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음성 덕성산

산행일 : 2024년 11월 16일 토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가지 마라 애원 하고픈 계절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을은 그렇게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어

가을의 끝자락이라도 잡아 보려 초록잎새랑 길을 떠났다.

여긴 단풍 숲 터널이 정말로 아름다운 산행지다.

결론은....

정말로 잘 왔다.

올해는 단풍이 그리 곱지 않았음에도 여긴 환상이었다.

그래서 우린 내년에 꼭 다시 더 오자며 초록잎새랑 약속했다.

(산행 개념도)

 

덕성산은 대전에서 참 가깝다.

고속국도를 이용하면 1시간 10분이면 도착이다.

초입을 어디로 할까 고민하다 병무관으로 잡았다.

병무관을 지나 조금 더 오르다 보니 도로 옆 안내도가 세워진 곳이 보였다.

여긴 주차 공간이 없어 우린 들머리 초입의 추수가 끝난 논바닥에 주차를 했다.

 

일단 등산 안내도 앞에서 사진 한 장 남긴 후...

 

첫 농가를 지나 낙엽송이 일렬로 서있던

컨테이너로 지은 농가를 뒤로 시멘트 도로를 올라선 우린

드디어 실질적인 산행 들머리 임도에 도착했다.

사실 여긴 협소한 도로를 따라 올라서다 보면 중간에

몇 군데 주차공간이 있어 차량으로 여기까지 올라서도 될 듯하다.

임도에 들어서자마자 단풍 숲이 반긴다.

끝물이긴 하나 아름다워 오늘 기대감 하나 가득이다.

잠시 후 만난 임도 삼거리에서

 

단풍 숲 터널 임도는 내려올 때

걷는 것으로 하고 우린 진행 방향 우측 임도 끝으로 향했다.

쉼터 파고라가 있던 임도 끝 지점은

광혜원 성당에서 올라서는 능선과 접속되는 지점이다.

우린 이곳까지 올라서느라 덥혀진 몸이라 잠시 쉬며 복장 정리를 했다.

이정목엔 이곳에서 덕성산 정상까지 2.7km를 가리킨다.

그곳을 향해 성큼 발을 들여놓자마자

곧바로 광혜원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에 올랐다.

햐~!

정말 좋다.

뭐가?

저질 체력인 내가 한밤을 보내기가...

"언제 한번 올까?"

ㅋㅋㅋ

물어 본 내가 바보다.

니나 혼자 오란다.

딘장.

예전의 초록잎새는 어디간겨?

왔으니 데크에 디카를 올려

오늘 산행 중 유일한 부부 사진 한 장을 남겼다.

 

포토존에선 마눌님 사진도 담아 주고

울 부부는 덕성산을 향했는데

등로가 유순한 육산여서 좋았는데 완만한 경사라 더 좋았다.

그렇게 올라서다 만난 실원 마을에서 올라서는 삼거리에서

덕성산을 향해 열심히 올라서다 보니

어느새 정상을 코앞에 둔 정자 쉼터로 올라섰다.

정자 쉼터에서 한숨 돌리며

몸을 돌려세우자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정자에서 덕성산은 지척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덕성산은 2018년 12월 18일에 초록잎새랑 단둘이서 올랐다.

그런데...

햐~!

별일이다.

초록잎새가 그때 여기서 점심 식사를 한걸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아래는 그때의 후기

https://lyh203kr.tistory.com/15670291

이젠 임도를 향한 내리막길에 든다.

방향은 진행 방향 좌측 무술 마을을 가리킨 이정목을 따른다.

이 등로는 금북정맥 길인데

 

456.8봉을 지나

금북정맥으로 향한 뚜렷한 등로의 옥정재 방면과

낙엽에 묻혀 길이 있을 것 같지 않던 아주 희미한 무술 마을 방면으로 갈린다.

이곳에서 난 뚜렷한 옥정재로 내려가도

멀기는 하겠지만 임도를 만나지 않을까란 생각에 그길로 향하다

그래도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트랭글 웹을 확인해 보니

헐~!

임도와 접속되지 않는 길이다.

햐~!

곧바로 확인하길 참 잘했다.

초입에서 바로 등로를 수정하자

다행히 초록잎새가 군소리 없이 되돌아 올라선다.

ㅋㅋㅋ

내리막길은 사뭇 가팔랐다.

낙엽에 덮인 등로라 초록잎새는 설설 기다시피 내려선

 

임도에서 우린 비로소 안심하며 이곳에서 밥상을 폈다.

 

얼마 만에 산에서 맛보는 진수성찬인지?

울 부부는 식후엔 커피가 필수다.

나는 다방커피.

마눌님은 카누.

 

식사 후...

무심코 이정목이 가리킨 무술 마을로 향했는데

?

어째 방향이 이상해 곧바로 발길을 돌렸다.

단풍 숲 터널로 가려면 임도 바로 아래 민가로 향해야 맞다.

제대로 단풍 숲 터널이 맞아 줄 임도로 우린 들어섰다.

여기서부턴 쭈욱~ 처음 산행을 시작할 때 갈라진 임도 삼거리까지 직진만 하면 된다.

드디어 우린 빛 좋은 가을색을 만났다.

마눌님 초록잎새가 감동을 먹었다.

"세상에나~!"

"세상에나~!"

"우리 둘만 보긴 너무 아까워 어쩜 좋아~!"

내가 하고 싶던 말이다.

함께 가자 청했던 산우들 죄다 바쁘다 거부해

ㅋㅋㅋ

오늘은 울 부부만 여길 왔다.

혹여나 이 글을 읽는 산우들 아래 사진 보며 시셈이나 잔뜩 나길 바란다.

ㅋㅋㅋ

내년 단풍 최 절정기엔 반드시 울 부부는 다시 올 거다.

그래서 그때는 꼭 함께 하길...

여긴 굳이 덕성산엘 안 가도 좋겠다.

한가로이 그저 발길 닿은 곳까지만 걸으며 가을의 정취에 빠져 보는 것도 참 좋을 듯.

오랜만에 정말 흡족한 산행이었다.

가을 끝자락을 울 부부가 제대로 잡았다.

덕분에 마눌님한테 산찾사 우쭈쭈~ 칭찬도 들었다.

서방님 산행지 참 잘 잡았다고...

산행을 끝내고 집에 도착하자 아직도 한나절이다.

해가 짧은 이 계절엔 가까운 근교 산행이 그래서 참 좋다.

덕분에 오늘은 참 보람찬 하루다.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 후기)

https://youtu.be/m02AELE-RsY?si=UzwKENpX4al3LV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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