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부산 금정산
산행일 : 2013년10월05일 토요일
누구랑 : 부산의 동서부부
어떻게 : 범어사~고당봉~북문~원효봉~의상봉~동문~금정농장~동래역
- 후기 -
"낼 뭐할까~?"
"서방님 니~ 맘대로 하세유~"
"알써~!"
"고럼 부산 가자~"
느닷없는 결정.
마눌님이 아직 금정산엘 못 가봤으니 그곳으로....
인터넷으로 왕복 ktx 열차를 예매를 하고 난 후에 혹시나 부산의 사촌 동서가 쉬는 날 같아 문자 하나 날렸다.
낼 우리 부산 금정산 가는데 같이 걸어볼까 ?
총알같이 날라든 답장.
콜~!
부산역에서 1호선으로 범어사역에 내려
동서부부와 만나 버스로 범어사까지 이동후 고당봉을 향했다.
오랫만의 만남이 반갑다.
마눌초록잎새랑 사촌지간인 처형이 한달 일찍 태어나 언니다.
언니 노릇한다고 바리 바리 먹을걸 많이 싸 왔다니 좀 걷다가 짐 줄이기 간식타임.
호포역에서 올라오는 능선까지 정말 수월한 길이다.
쉬엄 쉬엄 걸으며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길 위에 깔아 놓는랴 시간이 많이 걸렸다.
사는 형편이나 생각하는 사고방식들이 서로 같다보니 예전부터 우린 죽이 잘 맞았다.
다만 좀 멀리 살아 자주 만나지 못했을 뿐...
정상이 바로 코앞이다.
오늘따라 구름이 햇쌀을 가려주고 태풍의 영향탓인지 바람도 잘 불어 시원하다.
능선 안부엔 억새가 한창이다.
이맘때 마눌과 단둘이 떠났던 영남 알프스 비박이 생각난다.
지금 영남이네 뜰에는 으악새가 지천일거다.
저 일렁이는 억새의 물결을 보니 조만간 홀로라도 떠나야 겠단 생각이 불현듯 든다.
동서부부는 오늘 저녁 부부 모임이 있덴다.
길게 산행은 못하고 일찍 내려가야 한다며 코스도를 보며 이리갈까 저리갈까 궁리중...
일단은 점심을 먹고 생각하기로 하고 정상을 향해 Go~
시원 시원한 조망에 초록잎새 빵~! 터졌다.
금정산이 이래 좋을줄은 꿈에도 몰랐다나 뭐라나 ?
올랐으니 정상증명 사진은 반드시 찍어야 된다.
그런데...
오늘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태풍이 올라 온다더니 그래 그런가 ?
정상의 바람을 피해 북문(홍예문)으로 향한다.
북문에서 잠시 쉬었다가.
원효봉을 향한다.
조금 걸은것 같은데 금정산 정상은 벌써 아스라히 멀어저 간다.
걷다보니 이건 또 모야~?
예전엔 분명 못 보던 원목테크다.
여기다 자리펴고 한밤을 지새면 참 좋겠단 생각이 든다.
그럼..
야경도 참 좋을텐데..
부산 시내가 한눈에 잡히는 조망이 참으로 시원하다.
동서가 이곳 저곳 손으로 가르키며 부산하게 부산을 알려주려고 애 많이 쓴다.
ㅋㅋㅋ
나도 웬만한곳은 얼추 파악하고 있지만
부산 사람이니 부산 자랑 실컨 하게 옆에서 열심히 들어준다.
잘 왔지~?
넹~!
뭘~?
부산에...
아니 시집을 잘 왔냐구~
맞아요~ 서방 잘 만난거 인정해요.
오늘따라 마눌님은 기분이 더 좋은것 같다.
서방의 농에 고분 고분 뭐든지 조신하다.
저쯤이 의상봉인가~?
문득 예전 금정산 종주가 생각난다.
호포역에서 시작해 백양산까지 가서 당감동으로 내렸던 그때 저쯤에서 부산의 사나이를 만난적이 있었다.
그 사내는 참 무섭게 생겼었다.
불량스런 분위기로 건달 냄새가 확~ 풍기던 그가
대뜸 나를 보더니 어디서 왔냐 물어 보더니 먼데서 왔는데
이거나 하나 먹으라며 하는말이 부산에서 제일 유명한 고르께라나 뭐라나~
안 받아 먹으면 한대 쥐어 터질것 같아 넙죽 받아 맛을 봣는데 정말 고소했던걸 기억한다.
말은 뚝부리 같은데 속정은 깊은게 갱상도 사내들인걸 그때 또 느꼈다.
문득...
창우형님과 비너스님 부리시리님 산비야님등등....
부산의 산우님들이 생각난다.
아마 전화도 없이 슬쩍 다녀간거 알면 난리를 칠 거다.
여름엔 땡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곤혹스런 길이 될지라도 지금은 참말로 좋은길이 여기다.
걷는 내내 길 양편으로 시원스런 조망이 펼처지니 이게 바로 하늘길이다.
억세가 지천으로 피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정말 아름답다.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의 물결이 가을이 깊어가고 있슴을 알려준다.
무신 야그들이 저래 많은지
지지배배 지지배배 제비처럼 쫑알 쫑알 그침이 없다.
그러다 보니 걷다보면 뚝 떨어지게 되어 기다렸다 다시 걷고 기다렸다 다시 걷고....
동문으로 향한길...
햐~!!!
소나무 오솔길이 끝내준다.
하늘을 가린 짙은 송림에서
뿜어저 나온 피튼치드향이 정신을 맑게 한다.
이런길은 하루종일 걸어도 힘듬은 물론 싫증도 없을것 같다.
어느덧 동문을 지나고..
화명동에서 산허리를 가르며 올라서는 도로를 타고
조금만 내려가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음식점이 있는 마을로 향한다.
동서 부부는 이곳에 20년 넘게 다니는 단골이 있덴다.
이곳을 오면서 폰으로 미리 주문을 해 놓았단다.
단골집에 들려 푸짐하게
한상을 받아 좀 늦은 점심을 아주 달게 먹었다.
오래백숙과 함께 반주로 마신 맥주와 소주가 오늘따라 잘 받는다.
분위기에 젖어 마시다 보니 좀 과했나 보다.
니들은 떠들어라 난 못 견디겠다 누워버린 산찾사.
ㅋㅋㅋㅋ
30여분 달게 잤나 보다.
정신이 좀 든다.
음식점을 나온 뒤....
동서 부부는 화명동을 향한 버스로
우리는 부산역을 가기 좋게 온천역으로 각자 제갈길을 가며 이별을 했다.
사실 오늘 산행은 욕심껏 못 한게 아쉽기는 하지만
오랫만에 다정한 동서부부와 만나 정을 나누며 걸었슴이 기쁨이 되고 보람이 된 만족한 하루다.
귀로엔 열차시간이 좀 남았다.
그래서....
KTX가 다니기 전엔 매일 같이 오던 새마을호와 무궁화를 운전했던 그때
허구한날 초량시장의 부산어묵 공장에 들려 사들고 왔던 그 어묵맛을 잊지 못한 마눌님이
원하고 청을하니 아니 들릴 수 없어 어묵을 한보따리 구입해 부산역을 향한다.
부산역 분수대...
애들은 애들이다.
개구쟁이 두놈이 분수대를 뛰어 다닌다.
저놈들 추울텐데....
ㅋㅋㅋ
어느새 해가 많이 짧아 졌다.
동대구 역사를 들어갈때 부터 하늘이 붉게 붉게 물든다.
오늘은 노을도 참 아름답다.
느닷없이 떠난 부산의 금정산.
늦은밤에 대전에 도착하며 하루를 접는다.
오늘은 산도 산이지만 동서부부와의 만남이 더 좋았던 하루로 기억될것 같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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