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운남성 차마고도 호도협 & 신들의 땅 메리설산

         산행일 : 2016년 5월31일(화)~6월08일(수) 8박9일

         누구랑 : AM 트래킹 산우님들

   4일차 : 2016년 6월03일 금요일    

- 08:00   번즈란 홍은 대반점

- 11:52   메리설산 매표소

- 12::35  시땅온천

- 14:05~14:12  첫 휴게소

- 15:55  두번째 휴게소

- 16:50  고갯마루 (남중패스 3700m)

- 18:35  상위뻥 제일관경 객잔  

 

 

   (메리설산 개념도)

 

 

번즈란 홍은호텔...

이른아침 부터 우린 길 떠날 준비로 분주하다.

오늘은 일정중 가장 힘든 하루가 될 것이다.

메리설산 까지는 대략 110키로를 더 달려 가야 한다.

내 생각 같아서는 페리라이스 또는 더친까지 가서 숙소를 정해야

다음 일정이 수월할 텐데 메리설산과 야딩의 갈림길이 되는 교통의 요지

번즈란에 숙소를 잡은건 아무래도 미쓰다.

그래도 어쩌겠나 ?

해가 길어 다행이지 짧은 계절에 오면 시땅온천에서

위뻥 마을까지 가려면 야간 산행도 각오를 해야 될 시각이다.

그래서...

만약을 대비하여 산우님들께 헤드렌턴과 후레쉬를 준비하라 일러 뒀다.

오늘은 마땅히 먹을만한 음식점도 없고 굳이 해야 된다면 위뻥을 넘어가는 도중

휴게소 매점에서 중국의 라면을 사 먹는 방법 밖에 없어 점심은 이동식으로 준비했다.

 

 

 

한동안 진행방향 좌측의 백마설산을 보며 달리다

예전에 볼 수 없던 터널을 빠저나온 버스가 페리라이스를

좌측에 밀어놓고 더친을 향해 달린다.

그런 우리들 눈에 가끔씩 중국의 젊은이들이 눈에 띈다.

라싸까지 걸어서 또는 저렇게 자전거로 몇달에 걸처 고행길을 자처한

종주 여행이 지금 중국 젊은이들의 사이에 열풍처럼 번지고 있다.

대단하다.

저들은 중국 고위층 자녀들이다.

중국의 미래가 그래서 더 두렵고 무서운 존재란 생각이 든다.

 

 

 

계속되는 내리막길...

꼬부랑 대며 경사를 낯추는 도로에서 바라보는 메리설산이 신비롭다.

 

 

 

오늘 우리는 저 앞의 능선을 넘어가

2박3일을 메리설산 품속에서 지내야 한다.

 

 

 

드디어...

시땅을 향한 관문 매표소에 도착하여

 

 

 

비래사,페리라이스,월량만까지

메리설산 주변의 관광지를 어거지로 포함시킨 

종합세트 바가지 요금을 부과한 입장권을 구입한 우리는

 

 

 

시땅을 거처 산행 들머리 시땅 온천에 도착햇다.

이곳은 3년전만 해도 시땅 온천을 가려면 비포장에 협소한 도로라

빵차만이 유일하게 다닐 수 있었는데 이젠 깔끔하게 도로가

포장이 돼 있어 편안한 이동을 할 수 있었다.

 

 

 

시땅온천에서 짐을 분리해 당일 산행에 필요한

간식과 식수만 챙겨 베낭에 메고 나머지 짐은 당나귀에

실려 보낸 후 우리팀은 서서히 위뻥을 향한 오름질을 시작했다.

 

 

 

우리 일행중...

어제 체력이 고갈된 비담님..

그리고 걸어가도 될 것 같던 이츠수 부부가 말 트래킹을 선택했다.

물론 비용은 개인 부담인데 AM 트래킹과 현지 로컬 여행사와 사전에

조율했던 요금보다 더 저렴한 계약을 했다.

 

 

 

등로는 임도수준의 대로...

예전 경험에 의하면 첫 휴게소 를 지나 숲속길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게 웬일~?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임도길이 줄창 이어지고 있다.

아마도 새로 길을 넓혀 낸게 틀림없다.

 

 

 

뙤약볕에 짜증이 인다.

그러나 다행인건 걷는 내내 백마설산의 아름다운 풍광이 조망된다.

 

 

 

아울러...

등로 주변엔 두견화가 절정이다.

 

 

 

어느덧 두번째  휴게소를 넘긴 우리팀.

 

 

 

비로소 숲그늘이 드리운 등로를 따라 걷게 되었는데

그러면 뭐 하나~?

가파른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어느덧 시간은 야금 야금 잡아 먹히는데

그러나 다행인건 해가 중천이다.

 

 

 

결코 서둘지 않고

다함께 천천히 끈질기게 걸어 오른 우리들은

드디어 남중패스 3700M의 고갯마루를 넘겼다.

 

 

 

이 고개만 넘기면 다 온거나 진배 없다.

아직까지 다들 고소증세를 보인 산우가 없어 천만다행이다.

이젠 넉넉잡고 2시간만 걸어 내려가면 상위뻥 마을이다.

 

 

 

상위뻥 마을까지 이어진 내리막길....

그 길에서 황홀하게 우릴 맞아준 메리설산의

자태에 홀려 버린 산우들 모두가 내려설 마음이 없나보다.

이젠 지칠법도 하여 얼른 숙소에 들고 싶은 생각이 들 텐데 어찌된 일인지~?

 

 

 

겨우 겨우 찾아든 상위뻥 마을의 제일경관 객잔...

내가 예전에 묵었던 그 호텔이다.

이곳 호텔의 조망이 참 좋아 마음에 든다.

저녁 식사후 호텔 침대에 앉아 밖을 내다보니

메리설산 아래 불빛에 반짝이는 하위뻥 마을이 아름답게 내려 보인다.

 

 

 

힘든 하루였다.

그러나 모든 산우가 별 탈 없이 무사히

남중패스 3700고지 넘겨 상위뻥 마을에 안착하여 다행이다.

다들 고소증세 없이 오늘밤을 잘 넘겨야 할텐데....

 

  5일차 : 2016년 6월04일 토요일         

- 09:05  상위뻥 제일 관경객잔

- 10:05~10:10  하위뻥 마을

- 12:40~12:50  신폭

- 13:40~14:35  산장에서 중식

- 16:35 상위뻥 제일 관경 객잔

 

 

상위뻥 마을에 아침 햇살이 드리운다.

편안하게 우린 침대에 누워 아침을 맞이했다.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자 제일 뽀죽하게 솟아 오른 멘츠무봉(6054M)이 붉게 변한다.

햐~!!!!

아름답다.

 

 

 

씻을 생각도 없어 디카만 들고

산장을 배회하며 한없이 평화로워 보이는 하위뻥 마을을 담는다.

 

 

 

또한...

객잔의 유리창에 비친 메리설산이 아름다워 그 모습도....

 

 

 

어느덧...

여린 아침 햇살이 물러나자

메리설산은 붉은빛에서 다시 순백의 모습으로 우릴 맞아준다.

 

 

 

참 한가로운 시간이다.

오늘은 신의 폭포 즉 신폭을 왕복하는 트래킹이다.

메리설산 코라(순례)길중 가장 무난하고 쉬운 코스라 보면 된다.

시간도 남아도는 일정이라 맘껏 메리설산의 풍취에 빠저 즐기다 오면 될일...

 

 

 

드디어...

객잔을 출발하여 아랫마을 하위뻥으로 향한 우리는

 

 

 

상위뻥과 하위뻥을 이어주는 다리를 건너서

 

 

 

 

하위뻥 마을의 좁다란 골목을 지나

 

 

 

신폭에서 흘러 내려온

계곡을 건너 라마사원을 지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그런데....

어느틈에 선두는 이미 나의 눈에서 사라지고 없는데

후미는 하위뻥 마을의 아름다움에 푸욱 빠저 헤어 나오질 못한다.

그냥두면 안되겠다.

전체적인 진행의 조율이 필요하다.

 

 

 

부리나케 뛰어가 선두의 발을 묶어놓자

역시나....

후미를 의식해 애써 더디 걷던 선두의 볼멘 소리가 나온다.

ㅋㅋㅋ

당연하다.

선두나 후미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타당하고

지당하신 말씀이나 진행자의 입장에선 둘 다 수용하기 곤란한 일이다.

다행히 이곳은 갈림길이 없는 외길이다.

더구나 원점휘귀라 굳이 통제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선두는 마음껏 걷고 싶은대로 걸어가

신폭을 앞둔 마지막 산장에서 점심식사나 함께 하고

숙소는 각자 알아서 능력껏 걸어서 돌아오는 걸로 정리를 했다.

 

 

 

그렇게 하고 나자 편안해 진다.

족쇄가 풀린 선두는 신이나 벌써 시야에서 사라지고

풍광에 취해 예술사진을 찍고 싶어 이런 저런 연출로 시간에

구애 받지 않아 좋은 후미팀도 마냥 즐거운 분위기라 너도 나도 모두가 좋은 일이다.

이젠 각자 능력껏 산행하며 즐기다 안전하게 숙소로 돌아오면 될 일이다.

 

신폭으로 향한길은 한동안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완만한 육산인데

밀림으로 우거진 숲속이라 걷기가 참 편안하다.

그런데...

예전의 그 숲속의 등로가 많이 변했다.

전에 볼 수 없던 타루초가 너무 많이 걸려 있다.

그만큼 많은 순례꾼들이 찾아 오는건지 ?

 

 

 

걷다보면 타루초와 함께

순례꾼들이 걸어놓은 귀중품들이 간혹 눈에 띈다.

그들이 신이라 여긴 이곳을 찾는 순례꾼들 중엔 삶이 얼마 남지 않는

불자는 몸에 지닌 금붙이나 목걸이를 이곳 메리설산의 신들에게 받친다.

금반지와 옥으로 된 목걸이 중에 크리스탈로 코팅이 된 봉황새 문양의 금붙이가 눈에 띈다.

히야~!

이쁘다...

저건 가저갈까~?

다들 그 목걸이에 관심은 있으나

부정 탈까 두려워 그런지 만지지도 못 한다.

ㅋㅋㅋ

 

 

 

등로가 계곡과 멀어진 순간...

평탄하던 등로가 가파르게 치고 올라간다.

한동안...

비지땀을 흘리며 올라서자

비로소 안정을 되찾은 등로에선 메리설산이 더 가깝다.

이젠 신폭이 지척이다.

 

산장을 지척에 둔 등로엔 원목테크의 전망대가 있다.

그곳에서 산우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너무나 아름다워 가기 싫어 그랫나 ?

이곳으로 우릴 보내준 AM의 로고를 들고 광고 촬영 연출까지....

 

 

 

그곳 전망데크를 내려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산장에 도착하자.

이게 웬일~?

먼저 도착한 산우들이 식사를 하고 있으려니 했는데 아무도 없다.

고산에선 아주 가까워 보이는 곳이 실은 상당히 먼 거리임을 알아야 한다.

이곳 신폭도 손에 잡힐듯 가까워 보이나 왕복으론 1시간 이상이 걸린다.

당연 후미는 여기서 식사를 하고 가야 할 시각....

 

 

 

후미들을 제켜놓고 부리나케 선두를 잡으러 뛰기 시작했다.

겨우 신폭에 올라서자 그곳을 내려서던 선두 그룹과 함께 내려오던 가이드를 만났다.

선두그룹은 배가 부르면 걷기 힘들어 다녀와 점심을 먹으려고 그냥 왔덴다.

흐이구~!!!!

아마도 후미 그룹은 배가 고파 못 간다고 난리를 칠지 모를일...

가이드 한테 후미에서 식사를 하고 오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얼른 내려가 산장에서 밥을 먹이라 지시를 한 후...

 

 

 

비로소 여유를 찾고 주위를 둘러본다.

예전..

서울 잠실롯데 백화점 화요 여성부 회원님들을 인솔하여 왔을때

빙호 트래킹 일정을 끝내주고 난 다음 나는 이곳 신폭의 일정이 없슴이 안타까워

곧바로 내달리다 시피 하여 당일로 이곳까지 다녀갔다.

그때는 급한 마음에 제대로 보지 못하고 느껴 보지 못한 걸음이라 서운했는데
오늘은 맘껏 주위의 풍광을 즐겨본다.

 

신의 폭포....

라마불교 신자들이 신으로 받들어 모시는

이곳 메리설산의 신폭은 만년설이 녹아서 흘러 내리는

폭포에 몸을 맡겨 씻게되면 그동안 살아오며 지은 모든 죄업이 씻겨 나간다고 한다.

그래서...

그걸 믿고 낙수에 몸을 내밀던 신자들 중엔

때론 낙수와 함께 떨어진 얼음 덩어리에 맞아 즉사하는 일도 생겨 난다고 한다.

특히나...

지금처럼 해빙기엔 종종...

그렇게 죽은 사람들은 신도 용납할 수 없을 만큼 죄를 많이 지은걸까 ?

그 생각이 들자 더럭 겁이 난다.

살아오면서 행동으로만 못 옮겼을 뿐...

나쁘고 더러운 생각들을 숱하게 하며 살아온게 내 자신이기 때문이다.

ㅋㅋㅋ

 

 

 

터덜 터덜 되돌아 내려온 산장...

내려오며 만난 산우들은 다행히 배고픔 보다는

곧 만나게 될 신폭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뜬 분위기라 험악하진 않았다.

오히려...

변변치 못 할게 뻔~한 현지 음식이라

배고플때 먹어야 그나마 맛있게 먹을 수 있어 잘됐단다.

꼬렉~!!!!

흐이구~!

고마워라~!

 

현지의 신폭산장...

옷이며 식기 도구가 꼬질 꼬질하여

도무지 먹고 싶은 맘이 없는 산장의 총각이 볶음밥을 만들어 내준다.

 

 

 

그냥 때운다는 심정으로 반공기를 비워내자

뫼오름님이 라면을 끓였다.

모든 식구들을 다 먹일 수 없으니 있는 사람이나 먹으라는 라면.

햐~!!!

역시 라면은 산에서 끓여 먹는 맛이 최고다.

더구나...

외국에선 그 맛이 더 각별하다.

 

 

 

되돌아온 숙소...

하위뻥에서 상위뻥으로 올라오는 구간이 역시 힘들다.

멀지도 않은 3년전....

빙호와 신폭까지 두탕을 뛰었던 그때의 체력이 다 어디로 갔는지 ?

에구~!

에구~!

산찾사의 왕성한 체력도 세월앞엔 장사 없나 보다.

아~!

세월의 무심함이여~!

 

 

    6일차 : 2016년 6월05일 일요일          

- 08:30 상위뻥 숙소

- 10:20 고갯마루

- 17:00  상위뻥 숙소

 

 

아침을 여는 청아한 새소리에 잠이 깬 산찾사.

온몸이 가쁜하다.

부지런한 만보님은 벌써 산책을 나갔나 보다.

디카를 둘러메고 나와 산장주변을 배회하던 만보님을 불러

오늘은  상위뻥 마을 위에 위치한 원목데크 전망대로 향했다.

 

 

 

전망데크에 올라서자 마자

여린 아침 햇살에 설산이 붉게 변한다.

설산도 아름답지만 저 아래의 하위뻥 또한 아름답다.

상그릴라~

티벳어로 마음속의 해와 달을 뜻하는 단어다.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말한 상그릴라가 바로 저곳이 아닐까 ?

정말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마을이다.

 

 

 

전망대의 고요함이 어느순간 어수선함으로 변한다.

이른 새벽부터 장족의 순례꾼들이 들이 닥친것.

신산을 바라보는 그네들의 얼굴엔 희열로 가득하다.

어디서 부터 찾아 왔는지 ?

그네들의 삶 자체가 종교이다 보니

그들이 신성시 하는 설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달라 보인다.

 

 

 

시간이 지날 수 록

또다시 순백의 설산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다

숙소에 돌아온 나에게 안타까운 소식 하나가 전해 진다.

 

 

 

어제 까지만 해도

가장 활달하던 우리들님이 그만 몸저 누워 버린것.

평소 달팽이관에 이상이 있어 어지럼증이 있던 우리들님이

한밤중에 쏟아저 내리는 별빛을 보고싶어 잠을 안 주무시다 그만

컨디션 난조로 병이 도진거란다.

평소에 앓던 지병이라 약을 가져 왔고 하루정도 안정을 취하면

깔끔하게 낳을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고는 했지만 우리팀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만약...

내일 까지도 저러면 ? 

이곳은 오지중의 오지라 마땅한 이송 수단이 없어 곤란하다.

말은 못 탈것 같다 하시고...

그러나 오토바이는 가능 하다고 한다.

그래서...

미리 대비는 해야 될 것 같아

가이드에게 오토바이 한대를 수배해 놓으라 부탁을 해 놓았다. 

 

 

 

우리들님이 아예 아침식사도 못 하시겠단다.

그런 우리들님께 좀 있다 회복이 되면 드시라며 이츠수님이

한국에서 가저온 캔으로 된 죽 한그릇을 건네준다.

그리고...

룸메이트 비담님은 빙호 트래킹을 접고 병간호를 해 주시겠단다.

다들 너무나 고맙다.

우야튼...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떠나긴 하는데 마음도 발걸음도 너무나 무겁다.

 

 

 

 

참으로 인간의 마음이 간사하다.

방금전 까지 침울햇던 내 마음이 상위뻥을 벗어나

백탑으로 된 스투파를 지나며 시작된 선경에 그만 모든 걱정과 시름이
한꺼번에 깡그리 잊혀진 채 가슴엔 기쁨이 가득하고 입가엔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오늘도 역시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초반부터 벌어진다.

산행전 이미 오늘 산행시 꼭 지켜야 할 주의사항과 진행방법을

이야기 한 터라 나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햇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외길에 왔던길 그대로 돌아오는 원점휘귀 코스다.

 

 

 

 

예전과 등로가 사뭇 다르다.

곳곳엔 이정목이 안내하니 길 잃을 염려도 없거니와

얼마나 길이 넓어졌던지 길을 잃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곳곳에 타루초는 왜그리 또 많이 걸려 있던지 ?

 

초원을 지나 본격적인 등로가

시작되는 계곡을 건너면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된다.

예전엔 이곳 초입의 들머리를 찾는 이정표로 삼은게 계곡의 물을 이용해 돌아가는 마니차 였다.

그 이후엔 헷깔리는 등로가 없는 외길이라 신경 쓸 이유가 없던 코스인데
이젠 그조차 필요없이 대로와 같은 임도 수준의 길만 따라 걸어주면 된다.

 

 

 

계곡을 건너자 마자 시작된 오름질...

빙호 코스는 그래서 난이도가 제법 되는 힘든 코스다.

결코 서둘면 안되는게 또 고산 등반의 기본중에 기본이라

다들 느리게 그러나 끈질기게 걸어 오른 덕분에 고갯마루 나중나 패스를 넘긴다.

고갯마루엔 예전에 볼 수 없던 전망데크가 있어

한동안 오름질의 수고로움을 달래주는 우리들의 휴식터가 되어 주었다.

 

 

 

 

이윽고...

내림길에 들어선 우리를 맞아 준 다리에서

시간도 많은 여유로움에 양말을 벗고 계곡에 발을 담그며 한동안 놀다가.

 

 

 

쇼눙 베이스 캠프에 도착 했는데....

마침 점심때가 되어 여기서 행동식으로 준비한 도시락으로 식사를 끝냈다.

 

 

 

이젠 쇼눙 베이스 캠프의 

3680m에서 3920m의 빙호로 향한다.

비록 360m를 올리는 정도의 높이지만 힘이 많이 드는 구간이다.

 

 

 

가시거리가 아주 짧은 고산에선

올라선 만큼 목적했던 목표물도 딱 그만큼씩 뒤로 물러 난다.

으29~!!!

그냥 척~ 바라보면 6740m의 메리설산 주봉

카와거부봉 쯤은 금방 올라챌 것 같아 보여 아주 만만해 보인다.

그러나...

아주 낮은 빙호 조차 다들 힘에 겨워 한다.

그 빙호를 올라서는데 선두권의 뫼오름님과 에개해님은 벌써 내려 오신다.

저 두분...

우리팀의 제일 연장자이나

생체나이는 제일 어린 우리팀의 막내다.

숙소에 일찍 들어가 봐야 할일 없으니 천천히 놀면서 가시라 해 놓고

 

 

 

드디어 빙호가 한눈에 내려 보이는

언덕에 도착한 산찾사는 그냥 갈 수 없어 기념사진 한장 담아 준 뒤에..

 

 

 

빙호로 내려가 만년설이 녹아 흘러든 호수에 손을 담가 보았다.

호수의 물은 차겁고 또한 맑았다.

 

 

 

그곳 호숫가에 앉아 한동안 세월을 낚는다.

망중한~

한동안 멍을 때리며 잉크빗 하늘과 그 하늘을 담고 있는

호수를 바라보던 사이 맨 후미팀들이 도착한다.

 

 

 

호숫가에서 다시 빙호의 언덕에 홀로 올라와 우리팀의 동정을 살핀다.

그런데...

그렇게 주의 사항을 주지 시켰는데 호수 건너편으로 일부 몇명이 다가간다.

멀리서 손짓으로 빨리 나오라는 나의 몸짓을 보면서도 쭈빗 쭈빗 다가서는 그들을 보자

화가 머리 끝까지 솟구친다.

당장 쫓아 내려갈까 하다 마음을 진정 시켰다.

 

잠시후...

오래 머물지 못하고 그곳을 빠저 나온 우리 일행들....

그중 그곳으로 일행을 인도했던 산우 한명을 불러 세우자

바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다시는 그런일은 않겠다 사과를 하여

모든 과오를 접어 두기로 했다.

 

해외 트래킹을 하다보면

인솔자에겐 안전문제에 제일 민감하다.

이런일은 그냥 넘어가면 다음엔 더 큰 문제가 생겨난다.

비록....

아무리 못 난 산행 대장일지라도 

팀원은 안전에 대한 대장의 지시 만큼은 본인이 생각하기에

설혹 부당하다 하더라도 지켜줘야 하는게 기본중의 기본이며 예의다.

 

전날 산행했던 신폭도 해빙기엔

얼음 덩어리가 쏟아져 내려 몇년전에 5명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고 특히 빙호는 빙하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는 위험 구간이라

실제의 예를 들며 절대 그곳 가까이 가지 마라 당부를 드린 곳이다.

 

메리설산의 주봉 카와거보봉 6740m는

장족들이 가장 신성시 하는 신산으로 그 옆으로 거느린 13개의 봉오리를 태자 십상봉이라 부른다.

이곳을 등정하기 위해 1991년 1월 일본 경도대학 등정대가 등반중

17명이 정상을 불과 몇백미터 앞두고 몰살을 당한 이후 1996년 또 한차레

등정에 실패하게 되는데 이후 중국정부에선 등산허가를 불허하고 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은 산 뒤쪽에서 실종된 일본 등반대원이

앞쪽에서 발견되어 이곳 장족들은 신산을 모독하여 화를 당한 징표라 여긴단다.

아무튼 믿거나 말거나의 전설같은 이야기들인데....

매년 5월이면 그 유족들이 단체로 이곳 빙호에 찾아와

국화 한송이씩 호수에 던지며 그 영혼을 위로하는 행사를 한다고 한다.

 

우야튼...

해빙기가 시작되는 5월부터 이곳 빙호 주변은

설마라는 안이한 생각을 버리고 겸허하게 받아 드리며

안전에 특히 주의를 기우린 산행에 임해야 하는게 기본 철칙이다.

 

 

 

먼저 내려온 쇼눙 베이스 캠프....

모두들 안전하게 내려오는 걸 봐야 안심이 되기에

벤취에 누워 신나게 오수를 즐기며 후미를 기다린 끝에

좀 더 이곳을 즐기다 돌아 오겠다는 너른숲님과 계족산님만 남겨둔채 숙소로 귀환을 하는데

웬일이니~!!!

맑았던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나린다.

그러나 그것도 아주 잠깐 맛만 보여주고 화창하게 개였다.

참말로...

우리팀은 평소 복을 많이 지은 분들이라 그런지 날씨가 좋아도 너~무 좋다.

 

 

 

숙소에 들어서자 마자....

나는 우리들님의 방부터 찾아 보았다.

히유~!!!

얼마나 다행인지...

우리들님이 베시시 웃으며 나를 맞아 준다.

이미 기운을 다 차린 듯.

얼마나 감사 하던지...

하나님 부처님과  온갖 잡신에게 까지 속으로 외쳣다. 

감사함니다.

관세음보살 나무아미 타불 할렐루야~ 아멘....

 

잠시후엔 또...

방문을 노크하며 너른숲님이 무사귀환을 보고한다.

이로써...

메리설산은 빙호까지 무사히 끝냈다.

그런 우리 자신들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우린 그날 저녁 삼겹살 파티를 벌였다.

 

 

 

이번 메리설산을 진행 시키며

그간 나는 일행들에게 누누히 강조한게 있었다.

 禁 酒

그렇다고 일정내내 그러라고 그런건 아니다.

고소에 적응되고 일정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선 맘껏 부어라 마셔라 해도 좋다.

그날이 바로 오늘이다.

오늘밤만 자고 나면 내일 니농으로 향한 길은 계속 고도를 낮춰 가는 길이다.

따라서..

설혹 뒤늦게 고소가 와도 문제 될 일은 없다.

그러나 그전엔 고산병에 쥐약인 酒님을 상대로 내 몸을 실험하는

어리석은 일은 지양하라 썰~을 풀었었다.

ㅋㅋㅋ

그래도....

주당님들은 나 몰래 살그마니 다 마신걸 안다.

특히...

뫼오름님과 에게해님.

그러나 두분은 이미 고산에 적응이 돼 있던 분들이라 문제될게 없다.

나머지 분들이 따라할까 그게 염려 됐을 뿐...

나는 이날 저녁...

그동안 잘 참아준 산우님들께 그간 꼭꼭 숨겨둔 이슬이를 내놓았다.

그날밤...

행복이 충만하여 영원히 잊지 못 할 추억의 아름다운 밤을 우린 함께 보냈다. 

그런 우리를 축복하 듯  주룩 주룩 비가 하염없이 내린다.

 

와우~!!!!!

 

   7일차 : 2016년 6월06일 월요일      

   08:50 상위뻥 숙소

- 11:45~12:50  밀경객잔 (중식)

- 14:20~14:27 니농마을

- 15:24~15:35 비래사

- 14:45 페리라이스 짜시더러 호텔

 

 

메리설산의 마지막이 될 아침이 밝았다.

사실...

전날밤 나는 내리는 빗줄기가 걱정 스러웠다.

메리설산 트래킹의 하일 라이트가 될 니농 마을까지

걷게되는 등로에 비가 오면 수로가 넘처나 위험구간이라 그랬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숙소 아래엔 돼지들이 식사중이다.

먹이는 말똥.

어제 우리가 드셔준 고기가 저들이다.

말똥을 먹고 자란 돼지.

그래 그런가 ? 

맛이 유난히 좋았다.

 

 

 

모든 준비 완료.

출발에 앞서 절대 엄수 해야할 주의 사항을 당부한 뒤

우리는 니농마을을 향해 출발을 했는데...

이번 코스는 원래 하위뻥을 경유하게 돼 있는 코스를 변경 시켰다.

상위뻥에서 곧바로 가면 걷는 내내 그늘속을 걸을 수 있고

내려보는 조망 또한  정말 좋다.

뿐만 아니라 하위뻥까지 급격한 내림길을 가야 하는

수고로움은 물론 한시간 가량 시간도 단축 시킬 수 있다.

 

우리의 가이드는 이곳 메리설산의 경험이 많지 않아

앞으로 이 직업을 계속 할 거면 이런 코스는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는

나의 제안을 받아 들여 그는 현지인을 길잡이로 채용했다.

사실...

길잡이 까지는 필요 없으나 와본지 오래라

혹시 가다가 길을 헷깔려 버벅대면 일행들이 불안해 할까봐

채용을 하긴 했는데...

 

 

 

이길은 초반 용문객잔만 잘 찾아들면 이후 걱정없는 길이다.

사실 용문객잔 찾는것도 별거 아니지만....

 

 

 

상위뻥에서 시작된 길이 예전과 사뭇 다르다.

 

 

 

오솔길의 좁다란 길이 이젠 완전 임도수준...

 

 

 

그래서..

가이드가 현지 길잡이 소년을

되돌려 보내며 이길을 언제 뚫은거냐 물었단다.

그랬더니 불과 2년이 채 안 된 길이라 하더란다.

예전 내가 제이랑 걸었던 길과 완전 틀린 기억이 맞긴 맞나 보다.

 

 

 

드디어...

저 다리를 건너면 하위뻥에서 이어진 등로와 만난다.

예전 나는 다리가 썩어빠진 나무둥치라 등산화를 벗어 들고 계곡을 건너야 했는데... 

 

 

 

계곡을 건너 개활지로 나오면...

 

 

 

 

아주 작은 점빵이 맞아 준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우릴 맞아주던 점빵 쥔장은 보이지 않았다.

 

 

 

점빵을 벗어난 우리들...

가이드가 길을 잃고 버벅대다 하위뻥에서 이어진

등로를 오르려 하는걸 내 고집대로 옛길로 인도하여 걷게 한 얼마후...

 

 

 

기존 등로와 만난 오솔길이 계곡을 끼고 한없이 이어진다.

 

 

 

니농마을로 향한 등로에서 바라본 계곡의 규모가 대단하다.

  

 

 

한동안 시원한 물소리를 벗삼아 걷다보니

 

 

 

이런곳에 사람이 어떻게 살까 싶은곳에 민가 몇채가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바로 밀경객잔이다.

오픈한지 1년이 채 안된 곳이다.

 

 

 

이곳 식당의 한켠에 태극기와 함께

AM의 로고가 새겨진 시그널을 기념으로 박아 놓았다.

 

 

 

 

 

밀경객잔...

가이드가 주방장에게 열심히 설명을 한 덕인가 ?

반찬들이 한결같이 모든이들의 입맛에 맞는다.

 

 

 

드디어 시작된 니농을 향한 길은

 

 

 

메리설산에서 시작된 계곡을 건너자 마자 시작된다.

 

 

 

인간의 힘이 참으로 위대하다.

어떻게 이런 수로를 낼 수 있었는지 ?

니농마을의 젖줄인 수로는 마을 주민의 힘으로 건설 되었다.

이 수로는 그들의 생명수와 같다.

 

 

 

길게 이어지는 수로...

한쪽은 천길 낭떨어지 위험천만의 길이다.

위험한 만큼 아름다운 등로...

그길을 걷는 내내 모든 산우님들은 감동을 먹은 얼굴들이다.

 

 

 

 

 

어느덧....

메리설산에서 시작된 계곡이 란찬강과 만났다.

이곳의 란찬강은 매콩강의 상류가 된다.

세계에서 12번째로 긴 강이며 무려 4180Km가 된다.

황톳물의 란찬강과 맑은 메리설산의 계곡물이 만나면 니농 수로는 거의 종점.

이쯤에서 선두권을 잡아 다들 족탕을 시켰다.

햐~!

이루 말 할 수 없이 상쾌함이 전신에 퍼저 흐른다.

순간 피로가 한방에 날아간다.

 

 

 

 

 

맑고 차거운 니농 족탕의 힘으로

무사히 나머지 구간을 무사종주로 트래킹을 끝낸 우린

 

 

 

평화와 안식이 보장된 페리라이스 숙소를 향해 달린다.

더친을 지나 페리라이스를 향한 고갯길을 올라 챈 우리의 버스가

지금 이순간 부터 관광모드에 돌입하여 내려준 곳은 천년고찰의 비래사 였는데.

 

딘장~! 

 

종합세트 입장권엔 분명 갈 수 있는 곳이라 돼 있지만

그곳 주지승이 각자 15위엔을 들여 축원의 촛불을 켜야만 입장을 허용 시킨다.

전에 보긴 했지만 특별나게 볼것고 없는 곳이라

우린 다들 숙소로 직행 여장을 풀었다.

 

 

 

페리라이스 호텔...

숙소에서 바라보니 메리설산이 한눈에 다 보인다.

그러나 메리설산은 살짝 구름에 가렸다.

내일 날이 좋아야 멋진 조망을 볼 수 있을텐데...

 

 

 

저녁 식사후...

살짝 잠이 든 나를 만보님이 깨운다.

현지에 친구를 사귀어 놨는데 같이 가서 놀다 오잖다.

대단하신 만보님...

그 친화력과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건지 ?

장족들...

달라이 라마를 이야기 하고

인도의 맥그로간즈 임시정부를 찾아간 이야기와

야딩 코라길 그리고 메리설산 코라를 트래킹 한 사실을

보디 랭귀지와 몇개 안되는 영어 단어로 전달하자 용케도 알아 듣는다.

순간....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라운 표정을 짖던 그들이

엄지를 척~ 치겨 세우더니 우릴 친구로 인정한다.

그날밤...

그 사실 하나로 우린 그들과 친구가 된 경험을 또 추억으로 간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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