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옥순봉.구담봉 & 자드락길 6코스

산행일 : 2016년 1월11일(월)~12일(화)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전날...

산우들의 요청으로 계획한 해외 트래킹 신청 마감일 이다.

공지를 올리자 마자 신청 폭주로 이번엔 당연 가겠지 했다.

그런데...

막상 여권 사본을 보내고  예약금을 준비하라 했더니 

다들 우수수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가고 18명에서 겨우 8명만 남았다.

흐이구~!!!!

스위스 몽블랑 TMB가 나랑 인연이 없는 모양이다.

오전 내내 전화통을 붙잡고 한가닥 희망을 찾아 보던 난 

실망감으로 인해 몰려든 서운함과 허전함을 달래려 마눌과 집을 나섰다.

 

 

한남대학교 둘레길을 걷는다.

운동장 뒷편의 소로길로 접어든지 얼마 안돼 첫 조망이 터진다.

오정동 일대를 넘어 저멀리 우리집 아파트가 보이긴 하나

역시 중국발 미세먼지가 극성이라 희미하게 윤곽만 보인다.

딘장~!!! 

 

 

 

 

설렁 설렁 걷는길...

최대한 길게 걸어 보려 이리저리 뱅글 뱅글 돌아도 40여분.

솔숲 오솔길이 좋긴 한데 너무 짧다.

아직 허전한 내마음을 다 추슬리지도 못 햇는데...

소문만 듣고 찾았던게 실수였다.

이제와서 다른곳을 또 찾아 걷기엔 마음이 허락하지 않는다.

집으로가 酒님이나 모셔야 겠다.

 

 

 

 

 

 

제1일차 : 2016년 1월11일 월요일

 

좀 늦게 일어나 주섬 주섬...

박베낭을 꾸려 집을 나섰다.

그리고 찾아든 계란재에서 옥순봉 구담봉 산행을 시작했다.

 

 

 

월악산과 금수산 일대는 죄다 섭렵 햇어도

왠일인지 옥순봉 구담봉이 나에겐 아직도 미답지...

그건 아무리 풍광이 좋다 한들 산행 코스가 짧았던 이유가 제일 크다.

 

 

 

작은 베낭 하나 달랑

마눌에게 등짐으로 지워 걷던 걸음이 구담봉 농장을 넘긴다.

 

 

 

어느덧...

가파른 오름질 끝에 도착한 

능선의 갈림길이 우리의 선택을 강요한다.

일단...

우린 진행방향 좌측에 자리한 옥순봉을 먼저 다녀 오기로 했다.

 

 

 

그곳을 향하여 솔숲 오솔길을 몇번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니 옥순봉을 코앞에 두고

조망이 터지는데 저멀리 월악산 영봉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고..

 

 

 

시선을 돌려 되돌아 보니

제비봉과 마주한 말목산이 지척이다.

 

 

 

드디어 올라선 옥순봉...

 

 

 

원목 데크 전망대의 조망이 황홀하다.

바로 코앞엔 둥지봉 그리고 가은산 뒤로 금수산 능선이 길게 이어지고

저멀리엔 소백산이 뚜렷하게 보인다.

 

 

 

옥순봉 정상을 넘겨 조금 더 걸어가자

능선 끝 단애절벽  아래엔 황홀한 풍광이 우릴 감동 시킨다.

아름답다.

옥순대교 너머 오늘 우리가 한밤을 보내게 될

괴곡 성벽길 능선 끝에 자리한 전망데크가 선명하게 보인다.

 

 

 

다시 되돌아 내려온 우린

옥순봉 바로 아래의 능선 조망터로 자리를 옮겼다.

 

 

 

 

옥순봉 원목테크가 올려다 보이고...

 

 

 

옥순 대교가 아름답게 내려 보이는 암반에 자릴 잡은 우린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식탁에 밥상을 차렸다.

밥은 싸늘하게 식었고 찬은 초라하고 소박해도 황제의 밥상 부럽지 않다.

 

 

 

식사후...

다시 되돌아 가는길에서 만난 갈림길에서 잠시 서성댄다.

그러다 막상 금줄이 처진 금단의 땅을 넘으려 하자

마눌님이 극구 말린다.

젊을때의 객기는 용서 되나 이젠 용납 못 하시겠 단다.

이런~!!!

이길로 내려서면 철모바위를 거처 구담북봉을 올라 구담봉을 이을 수 있으나

초록잎새의 만류로 욕심을 접는다.

그리하여...

다시 되돌아 온 삼거리에서 구담봉을 향했는데

등로는 육산에서 암릉으로 순간 변하더니 걷는 내내 조망이 참 좋았다.

 

 

 

마지막 구담봉을 향한

가파른 계단을 앞두고 발길이 잠시 머문다.

제비봉 아래 장회나루가 푸르른 강물과 어우러저 한폭의 그림이다.

 

 

 

옥순봉 가는길이 여성스러운 반면

구담봉은 억센 사내의 근육질을 연상 시킨다.

그 거칠음은 가파른 계단이 마지막을 장식 하는데...

 

 

 

 

그 끝엔 구담봉 정상석이 반긴다.

 

 

 

그러나...

실제 구담봉 정상은 금줄이 막고 있는 위의 암봉이 맞다.

초록잎새...

그곳을 향한 금줄을  넘는 나를 이번엔 어쩌지 못하고  따라 올라선다.

 

 

 

하아~!!!!

오늘 산행의 최고 하일라이트가 바로 이곳이다.

구담봉을 왔다면 반드시 올라봐야 할 곳이다.

도대체 왜 이곳을 막아 놨는지 ?

제비봉과 두악산 소백산 그리고 아주 가까이

말목산을 비롯한 금수산이 품고 있는 산들이 죄다 한눈에 잡힌다.

 

너무나 아름다워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주 오랫동안 우리 부부는 바위에 걸터앉아 멍~을 때렸다.

비록...

산세는  작지만 옹골지고 암팡진게

절세의 미모까지 갖춰  이곳은 찾는이를 절대 실망 시키지 않을게 확실하다.

 

 

 

 

 

 

 

 

 

 

되돌아 오던길...

아까 그냥 지나친 전망 바위를 올라 보았다.

햐~!!!

역시 이곳도 그냥 스쳐 지났다면 분명 후회 할 뻔...

발아래 펼쳐진 풍광이 그야말로 선경이다.

우린 이곳에서도 과일을 깍아 먹으며 맘껏 해찰을 부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곳에선 당신의 눈속에 잠긴 내가 아닌

썬그라스에 비친 나의 모습을 담아 보는 것으로 내 인물사진도 한장...

 

 

 

 

 

 

옥순봉 구담봉 산행을 끝낸 우린

이곳에서 아주 가까이에 위치한 자드락길 6코스로 이동을 했다.

옥순봉 대교 입구의 주차장...

차를 주차후 박베낭을 지고 올라서긴 하는데 마음이 영~ 꺼림직 하다.

괴곡마을 자치회에서 걸어놓은 걸개의 안내문엔 자드락길 비박.야영금지라 돼 있다.

 

 

 

아무도 만날 수 없었던 들머리 였건만

뒷꼭지가 뜨겁게만 느껴지던 건 왜 일까 ?

딘장~!

괜히 왔나 싶기도 하나 마땅히 다른곳으로 가기엔 너무 늦었다.

그래 그랬나 ?

천천히 걸으라 해도 초록잎새의 걸음이 허둥댄다.

덕분에...

걸음한지 얼마 안돼 충주호가 발아래 드리운 원목데크를 만났다.

 

 

 

참 좋다.

오늘 내내 바라보는 똑같은 풍광이라도 질리지 않는다.

별로 걸은게 없어 그런지

등짐도 내려 놓지 않고 바로 원목데크 전망대를 등진 우린

 

 

 

솔숲 오솔길을 바삐 걸었다.

 

 

 

그렇게 걷다

문득 올려다 보니 오늘 숙영지가 코앞이다.

 

 

 

자드락길 6코스는 충주호와 나란히 나란히

사이좋게 뻗어나간 육산의 평범한 오솔길이라 걷기에 부담 없어 좋다.

 

 

 

그러다 만난 갈림길...

이곳에서 산마루 주막집이 100미터로 돼 있다.

마눌한테 술 떨어지면 심부름 시켜도 좋을 거리다.

 

 

 

마눌님이 그런다.

차라리 이곳에서 밤을 보내는게 어떠냐고...

길 한옆 넓직한 공터에선 옥순대교와 말목산 풍광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바람이 많이 불면 이곳도 참 좋겠단 생각이 들긴 하나

그래도 전망대를 포기 할 순 없어 흔들리던 마음을 고정 시킨 후 내처 걸어간 우린

 

 

 

사진찍기 좋은 명소라 명명한

원목데크를 힐끗 흘겨본 것으로 만족하고

 

 

 

 

우리의 목적지 전망데크로 

굳굳하게 걸어가 오늘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역시...

탁월한 선택이다.

평일이고 오늘은 올 들어 가장 추운 강추위가 예고된 날씨라 그런지

여기까지 오면서 단 한사람도 만날 수 없어 다행이다.

오롯이 우리만이 차지한 보금자리...

 

 

 

칠성급 호텔을 짖고 나자

월악산 하봉의 어깨 넘어로 해가 넘어가고 있다.

 

 

 

 

석양의 아련한 빛으로 물들어 가던 산하의 풍광엔

웬지 가슴 뭉클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어 그걸 내려보는 내내

왠지 먹먹해진 우린 문득 허전함과 함께 밀려든 배고픔에 식도락을 준비했다.

 

 

 

 

 

 

 

땅거미가 내려 앉자 급속하게 떨어지는 수온주에 살이 떨린다.

그러나...

아무리 추워도 꺼덕 없이 견딜 수 있었던 건

그간 사용하지 않던 2인용 텐트 한동을 더 가저와 이너 텐트를 걷어내어

쉘터 대용으로 사용 했기에 가능 했는데 우리 부부 둘이 쓰기엔 안성맞춤 였다.

주방으로 차린 쉘터대용의 텐트안이 의외로 안온하다.

그리하여 드디어 시작된 우리 부부의 저녁 성찬은

우선 매운 닭발을 안주로 酒님을 알현한 후...

 

 

 

각종 야채를 섞은 연어 셀러드는 간식으로

 

 

 

그리고...

소 불고기가 오늘의 메인 요리가 되시겠다.

 

 

 

 

초저녁에 시작된 만찬이 끝나자

우린 酒님의 은총으로 정신이 혼미 하기에

얼른 물을 끓여 담은 물병을 침낭속에 넣은 후  잠이 들었다.

 

 

 

제2일차 : 2016년 1월12일 (화요일)

 

한밤중...

한숨 푹 잤다 생각하고 깨어나 시계를 보았더니

ㅋㅋㅋ

겨울밤이 참으로 길긴 길구나를 느낀 이제 겨우 막 날을 넘긴 시각였다.

나는 일어나자 마자 심하게 목이 말라 텐트에 둔 물병을 찾았다.

그런데

이런~!!!

아주 꽁꽁 얼어 붙었다.

내가 깨어 일어나자 마눌님도 덩달아 일어나 물을 찾는다.

침낭속에 들여 놓은 물은 미지근...

잠깐 밖에 내다 놓자 이내 차겁게 식는다.

차거운 물로 갈증을 삭힌 우린 알싸한 추위가 감도는

전망데크 주변을 서성대며 초롱 초롱 빛나는 별밤을 지키다

이내 추위에 굴복당해 다시 잠자리에 드는데

 

 

 

우린 몰려드는 추위에 다시 물을 끓여

수통에 가득 채워 침낭을 덥힌 후 잠을 재촉했다.

오늘밤이 춥긴 추운가 보다.

갑갑하여 침낭 밖으로 얼굴을 노출 시키면 살갖이 시려워 아리 아리하다.

그렇게 긴긴 겨울밤을 침낭속에서 뒤척이다 다시 잠들다 깨어나니

벌써 사위가 훤~하게 밝아오고 있다.

 

 

 

드디어 시작된 일출...

어림 짐작에 두악산 능선에서 시작된 일출은 순식간에 이뤄지고...

 

 

 

청풍호 주위의 아름다운 산하에 아기 햇쌀이 스며들자

보고 또 봐도 보고 싶을 정도의 아름다움에 우리는 힐링의 순간을 맞는다.

 

 

 

혹시 모를...

이른 산객들에게 불편함을 줄까 두려워

우린 잽싸게 떡국을 끓여 아침 식사를 끝낸 후 자리를 정리 했다.

 

 

 

몇주전 야영땐 텐트의 겉 면에 성애가 잔뜩 내려 앉았는데

오늘은 겉은 멀쩡한데 텐트의 안쪽 면이 하얗게 서리가 붙어 있다.

참 별일이다.

우야튼 집에 가서 건조 시키면 될 일..

깔끔하게 뒷정리 후 우린 황홀한 풍광을 선사한 야영지를 벗어나 두무산을 향햇다.

 

 

 

어제 걸었던 길을 되돌아 걸어 간 후

갈림길에서 주막집을 외면한 능선길을 걷다 보니

저멀리 월악산이 보이고 두무산 아래 다불사가 확인 된다.

 

 

 

 

 

육산의 능선길이 유순하다.

그러나 보여지는 풍광은 사방팔방 천하절경으로

자드락길 코스중 이곳 6코스가 하일 라이트란 말을 증명하고 있다.

 

 

 

 

어느덧 발걸음이 다불암을 지나

 

 

 

갈림길에 이른다.

이정표를 보니 의미가 참 좋은 경청의 길이다.

가만 생각해 보면 나는 물론 누구든지 상대방의 말을

들어 준다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아닌가 보다.

정신과 의사는 환자의 말을 정성껏 들어 주는게 치료의

첫 걸음이고 대화의 황금 비율 70:30은 상대방의 말을 70% 경청하고

내 말은 30%만 하는거라 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상대방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고

내 주장만 상대방이 듣던 말던 일방적으로 떠벌이는게 대다수 사람들의 대화법 이다.

그러다 보니 토론 역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독선과 아집으로 똘똘 뭉치다 보니 다툼만 있다.

그런분들...

이곳 자드락길의 경청의 길을 걸으며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걸음을 한번 해 보는게 좋겠다.

그러다 보면 설령 이해는 못 하더라도 다름을 용인하고 인정하게 되지 않을까 ?

 

 

 

경청의 길 이정표에 우린 일단

베낭을 내려놓고 독수리 바위 & 형제봉을 둘러 보기로 한다.

다불암 바로 위에 자리한 독수리 바위와 형제봉은 그 암릉 아래에서 돌연

길이 끝나고 두무산 정상으로 가려면 다시 삼거리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

 

 

 

 

 

 

 

 

 

독수리 바위에서 되돌아 나온 우린 

두무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암릉을 따라 걷다

호랑이굴 안내문에서 걸음을 멈추었는데...

 

 

 

그  사연을 적은 글귀를 보면 믿거나 말거나 아래와 같고

 

 

 

호랑이 굴은 아래의 사진과 같이 생겨 먹었다.

 

 

 

드디어 올라선 두무산 정상의 원목데크...

일망무제로 펼쳐진 조망이 참으로 환상의 풍경을 보여준다.

바람 한점 불지 않는 아늑함에 따사로운 햇살이 정면으로 비춰 주니

이보다 좋은 야영지가 따로 없을것 같다.

오자 마자 초록잎새가 하는말...

언제 여길 또 오잖다.

자드락길 처럼 여기 저기 야영 비박금지의 팻말이 없어 마음 놓인다며....

 

 

 

 

 

이곳 전망 데크에선 화필봉을 확인할 수 있단다.

 

 

 

정확한 지점을 표기한

조감도에 그려진 화필봉은 그러나 희미하게 감싼 안개로 확인 불가...

 

 

 

 

두무산 전망데크를 되돌아 나온 우린 헬기장으로 향했다.

개념도엔 헬기장으로 돼 있던 그곳은 활공장으로 월악산이 정면으로 보인다.

 

 

 

우리는 헬기장에서

이정표가 가르키는 측백나무 숲길로 향하자

등로는 두무산을 끼고 돌고 돌아가다

 

 

 

토정 이지함 선생님이 수학 하였다는 장소를 거쳐

우리가 베낭을 놓고 왔던 삼거리로 이어지는 원점휘귀 등로가 완성된다.

 

 

 

이젠 돌아가야 할 시간...

괴곡마을로 길게 길게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타박 타박 걸어 내린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옥순대교로 향한 도로에서

초록잎새를 기다리게 해 놓고 차량을 회수하러 달려 갔던 산찾사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나의 애마가 시동이 걸리지 않았던 것....

핸드폰까지 놓고 온 터라 다시 되돌아가 보험사에 연락 후

30여분 넘게 기다려 도움을 받아 시동을 걸었는데

원인은 의외로 아주 간단했다.

박베낭을 화물 적재함에 실을때 천장에 있던 조명등이

박베낭과 접촉하여 스위치가 ON 되는 바람에 밧테리가 방전 되었던 것.

ㅋㅋㅋ

앞으로 박베낭을 적재할땐

특별히 주의를 해야 하는 경험을 체험했다.

날씨도 참으로 추운날 그 덕에 우린 찬바람 부는 거리에서

한동안 추위에 동동 떨며 쌩~ 고생을 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동영상으로 보는 1박2일 자드락길 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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