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옥천 마성산
산행일 : 2007년 8월 18일 토요일(맑음)
누구랑 : 너른숲.신셈.문필봉.갈매기.초록입새.산찾사.
산행코스 : 정목수 가게~ 마성산~장계 유원지
초복,중복,말복을 넘겨 8.15 광복도 넘겼건만
뒤늦게 찾아든 더위가 연일 폭염 주위보를 발령 시킨다.
덥고 짜증나는 날들을 날려 버리자고 몇일전 서로간 입을 맞춰놓은 터라
가까운 계곡으로 가족 나들이를 기대한 주말였는데 땅이가 느닷없는 출근에
덕배는 서유럽 연수의 여독이 풀리지 않는 관계로 이심전심 모두들 아무말 없어
그냥 무산되는가 싶은데 항상 바지런한 숲님 그냥 주말을 보낼리 만무....
가까운 마성산이나 쉬엄쉬엄 세네시간 걷자라는 공지가 올라옴에
무조건 아내와 함께 딸랑딸랑 숲님 뒤를 따라 붙기로 한다.
토요일 이른 새벽
그까이것 길어야 4시간 산행인데란 생각에
계족산 임도를 올라 빡시게 한바퀴 돌고 내려오니
약속시간이 바쁘다.
간단하게 아침을 과일 한접시로 때우고 대전 나들목을 향했다.
대전 나들목 전 원두막에서
너른숲님 차로 옥천을 향하는데 갈매기님도 함께 하신다 하여
옥천 나들목을 나와 보은을 향하는 국도변 주유소에서 잠시 기달려 합류후
산행들머리 보은을 향한 국도변의 정목수 가게옆 검은콩 국수집 주차장에
차 두대를 주차후 민가 뒤로 이어지는 소 도로를 따라 산 기슭으로 들어선다.
시멘트 소도로 끝
마지막 민가에서 마성산을 향한 숲에 들어서자
희미하게 이어지던 등로는 어느순간 없어지며 잡목이 앞을 가린다.
잡목과 덤풀을 헤치며
주능선을 찾아 오르다 보니 어느틈에
문필봉은 우리와 헤어저 계곡쪽을 향하게 되고
나머지 일행은 함께 가파른 능선을 치고 오르다 보니
옥천시가지가 내려다 뵈는 주능선에 닿게 된다.
(주능선에서 바라본 옥천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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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산을 향한 등로는 고속도로처럼 아주 잘 나 있다.
작은 둔덕을 내려선 안부에서 우릴 기다리는 문필봉을 만나
잡목을 헤치며 올라오느랴 짧은 시간임에도 땀에 쩔은 육신의 고달픔을
잠시의 휴식으로 재 충전후 아주 가깝게 보이는 마성산 정상을 향한다.
마성산을 향한 마지막 오름을 앞에 두고
한발 한발이 천근만근으로 다가와 그 무게에 짖눌려
그만 힘겨움에 주저 앉아 버렸는데
나의 산우들은 그 뒷모습을 숨겨 버린지 오래다.
지금껏 내가 마신 물보다
배는 더 쏟아지는 땀방울에 온몸이 흥건하다.
겨우겨우 올라서자 따거운 햇쌀을 가릴 나무 그늘 하나 없는 정상은
바라다 뵈는 풍광이 제 아무리 양귀비 뺨치는 미모를 자랑해도 오랫동안 버틸 재간이 없다.
타는 목마름을 달래줄 얼음물을 양껏 들이켜도
2%가 아닌 20%의 부족함이 느껴짐에 아내에게 얼린 맥주를 꺼내라 말하니
문필봉이 비닐팩에 고이 모셔온 피티병 맥주를 따서 따라주는데
지상 최고의 맛이란 이런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시원하고 달고 맛나다.
정상에 올랐으니
정상기념 증명사진을 남겨야 하는데
디카위로 사정없이 연신 후두둑 떨어지는 땀방울에 정신 없어
잠시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젖은 상의를 마저 벗어 짜니 주루룩~ 주루룩~....
받아놓으면 한 양동이가 찰 만큼의 땀방울이 떨어진다.
(정상에서의 맥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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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잔에 따라 마셔~ 답답하게....숲님 그냥 병채 벌컥 벌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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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색하게 조그만한 정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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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바라본 옥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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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을 피해 산불감시 초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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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갈매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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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에 절궈진 고깃 덩어리라 아주 질기구 짜니 눈독 들이지들 마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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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바라다 뵈는 맨뒤의 고리산(환산) 실루엣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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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뒤로 능선을 이어 걷는길은
소나무 울울창창한 오솔길이 길게 이어진다.
지금껏
바람한점 없던 능선위로
소~올솔 소슬바람이 고맙게도 불어주는데도
워낙 높은 수온주로 인해 끝없이 쏟아지는 땀방울은 그칠줄 모른다.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줄창 쏟아지는겨~ 라며 불평을 쏟아내니
갈매기님 우리몸 전체가 수분인데 당연한것 아니라며 웃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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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완죤 기진맥진한 나와 초록입새를 따돌리고
모두들 무명의 봉오리에 올라섯는데
뒤늦게 올라보니 훌라후프 두개가 놓여있는 휴식터다.
초록입새의 베낭에서 얼린 피티병 맥주와
달콤한 과육이 씹히는 맛이 일품인 복숭아가 나온다.
다시한번
시원한 맥주가 타는 목마름을 달래준다.
(멍들은 휴식두 아주 특이하게 저렇게...으이구~! 떨어질까 불안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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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계리로 향하는 능선위....
어느순간 멋진 조망이 터지며 힘겨운 산행을 이어온 고달픔을 보상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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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가 스처간 흔적위로
고사리숲 군락이 새로운 땅 주인으로 자리잡은 둔덕을 넘어 내리자
솔잎자락 곱게 깔아놓은 오솔길이 이어지는데
모두들 배가 고파 그늘지고 바람부는 명당을 찾다 보니
여기저기 영지버섯이 눈에 뛴다.
서너개 채취한 영지버섯을 문필봉에게 몰아주고 점심자리를 펴는데
슬그머니 일어선 너른숲님 가파른 능선사면을 한참을 내려 가더니 커다란 영지를 따온다.
참으로
눈이 보배다.
그 멀리 떨어진 영지를 숲님은 어찌 보았을꼬~?
(최고의 영지를 채취한 너른숲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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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밭에 펴놓은 점심은
워낙 힘겨운 산행을 이어온 터라 먹기도 힘든것 같다.
다른때 같음 싸악삭 비워낼 도시락에 밥 한술을 남기고 점심을 끝냈다.
빨리빨리 잘도 달아나는 신셈님의 발걸음처럼
식사도 빨리 끝낸 신셈님은 그 사이 우리 주위에 버려진 양심들을 주워 모았는데
비닐봉지에 하나 그득이다.
재생품으로 쓸수 있는것만 주웠는데도 저 만큼이니
이런 오지의 산을 찾는 매니아가 그럴리는 없고 누가 그랬는지 참으로 알송달송이다.
(버려진 양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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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끝낸후
다시 이어 걷는 능선은
진행방향 우측으로 대청호반의 물줄기와 산 연릉이 아름답게 펼처진다.
댐 조성으로 수몰된 지역에서
높은 지대로 인해 온전히 그 보금자리를 보전하게 된 듯한
강 건너편 섬엔 두 가옥이 외롭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교통편으로 이용하는듯
강나룻배 한척이 보이고 그곳엔 빨간티를 입은 사람 하나가 유유히 헤엄을 치며 노닐고 있다.
(능선에서의 멋진 조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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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드러진 조망처 능선을 벗어난 우린
( 마지막 봉오리에서 바라다 본 장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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