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세종시 비학산에서 대전시 우성이산까지 이어걷기

산 찾 사 2020. 9. 1. 13:39

산행지 : 비학산~바람산~적오산~화봉산~우성이산

산행일 : 2020년 8월30일 일요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겨우달려.행복쟁이.잠보

어떻게 : 제2주차장~비학정~일출봉~바람재~옥당봉~용바위 갈림길~옥련봉

적오산~화암4거리~화봉산~우성이산~대전 MBC 주차장 (20.13Km 휴식포함 7:20 소요)

 

 

(비학산~적오산 등산지도)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동선과 산행시간)

 

 

하고싶은 일을 하거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거나

둘 중 하나만 하고 있다면 잘 살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면에서 보면 두가지 일을 다 하고 있는 난 아주 잘 사는 놈이다.

ㅋㅋㅋ

오늘도 나는 변함없이 잘 살기 위해 길을 나섰다.

이번엔 세종시에서 대전까지 이어진 산줄기를 걸어볼 참이다.

여긴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는것 보단 양쪽에 차량을 두고 산행하는게 아무래도 편하다.

전날 그래서 함께 할 수 있는 산우들을 꼬실리기 위한 낚시줄을 던저 놓았는데

흐미~!

입질도 없이 한방에 물어버린 대어가 있었다.

행복쟁이다.

그럼 당연 겨우달려가 따라 올테고...

얼마후엔 잠보까지 덥썩 미끼를 물었다.

다들 성격좋고 체력까지 좋으니 더할 나위 없는 산우들이라 환상의 팀이 꾸려졌다.

더운 여름날엔 일찍 산행을 시작하는게 아무래도 좋다.

이날 우린 날머리로 정한 대전 MBC 뒷편의 주차장에 겨우달려의

차량을 남겨놓고 내 차로 세종시의 금남면으로 이동해 비학산을 찾아 든다.

 

 

 

비학산을 향한 등로는 두곳이다.

예전 제1주차장에서 산행을 했었으니 이번엔 제2주차장을 찾았다.

그런데 제2주차장은 공사관계로 일시 폐쇄되어 길건너 임시 주차장을 이용했다.

(참고 : 제2주차장 네비주소 ~ 세종시 금남면 신촌리 8-7)

 

 

 

비학산을 향한 등로는 제2주차장 뒷편으로 열렸다.

초입의 안내도엔 비학산에서 금병산까지 자세한 코스가 그려져 있다.

 

 

 

비학산 등로는 가파르긴 하나 아주 짧게 끝이 나고

 

 

 

통훈대부 사헌부 감찰을 지낸 민치장의 무덤이

차지하고 있던 지형도상 비학산 정상을 무심코 스처 지난 이후부턴 실크로드 수준이다.

 

 

 

얼마후...

우린 비학정에 올라섰다.

 

 

 

이곳에선 세종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그중에서 금강너머의 원수산과 전월산에 내 시선이 고정된다.

저곳은 초록잎새랑 세종시의 야경에 반해 두번이나 야영을 했던 곳이다.

 

 

 

다시 시작된 걸음이 이번엔 제1주차장에서

올라서면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전망데크에 잠시 들려 휴식을 취한 후

 

 

 

아주 걷기 편안한 오솔길을 쉼없이 걸어간 끝에

 

 

 

넓직한 전망데크와

 

 

 

산세에 비하면 호화롭기 그지 없던 빗돌의 일출봉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우린 셀카로 단체사진을 남긴후...

 

 

 

곧바로 금병산으로 이어진 등로로 향한다.

얼마후..

그길은 능선을 자연스럽게 이어준 영치리 목교를 건너게 된다.

 

 

 

계속된 숲속의 등로는 노약자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오솔길이다.

주위는 온통 푸름푸름의 원시림 숲속으로

피톤치드에 다량으로 노출된 등로라 그런지 다들 진행 속도가 빠른데....

헐~!

어쩐일인지 난 내몸이 땅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기운을 잃어가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평소 땀이 많이 나긴 해도 이날은 어찌나 더 땀이 많이 흐르던지 ?

나는 그사이 벌써 몇차레나 윗옷을 벗어 쥐어짜 입어야만 했다.

 

 

 

힘겨웠던 난 할 수 없이 앞서 걷던 산우들을 붙잡았다.

그런후 강제로 간식타임...

 

 

 

한결같이 다들 바람재까지 가자는걸 달래서

주저 앉힌 뒤라 그런가 간식이 끝나자 마자 곧바로 일어나

떠날 차비를 하는 산우들께 갖은게 시간뿐이니 제발 좀 천천히 걷자 사정하여

 

 

 

우린 어느덧 전망데크가 차지한 바람산을 넘겼다.

 

 

 

그렇게 걷다 바람재 공원을 얼마 앞두고

산우들을 먼저 보낸 뒤 등로를 비켜난 숲속을

찾아들었던 나는 홀라당 팬티까지 벗어 땀을 짜 낸 후 옷을 입어야 했다.

땀이 얼마나 흐르던지 ?

이날 난 땀방울이 등산화를 침범해 양말까지 젖을 정도였다.

 

 

 

먼저 내려간 산우들은 모든 근심 걱정을

풀어준다는 뜻의 바람재 쉼터 해민정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누구 베낭에서 나온건가 ?

산우들이 오늘 간식중 제일 반가운 수박 5쪽을 남겼다.

나혼자 그걸 다 먹으려니 초록잎새가 그런다.

"행복쟁이가 화장실 가느랴 못 먹었으니 남겨요~!"

"우이씨~!"

좋다 말았다.

그럼 6쪽을 남겨야지 인간성 시험을 할려고 5쪽 ?

이럴땐 당연히 내가 옵빠니께 3쪽을 드셔줘야 옳다.

그래서 난 행복쟁이 몫으로 두쪽만 남겼다.

ㅋㅋㅋ

 

 

 

 

 

수박의 힘으로 다시 힘을 찾기 시작한 나...

그래도 다들 발빠른 산우들 뒷꽁무니 좆아가기 바쁘다.

 

 

 

그런 날 살려준건 힘 떨어질때면 반겨주던 구세주 같던 등로의 쉼터였다.

 

 

 

 

컨디션 최악인 이날...

첫 갈림길 이정목을 지나 금병산으로 향한 등로가

 

 

 

걷기 편안한 솔향기 가득한 유순한 등로여서 다행이다.

 

 

 

드디어 도착한 중요 갈림길 옥당봉...

여기부턴 대전둘레길 7구간으로 진행방향 우측으로 조금만 더 가면 금병산 정상이다.

애초에 내가 계획한 코스는 금병산을 들렸다 오는것으로 했었다.

이유 ?

단순하다.

그래야 20키로를 넘길것 같아서...

ㅋㅋㅋ

그러나 오늘은 내가 체력이 안될것 같아

그냥 진행방향 좌측으로 산우들을 인도했다.

 

 

 

이길은 다들 익숙한 길이다.

대전둘레산길은 다들 방향을 바꿔 두번씩 종주한 산우들이라

들어서자 마자 다들 위치파악을 한 후 주변의 지명까지 정확하게 지적질 중이다.

그중 아래의 사진은 자운대 방면의 풍경....

 

 

 

그러나...

그 둘레길도 이곳 용바위 갈림길을 끝으로

우측 능선으로 꺽어 적오산을 향한다.

 

 

용바위 갈림길에서 시작된 가파른 내림길이

다시 살짝 힘주어 올려놓은 봉오리엔 번듯한 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옥련봉이다.

 

 

 

옥련봉을 등진 등로가 적오산을 향한다.

등로는 지속적인 내림길이 다시 적오산을 앞두고 오름길로 바뀐 얼마후....

적오산 정상을 앞둔 공터엔 체육시설이 있고 그 너머로 신탄진 시가지가

훤해 내려다 보이던 넓직한 장소가 있어 우린 그곳에서 점심 식사를 준비했다.

그런데...

나는 입맛이 잃어 그런지 한없이 물만 들이키게 된다.

거기에 눈병까지 생겼나 ?

침침한 눈가로 계속 눈꼽이 낀다.

아마도 땀을 닦아내던 손수건으로 눈가를 씻다보니 오염이 된 듯...

흐이구~!

햐간에 오늘은 이지가지 오만가지를 다 하고 있다.

 

 

 

식사를 끝내고도 우린 한동안 퍼질러 앉아 휴식을 취했다.

습도가 높고 덥다보니 나만 그런게 아니고 다들 힘들긴 하나 보다.

그래 그런가 ?

다들 쉽게 어서 떠나자는 소릴 꺼려한다.

그래도 가야지 어쩌겠나 ?

이심전심 뜻이 통했나 보다

어느순간 누가 뭐랄것도 없이 다들 배낭을 들처매고 자릴 뜨자 마자

바로 코앞에 있던 적오산 정상을 넘겨

 

 

 

 

적오산 산성을 지나 화암사거리를 향한 내림길에 든 우린

 

 

 

 

 

 

 

적오산을 다 내려선 이후엔

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하는 터널을 지나 화암사거리에서

 

 

 

 

중앙백신 연구소 방면으로 걸어가다

화봉산을 향한 숲속으로 성큼 발을 들여 놓았다.

여기부터 MBC 주차장까지 딱 5키로...

 

 

 

아직 갈길은 멀고 체력은 다 방전 되었다.

이젠 악으로 깡으로 버틸 수 밖에....

 

 

 

다행히 이곳은 틈만 나면 다녔던 곳이라

눈 감고도 갈 수 있을 만큼 지형이 익숙해 그런지 덜 힘겨운것 같다.

그런데 식수가 다 떨어져 타는 갈증이 문제다.

그래도 우야튼 화봉산을 넘긴 우린

 

 

 

 

 

마지막 목적지 우성이산도 넘겼다.

이젠 MBC주차장도 지척인 거리를 남겼는데

흐미~!

그길이 왜그리 멀게만 느껴지던지 ?

 

 

 

 

 

겨우겨우 완주하고 보니

트랭글엔 걸어온 거리가 20키로를 넘겼다.

사실 여긴 등로가 워낙 좋은곳이라 난 쉽게 생각했다.

그럼 날씨가 문제 ?

모르겠다.

너무 깐 본다고 산신령이 혼쭐을 내준 건지도....

지금껏 산행을 하며 난 이렇게 힘들어한 적이 없었다.

예전 당일 지리산 왕복종주도 힘든줄 모르고 했던 몸인데

이날 난 완전히 새~ 됐다.

 

(산행후기를 동영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