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충주 앙성면 비내길
산행일 : 2012.10.29.월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앙성온천 광장~철새 전망대~비내섬~비내마을~전망대~앙성온천 광장
(비내 둘레길 개념도)
가을엔 왠지
정처없이 떠나고 싶단 생각이 문득 문득 드는건 왠일일까 ?
그래서..
함께 멀리 동해바다로 떠나자 약속을 했는데 마눌이 갑자기 변심을 했다.
막내가 서울에서 내려오는데 아무도 없는 썰렁한 집에 홀로있게 둘 수 없다는
이유갖지 않는 이유를 들이대는 마눌의 억지에 내가 졌다.
대신에...
가까운곳으로 나들이 같은 발걸음을 하기로 했다.
사실..
이곳의 보련산도 나에겐 미답이다.
그럼에도 비내길을 택한건 가을의 정취에 홈빡 빠저 보려는 욕심에서다.
이곳 비내섬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억새 군락지다.
앙성 온천 광장의 주차장에서 시작된
비내길은 앙성천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제방뚝을 따라 걷게 되는데...
제방뚝 양편엔 단풍나무가 심겨저 있고
그 아래엔 이미 한물 가버린 코스모스가 한들 거리며 우리 부부를 맞아 준다.
단풍나무가 제법 굵직해 지려면 더 많은 세월이 흘러야 될것 같다.
훗날...
아름드리 단풍나무가 되면 이길은 명소가 될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
한낮의 따가운 햇쌀이 드리우면 걷기엔 좀 고역인 길이다.
제방 뚝길이 어느순간
걷기에 더 고역인 시멘트 포장의 자전거 전용도로로 바뀐다.
우리나라 전국 녹색길 10위에 든 둘레길이란 소문만 듣고 왔는데
이게 무슨 녹색길 ?
은근살짝 짜증이 밀려들 쯤....
비내길은 삼거리를 만나 방향을 틀어 버리는데
그길은 반갑게도 흙길이라 지금껏 걷던 미운털 박힌 시멘트 포장도로와 이별 이다.
그냥 직진하면 봉황섬을 가는 길이다.
삼거리 다리앞의 안내문엔 벼슬바위를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바위는 어디에 ?
고개를 들어 산 기슭을 보니 암릉이 보인다.
삐죽 삐죽 솟은걸 보아하니 벼슬모양 비스무리 한것도 같다.
다리를 건너자
산 기슭 아래엔 벼슬바위에 얽힌 전설을 소개하는 안내문이 있다.
볼품 없이 생겨먹은 암릉이 얕으막한 야산에 자리하고 있었기에 이름은 물론
잔뜩 구라를 풀어놓은 전설까지 얻었으니 햐간에 사람이든 짐승이든 뭐든지간에 팔자는 잘 타고나고 볼일이다.
강 건너편....
퇴적물이 쌓여 생긴 삼각주의 섬 하나가 보인다.
저게 봉황섬인가 보다.
안내하는 이정표를 따라
산기슭을 조금 돌아 나가자 전망대가 맞아준다.
일명 철새 전망대다.
뭐가 보일까 ?
망원경을 들여다 보니
백조는 물론 정말 예쁘게 생긴 원앙새가 눈앞에서 노닐고 있다.
저 봉황섬엔
숨을곳이 아주 많은 수초와 갈대밭이 있어
철새들이 머물다 가기엔 최적의 장소라 이곳엔 철새 전망대를 만들었나 보다.
전망대 공원을 뒤로하자
비내길은 산기슭 아래 강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비내길은 공을 많이 들인 흔적들이 보인다.
넝쿨식물이 타고 올라갈 수 있는 터널이 보이고 곳곳엔 이런 솟대를 세웠다.
중간 중간엔
이정표는 물론 간략한 개념도를 그려넣은 안내판이 있어
현재의 위치파악을 할 수 있어 비내길을 걷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지금에야 다 시들었지만
산기슭 아래론 각종 야생화를 심었고
강변쪽으론 정원수를 심어 가꾼 흔적이 역력하다.
뿐만 아니라...
여러 싯귀를 적어 넣은 세심함도....
걷기가 참 좋다.
주위의 풍광도 빼어나니 저절로 흥겹다.
길은 외길....
아름다운 강변길을 따라 걷는길은 우리 둘 뿐....
목책길을 건너다 셀카질로
오늘 산행중 유일한 둘 만의 사진도 한장 건졌다.
비내길을 걷던중 우리의 발목을 잡은건 그네...
힘차게 굴러 하늘로 치솟아 올라 본다.
그네 한번 올라 탄 한순간 우린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유년이 된다.
소년과 소녀는 그렇게 한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흠~!
강변을 바라보며 흔들의자에 몸을 맡겨도 보고.
그렇게 해찰을 부리며 걷던 길도 이젠 끝인가 ?
저멀리엔 오늘의 목적지 비내섬으로 연결되는 다리가 보인다.
비내섬을 연결하는 출렁다리를 건너기 전....
30만평의 비내섬 곳곳을 친절히 안내하는 안내도를 살펴본 후.
우린 다리를 건너 비내섬을 향한다.
그리곤...
얼마간 자갈밭을 걸어 들어가자.
짜잔~!!!!
은빛 일렁이는 억새의 물결을 만났다.
키를 덮는 억새의 군락.
별천지가 따로 없다.
영화속 한 장면 같은 억새밭을 나와
비내마을 입구의 정자에서 우린 맛난 점심을 먹었다.
걸었던 거리에 비해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 않았던 탓에 남은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
덕분에 우린 식사후 커피 향까지 음미하는 호사를 누린다.
식사후 차량이 주차된 앙성온천 광장으로 향한다.
비내길은
비내 마을을 지나자 마자 산 기슭을 파고든다.
먹고나니 걷기 힘들다.
지금껏 걷던 평탄한 길이 아닌 산길이라 더 더욱.
추색짙은 숲속의 풍정이
그나마 지처가는 힘겨움을 달랜다.
드뎌 올라선 날망의 전망대에서
그 아래를 내려보니 앙성온천 광장이 발 아래다.
내려선곳이 광천수로 유명한 온천탕이다.
마눌이 그런다.
"이런곳이면 갈아입을 속옷을 챙겨 오자구 하징~!"
딘장~!
서방이 내려와서 온천 하자구 할땐 귓전으로 흘려 듣더니 뭔 헛소리 ?
(오늘 산행 모습을 동영상으로....)
'국내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청호반길 5구간 (0) | 2012.12.17 |
---|---|
옥천 이슬봉~마성산 (0) | 2012.11.24 |
환상의 솔밭 오솔길 정읍사 (0) | 2012.10.28 |
천보산 & 부소산 (0) | 2012.10.26 |
막장봉~장성봉 (0) | 2012.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