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와 함께 걸어본 서대산
산행지 : 서대산
산행일 : 2019년 02월02일.토요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막내아들
(트랭글에 그려진 동선)
설 명절을 앞두고 막내가 귀향했다.
계속되는 연휴를 어찌 보낼까 ?
막내가 부모님과 함께 백패킹을 경험하고 싶덴다.
오우~!!!!
지딴엔 그게 효도란다.
그런데...
일기예보엔 일요일부터 비가 예보 되었다.
우리야 상관 없지만 처음 백패킹을 경험하게 될 아들에겐 최악이 될게 뻔하다.
백패킹은 그래서 다음 추석 명절 연휴로 미루고 간단한 산책으로 서대산을 향했다.
정말 오랫만에 찾아든 서대산이다.
개덕사에서 정상을 향하는데 주위가 전원 주택지로 변한 모습이 생소하다.
전날 도심엔 비가 내렸다.
그런데 이곳 등로엔 살짝 눈이 덮혀 몹씨 미끄럽다.
이런 경우엔 차라리 푹 쌓인 눈길이 오히려 걷기엔 더 좋다.
한 고비를 올라선 바위턱에서 개덕사를 내려본다.
폭포는 꽁꽁 얼어 붙었고...
오늘도 불청객 미세 먼지는 극성이라 조망은 별 볼일 없다.
막내의 나이가 올해로 서른...
동양의 철학적 시각에서 본다면 지금 막내는 아주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토성의 공전 주기는 29.45년으로 딱 30년이다.
동양에선 이 시기를 독립된 운명체로서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진정한 어른으로 다시 태어나는 시기를 의미한다.
부모는 나의 전생이고
자식은 나의 내생이라 했다.
그러니 지금의 삶이 고된 것이야 나의 업보라 지만
다음 나의 내생을 위해선 내 자식이 정말 잘 돼야만 한다.
그래서 모두들 자신의 부모는 거들떠 보지 않은채
그저 내 자식들의 입신양면에만 목숨을 거는것 같아 씁쓸하다.
이 모든 섭리가 내리 사랑이란 말로 위안을 삶지만 따지고 보면 다 내 욕심이다.
ㅋㅋㅋ
다행히 막내는 내가 봐도 참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세상을 살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무슨놈의 세상이 책임은 힘 없는 사람이 지고
용서는 힘 있는 사람만 받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어 한심할 따름이다.
역시 세상살이는 공정하지 않다.
그래서 지난밤 막내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내가 살아오며 들었던 말들은 포기하지 마라 였는데
역으로 너만큼은 포기하란 말을 해 주고 싶다란 말였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포기하지 마란 말인가 ?
기득권층과 1~2% 상위층을 위한 들러리는 이제 끝장 내야 한다.
간단한 예로 학생들은 공부 잘하는 1%만을 빛내주기 위한 노력을 끝내고
정말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걸 찾아 해야만 한다.
한번뿐인 인생이다.
그러니 그들을 위한 노력은 물론 국가와 나라를 위한 노력도 포기하라.
내가 잘 돼야 나라도 있고 내가 잘 살아야 경제도 좋아진다.
그러니...
이젠 재벌만을 위해 희생을 강요하는 경제 정책들은 우리가 포기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장래 상위층의 노예 생산을 위한 출산도 포기해야 한다.
정말 다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다면 출산 장려에 앞서
위탁,교육등등 그저 낳기만 하면 해결되는 사회적 복지가 우선이다.
막내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다만...
출세하기 전까지 고향에 내려 오지 않겠다 선언한 큰놈...
세상의 모든 흙수저의 아들들이 겪어야 하는 모진 세상이 원망 스럽다.
이젠 얼마남지 않은 회사생활을 정리해야 할 시점이 되자
우리 세대의 부모들은 그저 오직 한가지 자식들의 앞날만이 큰 멍애로 남았다.
세상은 젊은 세대들이 살아가기엔 힘든 시스템의 사회구조로 굳어 버렸다.
그러니 이들 앞에선 제발 뭐~ 해봣니 ? 내가 예전엔 이랬다는 말은 물론
말 실수라도 외국으로 나가란 개소린 하지 말자.
밑창이 닭아 버린 등산화를 신은 막내가 불안하다.
도중에 마눌님과 막내에게 아이젠을 채우자
더딘 걸음이 빨라진다.
덕분에 정상에 빨리 올랐다.
정상엔 측우소 건물이 웅장하다.
저 건물이 세워지기전 와 봤으니 참 오래 되었다.
정상전 공터에 자리를 잡은 우리...
먹거리를 준비한다.
마침 바람도 자고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쬔다.
막내는 올라서면 추울줄 알았는데 따스해 좋단다.
무엇을 준비해 어떻게 아들에게 먹였는지는 공개 못한다.
눈 쌓인 곳이라 하나 철저한 법준수를 철칙으로 아는 사람들에겐 누가 된다.
맛나게 식사후...
아주 깔끔한 뒷처리로 마무리를 한 자리에서 우린 기념 사진을 남겼다.
이젠 바로 코앞의 정상을 향한다.
서대산 정상....
우린 의례적인 행사로 정상증명 사진은 남겼다.
이젠 능선을 걸어 하산길에 든다.
엄마와 아들...
거친 능선길을 서로 보듬고 살펴 걸으며 연신 재잘댄다.
뭔 말들이 저리 많을까 ?
난 한두마디 건네고 나면 뚝~ 인데.
참 신기하다.
갈림길...
능선을 좀 더 이어 걸어 내려도 되지만
이곳 사자 바위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며 우린 내림길에 든다.
오늘따라 하늘은 맑고 푸르러 참 이쁘다.
저 아래 세속의 풍광은 우리의 미래인 양 미세먼지에 같혀 답답한 모습이다.
사자바위에 올라 마지막 추억의 사진을 남긴 마눌님과 아들을 데리고
가파른 등로를 엉금 엉금 기다시피 내려선다.
드디어 마당바위....
이젠 거의 다 내려섰다.
얼마후 서대산 리조트를 향한
내림길에서 마지막으로 들린 용굴은 예전 모습이 아니다.
굴 속의 용 조형물은 머리가 떨어저 나간채 흉물스런 자태만 남아 있다.
개덕사로 향한 둘레길을 걸으며 그렇게 우린
짧은 거리에 숱한 이야기을 채운 막내와의 가족 산행을 끝냈다.
(동영상으로 보는 서대산)
모든님들 즐거운 설 명절 되시길 빕니다...........산찾사.이용호