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운길산.예봉산

산행일 : 2009년 3월 23일 월요일(맑음)

누구랑 : 이웅재님. 한병일님 부부. 산찾사.

산행코스 : 운길산역~수종사~515봉(절상봉)~운길산~오거리~463.4봉

                ~적갑산~철문봉~예봉산~남서릉~팔당2리 마을회관~팔당역

 

   (산행 지도)

 

눈발 날리던 매섭던 추위가 한풀 꺽인 후

봄을 건너 뛰고 바로 여름이 시작되나 생각될 만큼 

일찍 더위가 찾아드나 싶더니 지난 주말 한차레 봄비가 

꽃셈 추위를 몰고 왔습니다.

그야말로 봄은 울렁울렁 처녀의 마음처럼 변화무쌍 변덕이 심함니다.

 

전날 저녁 우리집을 찾아든

지우들로 인해 늦은밤 잠자리를 든 덕에 

이른 아침 일어나기 참으로 괴찮으나 오늘 먼길을 떠나야 할 몸임니다.

서울 유학중인 막내도 오늘 일찍 상경해야 하기에

급히 행장을 차려 막내와 서대전역을 향함니다.

 

좀 늦었나 싶은데

이른 아침 한산한 도심의 거리덕에 일찍 도착함니다.

잠시후

부서만 다를뿐 직장의 대 선배님의 푸근한 미소와 마주하고

막역지우 병일이가 옆지기와 함께 모습을 드러냄니다.

 

끄덕끄덕 졸다보니

어느새 용산역에 도착함니다.

막내를 보내놓고 전철 1번홈에 내려서니

국수행 전동차가 바로 들어섭니다.

 

대전에서 서울 입성하는 시간과 동일한

1시간만에 도착한 운길산역을 나서서 우리가 오를

운길산을 바라보니 산 중턱에 자리잡은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수종사가 멀리서 봐도 뚜렷한 모습으로 다가섭니다. 

 

      (운길산역 전경) 


 

운길산을 향하는 길목마다

이정표가 친절하게 길 안내를 함니다.

뉘가 저리도 이쁜 이정표를 건식했는지 주렁주렁 이정표에

메달린 원목판엔 주옥같은 시인들의 싯구가 세겨 있습니다.

그래서 운길산을 찾아가는 길은 나그네의 바쁜 발걸음을 늦춰놓는 

낭만과 운치가 함께하는 길이기도  함니다. 

 

 

혼잡한 도심 탈출 1시간만에

이렇게 완벽한 촌구석 시골로 들어섬이 신기함니다.

한적한 시골마을을 벗어나 수종사로 향한 시멘트 도로를 따라

가파른 오름길을 오릅니다.

 


수종사로 향한 시멘트 도로에 거부감이 일어

옆 샛길로 접어들자 솔숲 오솔길이 시멘트 도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길게 이어지며 군데 군데 세워진 팔각정의 쉼터와 연결되며 수종사로 우릴 안내함니다.

 

차량의 시커먼 매연이 내뿜는 

저 삭막한 시멘트 도로를 걷어 내고

솔숲 오솔길 좁은 산책로의 옛길이 꼬불꼬불

수종사까지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을 해 봅니다.

그러나 그건 거의 불가능한 한낱 꿈이겠지요....
 

 

산중턱에 자리잡은 수종사에 도착함니다.

동방 사찰중 제일의 전망이라 격찬한 서 거정의 찬탄에 걸맞게

사찰에서 내려다 뵈는 조망은 한마디로 꺼뻑 쥑여줍니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처지는

두물머리 양수리의 풍광이 한눈에 잡힙니다.

이곳 수종사의 삼정헌에 들리면 곡차를 맛볼 수 있다하여

잔뜩 기대를 안고 찾았는데 우리가 찾은 시간이 예불시간이람니다.

 

한잔의 차를 음미하며 인생을 논하고

아름다운 한강변을 내려보며 여유로움과 아름다운 봄날의

정취에 취해 보려던 꿈이 나에겐 너무 사치스러웠나 봅니다.

 

녹차의 냄새도 못 맡고

서운한 발길을 돌려 사찰을 벗어나자

수령 520년이 넘는다는 은행나무 고목이 우리의 시선을 잡습니다.

그곳에서 내려다 뵈는 풍광 또한 고목과 어우러저 사찰의 조망처 중 으뜸 임니다.

 

           (수종사 사찰의 전경들...)


 


 


 


수종사 사찰을 벗어나

다시금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섭니다.

마지막 꽃셈추위도 오름길엔 저 멀리 도망을 가버립니다.

 

등판때기에

김이 모락모락 솟을 쯤 지도에 표기된 515봉에 도착함니다.

그런데 515봉엔 이름이 있었습니다.

세운지 얼마 안돼 보이는 정상석엔 절상봉이란 명패가 세겨 있습니다.

 

절상봉이라~?

아마도 수종사 사찰의 맨 위 봉오리 란 의미로

절상봉이라 이름 지은것 같습니다.

 

                 (절상봉)

 

절상봉에서 병일이의 베낭이

풀리더니 먹거리가 쏟아저 나옵니다.

거기에 질세라 선배님의 간식거리도 함께 나와

이른 아침 길을 나서느랴 허술해진 뱃고래를 채움으로 힘을 비축함니다.

 

절상봉을 내려섭니다.

이내 등로는 북서쪽으로 이어지며 고도를 높이다

이내 그 정점 운길산에 이르자  일시에 조망이 터지는데

서쪽으로 우리가 가야한 마루금이 아련하게 이어지다 적갑산을 한번

일으켜 세운뒤 예봉산을 불끈 들어 올린후 한강으로 가라 앉은 모습이 한눈에 잡힙니다.


                   (운길산 정상)




운길산 정상엔 많은 정성을 들였습니다.

멋진 정상비는 기본이고

멋과 운치를 살린 운길산 해설 안내판이며

원목 테크를 깔아놓은 조망처가 돋보입니다.

서울시민이 많이 찾는 산이라 그런지 우린 그저 부러움만 하나 가득...

 

              (운길산 정상의 원목테크 조망처)


 

 

            (운길산 정상에서 바라본 예봉산)


 

                  (셀카로 찍어본 단체사진)


 

                          (다정한 두 부부)

 

운길산 정상을 내려 섭니다.

길게 이어지는 원목계단은 무릅의 부담을

덜어주려 폐 타이어를 박아 고정시켜 등산객을 배려했습니다.

 


서북쪽으로 길게 뻗어 내린 능선은

푹신한 육산으로 가는 내내 발걸음이 편안함니다.

 


정말 오랫만에 서방님 따라나선

쌍둥이 엄마가 조금은 힘든 내색이나

알뜰살뜰 살펴주는 냄편 병일이를 잘도 따라 붙습니다.

 

 

4~5개의 올망졸망 봉오리를

넘다보니 어느새 지도에 표기된 오거리에 도착함니다.

내가 준비한 4만분의 1 지도엔 오거리로,

인터넷 검색으로 뽑아온 개념도엔 이곳이 새우젖 고개로 표기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 현지 안내도엔 새재고개로 되어 있습니다.

 

우린 오거리를 직진해

오름길을 올라 463.4봉에서 도곡리로 향하는 방향과

반대의 길로 얼마를 내려 걷다 배고픔에 굴복당한 힘빠진 다리에

힘을 넣어주는 맛난 점심을 먹어 기운을 보충했습니다.  
 


허기를 메우니 힘이 솟습니다.

이내 발걸음이 적갑산을 타 넘습니다.

가는 발걸음 우측으론 남양주 시내의 모습이 열리며

우리눈을 호사롭게 만들어 줍니다. 
 


 


서거정, 초의선사,정약용,송인, 이이등등....

걸출한 인물들이 머물렀다는 이곳에

그들의 흔적을 확인함니다.

 

등로 요소 요소마다

이정표에 메달린 원목판의 싯구절은 

수백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와 옛 정취를 되살리며

봄바람에 살랑 살랑 춤을 춥니다.  

 


 


 


예봉산을 향해 걷던중

갑자기 탁 틔인 조망이 확보된 공간 절벽아래에

점 하나가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이곳이 행글라이더 활공장인가 봅니다.

 

히야~!!!

저 사람 얼매나 좋을까 ?

도대체 저렇게 허공을 날고 있는 기분은 어떤걸까 ?

 



               (20배 줌으로 땡겨서 잡아본 행글라이더)



                            (활공장에서 내려본 풍광들)

 


 



 

여러 사연을 품은 철문봉을 넘겨

잠깐 다리품을 팔고 나자 오늘의 최종 목적지 예봉산에 도착함니다.

 

예봉산 조망 ?

끝내 줍니다.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올라서고 있는 사실이

이곳이 차~암 좋은 조망처구나를 증명해 줍니다.

                    (예봉산 정상의 풍광들)











 

예봉산을 내려 섭니다.

내림길 내내 한강변 건너편 검단산을 마주보며

내려 서는 내내 끝없이 사람들이 간편한 복장으로 올라섭니다.

 

아마도

이곳 주민들이 대전의 계족산을 찾듯이

즐겨 다닌곳이 이곳 예봉산인가 봅니다.


                  (한강 건너편 검단산 전경)


 

                        (내림길 중간의 원목테크 조망처)


 

                            (봄의 전령자 생강나무꽃)

 

가파른 내림길을 쉬엄쉬엄 걷는 모습에서

세월을 길게 함께 이어 온 두 부부의 정이 느껴 집니다.

아름답습니다.

 

정말로

뻔대가리 없는 말투와 달리

친구 병일이는 마눌한테 세심하고 자상함니다.

 

그래서

저놈과 함께 하면

난 마눌한테 지청구를 먹습니다.

병일씨 하는거 반에 반만이라로 하면 업어준다나 뭐라나...

 

그렇게 지청구를 먹더라도

오늘같이 빛좋은 봄날 소풍같은 나들이 산행엔

초록잎새 아내의 채취가 그립고 아쉽 습니다.

 

흐이구~!!

돈이 뭔지.

사는건 또 뭔지....

왜그리 세월이 흐를수록 살이는 팍팍해 지는지 모르것습니다.

 

다정스레 걷는 저 부부의 모습이

오늘따라 더욱 더 이뻐 보입니다.

아주 많이...


                       (다정한 병일이 부부) 

 


                        (산행 날머리)


                           (용산역 역사 모습)


돌아 왔습니다.

팔당역에서 끄덕끄덕 달콤한 졸음에 깨어보니

용산역이고 이내 갈아탄 ktx는 쏜살같이 우리를 대전에 내려 놓습니다.

 

예전같음..

엄두도 못냈을 머나먼 양수리가

이젠 두어시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가 됐습니다.

 

그런데 왜 ? 

그런 문명의 혜택이

그리 반가운건만은 아닌지 모를일입니다.

물어 물어

힘들게 찾아들던 옛시절이 어째서 그리도 그리운지도....

 

 

봄을 찾아 떠난 나들이 같은 산행 였습니다.

다정한 벗과

그리고...

푸근하게 우리를 감싸주고 보듬어 준 직장 선배님.

님들로 인해 오늘 하루가 넘~넘~ 행복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

 

출처 : 산장나눔터
글쓴이 : 산찾사(이용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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