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히말라야 산닥푸 제7편 (팀부레~다즐링)
산행지 : 인도 히말라야 산닥푸
산행일 : 2024년 10월 24일~11월 02일(토)
누구랑 : 산찾사와 함께 하는 해외 트래킹 팀
제7일 차 : 2024년 10월 30일 수요일
- 07:35 팀부레 롯지
- 08:15~09:55 스리콜라 롯지
- 13:32 마네반장 통과
- 14:56 다즐링 SUMMIT 호텔
- 이후 다즐링 시내 투어
트래킹 마지막 날이 밝았다.
마부는 말에게 먹이를 주며 우리의 카고 백을 실어 나를 준비 중인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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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조반을 끝낸 우린 출발을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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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현지 로컬 여행사에서 보내온 코스 설명이다.
7일차 팀부레에서 스콜라까지 6~8Km이며 3~4시간 걸어야 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전날 미리 일정을 설명하던 조나단은 임도를 버리고
숲길로 가면 2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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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야튼 오늘 오전 중에 실질적인 트래킹은 끝이다.
그래 그런가?
다들 홀가분한 기분이라 그런지 발걸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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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가이드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한 얼마 후
임도 갈림길에서 길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숲속 길로 그가 우리 팀을 인도했다.
이런 길은 현지인이 아니면 결코 찾을 수 없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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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오늘도 서브 가이드 미렌은 위험구간만 나오면
회원들을 알뜰살뜰 보살피며 후미를 든든하게 책임지고 있다.
등로는 계곡을 따라 이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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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임도로 올라섰는데
헐~!
왠지 지형이 눈에 익숙하다.
스리콜라에서 콜라는 계곡을 뜻한다.
그럼 스리는 Three가 아닐까?
실제로 우리가 첫날 묵었던 산장 위치는 세 개의 계곡이 합류한 지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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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지형 탓에 저곳이 첫날
우리가 묵었던 산장이란 걸 확인한 금숙 누님이 반색을 했다.
리 라이브 웹을 보니 우린 겨우 1.6km을 걸어 내려왔다.
그럼 거리를 단축해도 너무 단축시킨 것 아냐?
이럴 경우 골수 산꾼들은 골탱이를 부릴 텐데
ㅋㅋㅋ
우리 산우들은 반대로 좋아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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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콜라 산장에서 맡겼던 가방을 찾은 후
우린 그간 정이 흠뻑 들었던 로컬 여행사의 스텝들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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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적으로 우릴 도와준 수고로움에 대한 감사와 함께 팁을 전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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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이별을 해야 했는데....
아이구야~!!!
영혼이 맑은 남자 경태 형님은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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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한밤중에 무거운 짐을 들고 건너야 했던 다리를 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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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즐링을 향한 출발을 준비한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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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스리콜라를 뒤로하며 또다시 긴 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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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로는 왔던 길 그대로 되돌아 나간다.
림빅 체크 포스트를 지나 꼬부랑 산길을 한동안 달리던 차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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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의 갓길에 정차를 했다.
여길 올 때 여성들이 줄을 서서 몸 물을 뺏던 도트레란 마을이다.
역시나 오늘도 언제 올지 모를 기회이니 쉴 땐 억지라도 몸 물은 짜내라 하여
몸을 가볍게 한 후 우린 서양인 부부가 한가로이 차를 마시던 찻집에서 차를 주문했다.
주문한 차가 나올 동안 조나단이 저 서양 부부에게 어디서 오셨나 물으니
제레미의 고향에서 오셨다 하여 오랜만에 제레미는 자신의 본토 원어민으로 한동안 이바구를 푼다.
저 부부는 연금으로 사는 은퇴자들인데
햐~!
부럽다.
뭐가?
아 글씨....
자기네 고향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인도에서
이렇게 여행하며 사는 게 생활비가 훨씬 더 적게 들어 집 나온 지 오래라나 뭐라나?
그 말을 듣는 순간 난 부럽다 못해 배가 아플 지경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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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선 뭐든 만만디....
속 터져 죽는다.
커피 주문한 게 언젠데 아직 나올 기미가 없다.
주전자에 물 좀 적게 놓고 끓이면 될 텐데 저 뚱땡이 아줌씨 돌대가리 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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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터져 죽음 나만 손해라
우야튼 여긴 인도니께 그냥 다 내려놓고 기다린다.
그래서 받아놓은 차 한 잔을 저 서양 부부처럼 한세월 보내며 마셔야 하지만
햐~!
그게 또 쉽지 않다.
차는 식기 전에 마셔야 맛있다.
언제부터 앉아 있었는지 모를 서양 부부를 남겨놓고 우리 팀은
차가 나오자마자 후딱 마셔버린 다음 도트레를 또 뒤로 보낸 후 마네반장을 향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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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트레를 떠난 차가 잠시 주춤대던 소읍을 만나면 그곳이 마네반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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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개인적으론 내겐 아쉬움이 진하게 남던 곳이 여기다.
그건 선등자들의 후기에서나 보던 코스에 대한 미련 때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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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반장을 벗어나자 비로소 차가 제 속력을 낸다.
그만큼 도로가 좋아졌다.
덕분에 다즐링에 쉽게 입성했던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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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밋 호텔에 여장을 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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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우아하게 호텔식 뷔페로 좀 늦은
점심 식사를 하는 것으로 문명 세계로 귀화한 첫 일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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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우린 다 함께 다즐링 시내투어에 나섰다.
여기선 이곳 지리에 밝은 현지 가이드를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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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가이드를 따라 호텔에서 걸어 올라서자 예전 프랑스 아님 영국?
역시나 메모를 해 놓지 않음 하드웨어가 버벅대 기억나지 않는다.
우야튼 그 둘 중 하나의 식민지 시대에 그들의 별장이었다는 캐서린 빌라를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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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한 시내까지 우린 입성을 했는데
헐~!!!
이게 뭐래?
우리나라 6~70년대나 볼 수 있을법한
의류가 내걸린 상점 간판이 아이러니하게도 코리아 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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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내투어 중인 지금이 인도의 대표적인 무슨 축제 기간이란다.
당연 수많은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러니 단체로 이동하기엔 참 불편했다.
그래서 우린 길치라도 찾아올 수 있는 광장에서 시간을 정해 해쳐 모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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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들린 유명 사진작가 갤러리에선 그분과 함께 사진도 찍고
이곳 다즐링에서 제일 핫한 관광지 타이거 힐에서 작가가 파노라마로
찍은 히말라야 연봉이 담긴 사진을 구입한 송점숙양에게 선물로 받았다.
사실 진행자로 잘 해 준 것도 없는데 참 감사했다.
그간 나와 함께 해외 트래킹을 다녀왔던 대다수 산우들은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고 고마워했지만 간혹 뒷말(?)을 하는 사람이 있어 마음에 상처가 되기도 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이젠 그런 일은 사소한 일로 치부해 버릴 정도로 마음이 단련되어 있지만
이런 분도 있어 나는 고맙고 참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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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오오 짝을 지어 걷던 우린
에드먼드 힐러리와 함께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텐징 노르가이의 업적을 소개한 거리에서 이젠 한솥밥을 먹다
철도에서 정년을 한 5명이 함께 모여 기념사진을 담았다.
그런데...
산찾사 손에 들린 건 뭘까?
조나단이 함께 오시려다 못 온 형수님께 드리라며 건네준 차다.
이곳 다즐링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차 생산지다.
축제 기간이라 세일도 많이 한다.
차에 대해 조예가 깊던 송 점숙양은 그래서 판매점에
들리긴 했는데 면세점에서 구입할까 여기서 할까 재 보느라 구입을 못했다.
결론...
훗날 면세점에서 가격을 물어보니 이곳보다 두 세배 비싸더란다.
ㅋㅋㅋ
차는 다들링에서 구입했어야 했다.
다음날 들린 칼리퐁 시내도 마땅한 차 판매처를 찾을 수 없었다.
이날 늦은 밤 왠지 미련이 남았던 송 점숙양은 나와 함께 호텔을 나와
또다시 거리에 나섰지만 차는 구입하지 못했고 1000루피에 우모복을 비롯한
전 세계의 유명 브랜드 상표가 붙은 짝퉁 아웃도어 가게에서 늦은 밤 가이드를 해준
고마움이라며 나는 바지를 또 선물로 받았다.
햐~!
그런데 이 은혜를 어떻게 갚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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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즐링의 호텔방...
조망이 참 좋다.
오랜만에 문명세계로 귀환하니 참 좋다.
뜨거운 물로 샤워만 했어도 행복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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