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금산군 철마산

어느날 : 2008년 7월 20일 일요일 흐리고 비

누구랑 : 너른숲.파라다이스.문필봉.산찾사.

 

필봉 아우랑 가려던

주말 비박산행은 태풍 갈매기가 물고 날아가 버렸다.

이래저래 서운한 마음 달래려 한잔 먹으니 술 약한 난 초저녁 부터 떨어졌다. 

 

이른 아침 눈을 뜨니

억수로 내린다던 비가 올 생각을 않는다.

창밖을 내다보던 초록잎새가 계족산 임도나 한바퀴 달리고 오잖다.

 

습도가 높으니 새벽녁 소슬바람도 소용없다.

아내와 함께 임도 13.5km 한바퀴 돌고나니 온몸은 땀 범벅이다.

부지런한 주주님들 이런 더위에 두바퀴를 돈다.

저 힘들은 어디서 나는지 ?

난 더위에 유난히 약해 디저두 계족산 2회전은 힘들것 같다.

 

계족산을 내려오며

"너른숲님께 오늘 뭐 할규~?"

숲님 미끼를 들여놓자 마자 덥썩 물더니

필봉이와 파라다이스까지 덤으로 딸려 올려진다.

 

늦게 출발한 대진 고속국도....

천반산을 향하는데 금방 쏟아질것 같은 하늘이 불안하다.

더 가까운 산행지로 의견이 모아지는데 부르기도 민망한 紫(자)芝(지)산과 철마산으로 압축...

 

일단 금산으로 향한다.

금산 나들목을 나올쯤 너른숲님께 걸려온 전화는

금산 삼순이 누님이 전마협 주체 금산 마라톤 대회 자봉중인데

멍멍탕을 끓이고 있으니 얼른 와서 몸 보신 하란다.

 

웬 마라톤 대회에 멍멍탕 ????

 

마라톤 대회장에 도착하니

삼순이 누님이 아주 반갑게 맞아준다.

삼복더위에 열리는 대회라 겨우 200여명 참가의 쓸쓸한 대회다.

 

자리를 잡고 앉자

삼순이 누님은 우리 산찾사 동상

얼른 많이 먹어 하며 연신 멍멍이 수육을 주는데......

이런~!!!

죄다 개 껍떼기다.

멍멍이 좋아하는 사람들 죄다 허벌나게 밝히는 개 껍데기 건만

난 살덩이만 겨우 먹을 줄 안다.

삼순이 누님은 나를 크게 생각하여 골라 주는게 분명한데

대략 난감이다....

얼른 탕에 밥 말아 후룩 먹구 일어선다.

 

대회장 강건너의 자지산은 다음에 가기로 하고

금산에서 옥천방면의 국도를 타고 올라가다 철마산의 들머리도 향했다.

 

(대회장 휘니쉬 라인 앞 강가와 인공 폭포) 

 

(철마산 개념도)

 

 

철마산으로 향하는

구불구불 넘는 지방도의 한켠에 원두막이 보인다.

차를 그곳에 주차후 원두막에 올라서자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한숨 때리면 딱 이겠다.

 

이른 새벽 뜀박질 후유증으로

아침잠 많은 나에게 이곳은 치명적 유혹이다.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철마산의 들머리를 찾아 나서는데

발발이 너른숲님이 어쩐일인지 원두막의 유혹에 넘어가 하는말이

 

"나 안갈겨~ 여기서 한숨 잠이나 잘팅께 니들이나 댕겨와~"

 

 

 

원두막에 숲님을 남겨두고

셋이서 도로를 따라 오르다 숲을 향한 철계단을 밟고 오른다.

 

 

 

초반 흐릿한 등로가

주 능선을 만나자 싱그러움과 풋풋함으로 우릴 반기는

보드랍고 야들야들한 여인네 속살처럼 부드러운 오솔길이 반갑다.

 

 

 

보드라운 육산의 소나무 오솔길은 이내

약수터와 정상으로 갈리는 사거리와 만나고

여기서 부터는 일환이란(닉네임인지 실명인지 ?) 분이 설치한

안내판이 정상까지 친절히 인도를 하는데 초반 시그널을 대신한

끈으로 메단 CD가 빙글빙글 돌아가며 길안내를 대신한다.

 

바람따라 신나게

빙글빙글 돌아가는  CD 에선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 나오진 않는다.

대신 숲을 스치는 바람소리와 새소리의 자연 오케스트라가 끝없이 연주된다.

 

 

 

정상을 얼마 앞두고

등로를 약간 비켜난 전망대로 안내판이 우릴 인도한다.

가서 보니

일망무제의 조망이 반긴다.

필봉이 순간 입이 쩌억 벌어지며 산군들 확인작업에 여념이 없다.

저기가 월영봉,갈기산,천태산 대성산....

그리고 저기 가물거리는게 분명 덕유능선등등...

 

그간 짧은 산행임에도

촉촉히 젖어든 윗통을 식혀주는 산들바람에

몸을 맡기며 우린 그곳을 떠날줄 모르며 한동안 조망에 취해 버렸다.

 

 

 

 

 

전망대를 뒤로 불과 몇분거리에

부처바위와 범바위라 명명한 암릉에 올라선다.

도대체 어디가 부처고 범바위인지 애매모호한 작은 암릉은

우리에게 미소를 짖게 만든다..

 

   (부처바위 범바위)

 

이내 정상에 올랐다.

정상엔 국립지리원의 삼각점과 함께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안내판 뒤엔 일환이란 분이 사인펜으로 철마산 안내도를 그려 넣었다.

정상에선 천태산에서 장룡산까지 능선과 우뚝 솟은 서대산, 대둔산을 비롯한

대전의 산군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시원 시원하다.

 

 (정상의 풍광들) 

 

 

 

대진고속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도로옆으로

항상 도드라져 보이던 암릉을 향해 500M 쯤 숲길을 헤치며 내려선다.

 

어느순간

하늘이 열리고 일망무제의 조망이 나타난다.

대진고속도로를 넘어 저멀리 금산시내와 그 뒤로 보석사를 품고 있는

진락산이 코 앞으로 달겨든다.

이정도까지 훌륭하리라 기대를 안 했는데...

모두들 뜻밖의 선경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시원스레 불어주는 산들바람을 맞으며

파라다이스가 꺼내 놓은 복분자와 복숭아 캔을 마시고 먹으며

선경을 함께 즐기니 신선이 따로 없다.

 

다음엔 모든 산우들을 이끌고

용문동 계곡을 타고 올라 달기봉을 경유 정상을 거처

오늘 우리가 오른 원두막까지 산행을 하자 약속을 한다.

 

   (암릉에서의 풍광들...)

 

 

 

 

  (앗따~!!! 마시는 폼 쥑인다.)

 

  (선경에 빠저 버린 파라다이스님)

 

철마산 암릉을 뒤로 다시 정상에 오른후

왔던길 되돌아 내려 약수터로 향한 사거리에서

금산 방면의 내림길로 향한다.

내림길은 참으로 유순하다.

 

 

거의 다 내려설 쯤 

일환 쉼터라 명명된 장소엔 스틱이 구비돼 있다.

철마산 등로는 저분의 손길이 곳곳에 스며있다.

이산을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분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산행 날머리)

 

 (산행 날머리 도로옆 원두막)

 

도로변으로 내려서며 간단한 철마산 산행을 접는다.

그런데 이곳에도 원두막이 있다.

핸폰으로 너른숲님께 차를 끌고 이곳으로 오라 한후 원두막에 올라서다

기급을 하고 도망한다.

원두막엔 이미 주인이 있었다.

무시무시한 왕팅이벌(말벌)들이 둥지를 틀고 접근불허 위협 시위비행으로 우릴 쫓아낸다.

 

숲님께 다시 전화하여 오지마라 한 후

구불구불 도로를 넘어 처음 원두막에 도착하여

문필봉님이 준비한 삼계탕을 끓여 한여름 원기보충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저녁무렵 귀가를 서둔다.

귀로에 그 맛을 잊지 못하것다는 너른숲님의 요청에

옥천의 순대집을 들려 냉막걸리와 순대로 또 내장을 채운다.

 

마지막으로 들릴때가 또 있다며

너른숲님 주말농장으로 갈것을 명령한다.

제법 모양새을 갖춘 농장엔 온갖 푸성귀가 싱싱하다.

가지와 늙은오이 그리고 고추를 하나 가득 따 귀로에 든다.

 

태풍 갈매기가 뜸한 틈새를 노려

떠나본 오늘 산행은  쏠쏠한 재미로 하루가 짧은 느낌이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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