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인도 히말라야 산닥푸

산행일 : 2024년 10월 24일~11월 02일(토)

누구랑 : 산찾사와 함께 하는 해외 트래킹 팀

제6일차 : 2024년 10월 29일 화요일

  • 08:15 산닥푸 산장 출발
  • 13:00~14:00 팀부레 마을에서 중식
  • 14:50 팀부레 산장 도착

다인실의 불편함 속에서도 참 잘 잤다.

이번 팀은 실버들임에도 귀에 거슬리게 코를 고는 사람이 없다.

대신 모든 분들이 새벽 4~5시면 눈을 뜬다.

다만 폐를 끼치기 않기 위해 다들 눈만 감고 있을 뿐.

하긴...

일어나려 해도 귀찮기도 하지만 일교차가 커 새벽은 춥다.

그 귀차니즘을 뿌리치고 춘식 아우님이 밖을 다녀와 소식을 전한다.

"아휴~!"

"안개가 자욱해 뵈는 게 없슈~!"

나는 더 누워있다 출발 준비를 위해 카고 백을 정리했다.

얼마 후...

누군가 또 다른 소식을 전한다.

운무가 걷혀 조망이 기막히덴다.

얼른 뛰어나가 숙소 뒤편 전망대로 올라서자 운해 바다가 펼쳐지긴 했는데

와우~!

아주 가까이에 칸첸중가의 모습이 선명하다.

칸첸중가는 에베레스트(8848m), K2(9611m)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산이다.

여기서 Kan은 머리 Chen은 배 Junga은 무릎을 의미한다.

인도인들은 부처가 칸첸중가에서 영원히 잠을 자고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칸첸중가를 일명 Sieeping Budda라 부른다.

아래 사진은 똑딱이 디카로 어렵게 칸첸중가를 당겨온 사진이다.

그런데...

어디가 머리고 배며 무릎인지?

진주에서 오신 강동섭씨가 열심히 설명은 해 줬지만

둔자바리라 그런가 난 아직도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ㅋㅋㅋ

그렇게 넋을 놓고 히말라야 연봉을 쳐다보다 퍼뜩 들은 생각.

새벽인 지금은 이렇게 조망이 좋지만 조금 있음 운무가 피어나 저 모습을 볼 수 없다.

이 선경을 우리만 볼 수 없진 않은가?

급하게 숙소로 뛰어 내려가 여사님들을 불러냈다.

지금 이거 안 보면 두고두고 후회할 거라며...

아침 식사가 다 됐으니

식당으로 모이란 말도 다들 개무시했다.

그거 한 끼 안 먹는다고 죽진 않는데 이건 오늘 못 보면 영영 끝이다.

햐~!!!

봐도 봐도 질리지 않을 풍광이다.

누군가 그런다.

저런 풍광 하나만 해도 여길 온 비용 다 뽑고 남았다고.

그뿐만이 아니라 덕분에 좋은 곳에 좋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트래킹을 추진해 주셔서 감사하는 공치사도 많이 들었다.

그건 오히려 내가 더 감사했다.

여긴 산우 님들이 호응해 주신 덕분에 나도 올 수 있었던 (산닥푸~팔루트) 트레일이었다.

아래 사진은 칸첸중가를 중심으로 한 히말라야의 고산들이다.

위 사진과 비교해 보면 어느 게 어느 산인지 쉽게 알 수 있으니 참조하시길...

전망대에서 실컷 히말라야 연봉을

감상하고 내려선 우린 곧바로 식당에 들러 아침 식사를 끝냈다.

이젠 떠나야 할 시간...

그러나 저기 두 분....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던가?

왜 안 그러겠나.

시간만 허락한다면 하루 종일 멍~이나 때리면 원이 없겠다.

오늘도 역시 떠날 땐 말없이가 아닌 단체 증명사진이다.

그런 우릴 이곳 산장 여주인이 산우들 모두에게 선물 하나씩을 선사했다.

저 여주인은 아주 유능했던 산악 가이드 출신이란다.

 

역시 한국인 단체가 여길 온건 아주 희소한 일이라 그런지 여기서도 우린 환대를 받았다.

저 여인이 준 건 옴 마니 반메훔이라 적힌 천인데 다들 배낭에 매달고 산행했지만

난 그걸 그대로 간직해 귀국해서 마눌님에게 주자

울 마눌님은 그걸 우리 집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 걸어 놓았다.

바로 아래 사진이 그거다.

오늘 산행은 팀부레까지 내려가는 짧은 산행이다.

그런 우릴 야크가 물끄러미 바라보던 숙소를 등진 후

실제 산닥푸 정상으로 향한 임돗길을 걸어갔는데

헐~!

사륜구동 지프차가 매연을 뿜어대며 올라서고 있다.

현재 인도에서 이곳 산닥푸는 아주 핫~한 관광지가 되었단다.

저렇게 치프 차로 편안하게 올라와 차 한잔 마시며 히말라야의 고산준봉을 감상한다니

갖은 게 돈과 시간뿐인데 체력이 안된 한량들은 한번 찾아보시길....

드디어 산닥푸에 도착했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저 봉오리가 실제 정상이다.

산닥푸의 이정목을 보니 마네반장까지 31km로 표기돼 있다.

저곳을 들머리로 산행을 했더라면?

단축된 지금 이 코스도 버거워 했으니 다들 힘들어했을거다.

그때 서양의 청년 둘이 커다란 박배낭을 매고 올라서고 있다.

조나단이 그들을 가리키며 재들이 마네반장에서 올라오는 거란다.

순간 부러움이 하나 가득 들며 든 생각은 딱 10년만 젊었음.

ㅋㅋㅋ

산닥푸 마을엔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그만큼 지금 여긴 관광지로 활성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산닥푸 마을을 보니 어제 숙소를 여기로 잡았다면 아마 여럿 죽었을 듯.

진행 방향 좌측으로 산닥푸 마을을 끼고

이어지던 임돗길이 랄리구라스 숲속으로 빠져든 얼마 후

"내려간다 메 왜 또 올라가~!!!"

여사님들 힘겨운가 보다.

그러나 그건 아주 짧은 오름길이었고

이후의 등로는 계속 내려 박히고 있다.

그러다 등로가 안정을 찾은 초원 위에 집 한 채가 있다.

 

그곳에서 우린 단체로 차를 시켜 마셨다.

이곳에서도 100달러를 루피로 환전한 춘식 아우님은 그 돈을 다 못쓸까 봐

이번에도 일행들에게 통 크게 쏘셨는데 우린 기꺼이 쏘는 대로 기쁘게 맞아 주었다.

충분한 휴식으로 힘을 얻은 우린 다시 내리막길을 걸어 내렸다.

그런데....

어제 그렇게 힘들어하던 경진님이 내리막길에 선 아주 쌩쌩하다.

그 덕분에 경진님 지킴이 김효현님의 발걸음이 홀가분한데

이런~!

이걸 어쩐다냐~!!!

허영란 여사님이 가파른 내리막길이 쥐약이었다.

오름길엔 씩씩해도 내리막길엔 맥을 못 추는 울 초록잎새를 보는 것 같다.

그래도 우야튼간에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무사히 내려와

팀부레 마을의 식당에 들러 식사를 주문했다.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벽면에 걸린 거울이 있어 들여다보니

제법 흰 수염이 반을 차지한 노숙자 대열에 함류해도 될 듯한 산찾사 모습이 보였다.

흐~!

내가 언제 저렇게 늙었는지?

세월 참 야속하다.

식사를 기다는 사이 산우들이 시간을 때우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저 모습들을 보니 우린 이제 비로소 문명 세계와 가까워진 듯하다.

지금껏 우린 한국에서 로밍은 해 왔지만

아무 소용이 없던 원시의 시대로 들어갔다 나온 거라 생각하면 맞다.

팀부레 마을로 들어선 이후부터 산우들의 핸드폰에선 카톡 소리가 연이어 터진다.

다들 핸드폰에 담았던 사진을 인도 히말라야 단체 카톡 방으로 전송증였던 것.

인도에선 기다림의 연속이다.

기다렸다 먹는 음식은 그래서 맛없어도 맛있게 느껴진다.

고산에선 백 번을 씹은 후 삼키라 했지만 여기선 그냥 다들 꿀떡꿀떡 삼켜도 무방하다.

배를 불렸으니 이젠 또 하산 시작이다.

경사를 낮춘 꼬부랑길 연속의 등로를 따라 내려선 얼마 후

우린 꽃향기 진동하던 마을 길을 걸어

팀부레 롯지에서 여장을 풀었다.

14:50에 도착한 덕분에 시간이 참 여유롭다.

각자 배정된 방에서 짐을 풀었던 우린 제일 먼저 목욕을 했다.

온수는 돈을 내야 하지만 난 그냥 찬물로 씻었다.

오후의 날씨는 그래도 될 만큼 포근했고 실제로 시원해 나는 그게 더 좋았다.

이후....

각자 자유 시간으로 오후의 시간을 보내던 우린

로컬 여행사에서 준비한 산닥푸~팔루트 완주 증명서를 받았다.

다들 고생한 보람의 증표라 그런지 뿌듯해하며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 같아 이번 트래킹을 추진했던 나 역시 기분이 좋았다.

쟤네들 별걸 다 준비했넹~!

모니무슈 오너 조나단이 로컬 여행사 선정은 참 잘한 것 같다.

정말로 마무리까지 완벽하고 깔끔하다.

완주 증명서 수여식이 끝나고 우린 산장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했다.

이날 난 집에서 공수해온 마가목주를 산우들께 따라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팀은 각자 따로 제 색깔을 내지 않고 원팀으로 어우러져 화합할 수 있어 특히 좋았다.

사실 쉬운 일 같지만 그게 잘되지 않는다.

각자 친한 분들끼리 자기들만 어울리게 되면 팀 전체의 화합엔 좋지 못하다.

그런데 사실 진행자가 그걸 또 어쩌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팀 전체를 생각해 좀 자제해 주고 배려하면 좋겠지만

유독 누구와 같이 앉아 식사를 해야만 하고 옆자리에 앉아 이동해야 하며

따로 그들끼리만 어울리게 되면 간혹 홀로 오셨던 분들은 본의 아니게 왕따 비슷하게

제외되어 전체 팀 화합엔 좋지 못한 결과가 초래된다.

그런 점에서 모든 산우님께 이 글을 빌려 깊은 감사를 드린다.

정말 이번 팀은 그런 점에선 환상의 팀이었다.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 후기)

https://youtu.be/KCetvZE2P-g?si=7glS61obgDNvT_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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