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부산
어느날 : 2016년 12월16일(금)~18일(일) 2박3일
누구랑 : 산찾사 + 초록잎새
1일차 : 12월 16일 금요일 다대포 둘레길
초록잎새랑 겨울 여행을 준비한다.
화려하게 보내려던 결혼기념 30주년이 물거품 처럼
사그라든 지금에서야 이젠 좀 몸과 마음이 추슬러지자 초록잎새는 몹시 서운해 했다.
그래서...
올 한 해가 저물기 전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는 초록잎새를 데리고 부산을 향한다.
맺힌게 있으면 바다로 향하고 결의를 다진 출발을 하려면 산으로 향하라 했으니
모든걸 다 받아 준다하여 바다라 부른다는 의미가 깃든 바다를 찾아가
올 한해 우리 부부가 겪어야 했던 참혹했던 기억들을 죄다 버리고 오련다.
계획없이 갑자기 떠난 여행인지라
모든게 부실함은 급하게 구입한 KTX 좌석의 역방향에서 부터 들어났다.
아직은 온전치 못한 몸이라 그런지 멀미까지 하던 초록잎새가 갑갑증에서 벗어나
해방을 맞이한 부산역 광장은 그러나 모질게도 쌀쌀맞은 날씨가 우리 부부를 맞이한다.
갑자기 급 직전으로 떨어진 추위를 피해 따스한 남쪽 나라를 찾아 왔는데 순간 당혹 스럽다.
아니 황당하다.
추위를 피해 종종 걸음으로 부산역 맞은편 버스 정류장의 바람막이에 들어서자
다대포로 향하는 1000번 직행 시내버스가 바로 들어온다.
휴~!
다행이다.
(다대포 둘레길 개념도)
버스안은 안온하다.
햇쌀도 따사롭고 하늘은 푸르고 투명하여 맑다.
이런날도 그리 흔치 않을 듯 한데 문제는 그놈의 바람이다.
다대포 해수욕장을 한 정거장 앞두고 내린 도심에서
우리 부부를 맞아 준것도 역시 온몸을 송곳처럼 파고든 바닷 바람였다.
순간 정신이 사납다.
준비한 개념도에 그려진 원모텔을 확인하여 방향을 잡자마자
거침없는 발걸음이 몰운대를 향한건 우선 칼바람 부터 피해 보자는 마음였다.
몰운대...
부산 사하구 다대동에 위치하며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27호다.
구름속에 빠저 보이지 않는 섬이란 뜻을 품고 있다.
몰운대의 숲속에 들자 바람이 잦아 든다.
비로소 마음엔 평화가 몸으론 따스함이 찾아든다.
오늘 다대포 둘레길은 20키로 남짓....
거의 평지 수준이니 한시간에 4키로를 걸어 준다면 5시간이면 된다.
건강 했을때 초록잎새의 컨디션이면 문제 없을 테지만...
글쎄~?
그냥 걷다가 힘들어 하면 바로 도심으로 내려 설 수 있는게
다대포 둘레길이니 코스에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냥 몸이 허락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걷는데 까지 걸어 볼 참이다.
첫 갈림길에서 우린
화손대를 가르키는 이정표를 따라 끝까지 걸었다.
숲속을 벗어나 바닷가로 향하자
또다시 그놈의 거센 바람이 거칠게 우리 부부를 밀어낸다.
몰려드는 추위에 순간 몸이 옴추려 든다.
그래도 기온이 낮아 그런지 시야는 차~암 좋다.
쥐섬과 손섬을 둘러 싼 바다는 그야말로 블루빛인데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반짝인다.
화손대...
주위 풍광이 아름답다.
마음 같아선 퍼질러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한동안 멍~을 때리고 싶은데 가야할 여정도 길고 마음도 몸도 춥다.
되돌아 나와 다시 숲속에 들자 따사로움이 반긴다.
오늘은 바람만 없으면 참 좋은 날씨다.
한동안 아열대성 푸르름을 간직한
숲속으로 이어지던 오솔길이 또다시 바닷가 날벼랑으로 우리 부부를 이끈다.
몰운대의 절경이라 알려진 전망대로 향한 길이다.
몰운대 전망대의 길이 끊긴곳은 날벼랑의 군막사 초소였다.
예전 초병들은 거센 바닷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외롭게 이곳을 지켰을 것이다.
몰운대 전망대는 침운대로 불리기도 한다.
대란 이름이 붙은곳은 일단 그 아름다움이 보장된 곳이다.
한때 초병들의 안식처가 되어 주던 초소에서 우린 뜨거운 커피를
음미하며 망망대해가 펼쳐진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휴식에 들었다.
아름다움에 쉽게 떨어지지 않던 전망대를 뒤로 한채
우린 유형 문화제 3호의 다대포 객사를 끝으로 몰운대 둘레길을 끝냈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1시를 향하고 있다.
일단 어디서든 요기를 해야 한다.
날이 춥다 보니 국물이 시원한 해물 칼국수를 먹고 싶다는
초록잎새의 말에 몰운대 입구의 음식점에 들려 칼국수를 시켰다.
그런데...
한참 맛나게 식사를 하던중 굉음소리에 놀라 처다보니
ㅋㅋㅋ
거센 바닷바람에 문짝이 날아가 떨어지며 유리창이 박살이 난다.
들어설 때 보니 부실해 보여 불안 불안하던 문짝였는데 주위에 사람이 없던게 다행이다.
식사후 다시 이어진 둘레길은
원목 데크의 편안한 길인데 노을정으로 이끈다.
다대포 해수욕장의 노을정....
이곳에서 바라보는 석양이 유명 하덴다.
낙조는 선홍빛으로 물들며 바다건너 가덕도의 연대봉으로 떨어진다고...
다대포 둘레길이 바다와 이별하며 아미산으로 방향을 튼다.
그곳은 알록달록 색칠을 한 환경시설 공단 건물 옆 언덕을 지그재그로 연결한 데크길이다.
힘겹게 올라선 원목계단의 왔던길을 되돌아 본 순간.
시원하게 펼쳐진 풍광에 막힌 가슴이 한순간 뻥~ 뚫린 느낌이다.
순간...
예전 아내와 단둘이 가덕도 연대봉을 찾아 걸었던 추억이 되살아 난다.
그때 우리가 걸었던
가덕도를 배경으로 셀카를 남겨주고...
몰운대 성당을 지나
우린 아미산 전망대를 찾아 든다.
전망대로 향하는 데크의 이정표에 포토존이란 팻말이 있어 걸어 보았다.
그곳의 조망이 참 아름답다.
바다건너 가덕도와 함께 발 아래엔
해안을 따라 길게 늘어선 단조로운 건물마저 그림이 될 수 있슴을 확인한다.
안온함이 깃든 전망대 건물안...
그러나 느낌은 그 아래의 포토존만 못 하다.
아미산 전망대를 빠저 나온 우린
한동안 아파트 빌딩 사이를 이리저리 세심하게 살펴가며
둘레길을 찾아 걸어간 끝에 아미산 들머리가 되는 홍티고개에 도착한다.
드디어 시작된 숲속길....
임도 수준의 넓직한 숲속길엔 솔향이 그윽하다.
길 또한 완만하여 걷기엔 그만인데
그길의 끝자락엔 봉화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바로 아미산 정상이다.
봉화대는 한눈에 봐도 복원된 건축물이 확실하다.
봉화대가 있는곳은 어디든 막힘이 없다.
따라서 조망 하나는 기막히다.
오늘은 미세먼지 하나 없는 깔끔한 날씨라
하늘은 더욱 푸르고 그 하늘아래 도심 또한 맑고 투명하여 아름답다.
낮고 유순한 아미산이 참 마음에 든다.
훗날 다시 찾아 온다면 여름밤이 좋겠다.
우거진 솔숲의 향기로움에 시원한 바닷바람 한줄기는 땀을 식혀 줄테고
넓직하고 완만한 둘레길을 걸으며 내려보는 도심의 야경이 황홀함을 안겨줄게 분명하다.
얼마후...
아미산을 내려서며 잠시 방심 하던 난 큰 실수를 범했다.
이런곳에서 설마 길을 잃어 ?
느낌이 안좋아 확인한 순간엔 이미 늦었다.
정상에서 우측길로 향했어야 했는데 직진을 한 우린
그때 바로 되돌아 갔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텐데 오솔길이 너무 좋아
우린 내처 그냥 그길을 따라 걸어 내렸다.
그리하여 도착한 하산지점이 백련암...
두송반도 까지 걷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다시 되돌아 걷기엔 힘들것 같다.
아직은 힘이 남아 있는것 같아 초록잎새에게 선택권을 준다.
마눌님...
일단 또 걷는데 까지 가보자 하여 되돌아 가기로 한 우린
아미산 정상아래 갈림길에서 서림사를 향한 오솔길로 방향을 틀었다.
개념도에 그려진 돌탑을 지나
서림사를 지나 육교를 건너
두송반도로 향하려던 나를 초록잎새가 붙잡는다.
"서방님 나 지금 죽을만큼 힘들어요~!"
" 나 환자로 안 보이지~?"
헉~!
아무말도 안하니 괜찮은줄 알았는데...
역시나 곰탱이 울 마눌님의 참을성 하나는 끝내준다.
아직 해는 중천이나 이만 둘레길을 접는다.
내일은 부산에 살고 있는
마눌님의 사촌 처형부부와 함께 부산 관광모드를 즐기기로 한 우린
내일 두 부부가 만나기 좋은 서면으로 이동하여 저녁식사후 깔끔한 모텔의 숙소에 들며 하루를 정리 했다.
(다대포 둘레길의 여정을 담은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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