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함백산

산행일 : 2012.01.03. 화요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뫼오름님.사노라면과 함께 안내산악회를 따라서...

어떻게 : 만항재~함백산~중함백~은대봉~두문동재(싸리재)~두문동.

 

    (산행지도)

 

 

이틀 연속 산행이다.

오늘은 강원도의 심설산행으로 함백산이다.

어제에 이어 사노라면이 그리고 뫼오름님이 함께 대전의 안내산악회를 따라 나섰다.

 

멀고 먼길....

이렇게 긴 이동을 가장 싫어하는 초록잎새를 위해

무언의 압력을 넣은 결과 맨 앞자리를 미리 선점해 놓은 산악회 운영자 덕으로

그나마 멀미가 있는 초록잎새가 덕을 보는데...

그래도 힘들긴 마찬가진가 ?

은근히 투정이다.

 

그렇게 해서 찾아든

함백산의 산행들머리 만항재는 우리나라 도로중 제일 높은 고갯마루다.

얼마나 높냐구여~?

1330 m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는 것으로 산행준비를 끝냈다.

이곳 함백산을 오면서 내내 뿌연 안개가 깔려 있어 멋진 상고대를 기대를 했었는데

정작 도착하고 보니 맑고 푸른 하늘아래의 나뭇가지들이 생가지를 그대로 들어낸 황량한 겨울풍경이다.

 

 

 

함백산 정상을 향한 오름질을 시작한다.

만항재의 칼바람이 손님을 맞는다.

살을 에이는듯한 찬바람에 노출된 얼굴이  순간 얼얼하여 정신이 번쩍 드는데...

 

빠른 보폭으로 몸을 좀 데우면 좋으련만

러셀로 다저진 좁다란 길로 많은 산꾼들이 몰려드니 정체로 거북이 느림보 걸음이다.

당연 니나 나나 나란히 나란히 사이좋은 걸음으로 좋든 싫든 동행이 된다.

 

 

 

등로옆....

푹 파뭍힌 이정목이 겨우 명패만 들어 냈다.

도대체 얼마나 쌓인겨~?

 

 

 

한동안 이어지던 정체가 ...

 

 

 

넓직한 공간을 만나자 마자

성질급한 산꾼들이 죄다 후다닥 달음질을 친 뒤....

우리만 남았다.

일단 함백산을 배경으로 증명사진 한장 담고.

 

 

 

기대했던 상고대는 없어도

역시 깊은 산중의 강원도 답게 그간 푸짐하게 내린눈으로

오늘은 실컨 눈을 밟아 볼 수 있는 심설산행을 할 수 있을것 같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새신발을 신었다.

아쿠 크래스타의 둔중한 무게감으로 감쌓은 발목이 어제보다는 좀 낳은것 같아도

뚜걱뚜걱대는 듯한 불협화음으로 아직은 어디라고 꼭 꼬집어 말은 못해도 역시 불편하다.

다행히 복상씨를 감싸고도 더 올라선 등산화가 뒷축으론 푹 깍여진 탓으로 발목이 활동하는덴 여유롭다.

오늘이 지나면 좀 더 적응이 돼 편안함을 찾겠지란 믿음으로 걸음을 옮겨 보는데...

 

 

 

가파른 오름길....

어제 눈길에서 강한 접지력을 확인했고

오늘은 아이젠까지 무장을 한 터라 아무대고 밟고 오르는 디딤발로

주저함이 없는 거침없는 힘을 쏟아 붓자 가파른 오름길에 자신감이 붙는다.

 

오늘은 무쟈게 춥다고 한 날씨다.

처음 버스에서 내린 만항재는 겨울맛 제대로 보겠구나 하는 느낌였는데

바람이 자는 오름길을 만나자 갑자기 봄날이다.

나만 그런가 ?

한겹 벗고 걷다가 못견디고 한겹을 더 벗다보니 또 나시차림이다.

그런 나를 보고 내려서는 사람마다 이상한넘을 본다는 그런 눈길들이 쏟아진다.

 

 

 

1330고지에서 시작된 산행이니

금방 능선에 붙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상이 코앞이다.

정상에 가까워 질 수록 환상적인 조망이 우릴 맞아 주는데 더불어 칼바람도 함께 나를 시련에 들게 한다.

바람만 안불면 여름날이고 바람만 맞았다하면 또 동토의 땅이 여기다.

우쩌나 ?

그래도 양팔에 와 닿은 찬바람의 촉감이 즐길만 하여 정상까지 참고 가기로 했다.

 

 

 

 

 

 

정상을 앞두고...

뫼오름님이 디카에 선경을 담느랴 정신없다.

더운 점심을 얻어 먹으려면 저 형님이 먼저 올라서야 되는디...

 

뫼오름님이 서 계신 아래로

심폐기능 향상을 위한 고지대 육상 훈련장인 트랙이 내려 보인다.

저곳에서 달리믄 숨이 많이 찰까 ?

 

 

 

전체적으로

멀리 조망이 뻗지는 못한 날씨이나

정상주변의 하늘은 청명하여 시리도록 파~아란 색감이 넘~넘~ 이쁘다.

 

 

 

 

 

 

함백산 정상....

산꾼들이 바람을 피해 정상아래 여기저기 둘러앉아 점심을 풀어 놓은다.

늦게 올랐나 ?

이미 좋은 자리는 다 차지하고 없다.

그네들과 좀 떨어진 자리에 세명이 둘러앉아 불을 지피고 있다.

그 옆자리에 앉아보니 의외로 바람이 없다.

 

 

 

자리를 잡자 마자

일단 이 추운날 미친놈 아닌가 의야해 처다보는 시선도 그렇고

금방 식어버리는 몸띵이 보온을 위해서도 얼른 옷 먼저 챙겨입은 뒤...

 

어제와 같이 과메기를 풀어 놓았다.

그리고...

가저온 마가목주와 복분자 그리고 캔맥주로 정상등정 기념주를 한잔씩 했다.

 

 

 

이 추운날엔 먹는것도 귀찮다.

그래서 그랬나 ?

여기저기서 모두들 라면을 끓인다.

전날 뫼오름님이 우리도 라면을 끓이자 하신건 잘한것 같다.

뫼오름님이 제안하셨으니 당연 오늘의 주방장은 뫼오름님 이시다.

각자 500 밀리리터 보온병 한개씩은 기본으로 가저오기로 했으니 3통의 보온물은 남는다.

당연 금방 끓는다.

라면과 떡살 그리고 만두까지 넣으니 진주성찬이다.

 

 

 

한겨울 깊은 산중 눈밭에 앉아 먹는 라면맛...

쥑~인다.

라면을 충분히 가저와 그렇치 좀 모자랐다면

끓는물에 라면 너 들어가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ㅋㅋㅋㅋ

 

 

 

식사후....

정상비에서 증명사진은 남겨야 한다기에 올라섰는데....

오우~!!!!

이것이 진정 칼바람이다.

볼때기살 찢어진다.

ㅋㅋㅋㅋ

 

춥긴 춥다.

그래서 초록잎새의 패션이 좀 특이하다.

엉덩이에 걸친 짧은 치마...

저게 찍찍이로 금방 붙였다 떼였다 할 수 있는

기능성 보온치마 인데 서울에 사는 나의 여친 산우 성수가 만들어 택배로 보내온 거다.

착착 접으면 정말 손바닥보다 작게 접히는 초록잎새가 착용하고 있는 저 스패츠와 함께...

 

 

 

정상에서의 조망은 훌륭하나

너무 춥다보니 죄다들 얼른 하산을 서둔다.

 

정상의 조망은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으나

두위봉과 태백산이 뚜렷하고 하이원 리조트의 스키장이 어렴풋이 조망된다.

 

 

 

 

 

 

태백산 정상아래

또다른 정상비에서 증명사진을 남긴후...

 

 

 

 

두문동재(싸리재)로 하산을 시작했다.

오늘 본격적인 심설산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두문동까지 내림길 내내 환상적인 설원의 풍경이 보장된 이 등로는 진정 하늘길이다.

 

내림길 초반..

정말 시야가 좋은날이면 지금 아스라히 보이는

매봉산의 풍력발전소 바람개비가 아주 가까이 또 선명히 보일텐데

오늘의 조망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내림길은 잠시

임도와 만났다 헤여지며...

 

 

 

본격적인 설원의 풍광이 펼처진다.

이곳부터 중함백까지 고사목 지대를 지나는데

오늘 산행중 최고의 하일라이트가 이 지점이라 할 수 있다.

 

 

 

 

 

 

 

 

 

 

 

반은 죽고 반은 아직도 생을 이어가는 주목....

그 주목이 그려내는 그림이 예술이다.

코끝이 알싸한 추위도 아랑곳 없이 우린 그 풍경에 발목이 잡혔다.

고사목 옆으론 O2 리조트가 선명하고...

시선을 좌측으로 돌리면 저멀리 매봉산의 풍력발전소가 조망된다.

 

 

 

 

 

꼬부라진 저 주목...

비록 못생기고 지지리 못났어도

그게 더 멋져 보이는 주목의 매력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

 

 

 

 

어느새 이만큼 걸어 내렸나 ?

겨울의 풍광은 단순한 두가지 색채만으로도

부족함이 없는 풍족함이 느껴지는 멋진 예술풍경을 그려 낸다 ?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한폭의 동양화 수묵화가 사방팔방 지천으로 널렸다.

 

 

 

 

 

 

 

 

 

은대봉으로 향한 내림길에서 바라본 조망....

저멀리 하이얀 실선이 죽~죽~ 그려진곳이 하이원이다.

바로 저곳...

이름하여 운탄고도가 시작되는 곳이다.

탄광의 석탄을 운반하던 임도길을 중국의 차마고도를 빗대

멋드러지게 운탄고도길이라 이름지은 저곳은 화절령 능선에서 시작하여

백운산,두위봉,질운산의 어깨와 허리를 돌고 돌아 새비지로 넘어가는 트래킹 코스로 요즘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아직 나에겐 미답의 길이다.

야생화 곱게 핀 빛좋은날 여류롭게 비박을 하며 걸어볼 참이다.


 

 

 

 

 

 

 

드뎌 도착한 은대봉...

앙증맞은 빗돌을 디카에 담은 후

다리쉼을 하며 간식으로 그새 허전해진 뱃속을 다스린다.

 

 

 

 

벌써 산행의 막바지....

조금만 내려서면 두문동재에 이른다.

저멀리 두문동재를 넘긴 백두대간 능선상 금대봉이 우람하게 다가선다.

 

 

 

 

 

 

매봉산 풍력발전소가 이젠 더 가까이 조망되고

구불구불 산허리를 타고 두문동재로 올라서는 도로가 지척이다.

 

 

 

 

 

 

 

드디어 오늘의 날머리 두문동재에 도착했다.

그런데....

두문동재로 오르는길이 눈길에 막혔다.

할수없이 걸어서 내려갈 수 밖에

 

 

 

도로를 타고 내려가는 길에 아이젠이 불편할것 같아 벗어 버렸다.

순간 발목이 더 홀가분하다.

오늘 두번째 신어보는 아쿠 크래스타가 이젠 나의 발에 완전 적응이 된것 같다.

초반의 어색함을 떨처내자 이젠 착착 감긴다고 해야 할까 ?

가끔씩 등로를 벗어나 무릅까지 빠지는 등로를 일부러 걸어도 보고

미끄럽고 가파른 내림길을 뛰어도 봤다.

허접한 마라톤화를 신고 100키로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해도

별 증상이 없는 튼튼한 무릅인지라 충격완화니 뭐 이런건 솔직히 관심도 없다.

그저 산행내내 땀이 많이 나는 발바닥으로 인해 축축해진 양말이 항상 찝찝한 나 였는데

의외로 심설산행 완주후까지 처음 신은 그 느낌 그대로 뽀송 뽀송함이 유지된거 그 하나만으로 난 만족하다.

 

그외 더 한가지를 보탠다면...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를 내려오며 그길을 단축하는

직등길을 내려설때의 접지력이 믿을만 했다.

아쿠 크래스타는 눈길에서 아이젠 착용없이 미끄러움에 대한

두려움을 잊어버리기에 충분한 제동력이 보장된다.

 

 

 

 

싸리재 터널을 앞둔

두문동 마을에 도착하며 강원도의 심설 산행을 끝냈다.

그런데....

다 내려선 다음 등산화에 붙은 눈덩어리를 털어 보는데...

이런~!

꽁꽁 얼어붙었다.

다른사람들 등산화는 다 말끔히 털어지고

표면엔 습기를 잔뜩 머금은게 눈으로 확인 되는데 이건 웬일일까 ?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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