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일차 : 2016년 10월 17일 (월요일 )

 

월요일...

아침부터 가을비가 내린다.

창밖을 내려보니 도심의 가로수가 곱게 물들어 간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저 가로수 잎들은 이별을 준비 하느랴

온몸을 붉게 불 사를 것이다.

 

지난밤 진통제 처방을 받아 그런지

잘 주무신 초록잎새의 컨디션은 그런대로 양호 수준.

일어나자 마자 어제 붕대마저 풀고 때까지 밀어버린 왼쪽 팔목을

닦아 달래서 물을 떠다 다시 한번 밀어 보는데.

흐미~!!!!

어제 하수구가 막힐 정도로

때가 밀렸었는데 이게 도대체 어디서 솟는지 또 나온다.

 

오전.

삼실에서 전화가 왔다.

14일까지만 병가처리 되었으니 추가 진단서를 떼어 오란다.

?

지난번 3주짜리 진단서를 제출 했는데

착오가 생겨 2주로 처리 되었고 승인된 거라 수정이 안된다고.

할 수 있나...

대성산님을 찾아가 또 신세를 졋다.

홀로 병실에 있을 아내 생각에 마음이 급하다.

급하게 근무처리를 하고 병실에 들어서니 이숙자님이 또 오셧다.

물론 먹거리를 바리 바리 싸 가지고.

정성도 저런 정성이 있을까 ?

 

점심 식사후

골반을 고정시킨 쇠꼬챙이가 파고든 부위를 소독한 후

폐에 삽입된 호수를 뺀 부위의 통증이 계속되어 X레이 촬영.

오후 3시 재활센터에 들려 걷기 훈련 소화.

이렇게 오늘 일정이 끝날 쯤

사랑하는 후배 김범수 부부가 병실을 찾았다.

역시.

소문보다 괜찮아 보인 마눌님 모습에

가슴을 쓸어내린 후배 부부와 한동안 정담으로 시간을 보냈다.

 

저녁나절....

큰아들의 차량 접촉 사고 소식에 정신이 사납다.

그러냐 어쩌라~!

성인이면 스스로 해결하게 둬야 한다.

채근담엔 많은 체험 뒤에 얻은 행복이 오래간다 라고 하는

구절도 있지 않던가 ?

인고의 세월을 정신력으로 버티며 살아야 할 날이 많은 아들이다.

우야튼간에 그럭 저럭 오늘도 잘 버틴 하루가 저문다.

땅거미가 몰려든 밤이 되자 등쪽에 몰려든 진통에 힘겨워 하는

아내의 모습에 또다시 내가슴엔 피멍이 든다.

계속 90 - 60을 고수하는 저혈압도 신경 쓰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오늘밤 고통없는 편안한 밤이 되기만 빌어본다.

 

밤 11시...

계속 되는 진통에 초록잎새가 잠 못들고 괴로워 한다.

잠은 달아나고 곁에서 보는것도 힘들어 홀로 휴게실로 나왔다.

나중에 퇴원하고도 후유증으로 저럼 어찌 해야 할지 ?

시름만 깊어가는 가을밤이다.

 

(사진설명)

하루 하루가 다른 샘머리 공원의 가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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