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민주지산
산행일 : 2007년 12월 30일 (일요일) 흐리고 가끔 눈
누구랑 : 너른숲.신셈.문필봉.유광진.시간여행.초록잎새.바커스.빨간장미.
홍사백.백장미.들뢰즈.큰곰.삼순이.잔나비.들뢰즈.
올들어 처음 눈같은 눈이 푸짐하게 내렸다.
전날 저녁 민주지산 아래 펜션을 통채로 빌려
마지막 년말을 풍요롭게 보내는 너른숲님 일행은 한밤중임에도
빨리 들어오라 성화인데 초록잎새가 한밤중 이동이 불안스러운지 써억 내켜하지 않아
다음날 아침 필봉 산우일행과 함께 가기로 한다.
겨울의 아침은 7시를 넘겼어도
아직도 한밤처럼 깊은 잠에서 깨어날줄 모른다.
한양아파트 정문에서 유광진 산우의 차를 기다리는데
약속시간이 10여분을 넘겨도 보이질 않아 새삼 빙판길이 염려스러운데
우릴 발견하고 비상등을 점멸하며 갓길로 차를 대는 광진 산우의 봉고가 눈에 들어옴에
이내 깊은 우려가 걷어지며 반가움에 가슴이 뛴다.
대전 톨게이트를 나가기전 필봉산우를 더 태워
6명 만차가 된 6밴 봉고가 황간을 나와 민주지산을 향하는데
도로 통행이 많지 않은 산골로 향하는 도로는 완전 얼음 빙판이다.
그러나
성질 급한 경상도 싸나이 답지 않게
침착하고 여유로운 유광진 산우의 세심하고 차분한 안전운전은
매표소를 지나 주차장에 도착할때까지 이어진다.
우리 도착시간에 맞춰
산행준비를 끝낸 너른숲님과 그 일행을 만나
황룡사를 지나 미니미골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미니미골을 계속 타고 오르다
민주지산을 향한 오른쪽 등로를 따라 올라선다.
발걸음이 빠른 신셈님과 그 일행은 뒤에서 늘정늘정 대며
펜션에서의 지난밤 여흥의 뒷애기를 나눌 동안 이미 그 모습을 감�다.
아직도 술냄새 풀풀 풍기는 들뢰즈의 발걸음이 어째 위태위태 한데
아니나 다를까
등기도 나지 않는 땅덩어리 몽땅 사려는 듯 발라당 넘어지자
주위의 산우들 안타까워 하는이 하나 없이 그 모습에 즐거운 웃음들이 고요한 산사를 뒤흔든다.
능선을 향해 고도를 높일수록
순백의 자연이 그려놓은 예술 세계는 점점 더 그 깊이가 더해진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중의 꽃 설화에
여인들의 신음과 탄성이 이어지며 발걸음을 잡아멘다.
능선에 올라서자
칼바람이 매섭게 몰아친다.
카메라 조작을 위해 잠시 장갑에서 손을 빼자 이내 얼어붙으며
아릿한 아픔과 함께 손이 곱아온다.
지금껏 보아오던 설원의 부드러움에 비해
능선의 풍광은 칼바람에 엉겨붙어 빚어낸 빗살무늬 눈꽃이
날카로운 아름다움으로 빛의 광채를 뿜어낸다.
살갖을 후벼파는
칼바람을 뚫고 민주지산 정상에 서자
온통 순백의 설원이 발아래 펼저진다.
순간
추위에 얼어붙은 몸뚱아리의 고통이
설원의 풍광에 먹혀버린다.
仙景이다.
역시
자연이 빚은 예술은 한마디로 극치미다.
정상을 되돌아 내려선 능선 안부...
주독에서 채 헤어나지 못한 펜션의 지난밤 여파로
아침에 함류한 우리와 달리 오던길로 그냥 하산하는 일행과
일정을 함께 할건지로 잠시 주춤한다.
커피와 간식을 나눠 먹는 동안
다시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삼도봉으로 향한 의지가 흔들릴쯤
동향인 가야곡 출신까지 들먹이며 함께 하산을 권유하는 하산파에
은근슬쩍 의리란 명분으로 본심을 색칠하곤 신셈님과 필봉이 종주의 꼬리를 내리기에
출근시간이 바쁜 나 역시 옳커니 좋다 내림길에 함류한다.
오름길 보다
내림길엔 모두들 걸음이 빠르다.
아마도 때가 지난 배고픔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서둘러 내림길를 내려서는 초록잎새가
아이젠에 끼어버린 돌맹이가 급제동을 걸어 넘어지는 바람에
땅을 집은 손가락이 뒤로 꺽이는 부상을 당했다.
웬만한 아픔은 내색 않는 여인이
고통으로 힘겨워 한다.
별일 아니기만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나 또한 마음이 찹찹하다.
페션에 도착
안온한 실내에 들어서자 얼은몸이 풀리며
비로소 배가 고프다.
맛좋은 고기와 라면 밥으로 배를 불린후
모두들 함께 대전을 향하며 올 처음 푸짐하게 내린
산중의 설원을 만끽한 산행을 접는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
산행 뒷애기.
그날 부상당한 초록잎새는
엑스레이 촬영결과 엄지손가락 단순골절에 관절부위 복합골절로
기브스를 한 상태로 치료중임.
그래서
겨울철 산행은 항상 조심조심 해야 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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