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소야도

산행일 : 2014년 7월30일(수)~31일(목)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 (만보+동백) (태산+태산 옆지기)

2일차 이동경로 : 뗏부루 해수욕장~무명봉의 정자~염소막 지나 좌측길~왕재산~막끝~뗏부루 해수욕장

 

    (산행 개념도)

 

          (나루개 선착장의 소야도 등산 안내도)

 

 

지난밤 해안 산책후 숙면에 들었나 보다.

늦게 일어나 보니 바지런한 만보님 부부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처제 부부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들어오면 식사를 할 수 있게 주섬 주섬 이것저것 찾아내 식탁을 꾸려놓고 누릉지를 끓였다.

 

 

 

잠시후.

만보님과 동백님은 죽노골까지 산책을 다녀 왔고

태산도 해변을 거닐다 때가 되어 자연스레 찾아드니 다함께 아침 식사를 끝낸 후...

 

 

 

아주 가볍게 식수만 넣은 행장을 꾸려

우리팀중 그래도 제일 튼실한 다리통을 갖춘  초록잎새에게 들려 메 주고 산행에 나섰다.

 

 

 

산행 들머리....

오래 된 듯한 안내도가 오늘 걸어야 할 거리를 가늠케 한다.

빨간 실선이 오늘 우리가 걸어야 할 코스.

 

 

 

막끝 전망대까지 2.7키로...

뭐 별거 아니다.

길도 좋을테니 금방 다녀올 것 같다.

 

 

 

하늘거리는 꽃무늬 바지를 입은 초록잎새가 선등한다.

어제 산행중 팔뚝에 벌을 쏘여 가렵다더니 그만 그만하게 다행인데

그래도 계속 신경은 쓰이나 보다.

오늘은 조심해야 할 듯...

 

 

 

 

능선에 붙으면서 뒤를 돌아보니...

도심엔 신도들이 넘처나는 교회가 여긴 어쩐일인지

세월의 뒤안길에 뭍혀 허물어저 간다.

아마도...

풍경 좋은 이곳에 살면 자연스레 힐링이 되니

다들 마음이 평화로워 신을 찾을일이 없어 그런건 아닌지 ?

 

 

 

 

첫 능선상 무명봉에 올라서니 정자가 반긴다.

올라보니 동네가 훤히 내려 보이고 불어주는 바람은 시원한데

 

 

 

우리가 방금 올라선 등로 옆으론 나리꽃 군락이 내려 보인다.

햐~!!

이쁜것....

올라서며 우린 왜 그걸 못 보고 걸었을까 ?

 

 

 

 

2일차의 산행에 다함께 뭉친 우리팀....

그냥 갈 수 없어 셀카로 단체사진을 담았는데

이 한장의 사진이 유일한 우리들의 소야도 단체 사진이 되었다.

 

 

 

정자를 뒤로 왕재산을 향한다.

밤사이 살폿 내려준 비로 인해 숲은 한층 더 싱그럽고 숲향 또한 짙다.

밝히는 땅의 촉감은 또 어찌나 보드라운지 ?

 

 

 

만보님 왈~!!!

동백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다 그런말을 한덴다.

"넌 마눌만 옆에 있슴 어딜 가도 굶어죽진 않을겨~"

정말 그런가 보다.

다른사람들은 관심도 없는 숲속에 어찌 그리 눈이 밝은지

봄에나 뜯는 고사리를 잘도 찾아낸다.

 

 

 

덕분에 걸음들이 늦어지는데

개의치 말고 그냥 먼저 가란다.

만보님과 같이 힘 닿은대로 따라가다 되돌아 오면 된다며...

 

 

 

 

등로는 해안을 따라 잠시 이어진다.

그곳에서 내려 보니 뗏부리 해수욕장이 지천이다.

 

 

 

 

걷다 보면 오솔길의 등로엔

우리들의 걸음을 붙잡는 녀석들이 천지 사방으로 널렸다.

바로 도둑게...

처제가 신기해 하며 스틱에 잡아 올렸다.

 

 

 

도둑게를 땅에 내려놓고 살살 놀려주자 입에 거품을 문다.

게거품을 문다는 말이 저래서 나온걸 알겠다.

어찌나 우습던지 한동안 우린 이놈 저놈을 놀려 게거품을 무는걸 즐긴다.

 

 

 

그렇게 해찰을 부리며 걷노라면 

우리는 반드시 만나게 되는 외길의 울타리 염소막을 넘어야 했다.

 

 

그런후...

진행방향 우측의 해안 산책로와 좌측 능선의 갈림길에서 능선을 택해 오른다.

 

 

 

순간...

경사도를 높인 오름질이 시작되자

우린 아주 천천히 쉬엄 쉬엄 저질체력을 기준으로 보폭을 맞춘다.

그렇게 작은 둔덕을 넘기자

등로옆에 들깨가 군락으로 자라는게 보인다.

한잎 뜯어 향을 맡던 초록잎새가 욕심을 부린다.

뜯어다 껫잎 짱아치를 박아야 겠단다.

으이구~!!!

그래서 다들 한동안 껫잎 뜯기에 돌입.

밭에서 나는 껫잎을 산에서 뜯는다니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

그러고 보니 소야도 섬산행엔 별일을 다 겪는다.

덕분에 우린 산행을 끝낸 후  껫잎으로 오리훈제를 아주 만나게 싸 드셨다.

 

 

 

그렇게 올라선 왕재산 정상.

해안엔 연무가 끼여 시원스런 조망을 볼 순 없어도

바닷바람이 시원하니 제법 쏠쏠한 정상의 기분이 난다.

 

 

 

왕재산 정상은 전날 오른 국사봉보다 80cm가 더 높은걸로 돼 있다.

그러고 보니 소야도의 최고봉은 왕재산이다.

왕재산 정상은 소야도 최고봉 다운 빗돌은 없으나

대신 번듯한 정자가 있어 가는 길손의 휴식터가 돼 준다.

 

 

 

왕재산에서 나와 초록잎새는 더 걷고 싶다.

그러나 처제는 힘겨워 하며 가길 꺼려한다.

우쩔거나 ?

만성 족저근막염이 있는 동백 형수님도 많이 걸으면 안된다며

이쯤에서 되돌아 가야 겠단다.

그래서...

우리부부와 태산만 다녀 오기로 했다.

 

 

 

왕재산을 내려서자

간벌을 해 놓아 그런가 ?

소나무 아래는 온통 고사리 밭이다.

아마도 봄철 이곳 주민들의 소득원이 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만큼 고사리 군락지는 광범위 하여 마치 인위적으로 재배 한것처럼 생각된다.

 

 

 

왕재산을 조금 내려서자

처음 염소막에서 갈라진 해안 산책로와 만났다.

우린 막끝을 다녀와 이길을 따라 되돌아 가면 된다.

그러고 보니 왕재산 정상에서 되돌려 보낸 산우들이 생각난다.

여기까지 같이 내려와 이곳에서 돌려 보낼것을....

 

 

 

왕재산 정상에서 바라보던 막끝은 의외로 가까웠다.

걸어와 보니 눈으로 보는거리와 차이가 많이 난다.

그래서...

좀 힘들어도 다들 데리고 올걸이란 후회가 들었는데 

막끝에 도착해선 안타까움으로 변한다.

 

 

 

막끝의 풍경은 그만큼 아름다웠다.

소야도 최고의 하일 라이트라 말해도 손색이 없을 풍경이다.

초록잎새가 안타까워 하며 탄성을 내 뱉는다.

 

"어머나~!!"

"이곳이 이렇게 이뿐줄 알았다면 어제 저녁은 여기서 잘걸"

 

 

 

여름엔 종일 볕이 드니 힘들고...

봄,가을이나 겨울에 이곳에서 한밤을 보내고 싶단 생각이 불쑥 든다.

막끝의 노을이 환상이라니 기회되면 다시 찾아야 할것 같다.

 

 

 

박 산행을 좋아하는 동서 태산도 욕심이 나나 보다.

 

"형님~!"

"정말 좋은디유~!"

 

꼬렉~?

그럼 같이 한번 더 오지 뭐~

 

 

 

 

막끝에다 집을 짖고

저 아름다운 해변에 내려가 놀아도 좋을테고...

우야튼 참 좋은곳이다.

 

 

 

그런데....

이 좋은곳에 와 하룻밤 묵을 정도면 매니아라 할 수 있는데

이 뭐꼬~!!!

모닥불 정도야 뒷끝만 마무리 잘하고 흔적만 깔끔하게 지우면 되련만

각종 캔과 쓰레기가 주위의 풍광을 훼손하고 있다.

정말 이러지 말자.

이런 몇놈 때문에 싸잡아 욕을 먹는다.

이러다 박꾼들은 멀지 않아 어디고 간에 법적으로 갈데가 없어질지 모를 일이다.

 

 

 

되돌아 가는길....

등로옆엔 물꼴이란 이름의 샘터가 있는데 가뭄에 말랐다.

 

 

 

해안 산책로....

이곳 주민 두분이 열심히 등로를 정비 중이다.

 

아항~!!!

그래서 이곳 등산로가 깔끔했구나...

그 두분이 막끝은 안 가 봣는데 그곳 주위는 괜찮더냐 묻는다.

뭐라 대답을 드려야 할지 ?

 

이궁~!!!

 

 

 

땟부리 해수욕장에 가까이 다가갈 쯤..

느닷없이 소낙비가 쏟아진다.

그 우중에 거미 한마리가 사냥에 성공했다.

풍뎅이 한마리가 거미줄에 걸렸는데 순식간에 거미줄로 꼼짝 못하게

돌돌돌 말아가는 기막힌 광경을 우린 아주 경이롭게 지켜 봤다.

그야말로 생사의 갈림길 현장...

 

 

 

돌아온 우리의 아지트.

다들 쫄딱 비를 맞아 새앙쥐 꼴이다.

그런데 지금은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활짝 개인 화창한 날씨가 얄밉다.

예전 마당에 고추를 널다 쏟아지는 소낙비에 부랴 부랴 거둬 들이던 유년시절 이야기 등등....

때아닌 소낙비에 풍성했던 옛시절  추억의 이야기로 캠프장은 떠들썩 화기애애...

 

 

 

한차레 다리품을 팔았으니

소비한 만큼 배로 열량을 보충하는 시간엔

산중에서 채취한 향이 끝내주는 껫잎에 싸서 먹는 오리훈제로 배를 불린다.

 

 

 

이후...

불린배를 꺼추러 일행 모두 바다로 Go~!!!!

 

 

 

만보님 신났다.

나를 보자 마자 자랑질로 바쁘다 바뻐~!!!

이건 동죽 저건 바지락 어쩌구 저쩌구

ㅋㅋㅋ

 

 

 

아예 철부덕 주저앉아 조개캐기 삼매경이다.

그런데...

만보님 옆의 저 봉지엔 얼마큼의 수확물이 담겼을까 ?

빈수레가 요란한건 만고불변의 진리이니 굳이 말은 아끼려 한다.

그저 상상만 하시길...

 

 

 

이번에 동백 형수님을 찾아 보았다.

시끄러운 만보님 곁을 떠나 홀로 부지런히 호미질을 하던 동백님.

내가 아줌씨 뭐 혀~

요 한마디에 고개를 들고 배시시 웃음 짖는 동백님의 손엔 조개가 그득하다.

그뿐인가 ?

조개는 조막만큼 캐면서 온몸에 갯뻘의 진흙으로 떡칠을 한 만보님에 비해

동백님은 옷 소매마저 깔끔하고 깨끗하다.

캬~!!!!

프로중에 프로 다.

그럼 수확물은 ?

 

 

 

흐미~!!!

만보님 가족이 열나흘을 먹고도 남겠다.

ㅋㅋㅋ

이게 고작 30여분만에 얻은 수확물이다.

 

 

 

이번엔 우리 동서부부...

처제가 웬일인지 힘이 펄펄난다.

산에선 저질 체력이 지 좋아하는 일이라 그런지 생생하다.

호미가 없는 태산은 양재기 그릇으로 갯벌을 파며 열심히 조개를 캐는데

그옆의 초록잎새 좀 보소....

양산을 쓰고 구경만 하고 있다.

자기는 모~ 잡는거 보다 먹는거만 좋아 한다나 뭐라나 ?

워쩜 나랑 그런것까지 닮았는지 참 나~!!!

 

 

 

시간 가는줄 모르고 조개를 잡던 일행들을 불렀다.

저러다 뱃 시각 놓칠라....

참 아깝다.

이섬은 1박2일로 오기엔 서운함이 든다.

최소한 2박3일은 잡아야....

 

아지트를 정리후

점심을 차려 먹은 후 우린 시원하게 쏟아지는

무료 샤워장에서 몸을 씻은 후 귀향을 준비한다.

 

 

 

좀 이르게 도착한 버스에 내려

선착장에서 한가하게 여객선을 기다린다.

 

 

 

한참 뒤....

여객선에 승선을 하는 우리 일행들...

그런데...

올때보다 갈때의 베낭에 짐이 더 늘어났나 보다.

초록잎새의 베낭엔 안 보이던 밥상까지 덜렁 덜렁 메달려 있다.

 

 

 

선실안....

만보님이 맥주를 1인당 한캔씩 사 오셨다.

그런데...

태산이 부부 그리고 동백님은 안 드시겠단다.

그러자 초록잎새랑 만보님이 좋아 죽는다.

나도 운전을 해야 하니 많이 마실 수 없꼬....

그러니 좋을 수 밖에..

 

 

 

 

덕적도를 들리고 자월도를 들려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에어컨 바람도 시원하고

한잔 마신 주기도 올라 소록 소록 오는 잠을 이기지 못한 우리들....

달콤한 꿀잠에 빠진 사이 어느새 여객선이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 이르자

객실의 술렁임에 우린 잠이 깬다.

그간 참 달게도 주무셨다.

 

 

 

헤여지기 참 어정쩡한 시간이다.

만보님은 좀 이른 시간이나 함께 저녁식사를 원하시건만

배안에서 배를 그득 채웠으니 뭐가 들어 갈까 ?

아쉽지만 그냥 헤여지기로....

만보님의 끈적거리는 눈길을 애써 외면하며 발길을 돌려 우린 대전을 향하며

1박2일 소야도의 꿈결같은 힐링의 시간을 마무리 했다.

 

     (올여름 휴양지로 소야도 산찾사 추천이유)

1. 뗏부리 해수욕장 캠핑장의 화장실과 샤워장이 정말 깔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시설이 무료.....다만 야영객들은 이곳의 쓰레기 봉투를 반드시 구입해야...

2. 소야도 섬의 트래킹 코스가 환상이다.

     힘들지 않은 경사도에 부드러운 육산은 누구나 산책하기에 손색이 없다.

3. 밀물때 들어난 갯뻘엔 조개가 무궁무진...

     호미와 양파자루만 준비하면 먹거리는 걱정이 없다.

4. 주민들이 한결같이 친절하며 슈퍼에 물건값도 바가지가 없다.

 

마지막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께 당부 한말씀...

주민들이 이곳 섬을 청소하며 관리하고 있던데 그분들 말씀을 전하면

차라리 쓰레기 버릴려면 보이는데 버리지 왜 꽁꽁 숨겨서 힘들게 하는겨~?

이런 싸가지 없는 놈들은 제발 찾아가지 마시길....

 

  (동영상으로 보는 소야도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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