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아기단풍이 넘 고운 강천산

산 찾 사 2005. 12. 10. 22:59

산행지 : 강천산

 

산행일 : 2005년 11월 07일 월요일 (맑음)

 

누구와 : 옆지기와 함께 소월산악회를 따라서

 

산행경로 : 주차장(11:05)~병풍폭포(11:37)~깃대봉 삼거리(12:04)~왕자봉 삼거리(12:21)~왕자봉(12:27)

              ~강천제2호수(13:03)~비룡계곡(11:07)~광덕산(14:28)~신선봉(14:44)~강천사(15:30)~주차장(16:05)


                                  (산행 개념도)

 

단풍이 곱게 물드는 가을숲을 마냥 걷고 싶은 마음에 아내와 함께 이른 아침 집을 나섭니다.

좀 늦었나 싶은 조급증의 종종 걸음에 떨어진 낙엽이 발길에 채입니다.

입동을 하루 앞둔 도심의 붉게 물든 가로수는 굳이 깊은 산속의 맑고 빛나는 채색은 아니라도

제법 눈길을 잡아 끄는 아름다움으로 다가섭니다.

가을은 가까운 우리네 곁으로 그렇게 소리없이 왔다간 소리없이 가고 있습니다.

 

단조로운 코스와 한두번쯤 산행경험의 산행지로 인해 한동안 뜸했던 안내 산악회 버스를 오랫만에 올라타니

소월산악회 쥔장이 덥썩 손부터 잡아주고 자리를 잡고 앉자 산행리더 안대장님 오랜만이라며 악수를 청해 옵니다.

잠시 멈춘 시내경유지에서 올라탄 눈매가 아름다운 행복한 그대님 올라서며 반가워합니다.

 

버스 멀미를 하는 내 아내의 고통이 극에 달할쯤

다행히 버스는 주차장에 도착하며 꾸역꾸역 등산인을 토해놉니다.

비구니 사찰인 강천사로 인해 강천산이란 이름을 얻은 우리나라 최초의 군립공원인 이곳은

가을철 아기단풍의 현란한 아름다움과 함께 기암절벽이 병풍을 친듯하여 호남의 소금강이란

애칭을 얻을 정도로 빼어난 산세를 자랑합니다.

 

길게 떨어지는 낙수의 병풍폭포를 지나  금강교를 넘어서면 진행방향 왼쪽의 안내표지판 뒤로

등로를 안내하는 형형색색의 시그널을 따라 들어서면 왕자봉과 천지봉으로갈리는 삼거리까지

가파르게 고도를 높이는 등로는 초반 덜 풀린 몸을 더 힘겹게 만듭니다. 


그러나 그 힘겨움도 잠깐....

이후 부턴 푹신한 낙엽이 밟히는 육산의 평탄한 길이 길게 이어짐니다.

등로는 호남정맥 갈림길을 지난 삼거리 이정표에서 강천산 정상 왕자봉을 들렸다 뒤돌아 나온후

제1.2 형제봉 정상 밑으로 돌아나가다 북문으로 향하는 지능선을 애써 외면하고 오늘 계획된

산행경로인 강천 제2호수 방향의 급격한 내리막으로 향함니다.

 

예전 산행시 푸른물이 넘실대던 제2호수는 웬일인지 물 한방울 남지 않고 바싹 말라 쩍쩍 벌어진 

바닥이 흉물스런 모습을 드러내놓고 있습니다.

호수를 끼고 이어지는 등로는 댐을 내려서는 가파른 철계단을 내려선후 비룡계곡으로 들어서는데

북바위에서 내려서는 삼거리에서 광덕산으로 향하는 길 초입엔 곱게 물든 단풍이 넘 이쁩니다.

 

광덕산을 향한 능선을 올라 붙자

금성산성의 북바위와 연대봉이 코앞에 보이고 저멀리 양 협곡속의 강천사가 한눈에 들어섭니다.

이쯤에서 우린 전망 좋고 양지바른 암릉에 단둘이 앉아 늦은 점심을 먹은후 한컷 게으름을 피우며

이곳 저곳의 풍광을 한가로이 감상함니다.

     (북바위와 연대봉뒤의 추월산이 살짝 그모습을 보이고...)

 

광덕산을 지나 걷는 걸음은 어느덧 신성봉 전망대에 이릅니다.

이곳은 행락객의 최종목적지로 강천산의 진면목을 한눈에 볼수있는 전망대가 자리잡고 있는데

많은 인파가 남긴 흔적을 여기서 발견함니다.

아니 온듯 다녀 가시옵서예 란 시그널을 본적이 있는데 그 시그널을 이곳에 옮겨 붙여놓고 

싶은맘이 듭니다.

 

인터넷상의 산행기란을 보면 간혹 불법산행 운운하며 진정한 산악인의 이름으로 고발한다는

인간들의 눈에 띄면 날리 부르스가 날텐데 우짠일인지 요런건 조용합니다.

 

태극왕복종주나 용아릉의 산행기가 올랐다면 금방 비난 비방의 리플글을 올리는 인간들은

합법적인 등로로 14시간대 지리산 왕복종주 산행기를 올린적이 있는데 여지 없이 같은 리플글을 올리더군요

진정한 산악인은 그렇게 산을 타는게 아니며 어쩌고 저쩌구........ 

 

얼마전 제가 알고있는 늘빈자리님의 한국의 산하에 실린 태극왕복종주 산행기 리플글에 올라있는 글이

갑자기 생각나 쓸데없이 몇자 적게 됩니다.

 

암튼

다녀볼수록 금수강산이란 말밖엔 달리 표현할수 없는 우리의 산하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일이 없기만 바랄뿐입니다.

 

신선봉을 내려서는길은

평일임에도 행락객과 등산인들로 복잡함니다.

일요일과 휴일엔 어떨까란 생각에 호젓한 평일 산행의 여유로움에 행복을 느끼며

이곳 최대의 명물 현수교를 지날때 흔들거림의 아실함과 짜릿함을 즐깁니다.

 

강천천을 따라 길 양옆의 아기단풍이 그 고운 색감을 들어 내놓고

현란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데 절정기에 때맞춰 잘 찾아온 우리 부부의 발목을

단단히 붙들어 메고 놓아주질 않기에 약속한 하산시간까지 꽉 채운후 아쉬운 발길을 재촉합니다.

신라 진성여왕 원년(887년)에  도선국사에 의해 창건되고 고려 충숙왕 3년(1316년) 덕현선사가 사찰을
중창하여 한때 12개의 암자와 천여명의 승려가 머물렀다는 강천사의 뜰엔 곱게 물감을 뿌려 놓은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 함니다.
 
 
시간을 꽉채워 내려서자
우리보다 한참을 일찍 내려선 선두의 안대장님은 연대봉과 북바위를 들러온줄 아나봅니다.
잠시후 만난 행복한 그대님도 물어봅니다 그곳을 다녀왔나고.....
아마 거기까지 들렸다면 울 부부 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저 아직도 헤메고 있을겁니다.
 
귀로에 순창의 고추장 마을을 들립니다.
허씨네집은 고추장과 각종 짱아치 그리고 맛보기 막걸리로 풍요롭습니다.
술 못하는 내도
그냥 지나칠수 없어 한잔 걸죽하게 마시는데
목젖을 스치고 넘기는 그맛은 한마디로 쥑이는데 애주가들은 아마 기절할테쥬~ ?
 
이것 저것 사 담은 봉투를 안고
어느덧 짧은 해가 넘어간 컴컴한 귀로는 잠깐 졸고 있는사이 대전을 들어섭니다.
갈때보다 올때가 빠름은 아마도 못먹는 막걸리가 한 몫을 한것이 분명함니다.
 
깊어가는 가을을
가슴으로 느끼고 담아온 하루는 그렇게 저물어 갑니다.

 
 산에서 건강을 .........산찾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