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용문산~막지봉
산행일 : 2013.2.12. (화)
누구랑 : 나홀로
어떻게 : 신촌 한울마을(10:15)~부리기재(10:40)~용문산(11:25)~막지봉(12:10~12:20 중식) ~막지리와 임도 갈림길(12:50)
~장고개 삼거리(13:13)~화골 갈림길(13:38)~솔목이 갈림길(14:06)~탑산이 (14:36)~신촌 한울마을(14:45) 산행시간 4:30
(산행 개념도)
명절 뒤끝의 묵직함....
체중이 딥따 늘었을게 분명하다.
마눌은 직장에 나는 산으로 각자 제 갈길 가고
홀로 집에 남은 막내넘은 오후에나 서울에 간다고 집에 남았다.
막내넘을 배웅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애비가 무정하여 산으로 내빼기는 하는데
어쩔수 없는 부모의 마음인지라 가슴 한켠은 미안함으로 찜찜하다.
옥천 나들목을 나와 신촌 한울마을까지는 금방이다.
신촌교를 건너자 마자
한울마을로 들어선 뒤엔 마을 한켠 공터에
나의 애마를 잠재우고 산행을 준비한다.
한울마을을 관통하는 동안 온 동네가 시끄럽다.
그넘의 개시끼...
아~!
싫다 개시끼들 울부짖음.
바쁘게 쫓기다 시피 한울마을을 벗어난 후엔
준비한 개념도의 대청호반길 5구간을 충실하게 따라 오른다.
하천변을 따라 오르다 보면 영업을 중지한 산수모텔을 지난다.
그런데...
이런 외진곳에 무슨 장사가 된다고 저런 건물을 세웠댜~?
햐긴.
홍보만 잘 되면 불륜남녀가 안심하고 찾아들긴 차암 좋은곳이긴 하다.
ㅋㅋㅋㅋ
탑산리 마을에서 대청호반길 5구간을 계속 따라 오르다
용문산으로 오를까 아님 부리기재로 방향을 틀어 가다가 용문산을 갈까 망설이고 있는데
자가용 한대가 스르르 내려오다 내 옆에 서더니 중년의 사내가 차창을 내리며 어딜 가느냐 묻는다.
용문산엘 간다 하니
그럼 대청호반 둘레길을 갈거면 직진하시고
산을 좋아하시는 분이면 부리기재가 좋을거라 권한다.
척 보아하니 이양반도 산꾼이 분명하다.
그러찮아도
부리기재에서 용문산으로 뻗어 올라간 능선을 바라보며
이미 마음이 정해진 터라 미련없이 방향을 좌측으로 돌려 꼬불 꼬불 언덕길을 올라채기 시작.
부리기재로 향한 언덕길이 미끄럽다.
겨우 올라선 언덕의 정점..
개념도를 처다보니 언덕을 더 내려가 능선을 타고 오르게 돼 있다.
그러나 난 왠지 부리기재의 날등을 연결한 능선을 이어 걸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초반 오름길은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그런데...
그 다음 봉오리가 아주 까딸 스럽다.
등로는 뚜렷하나 가파름은 기본에 깊숙이 빠저드는 낙엽위로 살짝 덮힌 눈이 복병였다.
두발 오르고 한발은 주르르 뒤로 밀린다.
딘장~!!!
완전 네발로 기다 시피 오르다 보니
개념도에 나와 있는 기존의 등로가 건너편에서 날 바라보며 비웃는것 같다.
짜샤~!
잘난체 하지말구 이리로 오지 왜 사서 고생여~!
한고비를 넘기고 나자
솔숲 오솔길이 정말 좋다.
이대로 쭈~욱 용문산까지 이어지면 좋으련만.
이젠 거친 암릉길이 맞아준다.
자칫 잘못 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낭떨어지의 등로가 연속적으로 날 시험한다.
잔뜩 긴장하며 걷는 내내 건너편의 능선넘어 대청호반의 풍경이 나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그걸 처다보는 내내 후회가 밀려든다.
남의 손에 든 떡이 더 커보이듯 저 능선을 걸었다면 대청호반의 조망이 더 좋았을 텐데란 생각.
ㅋㅋㅋ
올라 설 수록 등로는 용아릉을 연상 시킬만큼 거칠다.
거친 암릉의 등로는 조망이 좋은법....
얌전하게 내리는 눈으로 시야가 그리 시원스레 뻗지 못한 흐린날 임에도
능선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제법 훌륭하다.
거친 등로가 유순한 육산으로 바뀌며
용촌리에서 이어진 능선과 만나는 삼거리에 이른다.
탑산리에서 계속 직진해 이 능선을 만나 이리로 올라설까도 생각 했었는데
오늘 고생은 했어도 부리기재를 들머리로 한건 잘 한것 같다.
드디어 용문산 정상.
정상 빗돌을 대신한
정성 가득한 팻말이 맞아준 용문산.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는 산행지를 찾아올 정도면 매니아들인데...
다녀온 흔적을 남겨야만 직성이 풀리는 님들였나 본데 시그널 만들 쩐이 좀 부족했나 보다.
산악회의 이름답게 산불감시 초소의 벽면에다 마구잡이로 흔적을 남겨 놓으셨다.
차라리 누구처럼(?) 남의 시그널에 메직펜으로 마구잡이 산악회 다녀감 이라 써 놓음 애교로 라도 좀 봐 줄 텐데.
등로에서 약간 비켜난 용문산을 뒤돌아 나와 막지봉을 향한다.
그런후...
몇걸음 못가 만난 갈림길에서 능선을 내려본다.
오늘처럼 흐린날이 아닌 조망이 좋은날을 골라 다시 올 때는
저곳 부리기재 날망을 넘겨 더 내려가 저 능선을 타고 올라 보련다.
갈림길에서 내려본 대청호반의 풍광에 시선이 고정된다.
장계리 유원지에서 바라볼때면 난 항상 호를 그리며 내려온 산줄기가 강물에 잠기는 그 능선을 한번 거닐고 싶었다.
부리기재 끝까지 걸어가면 저 능선을 탈 수 있을것 같단 생각이 들어 산찾사의 다음 숙제로 남긴후 막지봉을 향한다.
아무도 가지 않은길...
뽀드득 밟히는 감촉이 좋다.
의외로 능선의 등로가 아주 좋고 또한 내가 좋아하는 솔숲 오솔길이라 기운이 난다.
오르락 내리락의 등로가 한차레 고도를 올린다.
그 끝의 정점 470봉을 올라선후
우측으로 돌아 나가는 등로를 따라 내리다 다시 올라채기를 얼마후....
짜잔~!!
막지봉을 앞둔 산불감시 초소를 만난다.
시간을 보니 산행시작 두 시간만에 도착이다.
산불감시초소의 문을 열고 들어가 베낭과 디카를 걸쇠에 걸어 놓고
가저간 빵과 우유로 점심을 대신한 후 커피 한잔의 여유까지 부린 뒤 정상을 향했다.
그런후 올라선 막지봉 정상.
이젠 되돌아 가야 하는데 어디로 갈꺼나 ?
막지봉을 넘겨 그대로 직진해 임도를 탈까 하다가
막지리의 호반 풍경이 떠올라 좀 더 돌아 가더라도 막지리 마을로 향한 능선을 타기로 했다.
역시 탁월한 선택.
아름드리 송림이 우거진 등로도 맘에 들었지만
내림길 내내 발아래 드리운 호반의 풍경이 오늘 산행중 최고였다.
막지리 마을을 앞둔 갈림길...
우측의 임도로 향한다.
이제부턴 길고 또 지루할지도 모를 임도를 따라 신촌의 한울마을까지 걸어야 한다.
꼬부랑~
꼬부랑~
무상무념으로 길을 걷다가 후사경이라도 만나면
넌 도대체 어떤놈이냐~?
그래서 한번 확인작업도 해 보고.
걷다보니 임도 위에 웬 건물이 보여 올라도 가보는데...
문을 잠가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담 넘어 들여다 보니 무슨 비문을 적힌 빗돌을 모셔 두었다.
대문이 열렸어도 무식하여 죄다 어려운 한문이라 읽을 수 없으니 알 수도 없고.
애써 그냥 궁금증을 삭혀 버린다.
임도가 지루할것 같은데 전혀 아니다.
주위의 풍광이 아주 빼어나다.
방향으로 보아 대청호반 건너편 중앙으로 어스름히 보이는 육중한 산은 샘봉산 같고...
맨 우측으로 올라붙는 능선은 대청호반의 조망이 기막히게 아름답던 국사봉에서 내려온 능선이 분명해 보인다.
정말 아름다운 호반길이다.
이길에 이름을 붙여주면 뭐라고 하면 될까 ?
차마고도를 빗대어 대청호반고도라 부르면 좋을것 같기도 하고....
어느덧 장고개 삼거리에서 갈길이 갈린다.
차단기를 넘어서자
숲속으로 골골이 파고 들며 휘돌아 가던 임도길이
무슨 기도원 같은 건물을 지나자 마자 이정표가 맞아주는데
화골 갈림길이다.
내가 가야 할 길은 안내습지공원 방향.
이후...
아주 길게 길게 오름길이 이어진다.
그러다 또 다시 만난 이정표에서 안내습지공원으로 발길을 옮겼는데...
들어서자 마자 임도와 이별이다.
이후...
이어지는 숲속길은 그간 인적이 없었슴이 분명 한 듯 흔적이 없고
다만 ...
가끔씩 반겨주는 선등자들의 시그널이 길을 안내 하는데.
마지막 고개를 넘어서자 등로가 엉망이다.
가파른 내림길의 희미한 등로엔 눈이 살짝 덮혀 짐작으로 길을 찾아 내려 서는데
가장 귀찮고 성가신건 간벌을 한 후 그대로 방치해 놓은 나뭇가지가 등로를 방해하는 거다.
그길은 탑산리 마을을 내려설때까지 계속된다.
드뎌....
성가신 나뭇가지와 잡목으로 부터 해방된 도로에 올라선다.
잠시후...
처음 이리갈까 저리갈까 망설이던 그자리로 돌아오며 오늘 산행도 끝이 난다.
항상...
이슬봉 마성산 능선을 탈때마다
건너편의 용문산~막지봉을 보며 그리워만 하다 오늘 드디어 뒤늦게 찾아본 용문산 막지봉은
들머리와 날머리만 잘 정비하면 어느곳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산행지임을 확인했다.
오늘 산행은 시원스레 뻗지 못한 시야라
대청호반의 조망을 보지 못한 흐린 날씨의 아쉬움에
따스한 봄날 날을 잡아 사랑하는 산우들과 다시 한번 찾아 볼까 한다.
(용문산~막지봉 산행모습 동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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