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대전둘레길 10구간

산행일 : 2012.10.03 (수)

어떻게 : 아래 개념도 그대로...

 

  (산행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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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퇴근....

살폿 잠든 날 흔드는 여인.

아웅~!

밉다.

부부는 취미도 같아야 한다며

등산과 마라톤에 끌고 다녔더니 이젠 이누무 마눌님이 날 끌고 댕긴다.

거부할 수 없는 현실.

50대 중반의 남정네들은 아마 다 그럴거다. 

ㅋㅋㅋㅋ

 

마눌이 대전둘레길을 해야겠다던

말을 들은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어 구간만 남겨뒀다.

시간이 허락할때만 함께 걸음을 하긴 했어도 역시 관심은 별로였던 나였기에

큰 애착은 없었는데 다른 산우들은 아닌가 보다.

겨우달려는 직장때문에 이빨 빠진 구간을 채워 넣은다고 새벽부터 홀로 산행을 떠났단다.

 

 

 

맨날 봐도 질리지 않을것 같은 우리의 산우님들.

정말 오기 싫어도 와야하는 이유다.

보는 순간...

 

아~!

참 잘 왔구나.

 

 

 

수통골 초입...

구절초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어느새 가을은 우리의 곁을 찾아든다.

 

가을...

그 단어 하나만으로도

왠지 가슴엔 텅빈 공허함이 찾아든다.

남자들은 유독 가을에 그 증세가 심해 지는걸 보면

아마도 씰데없이 여성홀몬인 에스트로겐이 가을날엔 더 많이 분출 되는 건 아닌지 ?

 

 

반대로...

여성들은 테스토테론 수치가 올랐나 보다.

평소 수줍고 얌전한 뇨자들이 만나자 마자 수다쟁이로 급 변신.

순간.

조용하던 수통골은

시끌벅적 유쾌한 웃음과 대화로 시끌벅적 소란하다.

 

 

그러고 보니.

참으로 오랫동안 나한텐 외면당한 수통골이다.

한때...

툭하면 마눌하고 나들이 같은 산행을 했던곳이 이곳인데...

 

 

참 많이도 변했다.

그래도...

자연을 훼손하지만 않는다면

저런 원목테크로 길을 깔아도 괜찮다.

씰데없이 4대강에 퍼붓는 아까운 돈 보다 훨 낳은 예산집행 아닌가 ?

 

걸어가며

어떻하다 나온 정치 야그엔 허무가 깃든다.

나도 너도 좀 더 잘 살고 싶어서...

실물경제에 밝은 사람이니 어짜피 이놈이나 저놈이나 같을 바에야

그래 한번 뽑아보자 했더니 어이쿠 발등 찍혔는디 이번엔 잘 좀 뽑아야 한다고...

그런데.

우짤까잉~!!!

정말로 이번엔 잘 돼야 할텐데....

 

 

 

계곡을 끼고 올라서는 등로...

숲속에 드니 청량감이 몸을 감쌓다.

덕분에 피곤에 찌든 몸에 노폐물이 슬금 슬금 빠저 나옴이 느껴진다.

 

 

 

 

사는게 뭔지 ?

다정하던 400님 부부는 직장따라 헤여진 주말 부부다.

평지길은 요즘 한창 잘 나가는 KT의 빠~름 빠~름 보다 훨 빨리 나가는

백장미님의 발걸음이 웬지 뒤 처지더니 맨 꽁지에서 허우적 대는 400님 곁을 지킨다.

평소엔 개 보듯 무관심이더니 ?

하긴 400님은 58년생 멍이니 개 보듯 한 건 맞는 야그다.

"워쩐일 이랴~!"

"왜 안하던짓 하는겨~?"

나의 물음에 대한 백장미님의 답은 간단했다.

" 저 잉간이 요즘 허리가 부실해서 그랴~!"

"그래두 아적 쓸만해서 돈은 잘 벌어 오자녀~?"

그런 부실한 잉간 400님은 그래두 입은 살았다.

나가 세상에서 젤 무서운게 마눌이라

오늘도 헐수없이 아픈몸을 이끌고 이래 걷는거라고...

순간...

마눌이 무서운 나도 400님에게 동지애가 느껴진다.

 

 

힘겨운 오름길...

황금사과님이 리딩을 한다.

역시 황금사과다.

황금같은 리딩 실력에 뒤 따르는 모든 산우들의 심장에 걸렸던

부하가 풀리고 편안함이 찾아들어 아주 쉽게 빈계산으로 향하는 삼거리 안부에 안착한다.

 

 

삼거리 안부엔 이빨빠진 틈새를 메꾸려

새벽바람에 나선 겨우달려가 9구간을 끝내고 우릴 기다리고 있다.

저녀석...

겨우달려가 아니고 막 달려서 9구간을 해치웠나 보다.

역시 젊음이 좋다.

긴 거리를 달려왔슴에도 지친 기색 하나없이 생생하여 활력이 넘친다.

저 기운을 얼마만이라도 내가 좀 빼먹을 방법은 없을까 ?

 

한차레 힘을 뺐으니

보충의 시간....

추석명절 뒤끝이라 먹거리가 풍부하다.

요건 전라도 김제평야의 넓은뜰에서 생산한 명품쌀로 빚은 떡이라꼬

보름달님은 어디로 보냈는지 맨날 지 혼자 둘레길을 하는 풀코스님이 자랑질을 하며 내놓은 송편이다.

흠~!!!

명품쌀이라 그런지

달덩이 처럼 이쁜 보름달이 빚어서 그런지 맛은 쥑인다.

 

 

송편은 절찬리에 없어지고...

다음으로 나온 고구마에 목이 메이자

당도 높고 수분함량 짱~인 배가 등장 하더니.

 

 

흐미~!!

왜 안나오나 했다.

드뎌 ...

酒님이 등장 하셨다.

 

 

먹었으니

또 힘을 내서 걸어 주신다..

그러나.. 

힘들것도 없는게 대전 둘레길 10구간이라 성큼 성큼 날머리가 가까워 진다.

 

 

진행방향 좌측으론 대전시가지 조망이 좋아

볼거리도 많고 숲속 등로 또한 유순한 솔숲 오솔길이니 더 이상 좋을 수 없는길이 이길이다.

 

 

 

우릴 마중나온 산 너울...

저게 서대산,식장산,계족산....

다들 신났다.

내고장의 산군들이니 다들 정확히 잘도 집어낸다.

 

 

 

어느덧 발걸음이 임도 하나 훌러덩 넘어

 

 

숲에 들자마자

양지바른곳 넓직한 무덤에 이르자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또 쉬면서 간식을 먹잖다.

그래서...

싫어 ?

뭔 소리~!!!

난 이맛에 오늘 따라 왔는데...

 

 

오늘은 하늘도 차~암 이쁘고..

 

 

그 이쁜 하늘 아래를 걷는

우리의 산우들은 더 더욱 이쁘다.

 

 

힘들까 싶어 마중나온 대전 시가지도 아름답고.

 

 

살그마니

삐죽 나와 우릴 훔처보는 계룡산도 멋지다.

 

 

그래 걷다 만난

오늘의 하일라이트 조망처...

 

 

너무 너무 이뻐서

다 함께 한동안 멍~ 때리기.

 

 

 

그리고..

갖은 해찰 다 부리다 내려서기.

왜~?

내려가면 오늘 10구간은 끝이니께...

 

 

멋진 조망처에서

그간 울 카페의 공식모델 겨우달려를 몰아 내것다며 포즈를 취한 400님.

헉~!!!!

언제 저렇게 멋진 변신을 ?

역시...

사람은 서울로 가야 되나 부다.

서울간지 일년만에 뽀다구 지대로 난다.

 

 

 

 

 

들머리를 한자락 남겨놓고

마지막으로 우릴 안식에 들게한 너럭바위...

 

 

이곳에 퍼질러 앉아

우린 베낭을 다 털어 내놓은 간식과 더불어

돈독한 신심을 발휘하야 酒님을 모시는 시간을 가졌다.

 

 

 

 

 

 

짧은길 심심할까봐

살짝 올려놓은 둔덕에 이름을 붙이고

시원한 조망을 볼 수 있는 정자까지 구색으로 갖춘 산장산을 넘긴다.

 

 

 

진짜루 다 왔다.

능선을 걷고 있는 초록잎새 너머로

그 모습을 보인 방동 저수지가 10구간의 날머리가 되시겠다.

 

 

 

 

다 내려는 왔는데...

버스 정류장이 어디징~?

위로 갔다 아래로 갔다 하는사이...

몇십분에 한번 왔다가는 버스가 지나친다.

황금사과님 땅을 친다.

 

"내가 아래루 가자구 할때 갔슴 저차 탓짜나~!!"

"누가 위로 가자구 해쓰~"

 

너른숲이 그래쓰~ 할라다 말았다.

50대 중반을 넘긴 우리 남정네는 니나 나나 힘이 없을게 뻔하다.

너른숲이라고 벨수 있으라꼬...

아마 내가 그냥 휜소리 해쓰면 너른숲은 지베가서 요강단지 들고 벌을 섯을께 뻔하다.

ㅋㅋㅋㅋ

 

 

명절 뒤끝에 덕지 덕지 붙어온 

살 찌운 비계살 털어내기로 명명한 대전둘레길 10구간 이어가는 멜짱 헛소리다.

얼마나 짧은지 도시락도 안 싸왔다.

간식은 또 얼마나 먹어댔는지 ?

그래도...

삽겹살집이 아닌게 그나마 다행이다.

메밀로 면을 뽑은 막국수집에 들렸는데 왕만두에 막국수와 맥주로 배를 만땅꼬로 채웠다.

 

이궁~!!!

 

그란디...

사노라면이 혜진낭자 병간호를 하다말구 여기를 찾아왔다.

뒤늦게 자리한 라면...

자기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마눌 혜진낭자 걱정에 호~울쭉 해진 사노라면이 안쓰럽다.

다행히 수술이 잘 됐다니 한시름을 덜었다.

저래 착하고 저렇게 순딩이 같은 부부에게 왜 그런 시련을 안기는지 ?

사노라면 그런날도 있으라라 하겠지만 정말 싫다.

그런 라면이...

산우들이 많이 염려 해주고 격려 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고맙다고 음식값을 어느새 몽땅 다 내 버렸다.

흐이구~!!!

저 넓은 오지랍은 어디서 오는건지 ?

 

 

뒷풀이를 끝내고 산우들과 아쉬운 작별후...

마눌이 그런다.

우리 배도 부른데 걸어 가자고..

 

 

갑천변을 하염없이 걷는다.

살랑대는 가을바람과 높고 푸른 하늘의 구름이 친구 되어 함께 걸었다.

 

 

맨날 마라톤 연습으로 달리던 주로를 벗어나

땡빛을 피해 들어선 갑천변 도로아래 다리밑에 들어서자.

 

햐~!!!

 

이게 모야~?

 

 

어느 한분의 노력으로

쓸모없던 이 공간이 문화공간으로 변신을 했다.

정말 놀랍다.

이런곳에 이런게 있는줄은 맨날 다녔어도 진정 난 몰랐었네다.

그래서 때론...

빠름 빠~름이 다 좋은것만은 아니다.

느림의 미학.

그 덕분에 우린 이런곳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이 문화공간엔 이런것도 있다.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찢어죽일 잉간들...

그러데 우쩌나 ?

청산 못한 과거탓에 그 후손들은 대를 물려 

이땅을 지배하고 떵떵거리며 사는 세상에 우리가 아직도 살고 있으니...

끄네야~

우린 그저 반성하는 니네들의 모습만 보여도

다 용서할 준비가 돼 있는 이세상 어는곳도 없는 증말루다가 차칸민족이란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그날의 발자취 따라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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