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운장산

산행일 : 2014년 5월13일(화)~14일(수)

누구랑 : 나홀로

어떻게 : 내처사동~동봉~운장산~서봉(1박)~활목재~독자동~내처사동

 

       (산행지도)

 

 

오전...

박베낭을 꾸려 놓았다.

늦은 점심을 먹고난 오후가 되자 퇴근을 한 마눌 초록잎새가 그런다.

갈거면 어여~ 해지기 전 올라 가라나 뭐라나~?

 

날이 참~ 덥다.

벌써 한여름 날씨다.

숱하게 다녀본 곳이라 오늘은 네비양을 휴가 보내 놓고...

룰루랄라~!!!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니 그새 텅~ 비어있는 내처사동 주차장에 도착한다.

 

 

 

따끈 따끈한 햇살을 가려주는 울울창창 숲속...

느낌부터 다르다.

숲속의 고요를 흔드는건 새들의 지저김과 바람소리 뿐...

한순간 적막강산에 나홀로가 된다.

 

 

 

능선안부...

오름질을 한지 얼마나 됐다구 등짐을 내려 놓을까 마는...

두어시간이면 족한 거리이니 일찍 올라야 마땅히 할일도 없을터라

갖은 해찰을 부리며 오를 참이다.

 

 

 

등로의 분위기가 바뀐다.

경사도를 높이자 조릿대 숲속의 오솔길이 내내 이어진다.

 

 

 

암반위의 소나무.

또다시 등짐을 내려 조망을 살펴보나 뿌연한 개스에 가려 신통찮다.

 

 

 

철쭉...

역시 높고 깊은산이라 다르다.

이제사 철쭉이 절정으로 피어 올랐다.

 

 

 

걷다가 올려다 본 하늘...

깔끔한게 가을 하늘처럼 공활하다.

참 아름답다.

 

 

 

복두봉으로 이어진 능선 삼거리에 도착했다.

이곳까지 오면서 이미 셔츠는 흥건히 젖었다.

오늘따라 더위가 장난이 아닌데 다행히 간간히 불어주는 바람이 있어 힘든줄 몰랐다.

 

 

 

동봉...

삼장봉이란 이름을 언제 얻은건지 ?

그러고 보니....

운장산을 찾은게 참으로 오래된 옛일이다.

동봉 정상 삼정봉의 빗돌은 그러나 표고를 잘 못 기재했다.

동봉의 높이는 1113.3m가 맞다.

 

 

 

가야할 서봉이 아스라히 멀어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보일뿐 실상 거리는 아주 가깝다.

 

 

 

삼장봉 정상에서 몸을 돌리자

복두봉을 향한 능선들이 겹겹이 꿈뜰대는 장관이 발아래 펼처진다.

 

 

 

올라선 김에

셀프사진 한장 남겨놓은 뒤...

 

 

 

중봉을 향한다.

하도 오랫만에 걸어보는 능선이라 이젠 이길이 거의 생소할 지경.

그래 그런가 ?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드뎌....

운장산에 도착했다.

예전 이곳 지명은 중봉였으며 운장산 최고봉이다.

표고는 1125.9m

동봉과 마찬가지로 운장대란 이름의 빗돌엔 표고가 정확치 못하다.

 

 

 

 

이젠...

하룻밤을 머물 서봉으로 발길을 옮겼다.

걸으며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던 능선은 그러나 넘 짧아 금새 서봉이 지척이다.

 

 

 

 

서봉 정상을 향한 등로 정비가 잘 돼 있어

박베낭으로 인한 부자유스런 몸이 운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서봉에 안착후...

제일먼저 한일이 맥주로 갈증을 삭히는 일.

그런데...

딘장~!!!

꽁꽁 얼어붙은 맥주캔은 따자마자 거품만 나왔다.

ㅋㅋㅋ

 

 

 

서봉 암릉의 맨 끝까지 한번 걸어가 봤다.

저 아래 궁항리로 향한 선명한 등로가 궁금하다.

연석산을 들머리로 장군봉과 천황봉을 향하기도 했으며

명도봉과 갈거계곡을 들머리로 이곳까지 종주도 해봤지만 저 길만은 아직 미답이다.

 

 

 

 

서봉아래 둥지를 튼다.

아직도 해가 서산으로 넘어 가려면 멀었다.

이리저리 배회하며 시간을 보낸다.

 

 

 

스모근지 안개인지 ?

햐간에 히뿌연한 조망은 황홀한 조망마저 삼켜 버린다.

딘장~!!!

처연한 아름다움을 보려 이곳까지 왔는데...

 

 

 

 

 

 

어둠이 내리며 시작된 홀로의 만찬.

마눌 초록잎새가 준비해주며 이렇게 저렇게 해서 먹으란 말대로 요리를 시작했다.

뭐든 맛이 없겠냐 마는...

쇠고기 샤브 샤브는 역시 내 입맛에 딱이다.

얼었던 맥주를 녹여 마저 다 마셔 배를 불리고 나자...

 

 

 

서쪽으로 서쪽으로 밀려 사라진 햇님과 반대로...

 

 

 

은은하게 빛을 뿌려대며

달님이 성급하게 산찾사를 마중 나왔다.

 

 

 

 

어둠이 내리고...

도심의 불빛이 아름답게 수를 놓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밤이다.

오늘이 마침 보름이라 그런지 달빛이 대낮처럼 밝다.

쉽게 잠 못드는 밤이다.

 

 

 

어느결에 잠이 들었다.

한밤...

텐트가 몹시 흔들려 잠이 깼다.

바람이 분다.

아주 심하게...

텐트안의 조명들이 시계추 마냥 흔들 흔들...

 

 

 

다시 시작된 한밤의 산책.

달빛아래 운장산 산정을 하염없이 거닐며 사색의 밤을 지샌다.

 

 

 

 

이른 새벽....

청아한 휘파람새의 울음에 퍼뜩 잠을 깬다.

먼저 시계를 들여다 보니...

이런~!!!

잠시 잠깐 누운게 숙면으로 이어진 듯....

 

 

 

디카를 들고 부리나케 뛰처 나갔으나 실망감만 안고 되돌아 와야 했다.

오늘은 짙은 개스에 일출이 힘든 날씨다.

 

 

 

 

 

 

  사람 얼굴을 닮은 바위..

 

 

기대했던 황혼과 일출의 아쉬움을

지난밤 황홀했던 달 마중으로 애써 달래며 아침을 준비 했다.

초록잎새표 추어탕...

보글보글 끓여 밥을 말아 든든히 속을 채운 뒤..

 

 

 

후식으로 커피까지 끓여 마신 뒤...

 

 

 

아니온듯 깔끔한 뒷정리로

떠날 준비 완료후 활목재로 발걸음을 옮겼다.

 

 

 

활목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서 시작된 급경사의 내림길이 진정되고...

 

 

 

독자동 계곡을 만나자 마자

옷을 벗고 그대로 뛰어 들었다.

순간 온몸에 돋는 소름...

정신이 번쩍 들면서 느닷없이 떠올려진 생각에 순간 가슴이 먹먹해 진다.

 

아~!!!!

어린 학생들이 얼마나 추웠을까 ?

안쓰런 마음에 가슴이 저미도록 서글픈데 한편 또 꾸역꾸역 분노가 치민다.

타인인 나도 누군든 걸리기만 하면 패 죽이고 싶단 마음이 절로 드는데

유족들은 힘겨운 이 시간들을 어찌 견디고 있을지 ?

 

 

 

결코...

내려가고 싶지 않은 세속을 향한 오솔길이 아름답다.

딘장~!!!

 

 

 

아름다운 숲이 내마음을 또 진정 시켜준다.

울컥 울컥하는 더러운 성정을 다스리기엔  이런 숲이 제격이다.

그런데...

아직도 찌꺼기 처럼 남아 있는

마음속 울분이 채 없어지기도 전 자꾸만 숲속길이 짧아만 간다.

 

아~!!

어이 하라고.....

 

 

 

산에서 건강을 ............산찾사.이용호

 

  (운장산 달빛아래 그날의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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