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일차 : 2016년 10월07일 (금요일)
전날 저녁 드레싱을 해 주던 인턴이
이젠 팔목과 허벅지를 하루 걸러 교차로 해 준다고 했단다.
그만큼 상태가 좋아 그래도 된다고는 하는데 믿어도 될지 ?
내 생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매일 상처를 치료하고 드레싱 하는게
정답이나 무턱대고 요구 할 수 없는게 을의 입장이고 현실이다.
혹여...
그것조차 귀찮아 그런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사실...
의사라는 직업이 내가 보기엔 완전 3D업종 보다 더한 중노동이다.
철저한 직업정신과 올바른 윤리의식이 없다면
버텨 내기 힘들것 같다는게 지금까지 내가 보고 느낀 생각이다.
여기 을지병원의 대다수 의료진은 헌신적이다.
그런데...
어느 사회집단이나 미꾸라지 같은 녀석은 있게 마련...
초록잎새가 그런 의료진을 만나 진료를 받을때 다리를 끊을 수도 있다는
심한 말은 물론 일이 지겨워 죽겠다는 불만을 지껄이며 성의없이 함부로 하여
정신적으로 힘든적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대게 인턴들은 피곤에 찌들어 있다는 느낌이 들어 이해는 한다.
그러나...
의사 한마디에 죽었다 살았다 할 정도로 감정의 기복이 큰 환자에게
의사 할애비라도 이런 행위와 망발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다.
사실....
대다수의 의료진은 정말로 존경 받아 마땅한 사람들인데 꼭 한둘이 문제다.
내가 처음 응급실에 왔을때 만났던 인턴은 친절은 기본에 상처소독과 드레싱을 할땐
세심하게 정성을 다하며 환자가 힘을 낼 수 있는 희망적인 말을 해 주신분 였는데
가끔 그분이 오셨을때 초록잎새는 힘이 난다고 햇다.
뒤늦게 들은 이야기지만
일주일만에 허벅지 봉합수술을 받던날
수술을 하던 의사와 간호사가 수술하다 말고 싸우는 바람에
흥분한 의사가 저런 감정으로 제대로 상처를 꼬맬 수 있을까 불안하여
한동안 떨었다기에 항의를 해 볼까 하다 병원을 옮기지 않을 바엔 참는게
환자에겐 더 이로울 수 있단 생각이 들어 그만 두었다.
이런걸 생각하면 의료진은 자질보다 더 필요한 덕목이 인성이라 생각한다.
지금에서야 이야기를 하지만 초록잎새가 중환자실에서
제일 힘들어 했던건 아픈 몸도 그렇지만 또다른 이유가 있었다.
실습 나온 간호학과 학생(추측)이 최소한 5-6번씩 주사바늘을 찔러 댔는데
그것도 제대로 못하냐며 퍼붓던 선임 간호사의 악다구니를 고스란히 듣고만 있어야 했던 일과
의학적 지식도 없는 간호사들이 함부로 환자가 듣는데서 이정도면 아마도
다리를 절단 할지도 모른다고 지껄여 댄 한마디에 밤새 정신적 충격에 시달린 일이다.
그때 극심한 심적 고통에 시달렸을 아내를 생각하면 지금도 피가 꺼구로 솟는다.
중환자실의 환자가 간호 교육생들의 마루타 였다는 사실도 충격적 이고...
오전중.
초록잎새가 1층 석고실에 들려
팔목에 댄 부목 범위를 줄여 활동범위를 넓혀주고 무게를 줄였다.
그곳을 다녀 오느랴 휠체어에 올라 탄 김에 여기저기 산책을 했다.
그러나...
아직은 무리가 있는지 금방 피로를 호소하여 병실 침상에 눕혔다.
그때...
아이구~!!!
피오나님이 먹거리를 한아름 들고 찾아 오셨다.
지난번 주고간 반찬도 정말 맛나게 먹었는데 이만 저만한 신세가 아니다.
우야튼 얼른 쾌차하여 병실을 탈출 하는 것만이 여러 지인들께 보답하는 길이다.
덕분에 그날 점심은 성찬이 되었는데 입원한 이후 초록잎새가 가장 많은 식사량을 보여 주었다.
(푸짐한 피오나표 영양식단)
(요거이 어글리탕)
(그리고 맛난 반찬들....고맙습니다)
아울러...
점심 식사후 마시라며 피오나의 가방엔 커피와 잔도 들어 있었다.
그런데 그 커피잔이 얼마나 앙징 맞던지.
ㅋㅋㅋ
아픔을 잊고 초록잎새가 모처럼 활짝 웃는다.
(앙증맞은 커피잔)
그러나...
커피는 뼈 접합에 가장 필요한 칼슘의 섭취를 방해하는 관계로
초록잎새가 한잔만 달라 사정해도 내 똥고집으로 그냥 패쓰~!
그래서 약간 삐짐의 초록잎새인데 그래도 난 못 준다.
오후3시...
일반병실 탈출을 위한 외과의사의 특명이 떨어진다.
그래서 산찾사는 허벌라게 집까지 뛰어가서 아주 편안한 신발을 공수해 왔다.
그리고 들어선 지하1층 재활 센터에서 기구에 의지하여 침대에서 일어나 서 있는 훈련을 했다.
히유~!
단순한 동작임에도 무쟈게 힘들어 하는 초록잎새가 안타깝다.
겨우 3차레 훈련에 초록잎새가 어지럼증을 호소하여 바로 중단 시켯다.
첫술에 배 부를순 없는법.
조급한 생각은 버리기로 했다.
어느덧 저녁.
초록잎새가 식사를 끝내는 걸 본 후 집을 향하는데
병원 입구에서 문병을 오던 황금사과,백장미,행복쟁이님과 마주친다.
잠보님도 곧 도착 할 예정이라 한다.
잘 되었다.
밤이 길어 싫다던 초록잎새가 여인들의 수다로 지루함을 덜게 생겼다.
바쁜중에 이렇게 초록잎새를 위해 찾아주신 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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