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장 나눔터 하계 야유회
장소 : 영동 구강리 구강교
언제 : 2020년 7월11일(토)~12일(일)
오늘도 박배낭을 꾸렸다.
그런데...
산들님의 전화를 받은 초록잎새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다.
사람사는 세상 어우렁 더우렁 어울리는게 좋은거니
그냥 함께 야유회를 가잖다.
흐~!
인생 말년에 마눌님 말씀을 거역하면 신상에 해롭다.
그냥 먹고 마시며 노는 컨셉이 싫을뿐
오랫만에 보고픈 산우들 얼굴도 궁금한 터라 나는 개인적인 욕심을 접었다.
1박2일 여정의 천렵을 겸한 야유회는 영동의 구강리 금강변이다.
그곳에 도착하자 마자
우리 부부의 이번 백패킹 컨셉이 비화식였던 터라
곧바로 내 배낭에 있던 먹거리를 풀자 즉석 술 안주가 된다.
이날 우리가 준비했던 닭강정은 맥주와 환상의 궁합이며
닭다리 튀김은 쇠주와 막꼴리 안주가 되고
샐러드는 남녀 모두의 건강식 디저트로 순식간에 사라지셨다.
그렇게 한순배 잔들이 돌아가는 동안
준비한 음식들이 순서대로 등장해 순대를 채우며
다정한 산우들과 정담을 나누던 자리엔
허~!
울 마눌님의 가슴에 포근히 안긴
잠자리 한마리가 그날의 평화로움을 증명하고 있다.
그렇게 한나절을 보내다 오후의 햇살이 기운을 잃어갈 쯤
벵이리와 뫼오름님 그리고 겨우달려가 합작하여 금강에 뛰어들더니.
흐미~!
재주도 좋아라~!
피래미를 잔뜩 잡아 오셨다.
이날 저 민물고기는 늦은 저녁 우리들의 뱃고래를
호화롭게 채운 매운탕과 도리뱅뱅이가 되어 식탁에 올라 왔다.
참 胃大한 우리의 산우들...
이게 주 메뉴였나 ?
각종 몸에 좋은건 다 때려넣고 끓여낸 닭 백숙만으로 이미 배는 만땅인데
한민족이 제일 좋아하는
삼겹살이 빠지면 서운하다며 구워대기 시작한 먹자판은
초저녁에 시작하여
늦은밤까지 이어졌고...
나중엔 흥에 겨운 춤판까지...
ㅋㅋㅋ
이날 마지막 마무리는 수박으로
입가심을 한 후엔 다들 자연을 벗삼아 금강변에서 깊은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산들님표 해장국으로 속풀이를 했다.
그런후...
어제에 이어 오늘도 맑은소리님의 주특기가 선보인
남은 재료 몽땅 썰어 넣어 더 풍성한 전을 붙이는 사이에
난 살짝 그들 틈바구니에서 벗어나 양산팔경에서 3경에 해당하는
비봉산을 향했다.
(비봉산 산행지도)
(양산팔경 목록)
사실 내 욕심엔 전날 금강 둘레길과
봉화산을 다녀온 후 오늘은 비봉산을 올라보려 했었다.
만약 그렇게 걸었다면 양산팔경을 죄다 볼 수 있는 코스가 된다.
이미 예전 초록잎새와 난 다 걸어본 코스라 함께 하겠다는 산우들이 없어
전날은 바로 포기를 햇지만 오늘은 남아도는 시간이 아까워 무작정 길을 나섰는데...
처음 산장에 오셨다는 회원님이 따라붙고
마침 금강변 산책을 하던 겨우달려 부부가 비봉산으로 가던
방향이라 바로 픽업을 해 비봉산 초입의 양산초교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비봉산 초입...
길은 뚜렷하나 그간 인적이 없어 잡목이 성가시다.
그러나 초입만 지나고 나면 길은 대로 수준...
그렇게 걸어 오르던 오름길이 능선 갈림길을 만났다.
바로 1코스에서 올라오는 길이고 우리가 올라선 등로는 3코스다.
그 능선 갈림길엔 정자가 있긴 한데 쓸모가 있을지는 아리송...
그 삼거리에서 조금 올라 진행방향 좌측엔 훌륭한 조망터가 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훌륭하긴 한데
아무래도 비봉산 최고의 조망은 정상 가기전 산불감시 초소다.
그곳을 향한 가파른 오름질로 한차레 땀을 쏟아낸 우린
드디어....
양산팔경에서 3경을 차지한 위용을 자랑한 조망과 마주한다.
아래 사진에서 맨 좌측이 천태산 그리고 도로 건너 맞은편엔 동골산과 마니산
우측으로 시선을 더 넓히면
봉화산 뒤로 어류산과 노고산이 뚜렷하다.
저 산군들은 예전에 천성장마 종주와 더불어 동골산~마니산~봉화산
그리고 월이산~국사봉~마니산과 어류산~마니산~노고산을 종주를 했던 터라
지금 여기서 바라보는 감회가 새롭다.
산불감시 초소에서 정상은 더 가야 한다.
헬기장을 넘겨
잠시 내려섰다 올라선 봉오리가 비봉산 정상이다.
정상엔 건식한지 얼마 안돼 보인 오석의 정상비가 자리하고 있다.
왔으니 다들 인증사진 한장씩~
되돌아 가는길...
당연 왔던길 그대로 내려서다.
삼거리 갈림길의 정자에서 직진해 내려서다 보면
헐~!
또 정자가 세워져 있다.
이곳의 산은 비록 쬐끄만 해도 정자만는 풍년이다.
내림길 마지막 구간.
이런~!
잡목이 무성하다.
비봉산은 처음과 마지막 등로가 그래서 오래 기억될 듯....
다 내려선 이후
우린 마을을 벗어나 포장도로를 따라서 초등학교까지 걸었다.
그냥 아주 가볍게 실실 걸어서
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단 꼬임에 따라 붙었던 산우들....
가만 얼굴을 보니 그걸 기억하지 못한건가 ?
불만은 없어 보이고 다들 행복한 표정이다.
오히려 겨우달려 부부는 아침나절 산책삼아 걸었던
거리까지 계산해 그래도 먹은거에 비함 한참 모자라긴 해도
밥값은 톡톡히 했다며 기뻐한다.
나 또한 그래도 한자락 산이라도 오를 수 있었슴에 가슴엔 행복이 차 오른다.
1박2일 함께 하신 산우님께 깊은 감사 드리며............(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