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백족산.선두산.선도산
산행일 : 2016년 3월25일. 금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어떻게 : 충북 자치 연수원~백족사~백족산~선두산~선도산~미티재~단재 교육원~충북 자치 연수원
산행 개념도
나에게 주워진 휴일....
가까운 근교 산행을 가기로 했다.
산행지로 향하기 전엔
마눌님이 애청하는 아침 드라마가 끝나기를 기다려 출발한다.
그런데....
어제 저녁 퇴근때 까지 멀쩡하던 투산이가 말썽을 부렸다.
그간 속 한번 썩인적 없던 애마인데 10년을 넘기자 이런 저런 잔고장이 생긴다.
할 수 없이 단골 카센터에 차량을 맡긴 후 마눌님의 앙징맞은 마티즈로 이동을 했다.
덕분에...
계획된 시간에서 많이 늦었다.
좀 늦은 출발이면 어떠리~!
오늘 저녁 고교 동문들의 모임에 늦지만 않음 된다.
이윽고...
마눌님의 서두름 없는 발걸음을 따라 백족사로 향한 가파른
시멘트 도로을 걸으며 산행은 시작 됐는데 사실 이런길이 나는 제일 싫다.
분명 다른길도 있을거다.
그러나...
나에겐 들머리를 찾아 헤메고 다닐 여유가 없다.
어느덧...
꼬불 꼬불 시멘트길의 종점에 자리한
백족사 입구에 이르러 발길이 잠시 머문다.
그러다...
백족사 사찰은 그냥 멀찍이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돌아선다.
백족산 등로는 아미타불 뒤로 이어진다.
그 아미타불 앞엔 백족사의 유래와 함께
그런 이름이 붙게된 전설이 있는데 읽어보니 세조와 관련이 있다.
세조...
조선의 임금중 질이 가장 안 좋은놈이 이놈이 아닐까 ?
개인적으로 난 이놈이 싫다.
삼봉 정도전의 사상이 실린 경국대전은
요즘의 헌법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훌룡하다.
민본사상을 집대성한 경국대전에 실린 글귀가 이렇다.
군주는 국가에 의존하고 국가는 민에 의존한다.
그러므로...
민은 국가의 근본인 동시에 군주의 하늘이다.
그런데...
왕위를 찬탈할때 헌신한 공신들을 위해
그런 민본주의에 입각한 법을 가장 많이 훼손한 놈이 바로 세조다.
우야튼...
난 이놈이 싫다.
오늘따라 초록잎새의 컨디션이 별로다.
그래서...
맨날 단둘의 산행엔 포터의 임무가 주워 졌지만
오늘만큼은 하애와 같은 서방님의 은총을 베풀어 내가 베낭을 멘다.
백족사에서 백족산 정상은 지척의 거리.
마눌님이 그런다.
에게~!
벌써 정상이야~?
정상을 넘겨 조금 걸어가면 맞아주는 정자.
늦게 시작한 걸음이라 이미 때를 넘겼다.
주섬 주섬 베낭을 풀어 단둘이 앉아 맛나게 점심을 드셔준 우리...
이젠 선두산을 향해야 하는데
?
바로 앞에 선두산이 보이는데 그곳을 향한 등로가 보이지 않는다.
이곳 저곳을 살펴보다 방향만을 보고 결정한 능선길에 들어선 얼마후...
초록잎새가 불만을 터트린다.
잡목과 가시덤풀이 이렇게 많은길은 싫다며...
억지로 개척하며 걸어 선두산을 향한 능선과 이어도 되지만 이길은 아니다.
할 수 없이 되돌아 올라선 후...
이곳을 다녀온 필봉에게 폰을 했더니 분명 뚜렷한 길이 있단다.
다시 왔던길 되돌아 가며 살펴보니
우리가 들어선 능선에서 30여 미터 남짓 거리에 시그널이 보인다.
아까는 왜 저걸 보지 못햇지 ?
처음 우리가 시도한 능선과 나란히 마주하며
뻗어가던 등로는 갈 수록 뚜럿하고 길 또한 좋아진다.
등로는 외길...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이어진 육산의
솔숲 오솔길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엔 주위의 조망이 전혀 없어
그저 깊은 산중을 걷는맛 외엔 별로 봐 줄게 없다.
온갖 산새들의 지저김...
그리고 이곳 저곳 등로를 파헤친 멧돼지들의 흔적만이 우리를 맞아주다
때론 이렇게 그간 사람들의 발길이 없슴을 확인시켜 주는 나무 등걸이 등로를 막는다.
그렇게 이어지던 등로가
왜이리 고도를 낮추나 했더니 이목리와 한계리를 잇는 임도와 만났다.
이후...
내린만큼 올려 붙이기 시작한 등로에서 초록잎새가 힘겨워 한다.
낙엽이 쌓인 등로가 여간 미끄러운게 아니라 그럴만도 하다.
우야튼...
우리 부부는 선두산 정상을 넘긴다.
이제는...
올려 붙인 만큼 다시 내려서던 등로가
안정을 찾을 쯤에서 만나게 된 간벌지대엔 조망이 트였는데
얼마전 올랐던 성무봉과 관봉 그리고 한계 저수지가 보여 반갑다.
아직 가야 할 선도산은 멀었다.
모임에 늦지 않으려면 이젠 좀 서둘러야 할 것 같아
인정사정 봐 줄것 없이 쭉 빼다 보면 초록잎새가 보이지 않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데 그래도 아무말 없이 잘 참아주며 따라 붙는게 기특하다.
다시 시작된 오름질...
그리하여 만나게 된 갈림길 529봉에서 선도산을 향하는데
그만 초록잎새가 서방님 니나 다녀 오시라며 주저 앉는다.
ㅋㅋㅋ
베낭을 내려놓고 냅따 뛰었다.
왕복으로 1키로이니 넉넉하게 잡아도 10분이 안 걸릴거다.
헐떡대며 도착한 선도산 정상....
역시나 조망 꽝이다.
더 머물 이유가 없슴에 이곳을 들렸슴을 증명하는
사진만 몇장 담은 후 발길을 돌렸다.
초록잎새와 만나 미티재를 향한다.
그런데...
오늘 산행중 제일 급경사가 될 듯 싶다.
내림길이 여간 조심스런게 아니다.
오름길 보다 더 힘들게 내려선 급경사 구간에선
청주시내가 가끔 조망되긴 하나 미세먼지로 인해 그닥 좋은 풍광이 아니다.
급경사가 끝난 후에도 이어지는 능선은
봉오리 두개를 더 넘긴후 미티재에 이르러 마을로 향한 임도를 걸어 내렸다.
임도가 끝난 후 이어진 아스팔트길...
우리 뛸까~?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달리기 시작한 초록잎새.
이런~!!!
산중에서 빌빌대던 여인 맞아~?
서방을 버려두고 벌써 십리를 도망 갔다.
부지런히 서둔덕에 시간이 여유롭다.
덕분에 지난번 성무봉 산행후 내려서다 만난 보리밭에서 사진도 찍고
상야리 마을의 보호수도 살펴본 후엔
바로 가까이 보이던
단재 교육 연수원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 했는데...
흐미~!
보여지는거와 달리 그곳은
상야리 들판을 이리저리 걸어야 도착하는 멀고 먼 길였다.
드디어 도착한 단재 교육원을 지나고도..
한참을 더 걸어 도착한
백족사로 향한 초입길에 세워둔 마티즈를 만나며
아내와 단둘이 걸어본 부드러운 능선길의 백족산~선두산~선도산 종주를 끝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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