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순창.남원의 책여산
산행일 : 2008년 2월 19일 화요일
산행코스 : 서호마을~ 남원 책여산~괴정교~암릉지대~송대봉~당재~금돼지봉~무량사.
( 책여산 개념도 )
- 후기-
모처럼 찾아든 한가한 평일이다.
아내와 함께 야산처럼 낮으나 앙칼진 암릉미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남원과 순창의 책여산을 가려는데 이제 막 깁스를 풀은 손이 염려스러운 초록잎새는
오늘도 혼자 다녀오라 등을 떠민다.
이른 아침 세이브존....
산악회 버스를 기다리는 등산객이 꽤 된다.
평소엔 나홀로 외롭게 기다렷는데 오늘은 만차가 되려나 ?
아마도 날이 많이 풀렸고 산 또한 361 m 의 야산이라 그런가 보다.
늦겨울 추위의 심술에 한동안
칼바람이 매서웠지만 아니 올 봄이더냐.
자연의 이치는 거스를 수 없는 법.
오늘은 눈이 비로 바뀌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된다는 우수다.
봄바람 불고 새싹이 나기 시작하는 절기로 겨우내 움츠린 꽃들이 곧 봄소식을 타전하리라.
예정시간보다 좀 늦게 도착한 버스에 오르자
원추리님 반갑게 맞아주며 맨 앞자리에 앉으라 권한다.
내 예상대로 대전 나들목 원두막에 이르자 오늘은 만차를 넘겼다.
원추리님왈
"산찾사님 오시는 날은 텅비어 다니더니 별일이네"
하긴 그래서 맨날 산행후 컵라면 하나 얻어 먹는것도 미안스럽더니 잘�다.
88고속도로 순창 나들목을 나와 서호마을에 도착할때까지
오늘은 옆자리에 앉은 젊은 형님(?)이 심심찮게 말동무가 되어 주신다.
내 나이 겨우 천명을 안다는 知命(지명)을 한해 앞둔 나이와 비교하면
이 어른은 우산의 글자를 파자(八+十)로 해석한 나이 80인 傘壽(산수)이시니 돌아가신
나의 선친과 비슷한 연배가 아닌가.....
취미활동에 도움도 될겸 등산을 다닌다는 그분은 평생 사진 찍는걸 즐거움으로 아셨단다.
나도 저렇게 건강하고 품위있게 늙어가길 소망해 본다.
2시간 30분만에 마을비가 세워진 서호마을에 도착한다.
마을을 벗어나 구송정교를 건너자 도로 좌측 주차장엔 관광지도가 세겨진
안내판이 있고 그 반대편은 구송정 유원지가 있다.
(구송정교 다리)
(구송정 유원지의 안내도)
구송정 유원지를 벗어난 시멘트 도로는
논 한가운데를 가로 지르며 개념도상 밤나무 단지로 예상되는 숲으로 이어진다.
오늘도 발걸음 빠른 성미 급한 님들은 벌써 숲으로 그 모습을 감�다.
남원의 지리산과 문덕봉 고리봉에 가린 덕분에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는 소나무와 암릉이 아름다운 깨끗한 산이다란 문구로 기억되는
예전 월간 산지에 소개된 책여산을 기억하고 있던 난 얼핏 올려다 본 책여산의 볼품 없슴에
속으론 은근슬쩍 실망감이 든다.
거기다 초반 숲길로 인도하는 임도주변은 울창한 수림을 깍아 만듬에 황량함이 더 하다.
그러나
고도 낮은 얕은 산이라 힘들이지 않고
금방 올라선 능선의 조망은 실망감에서 기대감으로 바뀐다.
초반 등로는 소나무 오솔길을
간간히 암릉이 막아서나 소문처럼 앙칼짐은 없다.
능선 날등을 걸으며 내려다 뵈는 풍광이 시원스러워 간간히 가는 발을 묶어 놓는데
가다보니 평소 발 빠른 골수 산꾼들 발목까지 붙들어 놓아 함께 산행을 이어간다.
이곳 책여산은
여름날 찾아도 소나무숲 그늘이 시원하고
내려다 뵈는 적성강과 그 강줄기 생명수로 자라는 들판의 푸르름이 보기 좋을거란 생각이 든다.
내려다 뵈는 사행천의 적성강은
섬진강 상류로 이 하천이 흘러내려
남원군 대강면에 이르러야 비로소 섬진강이라 불리우게 된단다.
멋드러진 조망에 마음을 빼앗겨 걷는 통에
남원의 책여산 정상을 지난지도 모른채 스처 지났다.
등로가 오름에서 내림길로 이어지며 암릉이 서서히 앙칼진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조심만 하면 크게 위험스럽진 않다.
(올라야 할 도로 건너편 순창 책여산)
바윗길을 조심스레 내리다 보니
오늘 등로중 최대의 조망처가 우릴 반긴다.
마침 때도 넘긴 시각이라 모두들 시장하다.
자리를 펴고 앉으니
건너편 우리가 올라야 할 순창 책여산인 송대봉이 한눈에 들어선다.
평소같음
출발할때와 도착해서나 그 모습을 볼수 있는
다로님,사도요한님, 손영만님과 항상 후미를 책임지고 알뜰살뜰 여성분
안전을 살펴 주시던 풍경님과 광야님이 함께 자리 잡아 중식을 드는 별스런 일이 오늘 벌어진다.
책여산의 아름다운 풍광에
발목 잡힌 발빠른 사내 손영만님은 먼저 도착해 자릴 잡고
묵은지 송송 썰어넣고 쫄때기살 푸짐하게 넣은 찌게를 끓여놓아
덕분에 난 아주 맛나게 포식을 했다.
(점심은 여기서 먹자구여~)
중식을 끝내고 급격한 내림길로 접어든다.
푸짐하게 벌려놓은 만큼 뒷처리가 늦어진 손영만님은 어느틈에 사라저 버린 산우들을 향해
먼저 떠난 인정머리 없슴을 탓하며 투덜거리나 거친 어투와는 상반된 사람좋은 미소가 떠날줄 모른다.
(벌써 순창에서 남원으로 향하는 국도에 내려선 산우를 내려다 보며...)
내림길은 희미하여
사방으로 난 등로를 따르다 보니 제각각 내려 서지만
만나는 곳은 내내 한곳이다.
선등자의 희미한 자취를 따라 우리도 도로를 건너 송대봉을 향한 오름길에 든다.
금방 꽉 채운 위장은 걷는데 다소 불편하다.
오름길을 서서히 걸어 오르며 식식대는 불편함을 잠재운다.
등로는 진행방향 좌측의 채석장옆을 따라 오르다 우측으로 서서히 꺽이며 오름길이 이어진다.
채석장을 뒤로 능선에 붙자
일시에 터지는 조망이 환상이다.
빠르게 걷는걸로 치면 벌써 하산하고도 남을 시각임에도
볼건 많고 갈길은 아직도 멀다.
순창의 책여산 송대봉을 앞두고
서서히 암릉의 앙칼진 본 모습들이 들어난다.
적성강변을 따라 바위암봉이 책을 쌓은 것처럼 보여
책여산 또는 체계산이란 이름과 적성강을 품고 있어 적성산이란
또다른 이름도 얻어 불려지는 이름값을 하려는 듯 다양한 모습과 아름다움으로
우릴 연속적으로 감탄시키는 풍광이 내내 이어진다.
송대봉을 향한 거칠은 암릉이 우리앞을 연속적으로 막아선다.
날등을 조심스레 걷는데 그 아래는 천길 낭떨어지라 여간 조심스런게 아니다.
마치 설악의 용아릉을 연상시킨다.
거칠은 암릉의 앙칼진 앙탈이 시작되는 직벽을 만난다.
먼저 올라선 남정네가 손을 내밀고 밑에서 받처주니 용기를 얻은 여인네가
직벽등정을 위해 손을 내민다.
다행히 잡을수 있는 홀드가 많으니
겁만 없다면 쉽게 올라설수 있어 한발 먼저 올라선 여인네가 함박웃음을 짖는다.
그 뒤를 이어 줄줄이 사탕으로
암벽등반이 이어지나....
맨 꽁지에서 남들 다 쉽게 올라서는 걸 바라본
풍경님 사모님 용기를 내어 암릉에 메달어는 �는데....
뒷심부족으로 발발 댐에
풍경님의 본격적인 도움이 시작된다.
두손으로 암벽 홀드를 꽉 잡아
몸 중심을 잡은후 디딤발에 힘 주고
하나 둘 셋~! 어여싸라~
앞에서 당기고
뒤에서 밀어 제키니
흐이구~!!!
풍경님 옆지기님 고소 공포증 물거품 처럼 사라지며
안도의 한숨 길게 내 뿜곤 입가엔 미소가 절로 퍼진다.
암릉지대가 끝나자
송대봉 정상을 향하는 오름길엔 이제껏 솔숲과 다른 대숲이 나타난다.
송대봉은 화산 또는 순창 책여산이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계단을 올라서니 책여산 342 m 라 세겨진 오석이 이곳이 정상임을 알린다.
정상은 넓고 조망이 좋아 정상다운 풍모를 갖�다.
송대봉 동쪽으로 풍악산,문덕봉,고리봉이 조망되나 그 뒤에 있슴직한 지리의 능선은
안타깝게도 흐린한 시야로 인해 오늘은 볼수가 없다.
강진 방향으론 용골산 무량산이 서쪽으론 무등산이 조망된다.
(송대봉 정상)
송대봉 정상을 내려서자 이내 안부에 닿는데
이곳이 당재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거창하게 세워저 있어 길을 안내한다.
대강면 입압리로 향하는
널널한 임도를 따라가다 금돼지봉에 올랐다.
금돼지봉엔 비석이 세워진 허씨 묘 한자리가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금돼지봉 정상)
등로는 뚜렷하게 계속 이어지나
우린 무량사로 향한 내림길로 방향을 튼다.
등로에서 조금 벗어난 별로 볼게 없는 돼지굴을 만나본후 무량사로 하산한다.
별다른 특징이 없는 무량사 뜰을 지나자
체계산 전도가 그려진 안내판과 그 옆엔 체계산의 전설을 담은 안내문이 세워저 있다.
체계산 안내도가 그려진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곳에 흰바위가 보인다.
올라가 보니 안내문에 화산옹 바위라 적혀있다.
30 m 의 높이라 돼 있으나 좀 뻥을 뛴긴 높이다 잘 해야 15 m 쯤 될까 ?
안내문엔 화산옹 바위가 흰색을 띄면 풍년이,검은색은 흉년,파란색은 큰불이나
유행병등 재앙이 오고 붉은색을 띄면 전쟁이나 천재지변이 나타난다 적혀있다.
(화산옹 바위 전경)
무량사 입구로 향한 도로에 도착하며
오늘 룰루랄라 소나무와 암릉이 어우러진 짜릿한 릿찌산행과 더불어
시원시원한 조망에 눈이 황홀했던 책여산 산행을 접는다.
돌아오는 귀로에 바라본
아름다운 석양처럼 좋은 산행의 기억으로 남을 오늘 산행에 가슴이 뿌듯하다.
함께 하신 산우님들께 감사 드리며.....산찾사.
산에서 건강을....산찾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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