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일차 : 2016년 10월 21일 (금요일)
지난밤 한밤중.
인터폰으로 골반 지지대를 뽑았으니
결과를 보기 위해 X레이 사진을 찍으러 가란다.
내둥 가만히 있다 겨우 환자가 잠든 한밤중에 이게 웬일~?
헐~!!!!
우야튼 다녀와 다행히 잘 자고 일어난 아침에
이제는 오래 앉을 수 있어 그런지 초록잎새가 머리를
감겨 달라기에 화장실 변기에 앉혀 머리를 감겼다.
내친김에 내상을 깊게 입은 허벅지를 제외한 무릅 아래도 닦았다.
얼마나 개운 하던지...
마무리로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 뼈를 푹 고아
봉지에 나눠 담은 사골국을 들고 처남과 장모님이 찾아 오셨다.
그런데...
저 많은 사골국을 어쩌나 ?
일단 먹을만큼 남기고 집에 두고 오기로 했다.
집에 간김에 마지막 남은 그라비올라 약초를 끓여 식힌후
병실에 돌아왔는데 그사이 후배 종걸이 부부가 다녀갔단다.
오후.
재활훈련을 하는데
근육과 관절 모두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오우~!
기분 짱~!
이왕 나온김에 산책을 겸한 병동을 한바퀴 돌며 운동에 열중.
너무 열심히 했나 ?
가래톳이 슨것 같이 아프다 하여 바로 휴식에 든다.
어느덧 저녁 식사 시간...
센스쟁이님이 초록잎새에게 신겨 줄 덧버선과 양말,
군것질로 비스켓과 알사탕 그리고 잃어버린 입맛을 살려 줄
고추장을 들고 병실을 찾아 오셨다.
벌써 몇번째 인지 ?
병원 간병을 길게 해 본 경험이 있어 그런지
초록잎새가 꼭 필요한 물품만 가저왔다.
이번주 춘천 마라톤 준비도 바쁠텐데 여러모로 고맙고 미안하다.
덕분에 이날 저녁은 칼칼한 걸 먹고 싶어한 아내가 고추장에
밥을 비벼 제법 많이 먹었다.
해가 많이 짧아져 밤이 길다.
그 긴긴 밤을 달래주려 찾아든 후배 부부가 있었다.
우리 삼실 부소장으로 파업 때문에 바쁜나날을 보내고 있을텐데
오늘 아니면 시간을 낼 수 없어 왔다니 너무 고맙다.
예전 이 후배도 크게 다처 6개월간 병상 생활을 햇는데 그때
후배 부인이 모진 고생을 한 터라 동병상린의 마음이 들었나 보다.
지금이야 웃으며 옛 이야기를 하지만 그때는 하루 하루가
지옥였을 것이다.
후배가 그런다.
누가 나이를 물으면 25살이라 한단다.
벌써 25년이 흘렀고 다시 태어난 것 처럼 살고 있다며...
그럼.
울 마누님은 신생아 ?
그래.
불면 날아갈 듯 여리디 여린 아기처럼
퇴원하면 후유증 없도록 잘 보살펴야 하겠다.
난 죄 많은 남편 이니까.
(사진설명)
ㅡ 센쓰쟁이님이 사온 양말을 신어본 초록잎새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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