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남덕유산
산행일 : 2016년 3월01일 화요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 & (산이랑+맑은소리)
어떻게 : 영각사~동봉~서봉~교육원
평일날 나에게 주워진 휴일이다.
어딜 갈까~?
문득...
아주 오래전 의룡산~악견산~금성산을 종주하다 빼먹은
허굴산이 갑자기 생각났다.
그래 그곳이나 한번 가보자.
이번엔 삼일절 휴일이라 하루를 쉬게 된 산이랑님 부부와 함께 길을 떠났다.
신나게 달리던 고속도로....
뒤에 앉은 맑은소리님이 그런다.
덕유산이 마치 히말라야 산처럼 보인다고...
사실...
적상산을 지나며 심적 갈등을 하긴 햇다.
그래도...
계획햇던 산행지로 가야지 무슨 소리~?
그러다....
마지막 서상 I.C를 앞두고 남덕유를 힐끗 처다 본 순간
이런~!!!!
나는 내 자신도 모르게 그만 핸들을 돌려 버리고 말았다.
영각사에서 시작된 산행....
휴일이라 많은 차량으로 붐빌거란 내 예상과 달리 한적하다.
?
몇년전 휴일날 이곳을 찾았을땐
동봉을 앞둔 철계단에서 세찬 바람을 고스란히 맞아가며
한계단 올라 서는데 거짓말 조금 더 보태 몇십분을 기다리던 지체로
결국 되돌아 내려와야 했던 악몽같던 그날 이후
휴일날엔 다시 이곳을 오는 일은 없을거라 했는데 결국 다시 오게 된 이날...
정말 탁월한 결정였다.
일단 한적하니 좋고....
전날 내린 겨울비에
미세 먼지는 씻겨나가 하늘빛이 정말 곱다.
더구나 그 겨울비가 덕유산엔 눈으로 쌓여 하이얀 설원의 풍경을 그려 놓았다.
가파른 오름질....
쉬엄 쉬엄 올라 서는데도
바람은 자고 수온주는 치솟아 그런지 온몸에 땀이 흐른다.
산행 초반부터 이미 난 나시 차림...
가끔씩 불어주는 찬바람이 맨살의 팔뚝을 스칠때 마다 그 느낌이 참 좋다.
어느덧...
봄은 우리곁을 찾아 왔슴을 피부로 느낀다.
그렇게 올라선 능선안부...
그저 탄성만 저절로 흘러 나온다.
햐~!!!!
순백의 눈꽃이 그려놓은 풍광도 아름답지만 하늘빛이 더 곱다.
잉크빛의 색감이 어쩜 저리도 맑고 투명한지 ?
마치 손을 뻗으면 닿을것 같고 금방 물이 들것만 같은 하늘이다.
다들 하늘만 처다보며 발길을 쉽사리 떼어 놓지 못한다.
나 역시...
이런 하늘빛을 어디서 봤더라~?
문득 떠오른 기억....
네팔의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를 올라설때
함께 갔던 서원대 교수 노랑별님이
"나 못 가~!"
"나 정말 가기 싫어~!"
그렇게 망연자실 하늘을 올려다 보며 탄성을 내 지르던 그 하늘이다.
분명...
그때 보고 또 보며 목이 아프도록 올려다 보던 그 하늘빛...
그 맑고 투명한 잉크빛 하늘을 이곳 덕유산 자락에서 오늘 또 보게 될 줄이야~!!!!
남령에서 이어진 능선과 만난 등로가 동봉을 향한다.
올라설 수록...
그 풍광이 더 황홀해 진다.
한걸음 한걸음이 아까울 지경...
드디어 시작된 철 계단길....
그리고 터지기 시작한 황홀한 조망.
저멀리 지리산 능선이 또렷하고..
북덕유로 향한 능선은
향적봉이 손에 잡힐 듯 아주 가깝다.
능선에 붙게되면
칼바람에 온몸이 얼어 붙을거라 생각 햇는데
의외로 바람이 없어 추운줄 모르겠다.
이 또한 얼마나 고마운지....
주위에 펼쳐진 선경에 그저 다들 말을 잊었다.
그냥 감사할 뿐....
이 아름다움을 표현하기엔 내 능력은 한없이 미천하고
그 모습을 담아 내기엔 내 디카의 성능은 물론 내 자신 내공 또한 초라하다.
그냥....
맘껏 즐기자.
이런 행운이 또 언제 올지 ?
이것이 올 겨울이 나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다.
올려다 보고 내려보며...
숱한 감탄과 탄성을 내 뱉던 오름길의 정점 동봉 정상에 선다.
그래도 이곳은 제법 정상티를 내느랴 칼바람이 인다.
얼른 기념사진 한장씩을 남긴 우리들...
정상의 칼바람을 피해 서봉을 향한다.
서봉을 향한 급경사 내림길에서
초록잎새와 맑은소리님이 동심에 젖는다.
엉덩이 시린 줄 모르고 미끄럼을 타는 모습들이 낭낭 18세 소녀들이다.
금강산도 식후경~?
맞다....
햇쌀 따사로이 내리쬐는 양지바른 명당에 밥상을 차린 우리들...
이제 배까지 부르니 세상 어느 누구 부러울게 없다.
식사후 다시 시작된 걸음...
내림길 끝 다시 오름질이 시작된 서봉을 향한길엔 눈이 더 푸짐하다.
눈꽃 터널속을 행복에 겨워 걷던 우리들...
전혀 힘들줄 모른다.
오늘 산행은 정말이지 크나큰 행운이며 축복이다.
드디어 올라선 서봉....
한바퀴 빙빙 돌아도 거침없는 조망.
이젠 내려서야 하는데 내려 서야만 하는게 슬플 지경.
그냥 이대로 머물순 없는지 ?
서봉 정상에서
마냥 서성대는 우리들을 향해
덕유 교육원에서 올라서던 한무리의 산꾼들이 그런다.
"우리 여기 오면서 몇번 기절 했어유~!"
흐미~!
그러세유~?
우린 영각사에서 부터 여기까지 오면서 몇번 죽었다 깨어 났는데....
아쉬워도 이젠 내려야 한다.
이곳을 올라서며 몇번을 기절햇다는
산꾼들이 올라서던 그곳을 향해 내려서던 우리 일행들은
조심스런 내림길에서 만나게 된
최고의 조망처에서 동봉과 서봉을 배경으로 마지막 기념사진을 담았다.
그리고 이어진 기나긴 내림길을 걷던 우리는
할미봉을 지척에 두고 백두대간길과 이별을 했다.
그리고 도착한 덕유 교육원에서
하루종일 기쁨에 겨워 걷던 산행을 끝내고 대전을 향했다.
대전을 향하다
오늘 북덕유 향적봉 정상을 올랐던
겨우달려 부부와 통화가 연결되어 시내의 음식점에서 함께 만났다.
오늘하루...
같은 하늘아래 덕유의 북쪽과 남쪽에서
함께 감격을 맛 보았던 감정들을 공유하던 자리엔 웃음이 넘쳐난다.
허굴산 대신 느닷없이 틀어버린 덕유산 산행이
큰 기쁨이 된 오늘의 추억은 아마 영원히 기억될 것 같다.
함께 하신 산이란님 부부께 감사 드리며.............산찾사.이용호
(산행모습을 동영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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