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홍성 용봉산 & 공주 공산성

산행일 : 2015년 9월03일(목)~04일(금)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1일차 ~ 홍성 용봉산 야영.......2일차 ~ 공주 공산성 성곽 한바퀴

 

  (산행 개념도)

 

 

마눌이 금쪽같이 여기는 막내 아들의 먹거리가 떨어 졌덴다.

안절부절 초록잎새...

모처럼 단둘이 한가로운 평일의 여유로움을 즐기고 싶은 마음에

먹거리를 챙겨 서울의 막내 아들에게 달려간 초록잎새를 어거지로 끌여 내렸다.

오늘은 홍성의 용봉산에서 한밤을 보낼 참이다.

 

홍성은 1시간 이내의 거리....

늦은 오후에 출발하여 청소년 수련원 한 구석에

나의 애마를 잠재우고 용봉산을 향한 들머리를 찾아든다.

그런데....

청소년 수련원에서 용도사의 미륵불로 향한 등로를 무슨 이유인지 막아 놓았다.

아마도 휴양림의 입장료와 주차비 수입을 유도하기 위해 그래 놓은 듯.... 

 

그렇거나 말거나....

뚜렷한 등로를 따라 올라 채기 시작한 얼마후

용봉산 둘레길이라 명명해도 좋을 만큼의 기존 등로와 만난 우린 본격적인 산행에 든다.

 

 

 

그렇게 걸어가다 만난 첫 갈림길...

최영장군 활터로 향하는 용봉산 직등코스의 유혹을 넘긴 우리가 

계곡을 넘겨 능선과 능선을 이은  원목테크 다리를 건너게 되었는데

쫄랑 쫄랑 잘 따라 걷던 초록잎새가 모가지를 길게 빼고 한곳을 유심히 처다 보고 있다.

 

 

 

그곳은 바로 이름값도 못 하고 있던 용봉폭포...

아무리 심한 가뭄이라도 그렇지...

그 폭포엔 물 한방울 조차 흐르지 않고 있었다.

 

 

 

우린 말라붙은 용봉폭포를 뒤로하며 힘겨운 계단을 타고 조금 올라서자

 

 

 

와우~!!!!

시원 시원한 조망이 터진다.

이제 막 조성되기 시작한 내포 신도시와 홍성.

그리고 ...

한가로워 보이는 전원의 풍광들은 산 허리를 가르며

길게 이어지는 오솔길의 그 어디서든 걷는 내내 볼 수 있는 풍광이다.

 

 

 

 

 

 

둘레길의 끝지점...

용봉 초등학교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며 그길은 끝이 났다.

그곳에서 우린 곧장 용봉산 정상을 향하려다

그래도 이왕 왔으니 용봉 초교로 향한 내림길을 조금 더 걸어 내려가

용도사의 미륵불을 만나 보기로 했다.

유형 문화재 제87호로 지정된 홍성 상하리의 미륵불은

고려중기에 조성된 충청도 지방의 불상 양식이 잘 표현되어 있다.

 

 

 

용도사 미륵불을 뒤로하며 시작된 발걸음이 힘겹다.

이제부턴 본격적인 오름길의 시작...

그러나 아직 해는 중천이다.

오름길에 만난 정자가 그래서 참으로 반갑다.

박베낭을 내려놓고 오랫만에 실컨 한번 놀다가 발걸음을 옮겼다.

 

 

 

초록잎새...

뽕베낭을 만들어 줬어도 힘겨운건 마찬가진 가 ?

 

이궁~!!!

 

 

 

해질녁에 도착하면 될 일이다.

이번엔 초록잎새보다 내가 더 힘든것 같다.

팔꿈치의 엘보우가 다시 도진터라 운신하기가 껄끄럽다.

마침...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주는 조망터가 있어 또다시 우린 박베낭을 내려 놓았다.

 

 

 

오늘같은 날은 산행이 짧은게 다행이다.

어느새 우린 투석봉에 안착....

 

 

 

투석봉을 지나 정상을 향한 능선을 걷다보면

능선 자락에 암봉군이 눈에 들어 온다.

바로 우리가 오늘밤 머물게 될 악귀봉이 되시겠다.

그 악귀봉을 넘긴 좌측엔 가야산이 뚜렷하게 조망 된다.

 

 

 

드디어 도착한 용봉산....

그러고 보니 이곳 용봉산을 다시 찾은게 어언 10년이 흘렀다.

그때 이곳의 정상엔 정상을 알리는 표식이 전혀 없었다.

다만 이곳에 올라보면  아주 가까이의 가야산 덕숭산 삼준산은 물론

충남의 모든 산군들이 한눈에 조망되니 이곳이 정상임을 자연스레 느낄 수 있었을 뿐.... 

 

 

 

우람한 용봉산 정상 빗돌을 등진다.

악귀봉을 향한길...

바로 코앞의 노적봉을 넘기면 바로 악귀봉이다.

 

악귀봉을 향한 등로...

예전에 비해 아주 수월하다.

이젠 누구나가 쉽게 오르 내릴 수 있게 원목계단으로 등로가

정비 돼 있어 앙탈스런 암릉길을 순화 시켜 주니 우리의 앞길이 탄탄대로와 같다.

 

 

 

악귀봉을 향하는 내내

내포 신도시가 우리의 발 아래에 놓여있다.

 

 

 

오늘밤...

저 신도시의 불빛이 기대 된다.

지금 저렇게 평화로워 보이는 도심의 풍광이 오늘 밤엔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릴 맞아 줄까 ?

 

 

 

 

 

 

 

아름다운 암릉길은 박베낭의 힘겨움도 잊게 한다.

어느새 우린 노적봉을 넘겨 악귀봉 전망대의 원목테크에 칠성급 호텔을 짖고

우리 부부의 원앙금침을 깔아놓고 나자 지금껏 우리를 기다려 주던 태양이 힘을 잃고 스러저 간다.

 

 

 

아름다운 저녁노을이 지고...

 

 

 

뚜꺼비 바위도 아스름히 그 모습을 감출 쯤..

 

 

 

우리의 성찬은 시작됐다.

그냥 급하게 행장을 꾸리느랴

집안의 냉장고를 털어 차려낸 식단이지만 이만함 훌륭하다.

 

 

 

아늑한 우리만의 보금자리에서

이런 저런 정담을 주고 받으며 시작된 저녁식사가 시작된 얼마 후...

 

 

 

준수하며 잘 생긴 키가 큰 남정네가 조심스레 찾아든다.

그러며 하는말....

여기 말고 다른데 야영할 자리가 있냐고 물어본다.

지금 이 시각에 다른곳으로 가기엔 늦은 시각이다.

그냥 우리 옆자리에 자리를 잡으라 햇더니 그래도 되냐며 머뭇댄다.

ㅋㅋㅋ

참으로 순진한 양반이다.

그냥 밀고 들어와도 할 말은 없는데 무슨 허락을 ?

좋은 이웃을 만났으니 그것도 우리에겐 기쁨이요 좋은 인연이다.

아주 젊은 사람이 이렇게 자연을 벗삼을 줄 아니 그게 우린 무척 이뻐 보인다.

그런데...

그 청년이 자릴 잡은 얼마후...

또다른 이웃이 또 이곳에 찾아 들었다.

 

햐~!!!!

 

이곳이 이젠 주말이면

자리잡기 쟁탈전이 아주 심하단 풍문을 듣긴 들었는데

평일날도 이렇게 찾아 들 정도면 그 소문은 사실인게 확실한것 같다.

 

 

 

천안에서 그리고 용인에서 오셧다는

솔캠의 이웃들과 평화롭고 기분좋은 한밤이 깊어만 간다.

깊은 산중에선 酒님을 향한 信心은 적당해야 너도 나도 좋은법...

광신도를 만나게 되면 산중이 시끌벅적 할때도 있지만

오늘의 이웃들은 酒님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전혀 없는 불신자라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봉께루~

흐미~!!!!

오히려 나이 먹은 우리가 더 시끄럽게 한건 아닌지 ?

 

 

 

편안하게 아주 잘 잤다.

이른 새벽...

기온차가 심햇던지 ?

데크엔 온통 이슬에 젖어 축축하다 보니 나가기 싫다.

꾸물대다 잘 못 하면 일출을 놓칠판...

 

 

 

뭉기적 대다

이웃집들이 악귀봉에 해맞이를 하러 가길레 뒤쫓아 올랐다.

주위는 온통 자욱한 안개....

이윽고...

짙은 구름층을 뚫고 햇님이 솟아 오른다.

내포 신도시 방면에서 떠오른 햇님이 세상을 비추자

선명한 풍광은 아니래도 아침 풍광은 매번 올라 올때 마다 다르며 새롭는 걸  느낀다.

오늘은 그야말로 몽환적인 아름다움이 내 감성을 파고든다.

 

 

 

이런 선경을 혼자보기 아깝다.

귀차니즘에 쩔어 텐트안에서 나오지 않던 초록잎새를 불렀다.

ㅋㅋㅋ

초록잎새...

뒤늦게 올라 가더니 내려설 줄 모른다.

그녀는 악귀봉의 암봉에 자리를 잡더니 그 자리에서 그대로 망부석이 되었다.

 

 

 

 

 

이른 아침...

동네의 부지런한 산객들이 올라선다.

이젠 자릴 비워줘야 할 시각....

악귀봉에 햇살이 가린 탓에 아직 텐트가 축축하다.

 

 

 

그래도 전망대 자리는 비워 줘야 한다.

젖은 텐트는 집에서 말리면 될테니 그냥 짐을 꾸렸다.

 

 

 

아직도 하늘엔

한밤의 미련을 못 버린 낮달이 머물던 이른 아침...

 

 

아니 온 듯...

깔끔한 뒷정리를 끝낸 이웃끼리 기념 사진을 남겼다.

내 옆의 키큰 젊은 친구가 천안 그리고 그 옆엔 용인에서 오신 이웃이다.

언제 어느곳에서 또 불현듯 만나게 될지 모르나

부디 안산 즐산 하시길....

 

 

 

내려 가는길....

이웃들과 한밤 한곳에 머물었지만 각자 갈길은 달랐다.

우린 수암산을 향해 가다 용바위에서 방향을 틀어 산림 휴양소로 내려야 한다.

 

 

 

악귀봉을 내려서자 만나게 된 첫 갈림길....

용봉사로 향한 직등길을 외면한 우린 수암산을 향한 등로를 향한 얼마후...

 

 

 

이곳 용바위 갈림길에다

베낭을 잠시 내려놓고 전망대를 다녀 오기로 한다.

 

 

 

 

전날 저녁에 혹시나

악귀봉 전망대에 우리 몸을 뉘일 자리가 없다면

차선책으로 이곳에서 한밤을 보내려 했었는데 와서보니 참 좋다.

이곳에선 내포 신도시가 아주 가깝게 보여 야경은 이곳이 훨~ 좋을것 같다.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번잡스런 악귀봉 전망대보단 이곳에서 머물러야 겠다.

 

 

 

용바위에서 시작된 하산길...

암릉의 연속이다.

아름다운 능선길엔 지루함이 없으니 당연 힘듬도 잊었다.

 

 

 

암릉 곳곳의 조망터마다 빠짐 없이

올라봐야 직성이 풀리는 초록잎새로 인해 하산길이 더디다.

그래도 채근하면 토라져 불똥이 튀니 그저 은근과 끈기로 무장한 기다림이 최고다.

 

 

 

 

 

 

 

 

 

 

용봉사의 절이 내려다 보이는

의자바위에 앉아 보는것을 끝으로 초록잎새의

바위에 대한 사랑이 시들해지자 문득 걸음이 바빠진다.

 

 

 

 

그렇게 내려선 구룡대...

 

 

 

다 내려 선 것 같지만

차량 회수를 위해선 다시 산을 거슬러 올라야 한다.

 

에구~!

에구~!

 

 

 

그런후...

용봉초교까지 이어지는

둘레길을 만나 걷다보면 산림 휴양관을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 200여 미터 떨어진 청소년 수련원에서 우린 1박2일의 여정을 끝냈다.

 

 

 

집으로 향하기엔 이른 시각이다.

그래서 들린곳.

1985년에 지금의 아내와 데이트를 하던 장소가 불현듯 가보고 싶었다.

지금은 어떻게 변햇을지 ?

 

 

 

공주의 공산성....

고구려 장수왕의 공격을 피해 문주왕 원년 475년에 공주로 도읍을 옮긴 이래

삼근왕,동성왕,무령왕을 거쳐 성왕16년에 부여로 도읍을 옮길 때까지

이곳 공산성은 64년 간 백제의 왕성이었다.

 

 

공산성은 백제 시대엔 웅진성.

고려시대에는 공주 산성.

조선시대 인조 이후엔 쌍수 산성으로 불리워 졌다.

 

 

 

백제 시대엔 토성.

그러다 조선 인조,선조 이후에 석성으로 개축.

 

성곽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금강을 넘어 공주시내가 한눈에 내려 보여 아름다운 산책코스로 손색이 없다.

 

 

 

그 옛날 풋풋한 처녀 총각이 손을 맞잡고

사랑을 속삭이며 걷던 성곽길은 예전 모습과 많이 다르다.

새로 개축을 해서 그런가 ?

 

 

 

 

 

걷다보니...

2011년 10월에 백제의 옻칠 가죽칠갑옷과 마갑 화살촉은 물론

철제 무기류등이 출토 되었다고 하던데 그 유물 발굴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가 보다.

발굴터엔 섬세한 인부들의 손놀림이 한창이다.

 

 

 

어느덧 발걸음이 연지 만하루에 닿은다.

대략 출발지 금서루에서 이곳이 중간지점이 된다.

 

 

 

연지 만하루를 지나며 성곽길이 가파르다.

 

 

 

그 성곽길의 정점....

시원한 조망터가 반긴다.

그곳에서 내려 보이는 금강변의 곰나루터엔 수상 스키어가 신나게 달리고 있다.

 

 

 

계속 이어지는 성곽길...

초입에서 보던 많은 관람객들이 여기선 볼 수 없다.

아마도 따가운 햇살에 굴복당해 더이상 걷는 걸 포기 한 듯...

 

 

 

 

 

 

영동루를 지나며 아무도 볼 수 없었던 성곽길을

강산이 세번을 변하고도 몇해가 더 지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설레이던 그때의 감정은 아니더라도 그 시절을 되돌아 보며 걸어 본 공산성 성곽길을 끝냈다.

다음엔...

시간이 허락 된다면

한밤중 은은한 조명이 비친 성곽길을 한번 더 걸어 봐야 겠다.

 

 

 

  (그날의 발자취를 여기에 모아 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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