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일차 : 2016년9월25일.일요일

 

오전에 약초를 우려낸 물과

여분의 수건을 더 가지고 병실을 찾았다.

간밤엔 잘 잤는지 ?

그런데.

안색이 별로 안좋다.

간병인이 그러는데 아침 식사도 몇수저 뜨다 말았다고 한다.

잠시후...

초록잎새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순간..

가슴이 찢어진다.

왜 안그러겠나.

처음 우리가 사고를 당했을때를 생각하면 고마운일 아니냐며

너무 바라지 말고 힘을 내자는 말로 위로하여 눈물이 그치긴 햇는데....

환자가 고통에 너무 지친것 같아 겁이 난다.

 

얼마후...

아랫층 아줌마가 영양죽과 과일을 들고 또 찾아 오셨다.

정말 이 신세를 어찌 다 갚아야 할지 ?

곧이어 아내의 중학교 친구들이 찾아 든다.

순간 병실의 분위기가 환하게 바뀌며 초록잎새의 입가에 미소가 머문다.

그때...

사람 여럿이 있을때 침대 시트를

갈아 주자는 간병인의 요청에 몸을 잠깐 옮기는 동안 초록잎새가 힘겨워 했다.

그래도 깔끔하니 기분은 괜찮다.

다만 어제와 마찬가지로 간 수치가 올라 그런지

얼굴과 눈동자까지 노오란 황달 증세가 있어 걱정 스럽다.

일요일이라 어디 마땅하게 상의하고 물어볼 전문의도 없어 답답하다.

이또한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란 믿음으로 불안을 잠재운다.

 

점심식사 시간....

아랫층 아줌마표 영양죽이 입에 맞나보다.

제법 많이 먹는다.

식후 과일도 받아 잘 먹고...

그러는 아내가 이쁘고 한없이 고맙다.

오후에 다시 들리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와 이것 저것 집안일로 잡념을 몰아낸다.

 

점심 식사후...

큰 아들과 함께 걸어서 을지병원을  찾았다.

이번엔 타올이 더 필요할것 같아 두개를 더 담고 큼직막한

배를 깍아 용기에 담아 병실에 가자마자 어거지로 한쪽을 먹였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

막내 처남 부부가 찾아와 아내의 이런저런 시중과 말동무를 해준다.

저녁 무렵엔 한차레 상처부위를 소독후 드레싱을 끝내자 고교후배 김강호 부부가 찾아 왔다.

강호 부인 구경순씨는 나의 아내와 아주 각별한 사이다.

그래 그런지 아내를 보자마자 눈물 바람이다.

안타까워 어쩔줄 몰라하는 그녀를 보자 나도 따라 울컥해져 후배를 데리고 휴게실로 대피.

으이구~!!!

이놈의 감정은 언제쯤 누구러지고 대범해 질 지 ?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어 아내가 죽을 먹고 나자 이번에 구입한

홍화씨 환을 먹인 뒤엔 방금 병실로 찾아오신 입사동기 박기우씨와 함께 병원을 나섰다.

계속 만류해도 한번 직접 봐야 안심하겟다며 찾아오신 박기우씨는

제때 식사도 못 했을거라며 함께 저녁식사를 원한다.

우리집 근처로 이동하여 춘천 닭갈비집에서 입사 동기생 박기우씨와

그간 내가 겪은 일을 이야기를 하며 오랫만에 모든걸 잊고 맛있는 저녁 식사

시간을 갖은 후 나홀로 밤거리를 걸어 아무도 없는 빈집에 든다.

 

어두운 한밤...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다.

그래서 찾아든 일거리...

수건과 행주 내복을 푹푹 삶은 다음 손빨래를 힘차게 했다.

눈부시게 하이얀 색깔로 변한 깔끔한 세탁물 처럼 부상을 여기저기 당한

초록잎새가 하루빨리 깨끗하게 완치 되기를 소망하며 또 힘겨운 하루를 정리한다.

 

기타.

1. 만보님이 또 내려 오신다고 하여 만류.

2. 천안 제수씨가 걱정스러워 다시 전화...

    언제든지 콜~ 하면 24시간 간병을 할 수 있으니 불러만 달랜다.

    일단 산소 호흡기를 떼고 폐가 좋아지면 전문 간병인 대신 생각해 보자며 통화를 끝냈다.

3. 올 초 동.티벳 메리설산 인솔자로 갔을때 처음 만난 전경식씨가 오고 싶어 한다.

    너무나 고맙기는 하나 서울에서 일부로 오시게 하기엔 부담 스럽다.

    그래서  그 마음만 접수 하겟다 전 햇는데 어떻게 받아 들이실지는 모르나 우야튼 너무나 고맙다.

4. 통장.김옥순님이 이제사 소식을 알고  놀라 자빠저 죽는 줄 알았다며 곧 찾아 뵙겠단다.

     좀 더 안정이 된 후 알리려 햇으니 이해 바란다며 통화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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