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누님 한분이 계시다.

형제 남매중에 머리가 제일 좋고 야무진 누님은 그러나

못사는 시골 깡촌에 태어난 죄로 못배운 탓에 사는게 힘들었다.

똑똑한 누님이 중학교 진학을 포기했을때

그 자질이 아깝다며 수양딸로 삼게 해주면 대신 공부를 시켜 주고 싶다고 찾아온

누나의 은사님 청을 거절하고 공장에 보내 버린 우리 부모님....

정말 일평생 아쉬움과 회한이 남는 일화다.

 

그래도..

꾿꾿한 삶을 살아가던 누님은

좋은분과 만나 결혼을 했었는데....

그만...

매형은 지금의 조카가 유치원을 다닐쯤 신부전증으로 세상을 버렸고....

누님은 홀로 그 딸을 키웠다.

빈곤하고 외로운 가정에서 자란 우리 조카.

그래서 일찍 철이 들어 버린 어르스러움에 난 항상 마음이 아팠다.

 

그런 조카는...

제 엄마의 영민한 머리를 닮고

따스하고 다정다감했던 매형의 마음씨를 물려 받아 그런지

저 홀로 취직을 하고 돈을 벌어 유학까지 스스로 다녀온 재원인데 그넘이 결혼을 한덴다.

 

신랑은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우리나라에서 젤 잘나가는 별세개의 기업...

노조를 불허하는 기업이라 사실 내가 젤 싫어하는 곳이래도

일단 그곳에 근무할 정도면 능력 캡짱이란걸 인증 받은거니 우리 조카 잘 고른거다.

다만....

인간성 검증이 안됐을 뿐인데...

결혼과정을 들어보니 그건 기우였다.

 

빵빵한 가문의 아들.

그에 비해 정말 빈곤한 삶의 짐을 지고 살아야 했던 우리 누님의 딸.

그런데...

한참 기우는 집안 형편인데 아무 불편없이 모든걸 배려해서 결혼을 성사 시킨걸 보면

그 집안의 인품을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도...

그집안은 며느리를 참 잘 맞이 하는거다.

꼭 내 조카라서 하는말은 아닌데 정말 야무지고 똑똑하고 버릴게 하나도 없는 애라 하는 말이다.

그런 조카를 평생 짝으로 맞은 그넘은 땡 잡은거고.

 

대전 촌넘이....

물어 물어 찾아간 서울의 도심.

그날 우리 조카의 결혼식 이모저모를 담아 보았다.

 

사랑하는 혜원아~

정말 행복해야 한다.

그리고...

일평생 건강하게 살기를 이 삼촌은 소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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