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신도안 . 향적산 국사봉

산행일 : 2015년 9월20일(일)~21일(월)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후기-

 

일요일 오후 퇴근...

부지런히 서둘러 베낭을 꾸린다.

그런후...

쌩하니 달려 도착한 도안의 향적산 들머리 무상사 주차장...

 

부지런히 오르면 해지기전 오를 수 있다.

드뎌...

청송 약수터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만나자

가파른 오름길이 완만하게 장군암까지 이어진다.

 

겨우 올라선 향적산 국사봉.

다행이다.

아무도 없고 정상아래 원목데크는 오롯이 우리들 차지.

 

오늘도 역시 칠성급 호텔을 짓고

우리들만의 화려한 식탁을 차려 저녁 성찬을 들며

행복을 만끽한다.

 

그순간...

어느 누가 올라서며 염불을 ?

스님인줄 알았는데 복장을 보아하니 민속종교라 해야 하나

우야튼 그런분 같다.

이 양반...

우릴 무쟈게 못 마땅해 한다.

아마도 이곳 정상에서 기도와 치성을 드리려 올라 온 것 같은 느낌.

그러더니 반대편으로 넘어가며 그여 한마디 독설을 날린다.

 

"당신들 담부턴 여기서 캠핑 하지 마쇼~!"

 

아~!

기분 팍~ 상한다.

 

이윽고....

어느덧 해가 저물자

가저온 맥주캔을 다 마셧건만 취기가 없다.

딘장~!

이럴줄 알았다면 독주를 가저 올 걸...

요즘 내가 주량이 무쟈게 늘었슴을 느낀다.

 

국사봉 정상...

신도안의 야경을 내려보며 시원한 바람을 맞는다.

좋다.

이 기분 이 맛에 우린 산을 찾는다.

 

어느덧 한밤...

살폿 잠이 들었는데 누가 텐트에 강력한 라이트를 비춘다.

헉~!!!!

뭐 이딴 예의 없는 짓~?

그러더니 곧장 국사봉으로 불빛은 사라진다.

 

그런데...

그후부터 이거 원~!!!

이 양반들 밤 세우며 그짓을 하는 줄 알았다.

날을 넘긴 시각까지 요령을 흔들며 주문을 외우고 끽끽 울고....

 

무속인들이 찾아 온걸 보면

오늘이 뭔 날인가 ?

마눌 초록잎새는 그게 뭐가 무섭다고

덜덜덜 떨고...

다행이 새벽 1시쯤 그들이 내려가고 나자 고요가 찾아든다.

들리는건 풀벌레 울음 소리뿐....

 

어느덧 날이 밝았다.

아침 메뉴로 쇠고기 육수에 떡국을 끓이는데

우리에게 느닷없이 소리없이 다가온 사람 때문에 초록잎새가 기겁을 한다.

그러자 그 양반 하는말...

 

"산에 와 불을 피니 그렇게 놀라지~"

 

그러며 사라진다.

딘장~!

어제 저녁 여기서 캠핑하지 마라던 그 무속인이다.

아마도 어느 바위틈에서 밤 새워 기도를 한 모양이다.

사람이 다가설 땐 기척이라도 하고 와야 예의인데 이노무시키 못 돼 처 먹었다.

저런놈은 사이비 종교인이 분명하다.

마음씨가 보통 고약한 놈이 아니다.

 

아니온 듯 정리후...

금남 정맥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조망좋은 바위가 있어 다녀 오기로 했다.

그런후...

향적산방에 도착할 쯤 목에 걸었던 디카를 잃어버린 걸 알았다.

 

허겁지겁

왔던길 되돌아 올라가며 만나 한사람...

우리가 내려설때 올라가던 사람이라 혹시 디카를 봣냐고 물어 보려다

홀로 허겁지겁 뛰어 올라서는 날 보면 잃어버린 물건 찾으려는 사람이겠지 생각에

디카를 주웠다면 주겠지 했다.

 

결국...

왔던길을 샅샅히 뒤지며 찾았어도

그간 너무나 정들었던 내 분신같던 파나소닉 루믹스 미러리스 카메라는 볼 수 없었다.

 

얼마나 허무하던지 ?

이게 다 그 싸가지 없는 무속인 때문에

재수 옴 붙어 그런거다란 생각이 불현듯 든다.

ㅋㅋㅋ

핑계거리 하나 생겼으니 속으로 나마 분풀이를 실컨 하고 나자

겨우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기가 센 계룡산...

그 곁가지의 향적산도 정말 만만찮은것 같다.

마눌 초록잎새는 내려서며 밤 새 무서워 한잠도 못 잤다고 투덜 투덜..

 

신도안 향적산 국사봉...

초저녁의 행복했던 마음만 기억하기로 한다.

히유~!!!

아마 여긴 다신 오지 못 할것 같다.

 

안녕~!!!!

나의 분신 디카 파나소닉 루믹스 미러리스...........

 

 

사진은 디카로 찍어 카스에 올렸던 사진 몇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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