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프랑스 몽블랑 TMB
산행일 : 2018년 7월13일~21일
누구랑 : AM 트래킹 산우 21명
제7일차 : 2018년 7월19일.목요일
- 알펜롯지 08:30
- 레보쏭
- 그레시어 산장
- 보쏭 빙하 전망대
- 피라미드 산장
- 정상(La jonction 2589m)
- 레보쏭
- 알펜롯지
7박9일중 마지막 일정에 든다.
오늘은 자유일정이다.
다만 원하는 산우들은 보쏭빙하 트레일을 무료로 안내한다.
트래커들이야 당연히 보쏭빙하 트레일이다.
우리팀 전원은 알펜롯지를 출발하여 셔틀버스로 레보쏭 마을의 버스 종점까지 이동했다.
사실 나는 처음부터 걸어 오를 줄 알았다.
그런데 1425m의 위치에 있는 샬레 그레이서 보쏭 산장까지 리프트로 올라간다.
그러고 보니 여긴 동계 올림픽을 개최했던 지역이다.
샬레 그레이서 산장에서 여기까지 내려 백히는 스키장
슬로프 덕분에 생겨난 리프트 승강장은 개인 소유라고 한다.
표는 왕복권으로 승차할때 마다 귀뚱이를 살짝 찢어 되돌려 준다.
룰루랄라~!
아주 편안하게 1425m의 고도를 한꺼번에 올려놓은
리프트에서 내린 우리팀이
샬레 그레이서 보쏭 산장을 들어섰는데 쥔장은 아직 출근전이다.
이곳 산장엔 특히 눈길을 끄는 물건이 있다.
랜딩기어와 엔진부품인데 1966년 1월24일 인도 국적의
보잉 707기가 이곳 보쏭빙하와 충돌하여 117명 전원이 사망한 사고이후
발견된 빙하속에 뭍혀있던 잔해들로 그당시 비행기 부품들이다.
그런데...
이 잔해의 가격이 상상초월인데 산장에선 결코 팔지 않았다고 한다.
산장에 베낭을 잠시 내려놓고 우린 빙하 전망대로 향했다.
원목데크의 빙하 전망대는 산장에서 그리 멀지 않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보쏭 빙하는 실제 빙하와 멀리 떨어져 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가까이 있던 빙하가 다 녹아내려 그런거다.
당연한 일이지만 따라서 큰 감흥은 없다.
서로들 자리를 선점해 기념사진을 담으려는 일행들을 남겨놓고
한치의 미련도 없이 발길을 되돌린 우리에게 최이사가
저 위에 또다른 전망대가 있으니 다녀 오란다.
그곳으로 향하는 등로를 걷다보면 시대별로 빙하가 녹아 없어지는
과정을 담은 안내판에서 우리는 이곳 보쏭 빙하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으며
옛날 동계 스포츠의 물품도 볼 수 있다.
아래의 사진은 봅슬레이 기구다.
이곳 전망대 풍광 역시 기대 이하였다.
Aiguille de tacul(3444m)와 몽블랑 사이에 만들어진
보쏭계곡을 적시는 빙하수가 샤모니로 흘러가는 상류지역일 뿐
더이상 의미가 없다란게 내 견해다.
다시 되돌아 온 그레이서 보쏭 산장에서부터 우리팀은
각자 역량대로 걷다 되돌아가 쇼핑을 하던 관광을 하던 자유시간이 주워진다.
그동안 맨날 후미에서 걷던 족쇄가 드디어 풀렸다.
마눌님과 난 빠른 걸음의 최이사님 뒤를 따라 피라미드 산장을 향했다.
그런 우리뒤를 어느새 너른숲님이 붙었다.
그렇게 4명이 사이좋게 걸어가던 중 순간 최이사님이 보폭을 빨리한다.
그 뒤를 붙어 좇아 가려는 초록잎새를 붙잡았다.
우린 정상까지 가야 하기엔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너른숲님과 최이사님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난 얼마후
뒤따라 걷던 우리팀의 최 연장자 이호준님이 우릴 또 제키고 선등 하셨다.
짙은 원시림 숲속길이 피라미드 산장까지 이어진다.
참 걷기 좋은 등로라 지금까진 거침없는 발걸음 였다.
1895m의 피라미드 산장에 도착한 최이사님이 잠시 쉬고 있던
우리에게 커피 한잔과 콜라 두잔을 들고 오셨다.
콜라 한잔을 마눌님과 사이좋게 나눠 마시며
한동안 휴식을 취한 우린 드디어 1786년 미셀 가브리엘 파카드와
자크 발마가 몽블랑을 초등하기 위해 선택한 보쏭빙하 코스를 향해 힘찬 오름짓을 시작햇다.
피라미드 산장을 등지자 마자 수목한계선을 지난다.
오늘은 갖은게 시간뿐이니 아주 천천히 걸으며 풍광을 즐길 참이다.
걷다가 쉴땐 우리가 연속으로 이어 걸었던 반대편 능선을 바라본다.
아름답다.
그중엔 샤모니 몽블랑 건너편의 2525m 브레방의 모습이 뚜렷하게 잡힌다.
1760년 소쒸르가 몽블랑 루트를 관찰하기 위해 올랐던 곳이 저곳이다.
파카드와 발마가 초등할때 그는 저기에서 이곳을 망원경으로 등정과정을 지켜 보았다고 한다.
갖은 해찰을 떨며 걷고 있던 우리 부부앞을 한분이 걸어가고 계셨다.
언제 우릴 제키고 갔지 ?
청주 정나눔 산악회의 장효원씨다.
그는 피라미드 산장의 휴게소에서 차와 콜라를 마시고 있던 우릴 못 보고 지나친 거다.
장효원씨는 이번 여행에서 만난 새로운 인연의 너른숲님과 아주 죽이 잘 맞는 사이로
그와 같이 피라미드 산장까지만 올라서려 햇는데 먼저 올라간 너른숲님이
안보여 그를 찾아 내처 걷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했다.
ㅋㅋㅋ
그는 걸어온게 아까워 절대로 되돌아갈 수 없단다.
덕분에 우린 외롭지 않게 동행자를 만났다.
보쏭빙하 정상(La jonction)을 향한
등로는 능선 하나를 두고 이쪽 저쪽을 오간다.
우리가 힘들게 고개를 하나 넘기고 나자 등로가 보쏭빙하 반대편 능선쪽에
위치한 비온나세이(Glacier Bionnassay) 빙하를 향하고 있어 길을 잘 못 들었나 했다.
그런데 선등하던 외국인들을 보니 다시 능선을 치고 올라 서는게 보인다.
하긴...
정크숑을 향한 길은 외길이다.
괜히 방향이 틀려짐에 쓸데없는 걱정을 한 것 뿐...
얼마후....
우리 부부는 그 등로를 또 빡시게 올라서는데
헐~!
어째서 마눌님이 빌빌대나 그랬다.
아침에 속이 별로 안좋아 굶고 납작 복숭아
두개만 먹었다는데 그게 영 상태가 안좋은 모양이다.
그런데 그걸 해결한 장소가 이곳은 도통 보이지 않는다.
등로는 고개를 넘자
비온나세이 빙하와 반대편인 보쏭빙하 가까이 이어진다.
지금껏 등로에서 빙하지대에서 제일 가까이 다가선 이후엔
거칠어진 등로가 하늘을 향해 고도를 높였다.
이젠 2589m 보쏭빙하 최정상 정크쏭까진 자신과의 싸움이다.
장효원씨는 체력이 소진해 힘들고
엉거주춤의 우리 마눌님은 거시기 때문에 힘겨운데
그걸 바라만 봐야 하는 난 또 그래서 괴롭다.
ㅋㅋㅋ
그들이 그렇거나 말거나 인정사정 없는
내 뱃고래는 현재 배가 고파 디지겠다 아웅성이다.
밥 좀 먹고 가자는 나를 향해 마눌님은 니나 드세요 난 죽을 지경이라 하고
장효원씨는 배 부르면 더 못 걸을거라 하니 이걸 우짠댜~!!!!
일단 장효원씨를 먼저 보냈다.
그런후 내가 가르킨 커다란 바위를 향했던 마눌님이
숙달된 유격대원들 처럼 바위란 지형지물을 이용한 은폐와
엄폐란 고도의 기술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말 못한다.
우야튼...
내가 밥을 다 먹고 나자 아주 후련한 얼굴로
생글생글 미소마저 띄운 얼굴로 나타난 초록잎새의 발걸음이
이후부턴 새털처럼 가벼워 졌슴을 밝힌다.
오름중엔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이호준씨는 벌써 정상을 찍고 내려서는 중이다.
이젠 우리도 정상을 코앞에 둔다.
그리고...
그 정상을 향한 관문인 석문을 통과했다.
몽블랑을 초등했던 파카르와 발마가 이곳 암릉 아래서 비박을 했다던가 ?
마눌님...
큰일(?)을 해결하고 나자 이젠 서방님도 떨구고 자알 오른다.
아주 씬~났다 신나...
그렇게 올라선 라 정크쏭(LA JONCTION)에서 우리부부는 맘껏 풍광을 즐긴다.
그러는 사이
잠시 후미로 밀려났던 장효원씨도 정상에 도착하여
거대한 빙하에 정신줄을 놓고 하염없이 올려다 보고 있다.
몽블랑은 여기서 저 빙하를 타고 오르면 4km밖에 되지 않는 짧은 거리다.
얼마후...
정상비가 서있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조망바위 아래에 우린 둥지를 틀었다.
그곳에서 약간의 요기만 하는 것으로 점심식사를 끝낸 초록잎새랑
장효원씨가 식사를 마칠때를 기다려 진하게 커피까지 타서 즐기는
여유와 호사를 누린 우리은 조심스런 내림길에 들었다.
내림길은 당연한 야그지만 오름질보다 수월하다.
또한 설사 힘들다 해도 내려서는 내내 황홀한
풍경들이 발아래 드리웠으니 그 힘듬을 느낄 새가 없다.
길은 왔던길 그대로 내려간다.
올라갈땐 못 본 꽃 ?
무슨소리...
우린 다 보면서 올랐다.
그리고 내려 오면서 또 보았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게 살아야 후회가 없다.
피라미드 산장이 어느덧 지척이다.
그럼 이제부턴 녹음방초 우거진 숲속길이 반길거다.
그 숲속길 끝지점엔 또 우릴 편하게 내려다 줄 리프트가 기다린다.
그런데...
이노무 리프트가 몇번이나 도중에 정차하며 지체된다.
우리 공중에 같힌겨~?
왜 그랫는지는 모른다.
그런데 그게 얼마나 원망 스럽던지 ?
리프트에 내려 셔틀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자
이런~!
버스가 떠나고 있다.
손을 흔들고 뛰어가 봤자 아무 소용 없었다.
아하~!
버스 떠난뒤 아무리 손을 흔들어 봤자 소용없단 소리가
헛소리가 아닌 진리임을 그날 난 땡볕의 아스팔트 위에 망연자실하며 절감했다.
덕분에 우린 30분을 땡볕 아래서 기다려야 했다.
주위엔 가게빵도 없다.
목은 타 죽겠는데....
장효원씨가 수통을 들고 리프트의 매표소로 향한다.
그곳에서 세계적으로 인증된 보디랭귀지란 언어를 구사한 끝에
수도꼭지에서 아낌없이 쏟아지던 에비앙 생수 한병을 받아와 우리에게 선사한다.
히유~!
살았다.
그걸 보면 어디가든 죽으란 법은 없다.
버스를 타고 돌아온 알펜롯지....
만보님이 초청을 하셨다.
마눌님은 피곤하다하여 나홀로 만보님 일행들과 어울렸다.
좋은 분들과 야외 테라스에서 영혼이 자유로운 프랑스 목장의 소고기 맛을 즐긴다.
덤으로 와인과 맥주 서너잔까지 더하자 행복이 쓰나미로 몰려 들었다.
그날밤...
덕분에 나는 아주 평안하신 밤을 맞았다.
제8일차 : 2018년 7월20일 금요일
- 스위스 제네바 SU2381 12:40
- 러시아 모스크바 17:05
- 러시아 모스크바 SU205편 20:55
프랑스 마지막날이 밝았다.
이젠 알펜롯지와 이별이다.
아마도 난 이 롯지는 빵 냄새로 기억될 것 같다.
현지 로칼 가이드 최송희 이사님과 마지막 이별을 한다.
사람을 평가 하기란 참 경솔하고 위험한 짓이다.
그러나 이분은 참 오랫만에 만나본 맘에 든 가이드였다.
우선 통솔력과 리더쉽이 돋보인다.
그리고....
산행대장에게 꼭 갖춰야 할 카리스마도 갖췄다.
이곳 지리와 지형은 물론 문화와 역사까지 섭렵하여 박학다식하다.
그러나 뭐든 100% 완벽할 순 없다.
2% 부족한게 오히려 인간적일 수 있어 그 2%의 부족함은 내 마음속에 숨겨둔다.
그게 내 주관적인 견해일 수도 있기에....
우야튼 일정내내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이글을 빌어 감사를 전한다.
러시아 항공...
기내도 그런대로 괜찮고 서비스 질도 참 좋다.
딱 하나만 빼고...
그 하나가 하필 왜 나였는지 ?
딘장간장 우라질 레이션~!!!!!
긴 여정을 견디게 한 일등공신 레드와인...
역시 두잔이면 되는 효율 극대화된 내 몸이 이럴땐 참 좋다.
야듀~!
몽블랑 TMB...
내 언제고 기회되면 다음엔 꼭 종주를 하련다.
제9일차 : 2018년 7월21일.토요일
- 인천 국제공항 11:15 착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다들 짐을 찾아 나간 이후까지 내 짐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분실물 센터에 알아보니 모스크바 환승과정에서 누락 되었단다.
그래도 다행이다.
21명중 딱 내짐 하나만 그래서...
호사다마라 했던가 ?
집에 도착해 확인한 디카의 메모리가 먹통이다.
자꾸 건딜면 복구가 더 힘들다는 전문업체의 말에 그대로 맡겼다.
그런데...
헐~!
몇년전 다녀온 뉴질랜드의 파일까지 다 살아 돌아왔다.
항상 포맷을 시키고 사진을 찍엇는데 참 별일이다.
그 많은 파일을 골라 삭제 하는데 하루를 꼬박 보냈다.
이후엔 날자 상관없이 뒤죽박죽 엉킨 사진들을 선별하는랴 또 하루를...
흐이구~!
포기할 수도 없어 산찾사 미처 죽는줄 알았다.
추신
이런 어려운 과정으로 작성된 후기입니다.
솜씨 없는 글 재주라 더 힘이 들었던 저에게 힘 좀 실어 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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