금껏 랑탕 트래킹을 하며

걸었던 코스중 이곳의 풍광이 제일 멋지다.

맨 왼쪽부터 다울라기,마나슬루,가네쉬 히말로 이어지는 설산이 황홀하다.

다음날은 어떨지 모르지만 우야튼 오늘 조망이 짱~이다.

 

 

 

 

그렇게 걸어와 그곳을 도망 갔어도

역시나 부처님 손바닥인 듯 랑탕봉은 지척이다.

가네쉬 히말로 이어지는 능선 바로앞 우측의 설산이 바로 랑탕리웅...

 

 

 

 

 

 

드디어 도착한 우리의 안식처 라우네비나 야크의 롯지...

여러 롯지중 유일하게 한곳만 열었다.

나머지는 다 빈집.

 

 

 

각자 배정된 방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와 롯지 부근을 서성대며 풍광을 즐겼다.

아직 해가 저물려면 멀었다.

양지쪽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며 난 하염없이

설산의 능선을 바라보며 멍~ 때리기에 돌입한다.

아무 생각 없이 나 자신마저 내려 놓고 산장 뒷편에 올라 나홀로 그렇게....

 

 

 

 

 

 

좀 이른 식사후엔 저녁노을을 감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더 빠르게 햇님이 꼴까닥 넘어가 서운하긴 햇지만

해가 지고도 그 잔영은 오랫동안 산정에 머물며 외로움에 젖은 산객을 위로했다.

 

 

 

 

 

 

 

 

 

일찍 잠들어 그랬나 ?

실컨 잘 잤다 생각해 일어나 시계를 보니

흐미~!

이제 겨우 날을 넘기고 있다.

주섬 주섬 옷을 주워입고 산장 밖으로 나가보니

와우~!!!!

하늘엔 무수한 별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뿐인가 ?

어릴적 한여름 마당에 깔아놓은 멍석에 누워

바라보던 밤하늘에 길게 꼬리를 물고 떨어지던 그 유성을

그날밤 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동영상으로 보는 랑탕 트래킹 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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