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계룡산
산행일 : 2011.10.17.월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학봉리~학림사~지석골~작은배재~큰배재~남매탑~삼불봉
자연성능~대자암 능선~신흥암~수정봉 능선~금잔디고개
계명정사~심우정사~동학사~학봉리.
갑자기 기온이 내려갔다.
한줌의 따사로운 햇쌀이 그리운 계절이다.
날이 이러면 단풍의 색감이 더 곱다기에 아주 가까운 계룡산을 향한다.
계룡산 들머리...
지석골로 정했다.
왜 ?
문화재 관람료도 없고 주차비도 아낄 수 있을뿐만 아니라
지석골은 천정골에 비해 덜 알려진 덕분에 아주 호젓하고 한적하다.
지석골 들머리를 가려면
학봉마을을 향한 신도로를 타고 들어가면 된다.
모른다고라고라~?!
찾기 무쟈게 쉽다.
장군봉 아래는 예전 계룡산 온천지구 개발을 한다구
그린벨트를 해제후 뭔 건물들이 잔뜩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지금에사 확인해 보니...
딘장.
온천하곤 전혀 상관이 없는 방아촌이 완성됐다.
수동식 절구공은 기본이구 디딜방아,연자방아,물레방아, 방아란 방안 다 모였다.
방아간 영업도 아주 잘 되는 모양이다.
죄다 무인으로 운영되며 플랭카드엔 대실 2만냥, 주중 2만오천 주말 3만오천이라구 적혀있다.
저걸보니 우리나라 불륜공화국이란 말 실감난다.
ㅋㅋㅋㅋ
이만함 눈치 다 챘을거고...
박정자에서 동학사를 향하다 우측의 모텔촌으로 향하는 도로가 나오면
무조건 우회전해서 끝까지 들어가다 마지막 사거리에서 좌회전후 조금가면 공터가 나오는데
그곳에다 주차를 하고 산행을 준비하면 되시겠슴다.
차량을 주차후....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려서면
바로 학림사로 가는길을 만나며 들머리는 친절한 이정표가 안내를 해 준다.
지석골로 향하다
계룡산 능선을 바라보면 장군봉이 바로 올려다 뵌다.
예전엔...
국립공원에서 소시민들이 공짜로 들락날락 하는꼴을 못봐
이곳에도 매표소를 맨들었는디...
이런~!
매표소를 만들자 마자 입장료가 폐지되어 브럿따~
그 이후로 이곳 매표소 건물엔 국공파 아자씨가 사라졌다.
ㅋㅋㅋㅋ
지석골은 참으로 한적하다.
길 또한 유순하여 아주 맘에 든다.
그런길을 마눌과 도란 도란 야그를 하며 걸었으면 좋았을 틴디...
우쩌다 보니 또 토닥 토닥 다툼의 길이 된다.
뭔일로~?
뻔하다.
우린 항상 아그들 키우고 가르키는 방식 차이로 의견 다툼이 있다.
우리 큰넘이 군대를 갔다와 복학을 했는데...
난 그애는 이미 성인이니 자기인생은 이제 본인이 알아서 설계하고
가꿔 나가게 그냥 놔 두라는 입장인 반면 아내는 그건 부모로서 무책임한 방관이라며
귀가시간은 물론 사생활까지 간섭하는 관리모드를 적용중이다.
나참~!
지지배라면 모를까
시꺼먼 사내넘이 경찰서에서 호출만 안하면 되지 뭘 그러냐는 나를 향해
한컷 날을 세운 마눌이 쌩 토라저 말도 않고 얼굴도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덕분에..
그나마 한적한 지석골은 더 외롭고 고독한 길이 됐다.
흐이구~!
그넘의 자식걱정은 언제나 해방될지 ?
지석골이 끝났슴을 알리는
이정표가 길목을 지키는 작은배제에 이른다.
우린 남매탑으로 직진.
곧이어...
소박하고 정겨운 샘터를 만나
갈증을 삭히는 물 한모금 입에 물고...
올라설 수 록...
색감이 더 고와 진다.
저걸 보니 가을임을 피부로 느낀다.
왁자지껄 술렁임...
등로가 천정골과 만나자 마자 숲속이 소음으로 일렁인다.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있다.
역시..
우리가 올라선 지석골은 한적했다.
남매탑에 도착했다.
발 디딜틈 없는 혼잡스럼....
주중에도 이러니 주말엔 상상이 안된다.
얼른 삼불봉을 향한 오름길로 발길을 옮겼다.
금잔디고개와 갈리는 삼거리...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
의외로 한산하다.
그 많던 사람들은 다 행락객인가 ?
결론...
행락객의 최종 목적지는 남매탑이 분명하다.
드뎌 삼불봉...
매번 올라와도 역시 계룡산 좋다.
삼불봉의 조망은 언제봐도 시원시원...
급하게 올라서느랴~
갈증에 목이 탄다.
이럴땐 맥주가 쵝~오.
피티병 맥주를 따자 마자 연거퍼 두잔을 원샷~!
이맛에 우린 산을 오른다.
ㅋㅋㅋㅋ
삼불봉을 뒤로 보내며...
자연성능구간 진입.
저멀리 향적봉에서
천단으로 이어진 능선이 발아래 드리웠다.
저 능선을 언제 걸었던고 ?
금단의 땅...
요즘엔 단속도 심해 발걸음이 쉽지 않은 코스다.
관음봉으로 향하는 능선...
자연성능구간은 이미 무르익을 대로 익은 가을날이다.
색감이 얼마나 고운지...
우린 가을의 중심에 서 있다.
그 덕분으로...
뽀루뚱 삐짐의 초록잎새가 어느새 활짝 개임 모드로 변신을 했다.
갈수록 더 멋지다.
역시...
계룡산도 단풍의 명소임엔 틀림없다.
관음봉을 향한 능선을 걷다가...
자연성능 탈출을 감행한다.
목적지는 대자암...
초반 등로는 희미해도 길은 뚜렷하다.
이능선은 걸어 내리는 내내 좌로는 관음봉에서
문필봉을 거처 연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온전히 볼 수 있으며...
우측으로
내려 보이는 신흥암 위로 금잔디고개에서
구재로 이어지는 능선이 수정봉을 한번 들어 올린 모습이 조망된다.
대자암 능선의 슬립구간...
최고의 조망처이고 산 타는 재미가 쏠쏠한 구간이다.
대자암 능선 바로 옆의
꼬맹이 능선을 바라보면 마치 곰세마리가
올라가는 듯한 바위도 볼 수 있는데...
마눌은 곰이 아니라 두꺼비 같다나 뭐라나...
조망 좋고
따사로운 가을 햇쌀이 내리쬐는
양지바른 바위에 앉아 때늦은 점심을 먹는다.
물론...
맛은 끝내 줬다고....
대자암 능선의 슬랩구간을...
아주 아주
조심스럽게 내리면
산행 끝 ?
뭔소리~!
이제 시작이다.
대자암 능선을 내린후...
수정봉 암릉을 오르려면 이곳을 거처야 된다.
신흥암을 뒤로
희미한 족적을 따라 첫 대슬랩 암봉에 올라서면...
햐~!
선경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암릉은 이제부터...
예전엔 그래도
믿음은 가지 않으나 다 낡은 동아줄이 메여 있어
몸의 중심이라도 잡을 수 있었는데 오늘은 그것도 없다.
최대의 난코스...
릿지화를 싣고 와야 되는데 그만...
계획하고 온 코스가 아니라 마음이 내키는대로 걷다보니
이 코스를 오르게 됐고.....
초록잎새가 고전은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어려움을 딛고 올라선다.
최대의 난코스를 통과후....
여유로운 마음으로 방금 족적을 남겼던
신흥암을 내려 보며 다리쉼으로 그간 산행의 피로를 풀고...
수정봉 능선을 통과하여
갈림길 금잔디 고개로 올라선 우린...
잠시 왔던길을
되돌아 내려 계명정사의 뜰에 선다.
계명정사를 뒤로하며...
외진길로 들어선다.
그간 아무도 발길이 없었던 듯...
낙엽에 뭍혀버린 희미한 등로를 따라
깊어가는 가을빛에 취해 걷다보니 발걸음은 어느새 심우정사에 닿는다.
심우정사의 뜰에서
바라보는 계룡산 정상 천단은 아주 지척이다.
디카로 그 모습을 단 한장 담았는데
심우정사의 비구니승이 쫓아와 낮과 톱을 쥐어주며
사정없이 이것저것 잡일을 시킨다.
예전...
아내와 단둘이 찾았을때
향이 좋은 두충차를 한잔 얻어먹은 죄로
군소리 하나 못하고 붙잡혀 일을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이러다 여기서 날 샐라~
양해를 구한 후
동학사로 똥줄나게 줄랑행....
동학사...
보도블럭을 죄다 걷어내고 공사중이라
어수선한데도 많은사람들이 산책을 나왔다.
동학사 주위..
단풍이 차~암 곱다.
산사는 계절도 일찍 찾아 오나 보다.
다른곳 보다 먼저 단풍이 곱게 물든것 같다.
터덜 터덜 걷는길...
나의 애마가 기다리는 학봉리까지 내림길이 지루하다.
담장옆...
잎사귀를 다 떨궈놓은 감나무 사이로
석양빛을 받은 장군봉이 계룡산 속살을 헤집다
돌아오는 우리 부부를 내려보고 있다.
만추의 계룡산...
가을의 중심에 들어선 산사를 헤멘
하루의 피로가 기분좋게 느껴지는 하루를 접으며 산행을 끝낸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