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연암산.삼준산
산행일 : 2010년 5월15일 토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산행코스 : 장요리 마을~천장사~연암산~비녀바위~연암산~무너미 고개
~갯골재~삼준산~갯골재~화계사~장요리 마을.
-후기-
새벽퇴근 후
딱 3시간 죽었다 일어나니 개운하다.
그사이 마눌은 떠날 준비 끝....
-오전 9:30-
네비양께 천장사로 가자 하니께
요년이 순 엉뚱한곳만 가르키길레
걍~ 고북 면사무소나 데려 달라 지시를 해 놓고
애마를 샥~샥~ 비벼대니 2시간이 못돼 고북 면사무소에 도착이다.
-오전 11:20-
고북 면소재지에서 처다보니
감으로 그냥 봐도 알겠다.
저멀리 보이는 좌측의 산이 연암산 우측이 삼준산...
무작정 그쪽 방향의 농로를 따라 들어갔는데
이런~!
길이 끊겼다.
할수없이 면소재지로 뒤돌아 나왔는데
어디서 많이 본듯한 남정네가 말톤 연습으로 땀범벅이다.
그 남정네를 본 마눌이 소리친다.
"자기야~"
"저기 마라톤 하는 아저씨 기봉이 아저씨 같다"
진짜다.
재빨리 디카를 찾아 그 모습을 담으려 하는데
헉~!!!
이런 낭패가 있나...
집을 나설때 디카를 빠트리고 그냥 왔다.
이런 젠장~!!!
기봉이 아자씨 달리는 모습을 보니
맨발의 기봉이를 연기한 배우 신 현준의 명연기가 생각난다.
실제 인물인 기봉이나 신현준이나 달리는 폼과 행동이 똑같다.
-오전 11:30-
물어 물어 찾아는 왔는데....
주차하기가 여의치 못하다.
화계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겨우 애마를 잠재우고
천장사로 향한 시멘트 소 도로를 따라 오른다.
천장사로 향한 도로옆의 전원주택이 그림같이 아름답다.
-오전 11:42-
천장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에서 좌측의 돌계단을 밟고 오른다.
천장사는 아담하고 소박한 사찰이다.
조용조용 걸음으로
사찰의 이곳 저곳을 구경하는데
득도하기까지의 부처님 모습과 탁발나온 스님이
짖궂은 소년들에게 낭패를 당하는 벽화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천장사 입구의 안내문에 의하면
백제 무왕 34년 633년에 담화선사가 창건 하였으며
경허선사 그리고 그 제자인 만공 선사가 득도를 한 곳으로
석가모니 사리를 안치한 천장사 7층 석탑이 문화재라고...
-오전 11:50-
천장사를 뒤로 연암산을 향한다.
오늘 산행거리가 아주 짧다.
연암산을 향한 직진의 직등길을 버리고 좀 더 산행을
이어가려는 욕심으로 7부능선을 돌아나가는 오솔길로 향하다 보니
소나무 우거진 숲까지 이어지던 등로가 하산길로 내리 박힌다.
이까이거 뭐~!
아주 우습게 여기고 그냥 연암산 정상을 향해 무작정 돌진했다.
덕분에 끄들리구 찔리구 핡키고....
그런데 뒤따르는 마눌이 어쩐일인지 불평불만이 없다.
이젠 아예 그려러니 포기를 한 모양이다.
ㅋㅋㅋ
잡목과 가시덤풀에 이어 이젠 암릉이 버티고 길을 막는다.
그러나 그건 괴롬이 아닌 즐거움...
특히 마눌은 이런 암릉을 아주 좋아한다.
계속 이어지는 암릉을 올라설때 마다 기가막힌 조망이 발 아래 펼처진다.
햐~!!!
이길로 올라서길 잘 했단 생각이 든다.
-12:30-
기존의 등로를 만나
몇걸음 옮겼을 뿐이데 정상이다.
연암산 정상에 올라서기 전 너럭바위가 조망처로 짱~이다.
가야산과 뒷산을 넘겨 용봉산의 연능들이 시원하다.
다만 가야산에서 뒷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아래 위치한 험악하게
파 헤처진 채석장은 못내 내눈에 거슬린다.
연암산 정상의 이정표를 바라보니
삼준산 반대편으로 700m 비녀바위라 써 있다.
갖은게 시간뿐이고 체력인데 안 들리면 정상이 아니다.
비녀바위로 향한 등로 좌측 우측으로
조망이 훌륭하고 오솔길이 유순한 육산이다.
무너진 성터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아있는 등로가 계속 이어진다.
걷다보니 홀로다.
숲속 여기저기 고사리를 꺽는 재미에
푹 빠진 초록잎새가 한참 뒤 떨어진 모양이다.
어디선가 검은등 뻐꾸기의 울음이 처량맞게 들린다.
"홀딱 벗고"
"홀~딱 벗고"
"호올딱 벗고"
검은등 뻐꾸기는 홀딱 벗고 산에 들란다.
뭘 벗으라는 건지 ?
세속에 찌든 이기심과 욕망에 가득한 내 마음을 알아챘나 보다.
-12:45-
한참을 기다려 아내와 조망 좋은 바위에 올랐다.
좌측으로 15번 고속도로 우측엔 45번 국도를 쌩쌩 달리는
차량의 소음이 여기까지 전달될 만큼 얕으막한 야산이나 저멀리 서해안 바다가
훤히 내려 보일만큼 조망 하난 끝내준다.
-12:47-
전망바위를 내려서니
그냥 척 봐도 누구나 알 수 있도록
비녀와 똑같은 암릉이 땅에 꾹~ 박혀있다.
아내는 그걸보고 이건 누가 깍아놓은것 같다 말한다.
비녀바위는 정말 그랬다.
비녀바위 앞엔 제단까지 갖춰저 있는걸 보면 무슨 사연과 전설이 있을 법 하다.
-12:55~13:20-
비녀바위를 넘겨 더 걸어 보기루 한다.
작은봉을 올라서니 이정표가 직진길은 한서대 진행방향 좌측으로 초록리를 가르킨다.
직진길을 더 걸어보니 내림길이다.
되돌아 나와 조망좋은 너럭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가야산과 함께 홍성 광천 혜미등 사방팔방 선경이 펼처진 바위에 앉아 먹는 점심은 꿀맛이다.
식사를 끝내고 일어서는데 다리가 휘청댄다.
이런~!!
반주로 마신 시원한 맥주 두어잔에 발이 풀렸다.
-13:33-
되돌아 온 연암산 정상.
삼준산을 향한다.
곧바로 내리 박히는 등로에 스테인레스 안전시설이 설치됐다.
공사를 한지 얼마 안돼 보이는데...
글쎄 ?
그닥 위험하지 않는 등로에 왜 저런걸 설치 했을까란 생각이 든다.
세금낭비는 아닌지 ?
더구나 주위엔 공사하던 인부들이 버려두고간 쓰레기가 천지다.
물병,컵라면,도시락,각종 음료수 캔들...
에잉~!!
-14:15-
무너미 고개까지 등로가 널널한 임도다.
가는 도중 국싸리순,취나물,고사리,우산나물,다래순등등....
눈에 띄는 봄 나물이 발걸음을 잡는다.
이정도면 우리 둘 뿐인 두 부부의 저녁 찬거리는 충분하것구만
초록잎새가 자꾸 욕심을 낸다.
저런거 채취하는일은 금방 실증을 내던 여인이 별일여~!
무너미 고개엔 화물트럭 한대가 올라와 있고 그 옆엔 고복 산악회의 비석이 보인다.
무너미 고개를 넘겨
삼준산으로 향하는 오름길이 빡세다.
오랫만에 다리품을 제대로 파나 싶은데 그것도 잠시 후 끝....
벽장바위 오름길을 앞두고 산중 소음이 들린다 싶더니
인부들이 스테인레스 가드레일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저런거 없어도 등산하는덴 하등 지장이 없을것 같은데....
-14:54-
갯골재까지 송림이 우거진 숲길이다.
쥑~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 숲길이라 너무 기분이 좋다.
-15:05-
삼준산 정상에 선다.
우와~!!!!
감탄사가 절로 나는 조망터가 삼준산 정상이다.
한바퀴 빙 돌아봐도 거칠것 없는 조망에 가슴이 설레인다.
오늘은 보고 느낀 모든것을
그저 가슴에 담아 두고 가자 했는데....
삼준산 정상에 서고 보니 정말이지 오늘 디카를 놓고 온게 후회막금이다.
-16:00-
삼준산을 되돌아 나와
갯골재에서 화계사로 향하는데 급경사다.
이런길은 마눌 초록잎새가 벌벌 긴다.
ㅋㅋㅋㅋㅋ
급경사길이 안정된 얼마후 임도에 닿는다.
임도옆.
다복하게 돋아난 쑥을 보자 초록잎새가 또 욕심을 낸다.
저거 뜯어 주면 쑥개떡도 해주고 쑥 버무리도 해준다니 열심히 뜯었다.
내가 열심히 뜯자 초록잎새는 금새 진력이 났는지 이젠 내려 가잖다.
뭔눔의 변덕인지 ?
길옆 개망초의 여린 순도 함께 뜯자 그건 싫단다.
개망초도 묵나물로 만들어 겨울에 먹으면 참 맛이 좋은데...
-16:25-
화계사를 거처
장요리 마을에 도착하며 단둘의 호젓한 산행을 끝낸다.
주말임에도 오늘 산중에선 등로의 안전시설을 설치중인 인부들 외에 만난 사람이 없다.
이렇게 좋은 연암산 삼준산인데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게 이상하다.
아마도 이곳 홍성의 용봉산과 가야산에 가리고 치여 알려지지 않은 탓 일게다.
별 기대를 않고 찾아든 산지인데 참으로 마음에 든다.
이런저런 정담을 나누며 천천히 사색하듯 다녀온 오늘 연암산~삼준산 산행은
그러서 더욱 더 흡족한 하루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