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금오산 칼다봉
산행지 : 금오산
산행일 : 2020년 08월22일 토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어떻게 : 금오랜드 주차장~아홉산~이오오봉~칼다봉~대혜폭포~금오랜드 주차장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동선)
국지성 소낙비가 예고된 날씨다.
그렇거나 말거나 오늘도 역시 마눌님은 어디든
가자고 도시락 싸놓고 무언의 압력을 넣은데 사실
이런날엔 마땅히 갈 곳이 없다.
그래서..
열차를 이용해 구미의 금오산을 가는게 어떻냐 물어보니
코로나도 그렇고 산행후 냄새나는 옷차림으로 열차를 타는건 민폐라며 싫덴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모~!
까이거~!
여기도 대전에선 근거리니 자가용으로 이동했다.
날씨를 감안해 코스는 현지에서 정하기로 했는데 대전을
떠날땐 가늘게 흩날리던 빗줄기가 구미에 도착하자 화창한 날씨로 바뀌었다.
오늘은 날씨도 그렇고 하니 아래의 개념도대로 호수 둘레길만 가볍게 걷고
맛집 투어나 하자 했지만 결국 우린 여름 산행치곤 좀 힘든 코스를 걸었다.
(처음 계획했던 둘레길 코스)
금오랜드 주차장의 주차비가 몹시 착한 가격이다.
단독 1500냥...
요거 하난 정말 맘에 든다.
ㅋㅋㅋ
주말이라 그런가 ?
많은 인파가 몰린 여긴 코로나의 영향도 없는것 같다.
금오산 저수지 둘레길은 2.4키로...
좀 더 늘여 걷고 싶으면 아홉산을 거처 원점휘귀로 걸으면 딱이다.
우린 날씨가 좋지 않음 그렇게 걸으려고 했다.
호수 둘레길엔 많은 시민들이 산책중...
그중엔 달리기를 하는 마라토너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코스라면 맨날 뛰어도 실증나지 않은것 같다란 생각이 든다.
얼마후...
우린 호수 제방뚝을 지나 부교로 이어진 둘레길과
이별하며 아홉산을 향한 가파른 원목데크 계단을 타고 올라서다
문득 몸을 돌려 뒤를 돌아보니
방금전 걸었던 호수 둘레길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아홉산은 아주 낮은 산이라
금방 능선에 올라서자 삼거리 이정목이 맞아 주는데
구미역 후면이라 가르킨 이정표 방향으로 내 시선이 잠시 머문다.
열차를 이용해 왔다면 우린 저곳에서 걸어 올랐을 거다.
아홉산을 향한 능선은 솔숲 오솔길로 유순하다.
그 능선을 걷다보면 올레길 전망대란 이름의 전망데크가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참 좋다.
여긴 제방뚝 아래 주차장에서 시작하면 20여분이면 충분할 거리다.
그러니 백패커라면 퇴근박으로 아주 좋은곳이다.
늦은 저녁에 올라와 하룻밤 머물고 이른아침 사람들 오기전 잽싸게 철수하면 될 터....
올레길 전망대를 뒤로 보내며 다시 시작된 걸음이
이번엔 곧바로 아홉산을 넘겨
호수 둘레길로 내려서는 첫번째 갈림길을 지나
두번째 갈림길에서 칼다봉을 향한다.
칼다봉을 향한 능선길을 걷다보면
주등로 우측으로 살짝 들어올린 255봉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그 갈림길 소나무엔 칼다봉이란 팻말이 달려있다.
헐~!
엉뚱하긴...
니가 왜 거기서 나와 ?
그 소나무 아래에 마눌님을 잠시 기다리게 해놓고
255봉을 확인하기 위해 올라보니 그곳엔 빗돌 대신 정자가 보인다.
다시 되돌아와 능선을 걸어 도착한 중요 갈림길....
웬일인지 칼다봉을 향한 등로가 막혔다.
다행히 현수막의 안내문엔 통제기간이 지났다.
여기서 오늘 산행을 끝내려면 좌측길로 내려선 후 호수 둘레길을 걸어주심 된다.
초록잎새에게 선택권을 주자.
ㅋㅋㅋ
니가 알아서 하란다.
꼬렉~!!!
그럼 나야 당연 칼다봉이쥐~
칼다봉을 향한 오름길...
한마디로 졸라게 힘든 길이다.
바람 한점 불지 않던 오름길엔 웬 모기들이 그렇게 극성스럽게 달려 붙던지 ?
가끔씩 터지던 대성 저수지 방향의 조망이 그나마 위로가 되긴 하나
찌는듯한 무더위에 힘겨운 등로는
속수무책이라 울 마눌님 초록잎새의 바짓단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지금껏 산행하며 초록잎새의 저런 모습은 처음본다.
그렇게 힘겨운 오름짓을 하던
초록잎새가 정상을 얼마 앞둔 암릉에 털석 앉아 버렸다.
그러더니 마눌님은 그자리에 앉자 마자 돌부처가 되었다.
다행히 여기선 오장육부까지 시원한 바람이 불어준다.
앉은김에 쉬어 간다고 초록잎새는 이젠 더이상 못 가겠다며 밥상을 펴란다.
마침 배도 몹시 고팠던 터라 우린 그자리에서 등산화까지
벗어 던진채 밥상을 차려 점심식사를 끝냈다.
식사를 끝내고도
우린 그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그만큼 이곳의 산바람은 시원했고 조망도 참 좋았다.
밥도 먹고 길게 휴식을 취해 그런지
막바지 힘든 오름질도 가볍게 여겨진 우린 드디어 칼다봉 정상에 섰다.
칼다봉을 이어 현월봉까지 걷기엔 오늘같은 날씨엔 무리라
발길을 돌려 왔던길 능선을 따라 내리다 대혜폭포 경유 원점휘귀를 하기로 했는데
칼다봉을 내려서자 마자 뚜렷한 능선길에서 우측의 희미한 등로에 J3 시그널이 보인다.
아마도 바로 내려갈 수 있는 직등길 같아 그길로 한번 들어 섰는데...
역시 예상대로 몹시 거칠다.
등로도 흐미하고...
예전같음 똥고집 피우며 난 분명 이길을 고집했을 거다.
그러나 그럴 나이는 이제 지났다.
더구나 산에서 큰일을 겪었던 초록잎새는 벌써
겁을 집어 먹고 사정없이 내려 백히던 암릉을 앞에두고 머뭇대고 있다.
힘들어도 왔던길 그대로
되돌아 올라선 우린 기존의 등로를 따라 내려서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칼다봉
능선길을 외면후 대혜(명금)폭포 방면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길은 나도 초행길....
대략 7부 능선 옆으로 이어진 등로는 유순했다.
그길 끝엔 계곡을 막아 호수가 된 다리를 넘자
할딱고개 바로 아래로 이어진다.
우리의 발걸음은 예전 몆번을 찾아와 익숙한
대혜(명금) 폭포를 거처 야은 길재 선생이 수도를 하였다는
도선굴 입구에 이르렀는데....
"가 볼겨~?"
"덥고 힘들어 싫어요~"
"난 여기서 기다릴테니 당신이나 다녀 오세용~"
마눌님이 싫다면 나도 싫다.
안가본 곳도 아니니 그냥 곧바로 우린 주차장을 향했다.
예전 이길은 시멘트 도로였는데
폐타이어를 이용해 아주 부드러운 등로로 정비됐다.
덕분에 수월하게 내려선 소공원엔
이제 막 피어올린 맥문동 꽃이 아름다워 눈길 닿은곳 마다 절경이다.
이렇게 더운날엔 그냥 이곳과 저수지 둘레길만 걸어도 좋을듯 하다.
오늘 우린 참 힘든 산행였는데 다행히 초록잎새가 잘 따라와 줘 고마운 하루다.
귀로....
황간을 지나며 폭우가 쏟아진다.
고속도로의 차량들이 순간 거북이 운행중....
햐~!
오늘 일기예보 기막히게 잘 맞넹~!
다행이다.
저 비를 안 맞고 산행을 끝낼 수 있어서...
이런걸 게릴라성 호우라고 하나 ?
그런데...
헐~!
대전에 들어서자 언제 그랬나는 듯 일기 화창하다.
참말로...
이 조그만 땅덩어리 에서도 일기변화 무쌍하다.
(산행모습을 동영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