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청산면 도덕봉
산행일 : 2007년 2월 25일 일요일 (흐림)
누구랑 : 산장 나눔터 산우들 25명
(개념도)

돼지머리는 내가 제일 잘난놈으로 장만해 지고 오를테니
시산제는 꼬옥 지내자며 무작정 들이대는 문필봉님의 강압에(?) 의해
형식적인 절차는 생략하기로 한 운영진의 방침을 변경 날짜가 공지되고 회원님 각자
제수 품목 한개씩을 준비해 가까운 근교에서 치루기로 한 날 아침 맑고 포근할거란 일기예보는 빗나가고
이슬비가 뿌려댄다.
(버스를 기다리며...)

한양 아파트 정문앞에서 이슬비를 맞으며 잠시 기다리자
버스가 이내 도착하며 반가운 산우들이 반겨준다.
선사유적지 앞에서 조금 늦을 거란 솔개님을 기달려 태운후
국세청,동춘당을 거처 마지막 톨게이트앞 원두막에 이르러 25인승 정원에 한명을 초과한
만차로 인해 막내 필봉이가 바닥에 앉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영동을 거처 청산면으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내내 오랜만에 만난 산우들의 정담이 이어저 그나마 짧은 이동거리는
더 짧게 느껴진다.
청산면에 도착후 처음 온라인상에서 오프라인으로 등극하신
몇분의 소개와 인사에 이어 너른숲님의 간략한 행사진행 일정 설명후
도덕봉을 향한다.
(버스안에서 이동중)
(산행 초입 마을비)

(마을 뒤에 보이는게 도덕봉)

(오솔길)
청산면에서 바라본 도덕봉은
그저 아주 얕으막한 야산처럼 보였는데
보기완 달리 쉽게 그 정상을 내 주지 않는다.
그러나 완만한 솔밭의 오솔길은 푹신한 육산으로
편안한 산행을 이어가는데 그만이다.
특히
전날 새벽까지 이어진 폭음으로
준족의 솔개 두 다리가 힘을 잃고 재넘이 또한 빌빌~~
땅이는 아직까지도 내 뱉는 숨결엔 알콜냄새가 폴폴 풍기니
오늘 같은 산행지가 얼마나 반갑고 고마울까 ?
두런두런 정담을 나누며
놀며쉬며님 따라서 놀며 쉬며 걷다보니 더이상 오를곳 없는 정상이다.
정상엔 사방팔방 거칠것 없는 조망이 끝내준다.
저멀리 속리산 서북능선의 날카로운 연릉에서 구병산까지 이어지는 실루엣이 멋지고
가까이는 백화산에서 주행봉으로 이어진 능선과
청산면을 넘어 천태산 대성산 서대산은 물론 대전의 식장산과
옥천의 고리산이 조망된다.



속리산 방향을 바라보며
시산제 제물을 차리곤 재넘이가 헌관이 되고 땅이가 집사가 되어
일사천리 식순에 의해 산장 나눔터 시산제가 엄숙히 거행된다.







식순에 의해 축관의 비나리가 낭송된다.
우리의 집사 땅이의 고집과 소견에 의해 비문은 매년 똑같으면 안된다며
밤새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한 솜씨가 빼어난 땅이의 예술이 승화되어
산장나눔터의 비나리가 탄생했다.
낭낭한 재넘이 축관의 목소리는
자못 엄숙한 가운데 약간 떨리는듯한 음성으로 비나리가 낭송되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천지신명님께 고(告)하나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인간이 있고
그 인간은
바람을 쫓아 우주로 통하니,
머리 숙여 청하 옵 건데,
자연의 정령들은 바람같이 떠도는 인간의 영혼을 가냘피 여기셔
당신의 품안에 보듬어주십시요.
풀 한 포기 구름 한 조각 흔들리는 바람 한 점이,
어디 당신의 품안에서 잉태된 것이 아니리오만
숨음에 있어 오만하지 않고,
겸손을 배울 수 있도록 가슴을 주십시요.
생명은 당신에게 있으니 산신이시여,
어느 줄기, 능선이건 바람을 주시고 빛을 주시고,
그 걸음걸이에 내 사랑하는 이를 생각하게 해 주시고,
슬픔같은 고뇌를 만들어 주십시요.
힘들면 그늘을 주시고,
당신의 품안에 몸을 기댈때 뿌리치지 않고 웃음을 주십시요.
청하옵건데 지혜는 사사로움보다
인간의 세상에서 겸양의 덕을 쌓도록 하여주시고
당신으로 하여금 산을 찾는 이에게
건강과 가족의 행복을 주십시요.
천지신명이시여!
낮과 밤이 하나이듯이 산을 숨는 우리도 하나이니,
당신의 넓은 품을 허락하여주십시요.
합장합니다.
‘07년 2월25일 산장나눔터 산우일동 대독 재넘이.







(단체 사진을 준비중인 별땅이)

시산제의 모든 행사를 끝내고
차려온 제물과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놀며쉬며님이 각종 약초로 우려낸 약술은 감미로워
너도나도 손이 가는데 어느새 그 많던 술통이 바닥난다.
이것 저것 먹을게 하도 많아 모두들
준비한 도시락은 베낭에 그냥 잠들고 떡이며 과일로 배를 채우고
연신 끓여 대는 유 광진표 라면과 궁합이 맞는 각종 소주 맥주 약주등의 주류에
모두들 얼큰해져서야 성대한 만찬을 끝낸다.

이곳 본토박이 놀며쉬며님의
해박한 지식으로 마을과 강과 산들이 품고 있던 사연과 함께
그 이름들이 속속들이 밝혀지는 동안 모두들 헤~ 입을 벌리곤
놀며쉬며님의 스틱이 가는 방향을 따라 고개도 따라가며 지리와 역사공부를 한후
본격적인 하산에 들어간다.
(놀며쉬며님의 지리 역사 강의시간)


(기쁜 띵~호아~ 은호님)









(별이와 땅이를 담으려는데 뒤에 몰래 참여한 악동들...)
(다정한 발걸음의 땅이와 별이님)

도덕봉을 내려 반대편 덕이봉을 거처
청산면으로 내리는 원점휘귀 산행과 함께 시산제 일정을 끝냈다.
귀로에 맛좋고 아주 가격이 저렴한 음식점으로 안내한 놀며쉬며님을 따라서
뒷풀이의 흥겨운 시간을 함께 한 후 대전으로 향할때쯤엔 어느새
한웅큼의 햇살마저 밀어낸 어둠이 밀려들고 있었다.

(귀로의 지루함을 덜어준 문필봉의 너스레에 모두들 배꼽을 쥐고...)

산장나눔터의 시산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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