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향로봉 & 학교길

산행지 : 무주 향로봉 & 학교길

산행일 : 2011.12.09 (토)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행복쟁이.잠보....그리고 강아지 두마리.

어떻게 : 무주고교~약수터~제2전망대~향로봉~활공장~뒷섬마을(후도)~학교길~북고사~약수터

 

 

   (산행 개념도)

 

 

 

무주의 예향천리 강변길중

마지막 구간 학교길 탐방에 나선다.

오늘은 아리따운 처자 둘이 붙어 우리 부부의 발걸음이 심심치 않게 됐다.

 

학교길만 걷기엔 코스가 아주 짧다.

그래서 .....

무주시내는 기본이고

덕유산 자락이 코앞으로 달겨들뿐만 아니라

앞섬 뒷섬마을을 휘돌아 가는 강줄기가 예천의 회룡포 뺨을 내갈기는

풍광을 자랑한다는 향로봉과 그 능선을 포함한 코스를 기획했다.

 

달리고 달려 도착한 무주....

무주고교 정문을 통과해 약수터 공터에

나의 애마 투산이를 잠재우고 약수터의 우측길로 향한다.

 

 

 

무주시내의 얕은 야산...

그런데....

조망이 쥑~인다.

 

 

 

야산을 휘돌아가는 등로....

길을 낸지 얼마되지 않는듯 원목에 동아줄로 정비를 했다.

 

 

 

갈림길....

오산 삼거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다.

짧은 거리가 아쉽다면 제1전망대가 그곳에 있으니 들려도 좋다.

 

 

 

휘돌아가던

평범한 등로가 드뎌 고도를 높인다.

비로소...

산을 타는 맛이 난다.

 

 

 

 

그러나...

오름길이 짧다.

그렇다고 서운함은 없다.

오늘은 쉬엄 쉬엄 그저 산책이나 하면 딱~ 인 코스다.

 

향로봉을 향한 능선은

꽉 들어찬 송림의 오솔길이다.

침엽수림에서 뿜어저 나오는 피톤치드에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제2전망대에 도착.

맑던 하늘이 흐려지더니 간간히 눈발이 날린다.

올라설때 덕유산의 스키장 슬로프가 보였는데 어느새 운무가 덕유산을 삼켰다.

에잉~!!

얄미운 운무.

 

 

 

제2전망대에서 다리쉼을 하며

함께 오려다 사정이 있어 못 온 혜진님 서방인 라면표 맛좋은 달고나 귤로 간식을 한다.

직접 제주에서 공수해온 귤이라 껍질도 얇고 당도가 아주 높다.

먹고 싶은분은 라면에게 말만 하면 된다.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귤 맛 끝내줘요를 합창한다.

 

 

 

 

향로봉으로 향한다.

푹신한 솔잎들이 깔려있어 주단을 깔아놓은듯 푹신하다.

이 좋은 등로에 산책하는 사람도 없다.

그래도....

세 여인의 수다로 무주의 작은 야산은 작은 소란스럼이 한동안 이어진다.

 

 

 

 

제2전망대에서 향로봉은 지척이다.

저 위엔 어떤 풍광이 우릴 맞아줄까 ?

기대를 안고 막바지 오름길을 올라챈다.

 

 

 

 

 

정말 좋다.

입이 딱 벌어진다.

내려보이는 우측이 뒷섬이고 좌측이 앞섬인데

그사이를 금강이 휘돌아 가며 두 마을을 갈라 놓는다.

 

아~!

이래서 예천의 회룡포보다 더 멋지다 했구나.

그런데...

조망은 날이 흐려 더 이상 뻗지를 못한다.

적상산은 물론 덕유산 자락이 꽁꽁 숨어 버렸다.

 

 

 

겨우달려가 옆에 없어도

오늘만큼은 행복쟁이는 정말 행복쟁이가 됐다.

 

"오늘 서방님 없어도 좋아~?"

 

"아~! 글씨요~!"

"맨날 酒님을 요 이쁜 행복쟁이 보다 더 사랑하는 겨우달려 엿 먹으라구 해유~!"

"지는요 산찾사님만 있슴 행복해용~!"

 

그러며 취한 묘션~

 

"겨우달려 서방님 엿 먹어라~"

 

ㅋㅋㅋㅋㅋ

 

    (겨우달려 엿 먹으랴~ ㅋㅋㅋㅋ)

 

 

  (산행의 행복에 취한 여인들...)

 

 

 

한동안 조망에 취해 있다 정신을 차린

향로봉을 뒤로하며 활공장으로 향하는데

얼러려~?

우리뒤를 따르는 녀석들이 생겼다.

 

재네들...

어디서 왔나 ?

 

행복쟁이와 잠보님은 재네들을 봤단다.

무주고교를 들어설때 담장에 앉아 졸던 녀셕들인데 우리차를 보고 따라 왔덴다.

그런데....

난 왜 이제사 봤지 ?

똘방 똘방한게 귀엽구 이쁘다.

 

이놈들...

어여 니네집들으로 가라 호통을 치고  활공장을 향한다.

 

 

 

활공장으로 향한길은 환상의 오솔길이다.

여긴사시사철은 물론 여름 한낮에 와도 좋겠다.

꽉찬 송림에 부드러운 솔잎이 깔아놓은 유순한 등로는

노약자는 물론 어린이가 걸어도 부담 없고 올라서면 또 환상의 풍경이

맞아 줄테니 가족 소풍 나들이로 최 적격지라 생각된다.

 

 

 

 

정담을 나누며 걷던중

이상한 낌새에 뒤돌아 보니..

이런~!!!

멍멍이 두놈이 꼬리를 살랑대며 또 우리뒤를 쭐레쭐레 따라왔다.

뒤돌려 보내기엔 거리가 멀다.

어짜피 원점휘귀로 계획한 걸음이니 함께 가기로 한다.

아무래도 난  전생에 개시끼와 뭔 인연이 있나보다.

사람든 동물든 내 주위엔 항상 개시끼들이 복작댄다.

ㅋㅋㅋㅋㅋ

 

 

 

활공장으로 향하는 내내

발 아래엔 앞섬마을이 내려 보인다.

 

 

 

멍멍이가 아주 유순하다.

우리와 함께 걷는내내 부산스럽거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법이 없다.

아주 조용 조용 우리뒤를 따르며 걸음을 멈추면 따라 멈추고 우리와 눈을 마주치면 꼬리를 흔든다.

 

 

 

 

평범하던 등로가 한차레의 오름질을 요구한다.

그러나...

힘 한번 불끈 쓰고나자

사륜구동차가 오를 수 있는 임도와 만난다.

행글라이더를 타는 사람들이 저 임도로 올라오나 보다.

 

 

 

이젠 활공장이 지척이다.

스산한 초겨울의 산사에 활기를 불어넣는 세 여인의 걸음이 분주하다.

 

 

 

드디어 올라선 활공장....

여기서 날아 오르면 어디까지 날아갈까 ?

 

때가 됐으니 여기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식사를 준비하며 함께 걸음한 멍멍이를 위해

더운국물에 밥을 말아 따로 한그릇 마련해 내 줬는데....

????

이넘들 이상하다.

그냥 냄새한번 맡아보고 햙아보더니 입도 안댄다.

그래서 이번엔 가저온 만두를 직접 먹여보려 만두속을 터트려 줘봐도

꼬리만 살랑 살랑 흔들곤 먹지 않는다.

사료만 먹어 그런가 ?

그러더니 우리가 식사를 하는동안 옆에 앉아 끄덕끄덕 졸고 있다.

하여간에

하는짓도 여간 귀여운게 아니다.

요덤들 도대체 우디서 왔댜~?

 

 

 

 

 

식사를 끝냈다.

이제는 오늘의 목적지 학교길을 걷기위해 뒷섬마을로 내려가야 한다.

내려 가기전....

활공장에서 증명사진을 남기기로...

 

 

 

 

 

 

활공장에서 강변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내려선다.

초반의 등로는 아주 뚜렷하다.

다만 사람 발길이 뜸해 그런지 잡목이 성가시다.

그러다...

마지막 마을을 남겨놓고 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방향만 보고 길을 내며 한동안 내려선다.

덕분에..

왕비님 같은 세여인이 걷기엔 거칠은 등로가 한동안 이어진다.

 

그런데...

두 멍멍이가 세 여인의 앞길을 선도하며

잘 따라올때 까지 기다려 주다 길을 내며 먼저 사라저 버린 내 뒤를 잘도 찾아 따라온다.

햐~!!!

저놈들 데려오길 잘했다.

완전 가이드 보조역활을 훌륭히 하고 있다. 

 

 

 

무사히 뒷섬마을로 내려선다.

이젠...

예전 이곳마을 아이들이 강변길을 따라

무주읍내의 학교까지 걸어다녔던 그길을 찾아 걸어볼 참이다.

 

 

 

마을 버스정류장이다.

그런데....

마을 이름이 거슬린다.

굳이 한문을 따라 후도 전도라고 해야 될까 ?

아이구 촌스러워라~!

난 아무리 생각해도 뒷섬 앞섬이 훨~ 정겹고 좋을것 같은데...

 

 

 

 

걸어가다 도로의 후사경에다 대고 셀카질....

덕분에 내 용모파기 한장을 남겼다.

ㅋㅋㅋㅋ

 

 

 

후도교....

이궁~!

촌스런 이름을 여기도.

난 그냥 뒷섬다리 라구 할란다.

 

 

 

뒷섬다리에서 학교길이 시작된다.

무주군에서 둘레길로 개발 예정이란 표지판을 건식해 놓은 강변길을 들어선다.

 

 

 

초입 강변길은 뭐~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그런길이다.

 

 

 

여전히 멍멍이 둘이

내 뒤에서 세 여인을 인도한다.

ㅋㅋㅋㅋ

기특한 넘들.

 

 

 

개시끼를 따라 오는건지

나를 따라 오는건지 헷갈리는 세여인....

 

 

 

초록잎새가 해찰을 떤다구

빨랑 걸으라 뒤로 가 다그치는 내 보조 가이드 멍군..

 

초록잎새가 내말은 안들어도

저눔의 개시끼 말은 잘 듣는다.

순간 발걸음이 빨라진다.

 

 

 

강변의 암릉....

담쟁이들이 타고 올라서는

초록빛을 띈 봄날이면 얼마나 이쁠까 상상을 해 본다.

 

흠~!!!

봄날에 또 와야 할 이유가 생겼다.

그때는 인간 멍군들을 잔뜩 데리고 와야 겠다.

큰곰님이 왔다면 저눔들과 동족이라 아주 잘 놀았을텐데 아쉽다.

그때는 이 강변에서 물고기를 귀신같이 잘 잡는 바커스 멍님도 오시면 환상의 팀이 될거다.

 

 

 

 

학교길의 하일라이트....

옛날 뒷섬주민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질마바위를 정으로 쪼아 길을 냈고 학교길이라 이름을 붙였다.

우린 그곳을 지난다.

길 양편 바위를 보니 쩡으로 쪼아낸 자국이 선명하다.

 

 

 

 

방금 정으로 쪼아낸듯....

강변길의 산모롱이를 돌아가는 내내 바위마다 흠집이 났다.

 

벼랑을 타고 이어지는 학교길...

길은 거칠고 험하지만 다른길과 달리 옛길이 온전히 남아

이길을 걸었을 뒷섬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음성이 귓전에 들리는 듯 하다.

그때의 순이와 돌이는 아마도 내 나이쯤 됐으리..

 

이길을 걷다보니

문득 유년의 시절이 생각난다.

가방이 없던 그시절 책보를 남자는 어깨에

지지배는 허리에 둘러메고 강을 건너 들길을 지나 학교를 다녔었다.

개구쟁이 그시절

학교를 끝내고 돌아오던 들녁에서 콩서리 땅콩서리는 물론

목화송이를 따먹고 삘기를 뽑아 먹다 심심해지면 노고지리의 새알을 훔치러

둥지를 찾아 날이 저물도록 헤매다 돌아오곤 했었다.

그때 그친구들...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는지 ?

아마도 여기 이길을 걷던 그때의 아이들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앞섬아이들이 건넜을 것으로 생각되는

징검다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에서 이정표를 만난다.

우린 향로봉을 향한 이정표를 따르지 않고 그냥 직진을 했다.

 

 

 

  (징검다리)

 

 

학교길의 막바지는 고개를 넘는다.

길은 더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좋을 수도...

 

 

 

 

능선줄기를 넘어서자

무주시내가 지척이다.

이렇게 예전 아이들은 이길을 넘어 학교엘 다녔으리..

 

우린 북고사엘 들렸다가

나의 애마가 기다리는 약수터로 향한다.

 

 

 

 

약수터로 향하는 소로길에서

내려보이는 무주시내의 전경이 깔끔하다.

역시 시골의 소도시 풍광이라 그런지 모든게 정겹게 느껴진다.

 

 

 

 

약수터에 도착하며

서운하지 않을만큼 걸어본 오늘 산행에

모두들 행복이 묻어나는 미소로 오늘 하루를 정리한다.

 

 

 

나의 애마에 베낭을 싣는 동안

지금껏 우리와 걸음을 함께한 멍군이 작별을 한다.

쏜살같이 마을길을 달려 내려가던 두 멍멍이는 어느집 대문으로 사라진다.

 

참말로 기특한 녀셕이다.

오늘 무주의 학교길과 향로봉을 생각하면

항상 저놈들이 함께 떠오를것 같다.

 

난

정말로 멍이 싫은데

오늘 왠지 모르게 떠나면서 부터 그놈들이 그리워지는건 왜일까 ?

 

흐~!!!

정말루 내맘 나두 몰러~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