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음성.가섭산

산행일 : 2016년 3월13일.일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봉학골 주차장~두호1봉~두호2봉~수리봉~길마재~가섭산(중계소)~정크아트 갈림길~심보사~봉학골 주차장

 

   (산행 개념도)

 

 

몇달만에 겨우 맞게 되는

이번주 토요일과 일요일은 내게 휴일로 지정된 소중한 날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첫날에 날 벼락을 맞았다.

그 전날 화물열차 운송을 담당해야 했던 나는

열차탈선으로 인해 꼼짝 못하고 기관차에 24시간을

같혀 있다 겨우 정상화가 된 토요일 늦은 저녁이 돼서야 퇴근을 하게 되었던 것....

덕분에 계획했던 남쪽나라 섬 비박산행이 물 건너 갔다.

당연... 

함께 가기로 햇던 산우님도 나로 인해 모든 일정이 취소 되었다.

얼마나 죄송스럽고 미안하던지~ 

그러나 어쩌랴~!!!!

 

다음날....

이른 아침 일어나긴 햇어도 몸과 마음이 피곤하다.

아니....

몸 보다는 마음이 아프다.

솔직히 이런 사고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이건 순전히...

현장의 실정을 외면한 높고 고귀하신 나랏님의 탁상행정이 문제다.

그런게 우리 뿐일까~?

개혁이며 구조 조정이고 뭐든 다 좋은데

안전과 직결되는 업무엔 비용절감을 이유로 꼭 필요한 현장 인원을 줄이면 안된다.

우야튼 그로인해 그간 열심히 일하며

다정한 산우님과 함께 떠날 그날만 손꼽아 기다려 온

허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나는 마눌님과 단둘이 길을 떠났다.

 

 

 

오늘 발걸음을 하게된 산은

그간 충북선 열차를 운행하며 음성을 지날칠땐 맨날 봐 오던 봉학산과 가섭산으로

언젠가 한번쯤은 가 봐야지 하면서도 정작 발걸음을 미적대던 곳인데 이제서야 가게 되었다.

 

 

 

대전을 떠난지 한시간 남짓 걸려 

음성의 봉학골 가까이 저수지를 지나자 마자 우리를 맞아 준

넓직한 주차장에 나의 애매를 잠재운 후 아름답게 꾸며놓은 자연 휴양림의

오솔길에서 우리의 발걸음은 시작된다.

 

 

 

휴일임에도 휴양림은 한적하다.

번잡스럼이 없어 일단 마음에 든 봉학골 자연 휴양림은

겉보기와 달리 편의시설은 물론 산책로 조성이 아주 잘 돼 있어

들머리로 생각한 두호봉을 찾는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우리부부가 자연 휴양림에서 좌측 방향의 

능선을 가르키는 등산로 이정표를 따라 숲에 들자 마자...

 

 

 

제법 가파르게 고도를 높이던 숲속엔

쭉쭉 하늘로 뻗어 오른 낙엽송 군락에서 뿜어저 나온

 

 

 

향긋한 숲내음이 온몸에 스며든다.

하아~!!!!

역시 떠나길 잘 햇다.

 

 

 

어느새...

능선의 끝머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던 등로가 조망을 선사 하는데

통신탑이 보이는 가섭산 정상과 방금 우리가 머물던 휴양림이 가까이 내려 보이고

 

 

 

저수지를 넘겨 보이는 음성 시가지가 아련하다.

오늘 비가 예고된 날씨라 그런가 ?

옅은 운무가 깔린 시야가 조망을 가리긴 했어도

그런대로 운치는 있어 보이는 풍광이다.

 

 

 

드디어 올라선 첫 봉오리 두호1봉.

잡목에 가려 볼것 없는 조망이라 약간의 실망을 안고 

우린 그냥 바로 패스~

 

 

 

두호1봉을 내려서자 마자

삼거리 이정표가 두호2봉을 안내 하기 시작한 등로에 성큼 발을 들여 놓자

 

 

 

솔숲 오솔길이 반긴다.

이후...

두호2봉까지 육산의 평탄한 등로엔 오를 수 록

점점 더 굵직한 소나무 군락들이 우리를 맞아 주기 시작하는데

이런길을 유독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겐 대박~!!!!

 

 

 

 

 

 

 

 

어느덧 도착한 두호2봉에서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어버린 발걸음이 오름과 내림를 반복하며

우리 부부의 체력을 시험하기 시작 했다.

그러나..

우린 밋밋함 보다 오히려 이런 등로가 더 좋다.

 

 

 

 

이곳 소나무 군락들... 

우리 고유 수종인 황장목이라 더 이쁘다.

솔향에 잔뜩 취해 걷던 초록잎새가 문득 발걸음을 멈추더니

솔잎이 황금색이라며 가르킨다.

그러고 보니....

주위의 소나무가 한결같이 다 황금 곰솔처럼 노오란 색이다.

이건 정말 귀한 소나무인데...

 

 

 

 

 

 

 

 

솔숲 오솔길이 너무나 아름다워

야금 야금 줄어 드는게 아까울 지경이라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던 등로가 어느새 봉학산 수리봉에 이른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몇몇의 등산객을 만났다.

그런데 그분들은 휴양림에서 산책을 나온 듯 손엔 물 한병만 달랑 든 차림이다.

 

 

 

우린 수리봉을 내려서다

등로에서 조금 비켜난 암릉에 올랐다.

아주 가까이...

송신 아테나가 박힌 중계소가 보인다.

저곳만 올라서면 오늘 산행을 이젠 마무리 해야 된다.

 

 

 

잔뜩 찌푸린 하늘...

비는 안오고 가끔씩 흰눈이 나린다.

이게 마지막 봄을 시셈하는 추위가 될 듯...

 

걸으면 덥고

쉬면 춥게 느껴지는

오늘의 날씨가 참으로 애매하다.

그러나...

날씨가 심술을 부리던 말던 절기는 속일 수 없슴은

가섭산을 바라보다 문득 발아래를 내려보니 이제 막 새순을 터트리려

준비중인 나뭇가지가 온몸으로 알려주고 있었다.

 

 

 

수리봉을 내린다.

순간 평판하던 등로가 몹시 가파르다.

그길엔...

양지바른 등로에 가끔씩 나타나 

우릴 긴장 시킨 질척대던 진흙길이 무섭다.

 

 

 

조심스럽게 내린 수리봉이

잠시 안정을 찾은 안부의 삼거리 질마재에서

잠시 숨을 고른 우리가

 

 

 

가섭산을 향해 힘찬 오름질을 시작했다.

 

 

 

그렇게 올라선 가섭산 정상의

중계소 한켠 양지바른 잔디밭에 우린 자리를 잡았다.

 

 

 

그런후...

우리가 준비한 소박한 점심식사로 배고픔을 달랜다.

 

 

 

물론...

항상 빠질 수 없는 커피향이 함께 한건 당연한 일이다.

 

 

 

 

이제는 내려야 할 시간이다.

좀 더 길게 걸어도 좋을 듯 싶으나 차량회수가 어렵다.

 

 

 

자연 휴양림을 우측으로 두고

나란히 내려서던 능선길에서 벌목지역을 만났다.

그곳에서 우측으로 꺽어야 했는데 그만 직진을 한 탓에

마지막 길의 얼마간은 잠시 잡목에 시달려야 햇는데...

 

 

 

그러나...

그길은 잠시 잠깐에 끝을 내고

무사히 심보사로 내려선 우린 그렇게 오늘 산행을 끝냈다.

 

 

 

오늘은 그닥...

그렇게 큰 기대를 않고 그저 하루를 떼워 보려 찾아든 산행지 였다.

그런데....

솔숲 오솔길이 너무나 맘에 들어

하루종일 행복에 겨워 걸었던 우리부부는 여름날도 참~ 좋을것 같아

다음에 또 오자 약속을 했는데....

그땐 이곳을 걸어 준 뒤에 큰짐을 지고 바로 옆 대덕산(큰산) 정자에서  밤을 지세우기로 했다.

 

 

 

  (영상으로 보는 음성의 가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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