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음성 큰산(보덕산)
산행일 : 2014년 7월25일(금)~26일(토)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느날 발목이 붓기 시작했다.
그간 뚜렷한 증세도 없었는데 갑자기...
외과에서 사진촬영과 초음파 진단결과 근육과 건(힘줄) 사이에 염증이 생겼단다.
의사 선생님 말씀인즉 이젠 그럴 나이가 됐응께 무슨 운동이건 간에 밥 맛 좋게만 하란다.
그간 육신을 고달프게 하니 이런일이 생긴거란다.
뭔 소리여~?
원인을 알았으니 다음날엔 한의원으로...
내 발목을 살핀후 맥을 집던 한의사 말씀인즉
당신같은 사람은 중환자실에 누워 있어야 될 사람이던가 국가 대표급
전문 운동선수라며 일반사람의 맥박이 이렇게 잡힐경우엔 운동 중독증 환자가 분명하단다.
그러며 하는말...
2주일간 꼼짝 말고 침 맞아가며 물리 치료를 해야 병신이 안된다 겁을 준다.
다 낮으면 앞으론 적당히 사시라나 뭐라나 ?
양의 한의 다 똑같은 진단이라 답답해도 참기로 했다.
쉬면 낮는다니 병원은 무슨....
2주간 그냥 죽은듯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딘장 간장 우라질레이션~!!!
답답증에 내가 지레 죽을 지경이다.
그래서 이젠 그만 그만 하기에 아주 간단한 산행을 나서기로 했다.
산행지는 아주 가깝고 힘 한번만 불끈 주고 나면 정상인 음성 큰산(보덕산)으로 GO~!!!!
쌩~ 하니 달려 도착한 반기문 공원 주차장...
내리자 마자 숨이 턱~ 막히는 열기가 온몸을 감쌓다.
햐~!!!
덥다.
베낭을 메고 살그마니 땡볕아래를 걷는다.
얼마 걷지도 못했는데 벌써 등줄기가 후줄건해 지는 날씨다.
반기문 생가...
그냥 갈 수 없자녀~?
초록잎새를 억지로 세워 기념사진 한장 남긴 후....
큰산을 향한 들머리에 서서....
숲을 향한 첫발을 내 딛는 순간.
이런~!!!
아래를 보지않고 걸었다면 살생을 할 뻔...
욘석이 여치던가 풀무치 던가 ?
우리 마눌님은 저게 메뚜기라 우긴다.
잡아다 들기름에 달달달 볶아 드셨다나 뭐라나.
쟈가 무슨 몬도가네 식성을 가졌었나 ?
어릴때 지천으로 널려 있어
쉽게 찾아볼 수 있던 저런 곤충들이 이젠 휘귀하다.
심심하면 뒷산 참나무 둥치에서 사슴벌레를 잡아다 놀던 나의 어린시절엔 그런 곤충들이 흔했었다.
그러나....
이젠 공해로 인해 그런 곤충은
찾을래야 찾아 볼 수 없는 귀하고 비싼 몸 이라고...
등로 초입...
비채길이라 이름지은 둘레길이
큰산을 향한 등로이나 그간 다닌 흔적이 없어 잡풀이 등로를 덮었다.
계속 이런길이면 어쩌냐는 초록잎새의 원성을 무시하고 올라선다.
짜잔~!!!
다행히 휴게소에서 부터 이어지는 능선을 만나자
등로는 대로 수준...
푹푹 찐다.
벌써 반숙이 다 된 듯...
갈림길 이정표에서 마을이 내려 보인다.
뜨거운 날씨만 아님 하늘은 공활하여 그야말로 전형적인 가을날 이다.
한숨을 몰아내며 하늘을 올려 본 초로잎새 입에선 아주 간단 명료한 감탄사가 나오신다.
이~뽀~!!!!
이런날 길게 걸었다면 완죤 죽음...
이정표에 표기된 거리가 우릴 안심 시킨다.
얼마나 걸었다고 이제 겨우 700여 미터 남짓...
거리는 짧은데
코를 땅에 박고 걸어야 하는 된비알...
내 머리띠의 뚝을 타고 넘친 땀방울이 안경알에 떨어진다.
흐미~!!!
그래서 휴식.
띠를 벗자마자 후두둑 떨어지는 땀방울에 초록잎새가 까르르 웃음을 터트린다.
이게 다 당신 벌어먹여 살리느랴 부실해진 몸이라 그런거다 말하자
절대 인정 못하는 초록잎새 입을 삐죽...
그간 많이 쉰 터라 몸이 다 낮았으려니 했는데....
션찮다.
그래서 더 조심스런 발걸음이 다행히 정상을 눈앞에 둔다.
걷다가 뒤돌아 보고 또 돌아보고....
올라서면 물리고 질리도록 보게 될 풍광들이나 몇걸음 걷다보면 왠지 또 보고 싶은 조망이다.
햐~!!!
가슴이 다 시원하고 통쾌하다.
큰산 정상...
벌써 초록잎새는 정자에 올라서고 있다.
주위에 막힘이 없어 그런지 바람 만큼은 정말 아낌없이 불어준다.
오늘 우리 부부가 하룻밤 주무실 정자...
우린 아무것도 할 것 없이 이렇게 정자에 앉아 바람을 맞는다.
그러며 내려본 선경들....
순간 마음이 풀리고 너그러워지자
새록 새록 찾아든 행복감에 가슴은 벅차 오른다.
하늘은 청명하고 뭉게구름이 이뻐 노을이 기대된다.
많이 걸을 수 없는 몸이라 택해 올라선 큰산의 풍광이 아주 흡족하다.
한동안 멍~ 때리기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젖은 옷이 다 말랐다.
그래도 찝찝하니
속옷까지 몽땅 갈아입고 나자 상쾌함이 온몸에 번저 온다.
순간...
잊고 있던 뱃속의 허전함이 밀려들자
어느새 서방님의 의중을 눈치 챈 손 빠르고 맛은 일품인 초록잎새 쉐프님의 요리가 등장 하셨다.
매콤,새콤 그리고 시큼 달착지근하여 자꾸만 손이 가요 손이 가~ ♬♩♪
초록잎새표 골뱅이 무침...
골뱅이 안주는 쇠주라 하지만
시원하게 얼려온 맥주 또한 천상의 궁합으로 손색이 없다.
시원한 맥주와 맛좋은 골뱅이 안주가 비워질 수 록
우리들의 숨겨둔 마음속 깊이 묻어 둔 이야기가 들춰지고 풀어지며....
여린 마음에 상처 받아
아픈 마음들이 힐링의 시간을 맞는다.
빗물에 씻겨나간 덕으로 깔끔하고 선명하게 내려 보이는
아름다운 농촌 마을을 향해 두발을 쭈욱 뻗고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람을 맞는 우리 부부..
행복해 디진다
배도 부르고...
한잔 술에 알딸딸해진 우리는
또 한차레 한동안 멍을 때리며 일몰 맞을 준비 중...
그런데...
시간이 흐를 수 록
점점 더 하늘엔 먹구름이 몰려들고...
햇님은 구름사이로 그 모습을 감춘다.
아~!!!
그럼 안되는데...
마눌님..
텐트는 뭐라 치냐는걸
한밤중 혹시 비라도 들이 닥쳐 허둥 대는니
미리 대비하는게 좋은것 같아 잠자리를 뚝딱 정리 후...
본격적인 저녁식사 준비에 들어 가셨는데....
메뉴~?
보기만 해도 침이 질질 흐르는 쇠고기 구이
어느틈에 구름에 가린 햇님은
황홀한 저녁노을의 기대를 허무하게 만들며 넘긴 하늘 아래로...
하나 둘 셋.....
도심의 불빛들이 찬란하게 밤을 밝힌다.
맥주에 이어
초록잎새가 좋아하는 직접 담근 매실주에 우린 뿅~ 갔다.
한밤 큰산의 정상에 부는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이젠 뽀송 뽀송함을 넘어 살결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이런때...
따스한 한잔의 커피가 제 맛이다.
햐~!!!
니들이 이맛을 알아~?
하늘에 무수히 쏟아지는 별빛이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밤이겠지만
모든걸 다 바란다면 과한 욕심이려나 ?
그대신...
오늘밤 야경만큼은 그 서운함을 대신 해도 남을 만큼이나 정말 아름답다.
밤풍경도 아름답고
이젠 서늘하여 춥기까지한 한여름의 호사로움에
옹졸했던 내 마음이 풀어지기 시작하자 그간 서로간 오해로 인한
서먹함을 풀기위해 용기를 내어 나의 지인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이어진 대화들...
단 몇마디에 서로간 서운함은 눈녹듯 풀리고 마음엔 평화가 깃든다.
이렇게 쉬운걸 왜 가슴에 묻어두고 그간 홀로 가슴앓이를 했는지 ?
난 아직도 세상살이가 서툴고 미숙하다.
마눌 초록잎새 그런다.
너 같은 답답한 인간 나 아님 누가 같이 살아줄까 ?
ㅋㅋㅋ
맞다.
그래서 더 고맙고....
이곳 가까이에 살고 있는 동창놈께도 폰을 했다.
전날...
카톡으로 모진 소릴 했었다.
세월호 참사 현장까지 도보행진을 하는 유족들의 JTBC 뉴스를 보던중
시끄럽게 울려댄 카톡의 채팅에 올라온 동창놈들이 올린 세월호 특별법에 서명을
하면 안되는 이유란 말도 안되는 글에 서로 동조하며 씨부리는 글에 울컥 했었다.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원하는 유족들에게
악의적인 말도 안되는 이익적인 부분만 부각시키는 쓰래기 같은 글에 현혹되어
죽은 자식들을 팔아 얼마나 더 많은 돈을 원하냐며 서명 운동 판을 부수고 난동을 부리는 노인네들이야
그냥 억지라도 참아주고 이해할 수 있는데....
순간..
이건 아니다란 생각에 무식하게 욕 먼저 써 갈겨 댔었다.
개C발르무시키들~!!!
이후 생략.....
참 답답한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사실 우리의 세금은 당연히 그런데 쓰여야 한다.
그런데..
어찌 그리 그런덴 인색한 사람들이 4대강 삽질로
쏟아 부은 돈지랄엔 왜그리 관대한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후손에게 영원히 물려줘야 할 자연유산인 맑은강을 더럽혀 생긴 큰이끼벌레를
몽땅 쓸어담아 그노무시키 아가리에 처놓아야 할 힘을 왜 불쌍하고 억울한 유족에게 퍼 붓는가 ?
생각하면 할 수 록 한심하다 못해 울화통이 터진다.
그래도...
이런 산이 있어 올라서면 다 잊게 되니 얼마나 다행인가 ?
그래서 욕은 하지말자란 고교 동창넘에게 폰을 하긴 했는데 그냥 일상적인 애기들만 했다.
이심전심 내 마음 헤야려 주겠지란 생각으로....
한밤중...
이곳 음성에 산다는 젊은 부부가 올라왓다.
이웃집이 생기니 반가운 마음에 붉을 밝혀 주며 그네들 보금자리 구축에 도움을 주긴 했는데.
이런~!!!
빗방울이 거세지기 시작한다.
비야 가물었으니 내리면 그 얼마나 좋은가 ?
운치도 있어 좋다.
그런데....
바람이 심상치 않다.
결국...
그 젊은 부부들 텐트를 사려 철수하고...
다시 잠든 한밤....
이건 강풍이 아니라 폭풍이다.
밖에 놓아둔 살림살이가 다 날아가고...
누워 있자니 텐트가 바람에 구부러저 지붕이 코에 붙는다.
텐트가 찢어지기 일보 직전....
으이구~!!!
정말이지 거짓말 하나 안 보태 이건 6.25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견~디다 견디다 못견딘 새벽4시...
철수를 결정한다.
무작정 베낭에 살림살이를 쓸어 담았다.
그리곤...
주위에 도망나간 살림살이를 찾아 삼만리...
ㅋㅋㅋ
한밤중 야간 산행으로
조심스레 내려오던 등로주위엔 전날 올라오며 볼 수 없었던
강풍에 부러저 나간 생 잔가지가 무성하여 바람이 얼마나 센지를 짐작케 한다
다 내려서고 보니 날이 밝았다.
마눌 초록잎새 왈~!
옛날 선자령 비박때의 바람은 바람도 아녀~!
나 다시는 여기 안 와~!
전날...
집에만 있었슴 더위에 짜증만 왕창 났을 거라며
그렇게 행복해 하며 쫑알대던 초록잎새가 폭풍에 질리긴 질렷나 보다.
집에와 뉴스를 보니 밤사엔 우리만 몰랐던 강풍 주의보가 내려져 있었다.
헐~!!!!
(영상으로 보는 음성 큰산에서의 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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