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지리산
산행일 : 2006년 9월02~03 (무박 당일종주)
누구와 : 주주 마라톤클럽 회원님들과....
산행코스 : 중산리~천왕봉~성삼재
은근과
끈기가 요구되는 지리산 종주는
체력이 바닥을 보이는 마지막 구간에선 내가 왜
지랄인가(?)
다시는 내가 이짓 하나 보란 생각을 먹게 만든다는 점에선 마라톤과
같습니다.
등산에서 요구되는 근육 또한 폭발적인 순발력을 요구하는 100 m 달리기나
역도 레스링과 같은 백색근육이 아닌
마라톤에서 요구되는 지구력에 필요한 적색근육이
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또한 등산이나 마라톤은 동질입니다.
산을 오를땐 가슴으로 오르고
내릴때는 무릅으로 내려온다란 말이 있습니다.
평소 마라톤으로 다진 주주님들이기에 오를때의 심장과 심폐기능은
물론
내릴때 자기 하중의 3배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무릅관절 걱정은 아예
접어논다는
믿음이 있기에 너른숲님이 주주의
당일종주 안내산행 제의를 기쁘게 선뜻 받아 드립니다.
1차 종주 계획은 태풍과 장맛비에 무산됩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
주주님들 열화와 같은 성원과 기대에 맘 좋은 너른숲님
차마 외면을 못하고 노심초사
다시금 계획을 세우며 준비에 들어갑니다.
정신무장과 체력점검을 위한 만인산~식장산~계족산 종주로 자신감을 심어주고도
모잘라
먹거리와 베낭점검 옷차림 구간통과시각과 비상시 탈출로와 비상연락망
구급약등....
모든사항을 점검하고 확인하고 유인물까지 완벽한 준비로 드디어 D데이를 맞아 출전을
합니다.
한밤중...
대한민국 마라톤 클럽 일등 주주님들의 행차에
그렇게 세심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소월산악회 버스를 이용
이동하는 과정에서 소월사장의
인원착오로 인한 자리확보에 문제가 생깁니다.
산행초보가 많이 낀 우리 주주님들께 무박산행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통로에 주저 앉혀 이동할수 없다란 단호한 나의 생각은 너른마음 너른숲님으로
인해
꺽이고 통로엔 너른숲님,주주회장
바커스님,홍사백님,파라다이스님등등....
주주의 기둥들이 불편함을 감수함에 그냥 지리의 품을 향한 장거리 이동을
합니다.
이동하는 도중
편하게 앉아가는 난 바늘방석에 앉은것 처럼 불편합니다.
너른숲님께 한살이라도 젊은놈이 거기좀 앉자 잡아끌어두 꿈쩍을
안습니다.
그러면서 한다는 한마디.......( "냅둬~나두 젊어")
(대빵 고생한 숲님 회비 ?..."에궁~! 내놔유~")
휴게소에 잠깐 들린사이
다른버스에 탄 주주님들 회비 걷으러 다니랴 총무님 바쁩니다.
하여간 고생하며 봉사하는 저런 님들이 막강함을 자랑하는 주주의
원천입니다.
중산리 주차장에 새벽3시가 다되어 도착합니다.
혼잡스럼을 피해 산행입장이 허용되자 주주는 맨 뒤에 남아 함께 이동을 합니다.
(중산리 산행 들머리)
헤드랜턴의 불빛이 길게 숲속길을 밝힙니다.
모두들 땅만 바라보며 걷기에 한마디 합니다.
"하늘을 보세요.별이 쏟아집니다"
순간 쏟아지는 별빛처럼 쏟아내는 탄성들이 별들만큼 수없이
이어집니다.
한밤을 꼬박 세우고 여기온 보람은
밤하늘의 보석처럼 빛나는 별 한번 쳐다 본것으로
본전 다 뽑고도 남아 아까울게 없답니다.
휴일을 맞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천왕봉을 향해 오름니다.
그냥 그저 별빛처럼 빛나는 랜턴의 행렬을 쫓는건지 밀리는건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을 아무생각없이 그저 다정한 님들과 어울려
옮길뿐....
(천왕봉을 향한 전진 홍사백님 부부<용천굴님
촬영>)
로타리 산장을 지나며
법계사의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이고 급수후
가파른 천왕봉을 향한 오름질을 다시 시작합니다.
힘들어 조금 쉴라치면
벌써 가을임을 알리는 소슬바람에 오소소 소름이 돋아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천왕샘 가까이 이르자 동녁의 하늘이
새로운 탄생을 위한 진통으로 하늘을
붉게 물드이기 시작함에 헤드랜턴을
베낭에 넣곤 천왕봉 정상일출을 보기위한 바쁜 걸음을 재촉해 봅니다.
(일출을 준비중인 동녁하늘)
함께 걷던 너른숲님 순간 바람처럼 천왕봉으로
사라지고....
뒤에 남은 후미그룹과 함께 난 그냥 천왕봉 바로 아래 너럭 바위에
올라
바글바글한 정상의 혼잡스럼을 피해 오봇하게 장엄한 천왕봉 일출을 맞이하려 자릴
잡습니다.
지리산 일출은 흔히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수 있다는데
역시 대한민국 일등클럽 주주마라톤과 함께 하니 그 덕을 보나
봅니다.
솜이불 솜사탕같은 구름을 붉게 물들이며 사람속을 애태우던 아기 햇님의
그 고운 얼굴이 부드러운 운무를 뚫고 쏘옥 그 모습을 드러냄니다.
순간 모두들 입을 헤~ 벌리고 말이 없습니다.
잠시후 터지는 한숨인지 탄성인지 ? 정말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있습니다.
일출을 맞이후 곧장 천왕봉에 올라서서
운무로 넘실대는 정상의 풍광에 정신없이 디카를 드리대고
눌러댑니다.
중봉 하봉을 넘어 지리의 동부능선을 넘어오는 운무가 장관을
연출합니다.
저멀리 잘생긴 엉덩이 같은 반야봉을 가르키니
"애게 저렇게 가까워요~"라는 초록빛 바닷님의 말에 웃음을
짓습니다.
아기 햇살에 빛나는 지리산는 그렇게 아주 가까이 바닷님의 말처럼 우리에게
다가섭니다.
(정상의 풍광들)








가슴 벅찬 감동을 진정시키고 주주님들을 목청껏 불러봅니다.
애써 준비한 프랑카드를 앞에 놓고 전원 단체사진을 찍어보려
하지만
너무 일찍 올라선 선두그룹중 추위에 먼저 내려간 회원들이 거의
대다수라
후미그룹만 천왕봉 정상 기념 증명사진을 꽉 박고 성삼재로 향한 머나먼 고행길로
향함니다.

추한 인간의 행위로 생성된 제석봉은
사계절을 모두 올라서 봐도 그 느낌은 쓸쓸함입니다.
사색에 젖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넘치는 제석봉 고사목과 운무의 어울림은
환상입니다.
그런 모습을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이 때를 만났습니다.
이젠 줌기능까지 고장난 구닥다리 나의 디카도 한 몫을 할
때입니다.
구도 노출 타임 생각도 필요없이 무작정 눌러도 이곳 풍광은 그대로 작품사진이
됩니다.
(제석봉의 운무)




시끌벅적한 장터목 산장은 시골장터처럼 오랫만에 제 이름값을 합니다.
이미 먼저 도착한 선두의 주주님들은 우리가 들어서자 벌써 아침식사를 끝내곤
훌쩍 떠나버립니다.
자리 한쪽을 잡아 펼처놓고 나눠 먹는 아침은 비록 맨 땅 바닥이나
그 아래는 온통 운무가 넘실대니 우린 구름위에 앉아 밥을 먹는거나 진배
없습니다.
식사후 누군가의 베낭에서 나온 캔 복숭아와 포도로 후식을 맛나게 먹고 선두를 따라
후미그룹을 떠나 보냄니다.
잠시후
슬럼프님이 함께 신청해서 따라온 친구분이 더 이상 진행이 어려울것
같다하여
세석산장까지 가서 한신계곡으로 탈출후 산내면 농협으로 와서 기다리라
말해주고
주주의 마지막 그룹인 행복쟁이님과 홍사백님 부부를 기다립니다.
초반 멀미와 어지러움증에 구토까지 하며
힘들어한 겨우달려 옆지기 행복쟁이님과 함께 홍사백 부부님
도착하는데
소문과는 달리 아주 쌩쌩해 보입니다.
그냥 일찍 하산 하신다는걸 일찍 내려가 많은시간 기다리느니 하산하기 아주
편한
음정코스로 권하며 벽소령 산장까지 천천히 걸어오다 컨디션 회복하면 그대로
따라와도
시간상 별로 늦진 않을것 같으니 오시라 말하니 홍사백님 염려놓고 알아서 갈테니 먼저
가라는걸
연하봉을 넘어 삼신봉까지 함께 걸어보니 행복쟁이님 아주 잘 따라
오는데 초반 컨디션만 좋았다면
선두그룹에 끼고도 남을 산행실력이 엿보입니다.
그 정도면 끝까지 완주할수 있으니 무리하지 않게 꾸준히 걸으며 따라오라
말하곤
먼저 떠난 후미그룹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 다정하게 걷고 있는 큰곰님 부부가
있어
바로 뒤에 홍사백님을 기다렸다 함께 오시라 말해주고 세석을 향해
달려갑니다.
(연하봉 풍광)


(연하봉 뒤로 천왕봉 모습이....)

(촛대봉서 바라본 영신봉 아래 자리잡은
세석산장)

(촛대봉
전경)
촛대봉을 앞두고 후미그룹과 만나 세석으로 향합니다.
세석에 들려 물보충을 하고 영신봉을 향하려는데 누군가 산찾님하며
부릅니다.
무릅부상으로 도중 탈출을 해야겠다는 거산매님 이십니다.
마침 소월산악회 하심님의 주선으로 소월에서 오신분중 도중 하산
하실분과
한신계곡으로 같이 내려가도록 하겠답니다.
영신봉을 향하는데 주춤대는 겨우달려님께 어서 가자니
행복쟁이님 컨디션 회복으로 완주할수 있을것 같다란 전갈을 받고
기다렸다 함께 오겠답니다.
(영신봉 아래 운무의 장관)


(두류능선과
초암능선을 휘감고 천왕봉으로 향하는 운무)



앞서거니 뒷서거니
운무의 장관이 펼처진 선경에 취해 걷는 지리의 품속은 지루함이 없습니다.
지리의 주능선중 세석에서 벽소령 산장까지 제법 까탈스런 구간도 주주의 주력엔 힘없이
꼬랑지를 내림니다.
칠선봉을 가볍게 넘깁니다.
덕평봉 아래 젖줄과 같은 시원한 샘물은 달기도 하거니와 차거움에 뼈가 시립니다.
모두들 그간 너덜지대를 밟고 오느랴 열받은 발바닥을 식혀보려 흐르는 샘물에 발을
디밀지만
얼마를 못견디며 시린발을 거둬 들이는데 표정들은 하나 같이 고통보다는 즐거움이 드러난 얼굴은
밝음입니다.
쉬는사이 베낭에선 푸짐한 먹거리가 또 쉴새없이 나옵니다.
애기 피부처럼 곱고 젊을 뿐만 아니라 강철 체력을 자랑하는
오늘 주주의 전용 사진기사 용천굴님이 아주 맛있는 떡을 두팩이나 내어 놓는데 평소 떡보인
난
아주 신이나 입 터저라 먹는데 들뢰즈 거기에 질세라 아주 수줍게 내놓는 가래떡 또한 쫄깃한게 맛이
좋습니다.
실컨 휴식후 떠나려는데
벌써 홍사백님 큰곰님 겨우달려님 세 부부가 다정히 들어섭니다.
그냥 봐도 맨 뒤에서 따라오는 세 부부의 사랑이 넘칩니다.
힘든 지리의 주능선을 사랑의 힘으로 걷는게 느껴집니다.
인간이 사랑에 빠지게 되면
페닐에칠아민 이란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양귀비처럼 환각물질인 이 호르몬은 환각상태를 유도하는 뇌 전달물질로
일단 사랑에 빠저 이 호르몬이 분비되면 상대방의 단점도 장점으로 보이게 되는
눈먼 장님을 만드는데 안타깝게도 그 시효기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흥분도를 떨어뜨려
100일 정도가 지나면 시들해지고 3년이 지나면 완전 사라지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법정 이혼율이 최고로 많은 시기가 결혼 3년차 전후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 페닐에칠아민이란 호르몬 분비의 시효기간이 무색한
부부그룹이 주주엔 아주 많이 발견됩니다.
너른숲.홍사백.큰곰.바커스.전선수등 땡칠이 그룹 다수를 포함해서(에구 맞아뒤질라~)
별종인 파라다이스와 겨우달려님이 가세를 하는데 솔직히 산행내내 눈꼴 시어 못봐줄
정돕니다.
특히 큰곰님 증세는 아주 심각한디~
그 증세가 심각하면 할수록 타의 부러움을 사 질투심을 유발시킴니다.
하여간
사랑의 힘이 위대함은
나약하고 힘없는 여인 모두 그 무시무시한 지리 당일 종주로 증명됐습니다.
옆지기 없슴 결코 해낼수 없었음을 본인들도 아마 느끼고 아셨을것으로 생각됩니다.
연하천 산장을 향하여
후미그룹은 세 부부 들어섬과 동시에 출발을
합니다.
(세 부부 도란도란 재미있게 오시란 배려의 차원였슴을 이글을 통해
밝힘...증말유~)
(벽소령 산장으로 들어서며...)
(형제봉을 향한 오름길 선두 파라다이스
부부)
(형제봉 전경)
(고사목 뒤로 실루엣의 남부능선)
힘들게 형제봉을 넘어서자
함께 걷는님들 배고픔을 호소합니다.
시원한 감로수가 기다리는 연하천 산장까지 강행하여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철조망 펜스가 처진 울타리가 나오면 연하천 산장이란 말에
모두들 철조망 철조망 웬수같은
철조망 왜 안보인겨~로 힘듬을 표현합니다.
사람의 발걸음이 무섭습니다.
올것 같지 않던 연하천을 반겨주는 펜스가 가까워 오며
육산으로 흙 또한 부드러움으로 우릴 반겨 줍니다.
연하천을 들어서자
선두권 식사를 끝낸듯 우리보며 잘 따라오라 말을 남기곤
명선봉을 향한 숲속으로 사라저 버립니다.
늦게 먹는 점심은 시장이 반찬이라고
뭐든 맛이 좋습니다.
식사후 누군가 건네는 냉커피에 속이 다 시원합니다.
먹어서 열량도 확보되고
휴식으로 힘도 충전됐으니 또 숲을 향함니다.
(장쾌한 왕시리봉 능선)
힘겨운 내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모두들 힘겨움이 느껴져 안쓰러우나 스스로 이겨내야 합니다.
토끼봉을 넘겨 화개재에서 휴식으로 힘을 얻은후 삼도봉을 향한 끝없는 계단을
오릅니다.
545 계단이니 508 계단이다 말들이 많아 헤아리며 올라보지만
육신의 고달픔이 정신을 갉아먹어 이내 그 숫자의 개념이
희미지더니
곧 그 헤아림을 까먹고 온통 머리속은 하얗게 비어집니다.
삼도봉에 잠깐 엉덩일 붙였다 이내 반야봉을 돌아나가 노루목을
내려서서
임걸령에서 물 한모금 축인후 돼지도 없는 돼지령에 서자 이젠 아름다움이구
지랄이구
모든게 귀찮고 졸립기만 한데 아직도 노고단은 저멀리 멀게만
느껴집니다.
지난해 성삼재에서 천왕봉 찍고 성상재로 돌아오는 지리산 왕복종주
산행시
14:40 에 완주후 세명중 마지막 함께한 님이 45분에 들어설때 함께 했던
백전노장의 선배님이
두눈에 눈물이 글썽이며 울먹여 놀려댔는데 드디어 노고단에 도착하자 그때는 아무
감정없던 내가
이상하게 오늘은 가슴이 쏴아~ 해지며 나도 모르게 감정이 이상무리하게
변합니다.(참말 별일여~)
(노고단)
성삼재로 내려서다
무넹기 골짜기 암릉을 타고 내려서서
폭포의 물줄기를 알몸으로 받아 알탕을 합니다.
피곤이 저멀리 사라지며 온몸에 소름이 돋습니다.
한동안 더위와 땀과 전날 근무로 인해 이틀을 세운 피로로 생전 처음
걸으며 졸았던 오늘 하루를 얼음처럼 차거운 폭포수 물로 씻겨
내립니다.
(노고단 산장으로 내려서는 아내와 숲님 옆지기
황금사과님)
(성삼재 일몰)

성삼재로 내려서자
일찍 먼저 내려온 바커스 회장님 박수로 환영합니다.
마지막으로
주주의 막강 주자 6명의 세 부부가 도착하며
주주의 지리산 당일 종주산행의 대장정에 막을 내립니다.
일찍 도착후 선두차로 떠난님들을 제외한 후미그룹 모두 바커스 회장님의
지도아래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곤 완주기념사진으로 오늘 산행을 끝냅니다.

모든님들 수고하셨습니다.
완주하신 님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주주의 끈끈한 정과 사랑으로 모든 험난 여정을 견뎌냈습니다.
끝으로
모든 행사를 도맡아 이런 성과를 일궈낸 너른숲님께
산행인이 아닌 마라톤 주주의 일원으로 감사드립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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