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조항산
산행일 : 2013.10.22. 화요일
누구랑 : 홀로...
어떻게 : 부남면 사무소~대문바위~옥녀봉~신선봉~병풍바위~조항산~율소마을~벼룻길~부남면 사무소
(산행 지도)
(산행 개념도)
이른 아침...
창문을 열자 일출이...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니 날이 참 좋다.
그럼 떠나야쥐~!
지난주 필봉이가 번개를 때린곳이 조항산이다.
예전 예향 천리길이 있다하여 한겨울 마눌과 벼룻길을 걸으며
언제 한번 조항산과 연결해 봐야지 햇는데 까막게 잊고 있었던걸 필봉이가 다시 일깨워 준다.
같이하면 좋으련만...
남들 놀때 일하고 일할때 놀아야 하는 직장이기에 오늘도 홀로 길을 나섰다.
가까워 좋다.
일단 부남면 사무소 주차장에 차를 주차후...
예전 미리 확인해 둔 조항산 들머리로 이동을 했다.
조항산 들머리가 되는곳...
635번 도로옆 바윗 덩어리가 하나 덩그러니 있는데
이름이 대문바위이나 이리저리 아무리 처다봐도 대문처럼 생기진 않았다.
별 볼품없는 바위래도
잘만 태어나면 이렇게 시비까지 받는 귀하신 몸.
그러게...
사람이나 돌이나 뭐든 잘 태어나야 귀하신 몸이 된다.
내가 좀 삐딱이라 그런가 ?
괜히 저런걸 보면 심통이 난다.
쥐뿔도 잘난게 없는놈들이 그저 부모 잘 만나 대물림하며 잘 사는거에 비해
없는 가정에서 태어난 죄 때문에 평생 죽어라 노력해도 신분상승의 기회는 점점 줄어드는 사회구조에 대한 염증 때문인가 보다.
대문바위 건너편 옥녀봉을 향한 들머리엔
조항산에 대한 조감도를 그려 넣은 안내판이 있어 오늘 산행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본 후...
잠시 시멘트 소도로를 따라 숲을 향해 오른다.
시멘트 도로가 끝난 지점....
비로소 숲으로 향하라 이정표가 가르키고..
그 이정표를 따라 들어선
계곡을 따라 이어진 숲속길을 오르다 보니 쥔장없는 감나무는 잎을 죄다 떨구고
먹음직스런 감들만 주렁주렁 메달고는 있으나
흐미~
너무 높다...
축대를 쌓아 놓은걸 보면
아마도 예전 민가가 살았던 터가 아녔을까 짐작되는 그곳을 벗어난 등로는
부남면 면소제지 뒷산에서 이어진 등로와 함류되고....
잠시 우측으로 우측으로
이어지던 등로가 느닷없이 가팔라지기 시작된 이후엔...
에구구~!!!!
옥녀봉까지 한숨 돌릴 틈을 주지 않는 힘든 오름길 일색이다.
옥녀봉 정상은 큰 나뭇가지 사이로
인색하게나마 조망을 내주긴 했는데 그닥 감동적이진 못하다.
초반에 올려놓은 고도의 덕분인가 ?
능선길이 수월하다.
그러다....
무념무상의 상태로 걷던중 내눈에 띈 저놈.
예전 벵이리를 쫓아 다니다 알게된 가지버섯이 분명하다.
그래도 혹 모르니 디카에 담아 벵이리한테 보내 감정을 해 보니 맞덴다.
가지버섯은 군락으로 있어 쉽게 마눌 초록잎새랑 한 끼니는 먹을 수 있을만큼 얻었다.
뜻밖의 수확...
누구는 산삼도 잘 캐온다는데 몇십년 산을 다니며 먹을거 하나 가저온적 없는 내가
오늘은 큰소리 좀 치게 생겨 은근살짝 기분이 좋아진다.
등로가 차~암 좋다.
아무도 없는 숲속을 홀로 걷는 재미를 참으로 오랫만에 맛본다.
걷는 동안 답답했던 가슴이 시원해짐을 느낀다.
요즘엔 나이탓인지 업무가 많이 두렵고 겁이 난다.
얼마전....
그렇게 착실했던 동료가 단 한번의 실수로 구속까지 됐다.
그게 남일이 아니다란 생각에 나도 언젠가는 저럴수도 있겠다란 두려움이 현실이 된 요즘이다.
젊었을땐 신형 기관차가 도입이 되고 새로운 보안 시스템이 적용 될때면
그저 그런게 마냥 신기하고 재미 있었던 일이 이젠 정말로 싫고 두렵다.
변화가 두려운건 나 뿐만이 아닌듯...
요즘....
신형 기관차에 대한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 하면서
메뉴얼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시험운전을 하는데 이게 사람을 애 먹이고 있다.
운행하다 잘못되면 당연히 그건 기관사의 책임이 되는게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우리의 현실인데
거기에다 이젠 대구사고 처럼 기관사는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수사를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ㅋㅋㅋㅋ
하늘을 가린 수림이 순간 벗어진다.
여기가 어디 ?
개념도를 보니 선경공원 묘지 부근이고.....
삼각점이 있는 인근의 나뭇가지에 어느님은 이곳을 신선봉이라 해 놓았다.
대게...
신선봉이란 이름이 붙은곳은 조망이 참 좋다.
이곳~?
당연 좋다.
다만 맨 처음 보이는게 공원묘지라 그렇치만
그 공원 너머엔 젤 가깝게 적상산을 필두로 무주의 모든 산군들이 죄다 그 모습을 선 보인다.
신선봉에서 귤 몇개로 갈증을 삭힌후
대로와 같은 임도수준의 등로를 따라 걷기 시작한 얼마후....
등로에서 조금 벗어난 조망처가 반긴다.
병풍바위다.
병풍바위에서 내려보면 앗찔한 고도감에 다리가 후둘댄다.
시원하게 내려보이는 산하는 그러나
하루 25키로를 남하 한다는 절정의 가을색은 좀 더 기다려야 할 듯...
걷다보니 어느틈에 정상석이 반긴다.
그러나...
실제 정상은 그곳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만나게 되는 헬기장.
이미 먼저 다녀간 필봉 아우님 일행은
이곳에서 노고산을 향했지만 난 율소방향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곳은 오를때나 내릴때나 경사도가 참 급하다.
가파른길을 겨우 다 내렸다 싶은곳에 이정표가 나를 또 율소 마을로 이끈다.
포근한 육산의 숲속 오솔길이 참 좋다.
완만한 경사도의 능선길은 우측으로 우측으로 계속 방향을 튼다.
다 내려올 동안 원시림같은 때묻지 않는 숲속길이 정말 좋았다.
그간 선등자들도 별로 없었던지 다른곳에선 수없이 나풀거리는 표지기 하나 볼 수 없다.
이제부턴 마을 농로길을 따라 걷는길....
그렇게 내려선 한적한 율소마을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기엔 애매한 시간이라 미뤘던 식사를 마을 정자에 홀로 앉아 드셔준 다음엔
예전....
마눌 초록잎새랑 걸었던 예향천리 금강변 마실길을 걷는다.
그러다 어느순간....
아이~쒸~!
깜짝이야~!
우리의 순수 토종 삽살개의 핏줄을 쬠 받은거 같아 내가 봐 준다.
느닷없이 짖어댄 개시끼에 놀란 가슴은
율소마을 공원을 지나
벼룻길에 들어서자 비로소 진정된다.
벼룻길...
그길에 대해선 아래의 설명문으로 대신하시겠다.
벼룻길을 들어서서
잔잔한 금강변을 따라 조금만 걷게 되면 바로 맞아주는게
각시 바위 동굴이 되시겠고...
그 각시바위 동굴 위가 바로 각시바위 다.
그리 길지 않는 벼룻길은 사색하기 참 좋은길이다.
어린이 노약자나 연인이 걷기엔 안성맞춤이고 사계절 다 좋은길이다.
벼룻길을 다 빠저 나오면
사과밭이 나오고 이후엔 강변길이 이어지다.
원목테크길를 만나게 되면 부남면이 지척이다.
나홀로 걸어본 조항산....
부남면 면소제지의 주차장에 도착하며 오늘 산행을 끝냈다.
그런데...
마치 오래전의 숙제를 끝낸 이 기분의 실체는 도대체 뭘까~?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동영상으로 산행 발자취 따라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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