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국사봉~약해산
산행일 : 2010년 4월03일 토요일
누구랑 : 산찾사 + 초록잎새. 겨우달려 + 행복쟁이. 사노라면 + 혜진....그리고 큰곰님.
산행코스 : 어부동 금강산 휴게소~국사봉~방아실 입구 버스정류장~약해산~대청호반~약해산~방아실 입구
(산행 개념도)
토요일 오전 09:00 퇴근이다.
어디 멀리 가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고 집에 있자니 몸이 근질대고
산에 못간 마눌의 심술도 무섭기에 가까운 근교산행을 기획하여 번개 공지를 올렸다.
산행공지를 본 거브기님 댓글이 우습다.
차싸야 거그 가믄
바메 심 떠러저서 마눌한티 쫓겨난다 가지마러~
ㅋㅋㅋ
약해산이란 이름을 거브기님은 그렇게 해석한다.
그러나 가서보니 약해산은 약해 빠진 산으로 뒷동산 놀러가듯 부담없이
남녀노소 아무나 산책하듯 다녀 갈 수 있는 산 였다.
거기다 풍광이 아주 빼어난 대청호반을 내려보며 걸을 수 있는건 덤이다.
집에서 10시 30분에 떠나 세천입구에서 만난 큰곰님과
어부동과 방아실의 갈림길에 나의 애마를 두고 큰곰님의 차로 산행 들머리로 이동했다.
금강산 휴게소에 차를 주차후 어부동 입니다란 입간판 건너편 숲으로 들어선다.
초반 오름길 오솔길이 부드럽다.
솔향 솔솔 풍기는 오솔길을 걷자니 금새 땀방울이 흐른다.
이젠 완연한 봄이다.
그간 그악스런 시셈 추위에
다소 늦은 봄날이라 그런지 따사로운 햇쌀이 반갑다.
산행시작 얼마 안돼
따사로운 봄볕에 무장해제 당한
겉옷이 들어가는 대신 베낭안의 먹거리가 나온다.
우리는 간식으로 내어 놓은 과일로 마른목을 축이고 열량을 비축해 다시 오름길을 향한다.
솔숲 오솔길에 갈비가 수북하다.
예전엔 싸리비로 마당을 쓸어 놓은것 보다
소나무 숲속은 훨씬 더 깨끗 했었다.
그만큼 솔잎은 아주 귀한 땔감였다.
이젠 누가 나무를 해갈 일 없으니
어디든 숲속은 푹푹 쌓인 솔잎이 그대로다.
어렵게 살아왔던 예전 생각에 저런 솔잎을 보면 갈퀴로 끌어 모아
단을 지어 멋드러지게 나뭇짐을 한짐 해다 부려놓음 좋겠단 생각이 문득 문득 든다.
솔잎은 아궁이에 불을 지필때면 참말루 마디게도 탓었다.
오름길에 밟히는 솔잎이 미끄럽다.
우리 회원들끼리 공동구매한 캠프라인 애니스톰 알파를
처음 신고 온 혜진님이 이 등산화는 안 미끄럽다더니 왜 이렇게 미끄럽냐 불평이다.
ㅋㅋㅋㅋ
누구나 미끄럽긴 마찬가지고
그 등산화는 바윗길을 걸을때 접지력이 좋은거라 말해주나
그래도 의야해 하긴 마찬가지다.
유난히 미끄럼에 약한 혜진님 이다.
그래서...
혜진님은 몇번이나 등기도 안나는 땅을 산다고 엎어저 찜을 했었다.
ㅋㅋㅋㅋ
30여분 올랐나 ?
국사봉 정상자리를 쉽게도 내준다.
참말루 싱겁다.
국사봉은
개인이 세운 듯한 정상 빗돌과 함께
커다란 고목이 그 자리를 굳굳하게 지키고 있다.
정상을 내려선다.
오늘은 정상을 향한 오름길 보다 내림길이 무쟈게 길다.
그러나 굳이
오름길이나 내림길이나 고도차가 거의 없으니
그게 그거인 아주 평범한 오솔길 산책로가 맞다.
정상을 내려서자 마자
쭉쭉 뻗어 올라간 소나무 사이로
대청호반의 푸른 물결이 양편으로 조망된다.
정상에서 내려온지 얼마 안돼
진행방향 좌측으로 단애절벽의 조망처가 보인다.
개념도를 꺼내어 보니 조망바위라 돼 있다.
앞서간 산우들을 불러 세우는데
이쁜 아줌씨들은 내 말을 아주 잘 듣는데
시꺼먼스 사내들은 걍~ 가던길 간다구 안 따라온다.
여기서도 뭐~
잘만 보인다나 뭐라나 ?
내 말을 잘들은 뇨자들이
전망바위에 올라서자 탄성을 내지른다.
그냥 갔슴 크게 후회 했을 거라며....
오늘 산행중 제일 멋진 풍광이 발아래 펼처진다.
조망바위에서
한참이나 해찰을 부렸다.
바로 나오기엔 풍광이 넘 황홀하다.
이거 하나만 봤어도 오늘 산행은 땡 잡은 거다.
되돌아 나와 가던길을 간다.
가면서 보니 시꺼먼스 사내들이 왜 내말을 안 들었는지 이해가 간다.
내림길 양편으로 시원한 조망권이다.
조망 바위에서의 풍광만큼은 아니래도 훌륭하고 감동적이다.
내림길에서 앞을 바라보니
우리가 걸어야 할 능선이 양편으로 대청 호반을 끼고
올망 졸망 이어진 끝엔 제법 우람하게 우뚝 선 고리산이 앞을 막고
그 옆으론 길게 계족산이 누워있다.
내려서며 우측을 바라보니
강건너 얕으막한 야산이 대청호반으로 가라 앉았다.
저곳이 우리가 가야 할 약해산이다.
여기서 내려보니 그곳의 풍광이 참으로 기가막히게 아름답다.
내림길 좌측 대청호반의 풍광
호반건너
나중에 우리가 걷게될 능선인
228봉과 약해산 그리고 잘록한 안부 다음 솟아오른 탑봉.
내림길이 아주 가파르다.
바닥에 깔린 솔잎이 아주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그 내림길에서 그만 혜진님이 엎어지는 바람에 간 떨어질뻔 했다.
순간 발딱 일어서는 혜진님을 살펴보니 다친곳은 없는듯 하다.
겉은 멀쩡해도 아마 여린 속살은 멍이 들었을 게다.
모르긴 해도 아마도 디게 아팟을 것이다.
저런경우 나의 경험에 의하면 처음엔 쪽팔려 아픈건 안중에도 없다.
나중에야 이곳 저곳 쑤시고 아파서 문제지.
ㅋㅋㅋㅋㅋ
아주 위험한 내림길(?)이 진정된 곳은
광산김씨네의 무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냥 척 봐도 명당이다.
명당이 별건가 ?
양지바른곳이라 잔디가 잘 자라고 조망이 좋으면 명당이지...
늦게 시작한 산행인 만큼
점심식사 시간도 늦어졌다
그래서...
이곳 명당 무덤가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젤 먼저 나온게 안주거리다.
안주가 좋으니 뚱땡이 한병이 금새 비워진다.
펼처놓은 찬들이 화려하다.
반주로 나온 이슬이와 맥주 그리고 복분자가 분주히 오간다.
시장이 반찬이라는데
그건 기본이구 맛난 찬들이 화려하니
밥이 어디로 사라지는지 금방 밥 그릇이 동난다.
배 부르니 걷는게 게을러 진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모두들..
다행히 등로가 편안하다.
끝없이 이어지는 소나무 오솔길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길이다.
이런길은 백나절을 걸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능선을 걷다 보니
국사봉을 올라서며 잔가지에 가려
제대로 볼 수 없었던 회남대교가 시원하게 조망된다.
나의 애마를 주차해 놓은
방아실 입구의 와정 삼거리가 가까워질 쯤
산 능선은 상처 투성이의 몸을 그대로 드러 내 놓고 신음하고 있다.
산불의 흔적이다.
안타까움에 마음이 쓰리다.
여기서 길이 갈린다.
진행방향 좌측길이 제법 뚜렷하다.
그길로 진행하면 꽃봉으로 향한 길이다.
언제 다시한번 꽃봉~꾀꼬리봉~백골산을 이어서 걸어 봐야겠다.
와정마을 삼거리에 내려서자
혜진님의 낭군님 사노라면님이 회사일을 끝내고
마나님이 보고 싶어 오고 있다는 전화가 때맞춰 날아 든다.
기다렸다
함께 약해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기다리는 동안 내차로 큰곰님의 차를 회수하러 다녀오니
사노라면님이 오던중 또 일이 있어 좀 늦는다기에 약해산을 향했는데
와정삼거리에 도착했단다.
이런~!
그럼 좀 더 기다릴걸....
뒤따라 오라 이르고 천천히 오르는데
이때쯤이면 붙어야 하는데 보이질 않아 감이 이상하다.
전화로 다시 물어보니 반대편 국사봉을 향한길로 올라서서 열라게 가고 있단다.
ㅋㅋㅋㅋㅋ
사로라면님이 겨우달려가 좋아하는
뚱땡이 맥주를 가저오고 있다니 겨우달려를 겨우 꼬실려
마중을 나가게 했더니 겨우달려가 겨우겨우 힘겹게 달려가 사노라면님을 데려왔다.
(호반 건너 우리가 방금 걸어던 국사봉 전경)
사노라면님의 베낭이 열리자
각종 안주와 함께 시원한 맥주가 반갑다.
사노라면님을 마중나간 덕에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겨우달려가 아마도 맥주맛의 진가는 젤 많이 느꼈을 것이다.
금방 끝날것 같은 길이 계속 이어진다.
이길도 도란도란 산우들과 정담을 나누며 걷기엔 그만이다.
약해산 정상은 자칫 그냥 지나치기 쉽다.
등로에서 약간 벗어난 봉오리를 나홀로 올라서고 보니
이곳이 약해산이다 란 증명이 돼 줄 삼각점이 자리하고 있다.
약해산을 내려와
뚜렷한 직진길을 버리고 좌측길을 내려선후
안부에서 조그만 봉오리 탑봉을 지나자 이젠 더이상 갈곳 없는 강가다.
어짜피 또 올라올걸 왜 이리
고집을 세우며 내려갈까 의문을 달던 뇨자들이 감동을 먹는다.
세상에~!
이런곳에 이런 비경이 꽁꽁 숨어 있을 줄이야~!!!
대청호반은
마치 이름모를 바닷가를 연상 시킨다.
아주 독특하고 특이한 풍광에 매료된 산우들이 강가를 거닌다.
강가를 홀로 걷는
큰곰님의 어깨가 외로워 보인다.
오늘은 모두들
짝이 있는 부부들인데 큰곰님만 나홀로 다.
오늘 같은날
큰곰님의 부인인 아름다운 비~너스님이 함께 했다면
을매나 좋았을까 ?
마음 같아선
몇일간 머물고 싶은곳이다.
그러나
이젠 돌아가야 할 시간...
아쉬움을 뒤로 왔던길을 그대로 되돌아 나온다.
아까 오면서 봣던
그 풍광들 그대로 그자리에 있는데
올때와 갈때의 느낌이 또 다른 이유는 뭘까 ?
국사봉에서 여기를 바라볼때와
여기서 국사봉을 바라보는 느낌 또한 색다르고...
와정 삼거리에서
약해산을 올라서는 우릴 보고
뭐라 그럴줄 알았던 산불 감시원 아자씨들이
있던 그자리 그대로 무덤가에서 우리국민의 대표오락 고스톱을 즐기고 있다.
아마도 4명이 있었다면
한명은 광을 팔은 후 쫓아와 우릴 잡고 입산금지여~ 못 가 그랬을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딱 세명이 고스톱을 하니 쉴 틈이 없어 할 수 없이 걍~ 우릴 보내준건 아닌지 ?
ㅋㅋㅋㅋㅋ
와정 삼거리에 내려서며
하루종일 솔숲의 오솔길 산책을 끝낸다.
크게 기대는 안했던 국사봉~약해산....
그러나 대 만족이다.
특히 국사봉 아래 전망바위에서의 조망은 정말 감동였다.
산행을 끝내고 귀로에 든다.
그런데....
필봉아우가 번개를 때렸단다.
왜 ?
산찾사 행님의 생일인데
그냥 보낼 수 없었단다.
우찌 알았노 ?
장소도 내집 앞 골목이다.
가보니 여러님들이 오셨다.
그러고 보니 난 참 복이 많은넘이다.
많은 산우님들의 사랑을 받으니 행복함에 가슴이 뿌듯하다.
끝으로
귀한 시간 내어 생일축하를 해주신
산우님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함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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