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압해도 송공산
산행일 : 2011.3.13(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청솔산악회를 따라서.
초록잎새랑 남녁의 섬으로 향한다.
산악회에다 미리 맨 앞자리 예약을 했었다.
새벽녁 버스에 올랐는데 피아노님이 우리자리를 선점해 있다
우릴보자 얼른 자리를 내주고 뒤로 간다.
덕분에 아직도 먼길이 부담스런 초록잎새가 오늘은 좀 편안한 이동이 됐다.
대전시내를 빠저 나가는 버스엔
일요일임에도 좌석을 꽉 채우지 못했다.
예약은 만땅였다는데....
아직 예약문화가 정착되지 못한건지 ?
개념없는 사람들이 아직도 참 많은것 같다.
지네들은 단순히 취미라 하지만 이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에겐 생활이다.
못가게 될 사정이 생기면 전화한통이라도 해주면
충분히 다른사람으로 예약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일요일임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1박2일 예약 빵구내면 이것이 생업인 운영자 원추리는 3박4일 손가락만 빨고 살아야 한다.
이거 생각한다면 우리나라 예약문화 하루빨리 정착되길 바래본다.
그래야 선진문화 국민이 될 수 있고...
새벽퇴근해 두어시간 눈만 감았다 나온몸이라
몹시 피곤해 끄덕거리며 졸고 있는데 누군가 일출이 참 이쁘다는 감탄에 잠이 깼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장밖 동녁에 아기햇살이 떠올랐다.
참~!
예쁘다.
어쩜 저리 맨날 봐도 이쁜지 ?
밤세워 열차운전을 하다 보면
새벽녁 제일 졸릴때 저런 일출을 자주 보곤한다.
그럼 남들은 하루일을 시작하는 새벽인건만 우린 오늘 하루도
무사운전으로 또 하루를 마감하는구나 라는 보람과 성취감에 가슴이 뿌듯해저 오곤한다.
예상보다 빨리 도착한거 같다.
목포시내를 앞두고 연육교를 건너는 압해도는 이젠 섬이 아니다.
그래서...
배를 타고 건너야 했던 예전보다 한시간 이상 빠르다고..
송공산....
정상이라고 해봐야 겨우 230 M
그저 얕으막한 둔덕정도다.
예상은 하고 왔지만 산행시작 몇십분만에 정상이다.
섬산행의 묘미는 조망이다.
당연 이곳도 조망은 좋은편인데 가시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봄볕이 따스해진 탓도 있겠지만 압해도란 섬은 앞에도 곁에도 옆에도 뒤에도
죄다 섬들이 아주 가까이에 있어 망망대해의 바다란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다.
송공산이 좀더 고도가 높았다면 느낌은 좀더 달랐을텐데...
예전 찾아가 본 조도처럼 말이다.
올랐던 정상을 되돌아 내려온다.
왜 ?
오늘 산행은 길게 억지로 늘려봐야 두시간 정도...
그래서 제일 길게 늘여서 걸어볼 참이다.
산허리를 타고 한바퀴 돌아 나가는 임도수준의 산책로를 따라 걷기로 했다.
평탄하고 유순한 임도...
이런길은 어린이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산행지로 딱이다.
도란도란 정담을 나누며 걷다 실증이 나면 바다가 내려 보이는
벤취에 앉아 비스켓에 커피한잔 하며 쉬었다 다시 걷고...
이런길을 보면
우린 또 달려보고도 싶다.
맑은공기를 가득 들이 마시며 심장 터저라 한번 뛰어 보고 싶은 욕구가 불쑥 든다.
여기는 대전의 계족산보다 더 평탄하고 유순하다.
거리도 한바퀴 다 돌아봣자 5키로도 안될게 확실하고.
"초록아~"
"우리 동마 연습도 못했는데 함 뛰어볼까 ?"
당연한 마눌의 응답
"서방님~ 니나 뛰세요~"
작으만한 동산에다 참 별걸 다 만들었다.
출렁다리...
출렁다리가 꼭 필요한 지형도 아니다.
먼길 찾아온 손님들한테 특별히 보여줄건 없고
그래서 만들어 준 건 아닌지 ?
송공산의 명물이라니
다녀온 증명사진은 남겨야 한다.
초록잎새랑 한송이님을 세워 인증샷을 날렸다.
그런데...
초록잎새 옆에 선 한송이님이 할마씨랜다.
이제 갓 시집온 새댁같구만....
"저 언니 도대체 몇살인데 할머니래 ?"
마눌 초록잎새가 무쟈게 궁금한가 보다.
산에만 부지런히 다녀도 항상 저래 젊고 이쁘단다 잎새야~
그렇게 말은 해 줬다만...
그런디 한송이 언냐~
우찌 그래 벌써 할마씨가 됐댜~?
ㅋㅋㅋㅋㅋ
아주 쉬엄 쉬엄 걷는 걸음인데도 이마에 땀이 흐른다.
그만큼 날이 풀렸다.
엇그제만 해도 눈발이 날리며 무쟈게 춴췄는디...
봄은 봄이다.
윗통을 벗어 제키고 걷는데 팔뚝으로 스치는 살랑대는 바람의 감촉이 넘~ 좋다.
반바지만 가저 왔다면 긴바지도 벗어던지면 좋으련만.
다음부턴 칙칙한 겨울옷은 모두 던저버리고 봄옷으로 갈아 입어야 되겠다.
오늘은 겨울바지가 몹시도 거추장스럽고 불편하다.
걷다보니 벌써 임도를 다 돌아서
분재공원이 내려 보이는 팔각정에 도착했다.
점심시각으론 좀 이른 시각.
그러나 이른아침에 나오느랴 아침밥 대신 빵 한쪼가리로 때운 탓에 배가 고프다.
함께 걷던 산우님과 자리를 폈다.
시장할때 먹는 밥은 찬이 없어도 꿀맛이다.
앉자 마자 마셔본 한송이님표 오미자는 갈증을 삭히는덴 쵝~오
피아노가 어제 여수 향일암에서 사왔다는 갓김치가 맛깔스럽다.
우리가 먹을거 다 먹어갈쯤...
우리 옆자리에 자리를 편 목포에서 오신 님들의 먹거리가 화려하다.
은근슬쩍 넘 보자
전라도 인심 캡이다.
멀리서 오신 손님이라구 아예 다 퍼준다.
인삼튀김에 각종 전과 약밥 그리고 술 한잔은 기본에 라면까지 먹으라 성화인데
배가 불러 더는 못 먹었다.
참말루 먹는거는 전라도 맛이 쵝~오인데 인심두 쵝~오 같다.
충청도 양반들이 가서 대접은 잘 받았는데 보답을 못하고 와서리
왠지 뒤돌아 내려서는 발걸음이 껄쩍지근하고 거시기 하건만 우린 줄게 없으니 워쩌~!
그래서....
고마운 마음만 왕창 남겨놓고 전망대를 내려섰다.
아직두 시간이 널널하다.
전망대를 내려 오는데 울 삼실의 동료 맨땅님이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선다.
저 양반 도대체 이 산을 몇바퀴째 도는겨~?
뒤늦게 산에 입문한 맨땅님은 요즘 속도산행에 재미를 붙인 화약고다.
그런 맨땅님의 욕구를 채우기엔 송공산은 넘~ 옹색하다.
아마도 지금 그 욕구를 못채워 무쟈게 답답할거다.
ㅋㅋㅋㅋ
게으른 우리도 송공산이 옹색하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억지로 거리를 늘려잡아 이리저리 돌아 댕기다 해변으로 내려섰다.
이젠 해변 산책길...
그저 멍청도 촌넘들은 바다라면 환장을 한다.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바다.
충청도 산골짝에서만 자란 우리와 달리
갱상도에서 자라 충청도로 시집온 한송이님은 뭔가가 다르다.
바닷가에 내려서자 마자 뭔가를 찾아 부지런히 입으로....
뭘 드셩~?
송이언니를 따라 댕기면 먹을게 생긴다.
초록잎새도 배웠나 금방 따라한다.
산찾사가 잘 벌어다 주니 항상 잘 먹어 힘은 좋아서
무기로 챙긴 어마어마한 바위덩어리를 잡고 아주 쬐꼬만한 조갑지를 내려친다.
자연산 석굴맛이 좋으나 보다.
짭쪼름하니 맛이 기막히다는데 난 모르것다.
산찾사는 굴이라믄 애초부터 먹을줄을 모르니...
놀다 지친 우리 둘은 해변을 걷는다.
저 뒤에 남은 한송이님과 피아노님은 아직도 맛의 삼매경에 빠젓나 ?
따라올 생각이 없다.
해안의 풍경을 보며
늘정대는 걸음으로 시간을 보낸다.
이거 원~!
이런 산행은 난생 처음이다.
평지길 걷는게 싫증난나 ?
초록잎새 걷는 꼬라지 좀 보소....
저러다 픽~ 고쿠라지믄 우짤라구 저런댜~!
집에 실어다 줄 버스가 저만치 있다.
그런데 집에 가겠다고 약속한 시간이 두어시간이나 남았다.
클났다.
뭘 하고 놀지 ?
송공산 임도를 두어바퀴 뛰면 딱인데 그러긴 싫고...
쩌~그 저곳으로
해변을 걸어 올라가면
압해도 선착장이 나오고 거기엔 횟집이 있덴다.
그곳을 향해 걷는다.
점심을 얼마나 많이 처 드셨는지
암것도 생각은 없으나 시간을 채우려면 세발낙지를 좋아하는
초록잎새에게 회 한사발 사 먹이다 보면 그럭저럭 시간을 보낼것도 같다.
해변 산책로를 따라 올라서니
드뎌 횟집이 즐비한 선착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횟값이 장난이 아니다.
무쟈게 비싸다.
세발낙지 한마리가 만원.
쫌생이 산찾사가 가슴이 오그라 든다.
초록잎새 양에 차게 먹을라믄 십만원은 족히 들것다.
다행히....
오늘 점심을 아주 양껏 먹어 그런지
초록잎새 먹는 폼새가 션찮다.
그래서..
낙지 한마리와 숭어 한마리로 낙찰.
시원한 맥주와 함께 오후의 한나절을 횟집에서 보내고...
이젠 갈때가 됐것지 했는디...
이런 딘장 간장 우라질....
나만 집에 가고 싶은가 보다
남들은 횟집에서 부어라 마셔라 시간 가는줄 몰라 한다.
또다시...
해변가를 초록잎새와 산책으로 시간을 보냈다.
섬 산행....
난 많은 기대를 품고 떠났었다.
압해도가 천사의 섬이라나 뭐라나 소문도 자자하고
당연 아름답고 볼게 많은 산행지로 생각했었다.
결과는
에잉~!
꼭 말루 해야 아남유~?
그저
봄볕 햇살좋은날
사랑하는 아내와 정담을 나누며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하루에 만족한 휴일였습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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